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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나와 빚 5억5천만원 폭탄‥ 2년만에 갚은 아빠 비결

장기렌터카 영업사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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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7.04.20. | 113,636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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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 출신 음악가 '차알못'이 뛰어든 장기렌터카 영업
실적 철저히 보상…때론 스트레스받지만, 기회로
9년 만에 3배 성장한 시장…"성장잠재력 커 도전해볼만"

미국의 명문 실용음악대학 버클리(Berklee) 음대에서 기타와  작사·작곡을 전공한 박상태(43)씨는 졸업 후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버클리 음대는 퀸시 존스, 존 메이어, 키스 자렛 등 세계적 뮤지션들을 배출한 대학. 싸이를 비롯해 양파, 김동률, 2NE1 박봄도 여기서 공부했다. 

보스턴의 명문 실용음악대학 버클리(Berklee) 음대

출처 : 버클리 음대 홈페이지

귀국 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음악 활동을 했지만, 한류 음악(K-pop) 중심의 시장에서 그가 추구했던 블루스나 재즈 같은 음악은 ‘팔리지’ 않았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 강의와 개인 레슨으로 생계를 꾸렸다. 그마저도 문제가 생겼다. 2007년쯤 왼손에 문제가 생겼다.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그간 근육을 혹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음악의 꿈을 접을 수 없었던 박씨는 1년간 깁스를 하고 회복을  기다렸지만, 왼손은 끝내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레슨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어졌다. “직접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선생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어느날 돌아보니 음악과 생계유지를 위해 조금씩 빌린 돈이5억원을 훌쩍  넘었다. 집을 팔아 갚았지만, 빚이 8000만원이나 남았다. 아내와 초등학생 아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했다.

박상태 매니저

출처 : jobsN

그래서 그는 쉽지 않다는 영업사원의 길에 들어섰다. 2014년 12월 지인의 소개로 SK장기렌터카에 입사, 세일즈 파트너(sales partner · SP)로 일하기 시작했다. 장기렌터카는 3~5년가량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서 차를 타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리 정한 가격에 차를 인수하거나 반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차알못’ 음악가 ‘영업맨’ 되기까지

영업은 시작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가족을 위해 해야 했다. 그가 영업사원을 선택한 것은 여러모로 모험이었다. 일단 그는 내성적이다. 박 매니저와 함께 일하는 하유호 SK장기렌터카 여의도센터장은 “영업사원 중에도 내성적인 사람이 있지만, 박 매니저는 특히 내성적이었다”고 말했다.

음악 하던 시절 박상태씨가 한 잡지에 실린 모습. 음악 하던 시절의 흔적은 이 잡지가 유일하다. 그는 예전의 기억을 잊기 위해 그 시절 사진을 모두 불살랐다고 했다.

출처 : jobsN

게다가 과거 영업을 해 본 적도 없고, 차에 대해서도 문외한이었다. 안 좋은 조건을 고루 갖춘 셈이다. 하지만, 주위의 걱정과는 달리 그는 작년 70여 건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영업맨'으로 안착했다.


장기렌터카 영업은 만만한 일은 아니다. SK장기렌터카는 초기 두어 달 ‘정착금’ 명목으로 월 백만원 가량을 영업사원에게 준다. 하지만 그 이후엔 철저히 실적에 따라 돈을 받아 간다. 기본적으로 차를 팔지 못하면 수입이 없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회사 규정상 수입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지만 만족한다고 했다.


“이 일을 하기 전 당장 쓸 생활비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8000만원의 빚도 남아있었죠. SK장기렌터카에서 일한 지 2년 만에 빚을 다 갚았고, 생활비도 제법 쓸 수 있었습니다.”


SP들은 차를 팔 때마다 회사가 지급하는 수당을 받는다. 차종에 따라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100만원 이상도 받는다. 판매 수당 이외에 판촉 행사 상금 등 다른 수당도 챙길 수 있다.

출처 : jobsN

그는 지금도 처음 차를 팔았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생전 처음 영업 전화를 걸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수줍음을 많이 타는 편이라 처음 만난 사람과는 편하게 얘기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처음으로 전화를 했을 때 오죽 떨었겠습니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배운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대화를 이끌어갔고,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매뉴얼대로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허튼 말이 아니었습니다. 첫 계약은 법인 고객이었는데, 그랜저를 뽑아가셨어요. 아직도 길에서 그랜저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납니다.”


자동차 영업사원 등 비슷한 직종에서 일했거나 영업 업무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일산센터에서 일하는 매니저는 SP가 된 후 2년 만에 200대가 넘는 계약을 이끌어 내 ‘투 헌드레드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분은 매장에서 디지털카메라 등 IT 기기를 팔던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투 헌드레드 상' 상패. 별 하나가 순금 1돈이다.

출처 : SK장기렌터카 제공

SP가 된 뒤 1년 안에 100대를 팔면 '원 헌드레드상', 2년 안에 200대를 팔면 '투 헌드레드상'을 받는다. 각각 순금 1돈과 2돈이 붙은 상패와 100만원, 2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SK장기렌터카 관계자는 "연평균 100대를 팔아 1년에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SP도 꽤 많다"고 했다.

신입 SP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출처 : SK장기렌터카 제공

"저는 영업 경험도 없고 성격도 내성적이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일단 회사에서 알려주는 이론과 노하우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장기렌터카에 대한 이론 교육부터, 금융지식, 관련 직무지식, 상품에 대해서 공부했다. 또 ‘필드’에서 뛰는 SP로부터 계약을 이끌어내는 노하우를 배웠다.


"무턱대고 전화를 걸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줍니다. 그걸 잘 활용해야 합니다." 상품에 관심을 보인 사람에게 연락을 하면 계약 성공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만들어 주는 접점이란, SK장기렌터카가 홈쇼핑·온라인·IPTV 등을 통해 장기렌터카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SP에게 전달해 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월요일과 화요일엔 이들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진행한다. 고객 상황에 맞는 차량을 설명해주고, 견적도 보내주는 식이다.


수~금요일엔 주로 계약 의사를 내비친 고객을 만나서 자세한 설명을 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로 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차량을 출고하는 고객이 생기면, 직접 방문해 멤버십 혜택을 비롯한 SK장기렌터카 서비스 전반에 대해 재차 설명한다. 고객과 함께 자동차에 이상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일주일이 꽤 바쁘게 돌아간다.


계약을 따내기 위한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도 개발해야 한다. 박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다. “음악도 듣는 사람의 취향을 잘 파악해야 잘 팔립니다. 자동차 영업 역시 고객의 취향을 잘 파악해야 팔 수 있으니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영업을 해보면서 제가 느낀 점은 ‘고객은 설득당하고 싶어 한다’입니다.


사실 마음속에 어떤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차를 사야 하는 근거를 전문가에게 듣고 싶어 합니다. 거기에 맞춰 차를 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고객을 설득합니다. 고객보다 자동차를 월등히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보가 많아서 고객들도 열심히 조사하고 옵니다. 무작정 좋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직접 타보는 것’입니다. 새로 나온 차가 있으면 꼭 시승을 해봅니다. 시승차를 구하기 어렵다면, 돈을 주고 빌려서라도 꼭 타보죠. 그래야 고객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알려줄 수 있거든요.”

출처 : jobsN

자동차 회사 영업사원은 자기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만 알면 되지만, SK장기렌터카 SP는 국내외 자동차를 모두 취급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동차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고객과의 미팅이나 전화하는 시간 외 업무시간을 자동차 공부하는데 쏟아붓습니다. 모니터 앞에 있는 시간의 99%는 국내외 자동차 관련기사와 국내외 자동차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는 데 씁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이 뒤따른다

또 박 매니저는 회사의 ‘원 프라이스(one price)’ 정책 덕분에 영업사원들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SK장기렌터카는 모든 차를 같은 가격으로 판다. 영업사원이 자신이 가져가는 수익에서 일부를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원 프라이스 정책 때문에 영업이 힘들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번 수익을 고객에게 ‘리베이트’ 해줬다고 칩시다. 그럼 나중에 차에 문제가 생기거나 고객이 어떤 요구를 해왔을 때 제대로 응대할까요? 보험, 차량 관리 등 차량 출고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렌터카의 특성상 매달 내는 돈이 몇만 원 싸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사는 고객은 10~20%에 불과합니다. 몇만 원 더 내더라도 제대로 관리받으며 차를 타고 싶어 합니다. 저희도 그런 점을 잘 설명해서 고객을 설득합니다.”

출처 : jobsN

물론 높은 수입의 이면(裏面)에는 영업사원만이 겪는 스트레스도 있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긴 고객은 주말에도, 휴가 기간에도 SP를 찾는다. “자동차에 문제 생긴 고객은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쉬는 날 전화 오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하지만 그런 전화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장기렌터카를 써본 사람의 절반 이상은 편리함 때문에 다시 장기렌터카를 찾아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신뢰가 쌓이는 거죠. 계약기간이 끝나도 그 고객은 저를 찾습니다. 평생 고객이 되는 거죠.”

급성장하는 장기렌터카 시장…“도전해볼 만하다”

단기렌터카가 단순히 ‘빌린다’는 개념이라면, 장기렌터카는 ‘차를 사는 방법’에 가깝다. 예전엔 법인이 장기렌터카의 주요 고객이었다면, 최근엔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하는 대신 신차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장기렌터카를 많이 이용하면서 개인 고객 비율이 30%에 육박한다.


장기렌터카 시장은 경제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가 63만 8050대라고 했다. 2008년 20만 1457대에서 9년 만에 3.2배가 됐다. 업계에서는 이 중 약 70%를 장기렌터카로 본다. 박 매니저는 “영업사원의 자신감은 상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상품 자체가 나쁘면 팔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차를 할부로 삽니다. 할부 구매의 경우 차 값 외에도 이자비용이 들죠. 차 값뿐만이 아니라 취득·등록세, 공채 매입 비용 등 부가적으로 지출되는 비용도 상당합니다. 장기렌터카는 대량으로 차를 구매하기 때문에 제조사로부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차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죠."


장기렌터카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차량은 개인이 할부로 살 때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게 박 매니저의 얘기다.


‘소유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장기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렌터카 시장이 연평균 6.6% 성장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연평균 10.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 매니저는 “저처럼 영업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노력하는 만큼 벌 수 있다”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렌터카 영업사원에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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