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23일에 연봉 7천..한번 가면 20년 다니는 기업은?

조회수 2018. 11. 5. 1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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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시절 배추장사부터 시작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습니다. 배추장사를 하며 배운 것은 고객을 상대하는 마음가짐입니다. 고객이 배추를 사려고 하는 이유는 특정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인지, 그 음식에는 어떤 배추가 몇 포기 필요한지, 얼마에 사고 싶은지,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재료가 필요하지는 않는지 등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고객의 마음을 알고 다가가야만 배추를 잘 팔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다른 일은 몰라도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만은 자신 있습니다.” 


최근 KT 신입사원 최종면접에서 합격한 청년의 면접 답변 내용이다. 경쟁 지원자들보다 학벌과 스펙이 떨어지던 지원자는 높은 점수로 합격했다. KT 관계자는 “남들이 보기에 ‘시시콜콜’한 아르바이트 경험일지 모르지만, 진정성과 진솔함, 고객에 대한 철학, 영업 직무에 대한 자신감이 담겼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 DB

한국 대표 통신업체인 KT가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원서마감은 오는 30일(오후 2시)이다. 채용 규모는 약 150~200여명이다. 올해 KT는 하반기까지 합쳐 총 450명을 뽑을 계획이다. 


서류 합격자에 한해 인적성 시험을 5월 13일 보고, 면접은 5월~6월 중에 실시한다. KT의 대졸 초임은 4000만원 수준이며, 직원 평균연봉은 7700만원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19.7년이다. 


지난해 합격자들의 전공은 인문·상경비율 37%, 이공계열 62%, 기타 예체능 등이 1%다. 남성이 65%, 여성이 35%. 기술 기업이기 때문에 남성 비중이 높은 편이다. KT의 입사경쟁률은 통상 100대1 이상이다.

 

채용분야는 경영전략·마케팅기획·영업·네트워크·에너지·보안·IT다. 합격자 가운데 마케팅기획만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며, 나머지 직무는 전국에서 근무한다. 

어학점수와 스펙 없어도 진정성만 있다면 합격

전형은 서류→인적성검사→1차면접→2차면접 순으로 진행한다. 자기소개서 질문은 다음과 같다. 


1.회사 및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중장기적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타인과 협업했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본인이 수행한 역할, 그리고 해당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3. 예상치 못한 문제의 발생으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4. 본인의 경험 중 지원한 직무와 관련하여 가장 특별하고 인상 깊었던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KT는 어학 실력이나 높은 학점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직무 중심 채용이기 때문에 경험을 직무에 어떻게 연결하는지 중요하게 본다. 실제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의 10~15%가량은 아예 토익 점수가 없다. 2점대의 학점을 맞았어도 합격한 신입사원들이 많다. KT 인재채용팀 김준호 대리는  “어떤 자기소개서가 ‘진정성’을 더 가졌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KT 신입사원 채용에는 최소 3~4만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KT 직원들은 1주일에 거쳐 1인당 200~300개씩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읽는다. 지원자의 학력과 스펙, 출신을 모두 가리고 순수하게 자기소개서만 읽는다. 이때 눈에 들어오는 자기소개서는 ‘나는 이런 것도 했고 저런 것도 했다’는 시간순으로 경험을 나열하는 자기소개서가 아니다. 단 하나의 경험을 중심으로 자기 색깔과 강점이나 실패와 위기극복 사례를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꼭 대학생 때의 ‘공식적인’ 경험만 쓸 필요가 없다. 시시콜콜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오히려 대학 때 누구나 경험한 팀 프로젝트보다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출처: KT 제공
KT 직원들

필기시험 전형

KT 필기시험은 인성(60분)과 적성 검사(90분)로 나뉜다. 인성검사는 성격과 인성이 KT의 인재상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보는 것이다. 객관식으로 정답이 없다. 


적성 검사는 문제 유형이 직무별로 차별화되어 있다. KT 적성 검사는 수학 풀이 능력을 묻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라서 다른 대기업 인적성 시험에 비해 어렵다는 평가다. 


인문계는 단어 유추력과 직무해결력, 이공계는 수 추리력과 도식추리력을 평가한다. 지각력, 언어추리력, 판단력, 응용수리력은 공통 과목이다. 과목마다 20문항씩, 시간은 5분~12분씩 주어지기 때문에 잘 모르는 문제는 빨리 넘어가야 한다. 한국사나 시사상식, 영어는 보지 않는다.  


시험에는 도형의 모형 변화를 묻는 질문부터 ‘단어 사이의 비례 관계를 유추하시오’ ‘영업부와 기획부가 있다. 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짝궁이 되기 위해 책상 위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같은 유형의 문제들이 나온다. 직무에 관한 지문을 주고 이를 근거로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문제, 무늬가 복잡한 정육면체의 전개도를 보고 만드는 입체도형을 찾는 문제가 나온다.


‘창의력’을 묻는 주관식 문제도 나온다. 간단한 문장을 읽고 머리에 떠오르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1분 적는 것이다. ‘만약 세상에 숫자가 사라진다면?’ ‘세상 사람들이 말을 못하게 된다면?’ 같은 질문이 지금까지 나왔다. 

까다로운 면접 대비법

1차 면접인 실무면접은 PT·토론·직무면접·심층인터뷰로 나뉜다. 2차 면접은 사장단이 참여하는 임원 면접이다. 직무 면접에서는 직무 이해도를 포함한 문제 해결능력과 협업능력을 검증하고, 심층인터뷰에서는 직무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는다. 심층면접은 40분~1시간 진행한다. 


면접에 임하기 전에 KT의 올해 역점 사업을 알 필요가 있다. KT 인재개발팀은 “KT는 지능형 네트워크를 차세대 통신산업의 동력으로 올해 제시했다”며 “ICT 융합 솔루션이 회사의 가장 큰 화두”라고 했다. KT의 미래 사업인 5대 플랫폼(미디어·스마트에너지·기업 공공가치 향상·금융거래·재난안전)의 의미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2018년 평창동계 올림픽과 맞물려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연하려는 것도 중요한 프로젝트다.  KT 관계자는 “최근 KT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기사를 꼭 읽어야 한다”며 “특히 자신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 있는 신문기사를 찾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KT의 미래 과제에 대해 뭔지 알고 있는가’는 질문이 1차 면접에서 계속 나왔다. ‘KT의 00사업에 대해 최근 읽은 기사를 말해보라‘는 질문도 많았다.


지난해 PT 주제의 경우 ‘고객의 가격 인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나왔다. 각 직무의 특색에 맞춰 주제가 나온다. 예를 들어 영업의 경우 ‘새로운 매장 설계 방안을 제시해보라‘가 나온다.

출처: KT제공
야구를 응원하는 KT 임직원들

직무 관련 질문은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 대비가 필요하다. '유통채널 관리 업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장점은' '본인 관할 구역에 매장점주들이 원하는 것과는 다른 영업 활동을 할 때 자신의 선택' '점주들은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팔기 원하지만 때로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상품도 판다. 어떻게 점주를 설득할 것인가' '당신이 고객 100명을 관리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유무선 네트워크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이 나왔다.  


면접에서 3가지 행동을 하는 지원자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첫째, 면접장에서 모습과 대기장에서 모습이 다른 지원자다. 둘째 직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묻지마식 지원자‘, 그리고 지원자 간 예의나 배려를 지키지 않는 안하무인 지원자다. 

출처: KT 제공
KT 면접관이 지원자를 면접하는 모습

매년 평균 23일 휴가 가는 기업

KT는 SK텔레콤보다 직원 평균 연봉이 뒤떨어진다. 그러나 다른 복지 제도는 좋은 편이다. 


우선 1인당 220만원 상당의 복지카드를 지급한다. 자격증 공부에 쓰는 자기계발비도 50만원이다. 전 직원에게 2년 주기로 삼성 갤럭시 등 최신 스마트폰을 무료로 지급한다. 여성과 자녀를 중시하는 만큼 사내에 총 8개의 어린이집을 두고 있다. 남성들도 30~90일까지 ‘가족돌봄 휴직’을 쓸 수 있다. 


웰빙과 휴가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연간 평균 휴가 일수는 23일에 이른다. SK텔레콤은 10일 정도다. 기본적인 연차 휴가뿐 아니라 리프레쉬 휴가 등 다양한 휴가 사용을 장려한다. 육아 휴직 복귀자는 100% 원대복귀한다. 휴직 제도도 잘 갖춰져 있다. 10년 근속하면 6개월, 20년이면 1년 이상 휴직할 수 있다. 휴직 기간 월 기본급의 80%를 지급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이 원칙이다. 자율출퇴근제를 이용하는 직원도 많다. 고객과 접점을 두는 영업이나 CS부서는 오전 7시 출근 4시 퇴근 혹은 오전 11시 출근 8시 퇴근할 수 있다. 그러나 부서별로 편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기사는 KT 인재채용팀 김준호 대리가 도와주셨습니다(kim.junho@kt.com·157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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