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000·쿨한 문화, "면접자가 원하는 시간에 면접"

조회수 2018. 11. 5. 13: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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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학입학, A 마케팅 공모전에서 00주제로 수상

2. 학교 마케팅 학회장을 맡으며 1년간 매주 50대 기업의 마케팅 전략 케이스를 공부

3.B기업 SS 마케팅팀에서 콘텐츠 제작, 홍보 업무를 하면서 단기간에 10만 좋아요 달성

4.마케팅 기획서를 정리하는 나의 3가지 키워드는 스토리,땀,6개월 후 미래

5.“4년간의 마케팅 활동으로 최고의 직업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카드 채용형 인턴에 지원한 김모씨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5문장만 써서 냈는데 서류를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1000자 내외로 쓰라는 자기소개서인데도 문장에 번호를 매기는 간단한 ‘요약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한 것이다. 대부분 취업준비생이 1000자를 꽉 채워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이다.


합격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일목요연함’과 ‘형식 파괴’. 현대카드 커리어개발팀 권종학 과장은 “5문장이지만 관심 분야와 성과를 담아냈으며 무엇보다 ‘만나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말했다.

출처: 현대카드 제공

경쟁률 100대1의 현대카드 채용형 인턴 

현대카드는 오는 6월부터 7주간 여름 채용형 인턴(Summer Internship)으로 활동할 60명을 뽑는다. 오는 13일 오전 10시까지 원서 접수를 마무리한다.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모집 부문은 기획관리 직군이다. 기획관리 분야에는 리스크·보험계리·재경·상품개발 마케팅·플랫폼 기획개발·디지털 신사업·심사 기획·CS채널·전략·홍보·기획문화·브랜드 직군이 포함돼 있다. 60명 가운데 3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7주간 부서 평가와 과제평가, 인사평가 등 크게 3가지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할 인재를 추려낸다. 정규직으로 전환한 신입사원은 내년 1월에 정식 입사한다.


현대카드는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쿨한’ 직장으로 소문난 곳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 때는 60명 뽑는데 지원자 6500명이 몰렸다. 신입 초봉은 3800만원. 성과급을 합하면 5000~5100만원을 받는다.


작년 합격자 계열별 분포는 상경(40%), 인문사회(40%), 이공자연(20%)다. 남녀 비율은 6대4 정도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HMAT(인적성검사)→프리 인터뷰(Pre-interview)→구조화ㆍ심화 면접 순이다.


지난해까지 진행한 온라인 에세이 전형을 없애고 ‘프리 인터뷰’란 전형을 만들었다. 사회ㆍ경영ㆍ문화예술 분야의 이슈에 대해 주제를 선택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30분짜리 면접이다. HMAT에 합격하면 4월 넷째 주 프리 인터뷰, 5월 셋째 주 구조화·심화 면접에 들어간다.    

출처: 현대카드 제공
2015년 현대카드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지윤 사원

자소서의 형식을 파괴하고 스토리를 담아라

인사팀은 먼저 자기소개서부터 면접까지 회사에 대한 지식과 사업상황, 연혁,미래전망을 시시콜콜 언급해 '회사에 대해 잘 안다'는 인상을 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보통은 회사를 잘 아는 직원을 원하지만 이 회사는 좀 다르다.


지원자가 아무리 회사를 공부해도 직원만큼 알 수 없다. 지원자의 경험과 경력만 보고 뽑겠다는 것이 채용 방침이다. 권 과장은 “지원자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위기를 극복했는지 스토리만 부각하면 된다”며 “면접에서도 ‘현대카드 00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회사가 갈 미래는’같은 질문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소개서 질문은 하나다.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 및 성취에 대해 작성하라”. 주목할 점은 앞서 ‘요약 보고서’ 방식으로 자소서로 합격한 김씨처럼,다양한 형태로 자소서를 쓰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1000자 이내에 쓰라는 것뿐, 1000자를 빼곡히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난해는 연극 대본으로 자소서를 쓴 지원자가 합격했다. 자신이 연극의 주인공처럼 각색해 썼다. 자소서 형태가 독특하면 6000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 ‘눈에 띄는’ 효과를 낸다고 했다. 대학 생활 특정 분야에 4년 동안의 관심사가 쭉 이어져 심화했는지 강조해야 한다.


올해부터 이공계 채용 비율을 소폭 늘릴 예정이다. 이공계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활용한 프로젝트나 업무경험, 소프트웨어 제작, 코딩을 특별한 경험으로 언급하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인사팀 설명이다. 다만 활동을 단순 나열만 하면 곤란하며, 단계적으로 무엇을 배웠는지 써야 한다.


지원자 가운데 600여명을 추려 인적성 검사(HMAT)를 치른다. HMAT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지원자들이 모두 보는 시험이다. 인성 검사는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시험으로 정답이 없다. 적성검사에서는 언어이해(25문항 30분), 논리판단(15문항 25분), 자료해석(20문항 30분), 정보추론(25문항 30분), 공간지각(25문항 30분) 등 5개 영역을 평가한다. 다만 현대카드 지원자는 현대차 다른 계열사 지원자처럼 ‘역사에세이’ 시험을 별도로 보지 않는다. 

출처: jobsN
HMAT 공간지각 문항 예시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을 본다. 분야에서는 명제를 주면 참과 거짓을 맞추는 문제와 조건을 토대로 순서를 배치하는 문제가 나온다. 자료 해석은 데이터나 표를 가지고 계산해 답을 찾는다. 정보추론은 가장 시간이 촉박한 영역이다. 자료해석과 비슷하지만, 도표와 그림 정보 해석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를 먼저 읽고 필요한 자료를 표에서 찾는 식으로 푸는 것이 효율적이다. 공간지각은 평면도, 정면도, 측면도를 보고 해당하는 도형을 선택하는 유형이 나온다. 문제 풀이 도중 필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머릿속에 단면도에 부합하는 입체 도형을 보기 중에 찾아야 한다.

출처: jobsN
자료해석 분야 예제

3번의 면접을 뚫는 법

HMAT에 합격하면 면접이 기다린다. 프리인터뷰·구조화·심화 면접 모두 지원자 1명이 들어가 직원 2명과 30분씩 진행한다.


프리 인터뷰에서는 지원자에게 사회·경영·문화·IT같은 분야 질문 몇 개를 준다. 주제를 하나 선택하면 5~10분간 생각을 정리하도록 한다. 이후 지원자는 본인의 논리를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 문화의 가치와 형태가 퇴색하고 있다. 전통적인 문화를 살려야 하는가, 아니면 과학기술 발전으로 문화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가’ ‘핀테크의 미래는?’ ‘4차 혁명에 대해 논하시오’같은 주제가 나왔다. 권 과장은 “최근 3~6개월치 신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 인터뷰에 합격한 지원자들에게는 구조화와 심화 면접 시 ‘어떤 직군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은가’ 의사를 묻는다. 기획관리분야 여러 직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현대카드에서 지원자가 원하는 직군의 직원 2명을 면접관으로 배치한다.


구조화 면접은 철저히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왜 그런 활동을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묻는 면접이다. 지원자가 '왜' 특정 경험에 도전했는지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심화 면접은 자신의 활동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어떤 역할, 업무를 해보고 싶은지 대화하게 된다. 전문 금융 용어나 지식, 회사 사정을 일절 묻지 않는다. 

출처: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사옥 내부

자기소개서에 담지 못한 본인의 역량을 구조화·심화 면접 때 추가 자료를 통해 어필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나 공모전 내용을 담은 포트폴리오 등을 종이에 출력하거나 적어오는 것이다. 권 과장은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냈던 리포트, 프로젝트 결과물도 좋다”며 “대화할 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외활동 ‘스펙’이 부족해도 합격할 수 있다.


“영어영문학과 재학 시절 오로지 공부만 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인턴, 공모전, 대외활동 경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전공 공부로는 아무도 저를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학과 1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저에게 00업무를 맡겨주신다면 최고의 학습 습득력으로 잘해내겠습니다”


이 지원자는 ‘공부 습득력’만 강조하는 면접 답변으로 지난해 최종합격했다. 현대카드 측은 “현대카드가 파격적인 개성만 가진 지원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본인이 정한 한 분야에 파고들어 뭔가 성취한 사람을 뽑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면접관은 지원자에게 회사에 대해 일절 질문하지 않는다. 면접복장에 제한 없다. 청바지·운동화 등 편안한 차림 또는 본인 개성을 드러내는 의상 모두 가능하다. 지원자들이 대부분 대학생 신분임을 고려해 면접자가 원하는 시간에 회사가 맞춰준다.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면접시간을 본인이 고를 수 있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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