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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7.03.16. 작성

'돈 되는 아이템' 한마디에 군 동기들, 삼성·SK 때려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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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도면을 3D 가상현실로 2초만에 변환
가구배치는 물론 벽지나 장판 등 인테리어도 미리 해볼 수 있어…
창업 아이디어 숨겨두지 말고 공유하고 검증해야

30대 직장인 A씨는 다음 달 이사한다. 은행 대출을 끼고 산 집이지만,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의 집을 가진다는 생각에 들떴다. 하지만 이사 날짜가 다가오자 머리가 아프다. 새로 가구도 장만하고, 인테리어도 해야 하지만, 이사 갈 집 구조가 잘 떠오르질 않는다.


집 계약할 때 집 구조를 눈여겨봤지만, 이미 한 달쯤 전의 일이다. 평일엔 회사에서 늦게 퇴근하는 A씨가 시간을 내기 어렵다. 반대로 주말엔 손자를 봐주러 딸의 집에 가는 매도인은 주말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들어갈 집을 다시 찾아가 구조를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


2013년 설립된 IT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실내공간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반베이스는 2D로 된 도면을 3D가상현실 공간으로 재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는 3D 공간 안에서 직접 가구를 배치해보고, 벽지나 장판 등 인테리어도 미리 해볼 수 있다.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출처 : jobsN

현재 전국 아파트의 20%가량인 120만 세대의 3D 공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 내에 전국 모든 아파트의 3D 공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모든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어반베이스 하진우(35) 대표는 “공간 정보를 공유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어반베이스의 기술을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을 ‘굴린’ 교관은 공군사관학교 산업공학과를 나온 김덕중(34)씨다. 김씨는 훈련병들 사이에서는 ‘악마 조교’로 유명했다고 한다. 몸을 부대끼며 우정을 쌓아왔던 이들의 인연은 공교롭게도 훈련소 퇴소 후에도 이어졌다.

훈련소에서 만난 네 남자 창업에 뛰어들다


어반베이스 창업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연(因緣)’이다. 경희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한 하 대표는 경남 진주의 훈련소에서 오세준(35), 이경우(35)씨와 함께 훈련을 받았다.


이들을 ‘굴린’ 교관은 공군사관학교 산업공학과를 나온 김덕중(34)씨다. 김씨는 훈련병들 사이에서는 ‘악마 조교’로 유명했다고 한다. 몸을 부대끼며 우정을 쌓아왔던 이들의 인연은 공교롭게도 훈련소 퇴소 후에도 이어졌다.

어반베이스 공동 창업자 네 사람의 군 시절 사진. 왼쪽부터 하진우 대표, 이경우 CTO, 김덕중 COO, 오세준 CSO

출처 : 어반베이스 제공

하 대표와 오씨는 훈련소 퇴소 후 청주 공군사관학교로 배치받았고, 김씨도 이후 공군사관학교로 발령을 받아 뭉쳤다. 잠깐의 인연이 필연(必然)으로 이어졌기 때문일까. 이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들은 우정을 쌓아나갔고, 때론 밤에 술자리를 가지며 “심장 떨리는 도전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술 마시면서 얘기하다 보니 일치하는 부분이 정말 많았습니다. 자유나 도전에 대한 갈망이 넘쳤죠. 군복만 벗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09년 전역한 하 대표는 건축사무소에서, 이씨는 대학 연구원으로, 김씨와 오씨는 각각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서 일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심장 떨리는 도전에 대한 설렘은 잊지 않았다.


2012년쯤부터 “일을 벌여보자”며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소셜커머스부터 카페 창업까지 온갖 아이템들이 머릿속에서 나왔지만, 각자 먹고사는 일이 있었던 만큼 실행까진 쉽지 않았다. “결론은 없이 아이디어만 난무했죠. 결국 제가 나섰습니다.”

 

하 대표가 우선 건축사무소를 나와 2013년 어반베이스를 설립했다. 건축사무소에서 일할 때 건축주가 도면만 보고 건물 전체를 떠올리는 게 쉽지 않아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엔 의뢰를 받아 도면을 3D로 만들어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일일이 수치를 컴퓨터에 입력해야 했다.


“이게 창의성이 필요한 일은 아니거든요. 도면을 3D로 바꾸는 일을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2013년 8월 이경우씨가 CTO(Chief Technology Officer·최고기술경영자)로 합류해 2D 설계 도면을 컴퓨터가 인식해 3D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4명의 공동창업자들

출처 : 어반베이스 제공

도면을 3D 가상현실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초. 사업을 확대하면서 김덕중씨가 2014년 7월, 오세준씨가 2015년 5월에 각각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와 CSO(Chief Strategy Officer·최고전략책임자)로 각각 합류했다.

급격히 커진 인테리어 시장… 성장가능성 커

어반베이스의 기술은 세월호 참사 때도 화제가 됐다. 이들은 구조작업을 하는 잠수부들이 도면만 보고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세월호 내부를 3D로 만들어 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에 국민신문고를 두드렸고, 세월호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해경에서 연락이 왔고, 잠수부들의 구조 작전에 쓰였다. “아내가 둘째 임신 중이었을 때였어요. 잠이 안 오더라고요. 뭐라도 해야만 했습니다.”

 

애초 의뢰를 받아 도면을 3D로 바꾸는 일에 머물던 사업영역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확장했다. “더 많은 사람이 3차원 도면을 체험하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구글어스로 전 세계의 모든 길을 볼 수 있듯이 세계의 모든 실내공간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몸이 불편해 먼 곳을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자신이 있는 곳에서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아파트를 고르고(왼쪽 위), 직접 집을 꾸며보고(오른쪽 위) 이를 공유할 수 있다(아래)

출처 : 어반베이스 제공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홈 퍼니싱 서비스다. 어반베이스 홈페이지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아파트를 찾아 직접 인테리어를 해볼 수 있다. 제휴를 맺은 회사의 실제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벽지나 장판도 배치해볼 수 있다. 과자 등의 소품과 사람까지 배치해 볼 수 있다 보니 월 30만명 가량이 어반베이스 홈페이지를 찾는다. 게다가 이용자 한명당 평균 이용시간은 32분이나 돼 방문자가 실제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다.


업계의 반응도 뜨겁다.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부동산정보 플랫폼 ‘호갱노노’는 집을 찾는 이들에게 어반베이스의 도면을 통해 공간을 미리 보여준다. 디자인 가구기업 ‘카레클린트’도 어반베이스의 집 꾸미기 서비스에 3D 상품 모델을 도입, 가상현실 속에서 미리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 시작 후 35곳의 회사와 제휴관계도 맺었고,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인테리어 제품 중개 수수료와 배너광고가 수익모델이다. 물론 아직은 투자에 집중하는 단계라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하 대표의 얘기다.

 

하 대표는 그러나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어반베이스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로는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8조 4000억원 정도로 2020년에는 42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어반베이스 직원들

출처 : 어반베이스 제공

“저희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가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각 있는 중소 가구회사들이 저희 서비스를 통해 판로를 쉽게 개척할 수도 있고, 이용자가 직접 인테리어 해놓은 것을 사업자에게 보여주고 견적을 비교하는 등이 방법으로 인테리어 시장의 가격 불공정성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아이디어가 5%라면 실행력은 95%

하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에 후배 창업자들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키우라고 조언했다. 자신이 3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꿈을 키워갔듯이, 아이디어를 사람들과 나누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출처 : 어반베이스 제공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가 혼자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속에 묻어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갖고 ‘투자받으면 얼마를 벌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하죠. 그런데 스타트업 업계에 있다 보니 사업 성공의 열쇠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디어가 5라면 나머지 95는 실행력이랄까요. 사람을 모아서 이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어떻게 하면 실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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