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영어 도사들이 말하는 영어 학습법 '무조건 문장 째로 외워라'

조회수 2018. 11. 5. 14: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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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학파로 영어 잘하는 비결
문장을 어순으로 끊어 외워라
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마라

학생 뿐 아니라 취업준비생과 직장인의 영원한 숙제 '영어'. 오죽하면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책까지 나왔을까. 물론 이 책도 제목과 달리 영어 공부법을 소개했다.


최근 베스트셀러 상위 목록에 유독 '공부'와 관련한 책이 많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완벽한 공부법'을 쓴 작가들과 비유학파로 미국 취업에 성공한 최준식씨의 영어 공부 방법을 분석했다.


이들이 말하는 첫번째 비결은 같았다. "문장을 외워라. 그리고 무조건 꾸준히 하라.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라. 어느 순간 첫 계단에 올라선다."

출처: 김민식 PD 홈페이지·위즈덤하우스
독학으로 영어를 배워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고, 미국 문화를 익히기 위해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보다가 PD를 꿈꾸게 된 김민식 MBC PD.

'기초 회화' 책 한권 무조건 외워라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쓴 김민식(49) MBC 드라마 PD.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나왔다. 외국에서 나고 자란 지원자도 몇 년 씩 재수할 정도로 입학이 어려운 학교다.


김 PD는 영어를 한국에서만 배웠다. 학부는 영어와 상관없는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나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간 것은 아니다. 첫 직장은 외국계 기업 3M의 영업직군이었다.


3년 정도 직장을 다니다가 통역사가 되기 위해 통번역대학원에 갔다. 미국식 유머를 이해하기 위해 보기 시작한 미국 시트콤 '프렌즈'. "나도 이런 시트콤을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MBC 시험을 쳤다. 입사하고 시트콤 '뉴논스톱'을 성공시키고, '내조의 여왕' 등 인기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의 영어 공부 비결은 '기초회화 책 한 권 암기'. 이 방법으로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도 일상 대화가 가능할 정도가 됐다.


영어교사였던 아버지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에게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를 외우게 했다. "유창한 발음, 문법 이해. 필요 없다. 그냥 외워라." ABC도 몰랐지만 더듬 더듬 외웠다. 그날 이후 학교 영어 시험은 항상 100점이었다. 군대에서는 영어와 한글이 함께 나오는 성경을 외웠다. 개신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군대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영어책이었다.


김 PD는 "영어 덕에 연애에 성공했다"라고 말한다. "대학 1~2학년 때 미팅에 나가면 못생긴 외모를 자학개그로 승화시키곤 했다. 20번 연속 차여 연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갔다. 군대에서 성경을 외우다보니 영어를 잘하게 됐다. 영어라는 특기가 생기니 자신감이 생겨 좋아하는 사람에게 과감히 고백도 할 수 있게 됐다."

① 왜 하필 기초 회화책인가?

기초 회화는 수준이 낮은 게 아니라 사용 빈도가 높은 문장이다. 자주 쓰는 말이란 거다. 자기소개, 인삿말, 날씨 묻기는 언제나 쓸 수 있다. 보통 '이 정도는 알고 있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초 회화를 70% 정도 안다는 건 전치사 빼먹고, 관용구 틀리고, 아는 단어만 나열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② 어떻게 외워야 하나?

하루에 10문장씩 외운다. 한 달이면 300문장이다. 잘 외워지지 않으면 쪽지에 주제나 키워드를 적어서 '컨닝'한다. 어순대로 끊어서 외우면 더 쉽다. 10문장을 어순대로 끊고 각각 다시 조합하면 더 많은 문장을 말할 수 있다.

예문 1) We need to fix the date for the next meeting.
→(쪽지에 키워드 적기) 날짜 잡자, 다음 미팅.
→(어순대로 끊어서) We need to/ fix the date/ for the next meeting.

예문2) Too bad I'm not able to make time this week.
→(쪽지에 키워드 적기) 안타깝네. 시간 없어. 이번 주.
→(어순대로 끊어서) Too bad/ I'm not able to/ make time this week.

두 개 문장을 어순대로 외운 후 서로 조합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 수 있다.
We need to make time this week.

③ 디테일이 강해지는 받아쓰기

평소 우리는 단어 몇개를 알아듣고 전체 문장을 유추한다. 들리는 단어만 들리고 안 들리는 단어는 죽어도 안 들린다. '초급 회화라면 다 알아듣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받아쓰기를 추천한다. 해보면 뜻을 아는 문장이라도 전치사나 정관사가 빠지거나 틀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 받아쓰기를 하면서 몇 번씩 반복해서 듣다보면 쉽게 외울 수 있다.
출처: jobsN
'완벽한 공부법' 작가 신영준 박사(왼쪽)와 고영성씨.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신영준씨는 싱가포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깨쳤다. 30세까지 영어와 담을 쌓고 지냈던 고영성씨는 회화가 아닌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면서 영어 공부를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완벽한 공부법'에 영어학습법을 넣었다.

독해·회화 기본은 '자원 확보' 

'완벽한 공부법'의 저자 신영준·고영성씨는 "회화 능력 못지 않게 독해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공부를 할 때는 외국인과 직접 대화할 일은 적다. 대신 영어 문서를 찾아 번역해야할 경우가 훨씬 많다. 두 사람이 말하는 영어의 기본은 '문법, 영단어, 문장이라는 자원 확보'.

① 단어, 문법

청소년기를 넘기고 외국어를 배울 때 생기는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부모-아이' 관계처럼 지속적으로 외국어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영어의 규칙인 문법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다. 문법 공부의 핵심은 예문을 외우는 것이다. 부정사의 용법 같은 내용을 줄줄 외울 필요가 없다. 매일 한 문장씩 반복해서 읽으면서 통으로 외워보자.

어떤 글을 읽을 때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10개씩 등장한다면 어떨까? 의미를 알기도 어려울 뿐더러 불쾌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다. 단어를 많이 알아야 문법 지식도 쓸모가 있다. 단어 공부법은 각자 차이가 있다. 기초가 부족한 사람은 우선 단어장으로 단기간에 단어를 많이 익히는 게 효과적이다.

영어로 된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영미권 동화책과 소설을 읽길 추천한다. 우선 쉽고, 큰 따옴표 안에 있는 대화가 하나의 회화 교재나 마찬가지다. TED나 유튜브에서 3~5분 짜리 영상을 찾아서 외우는 것도 좋다. 스크립트가 함께 나오는 동영상도 많다. 그들이 말하는 방식과 똑같이 하도록 애쓰면서 따라 말하기를 추천한다.

② '말하고 싶은 내용→한국어→영어'

예를 들어 낯선 사람이 아는 척을하면 한국에선 '저 아세요?'라고 말한다. 그대로 영어로 옮기면 'Do you know me?'이다. 하지만 실제 영미권에서는 "Do I know you? (내가 당신을 알고 있나요?)"라고 말한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한국어로 말한 뒤, 그대로 번역해 생기는 오류다. 이걸 고치려면 '올바른' 문장을 외워야 한다.

영어와 한국어 해석이 따로 인쇄된 책을 1권 준비한다. 먼저 한국어 문장을 눈으로 읽고 영어로 말해본다. 문장 5개 정도를 연달아 말하고, 처음부터 다시 2~3회 반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어 문장을 올바른 영어 문장과 비교해본다. 아마 자신이 말했던 문장과 꽤 다를 것이다. 이제 올바른 문장을 외운다. 반드시 입으로 소리내면서 암기해야 한다. 다시 한국어 문장으로 돌아가서, 영어로 말해보면 눈으로 보자마자 올바른 문장이 튀어나온다.
출처: 본인 제공
토익 580점 실력으로 미국에 가 12년간 스타트업→미국 야후→GM으로 옮긴 최준식씨.

토익 580점으로 미국 직장인된 개발자

미국 GM본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최준식씨의 토익 점수는 580점. 미국 가기 전 한국 회사에 다닐 때 승진을 위해 본 점수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상태로 무작정 미국에 갔다.


최씨는 "기본 생활 영어는 어학연수나 일대일 전화 영어 등으로 할 수 있다"면서 "해외 취업을 하고 싶다면 영어 회화나 시험 학원을 다니는 것 말고 당장 취업에 필요한 이력서와 면접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회사에 지원하면 전화와 대면 면접을 거친다. 전화 영어는 얼굴이 보이지 않아 손짓이나 표정 등에서 뜻을 유추하기 어렵다. 대면 면접은 1~2일에 걸쳐 매일 8시간씩 보기 때문에 심리·체력적 부담이 크다.

① 나만의 이력서를 만들어놓자

먼저 채용하는 면접관 입장에서 궁금한 내용을 모두 나열한다. 답을 꼼꼼이 적어 '모범 답안'을 만들고, 이걸 외워야 한다. 면접 경험이 계속되면 어느새 면접 영어 실력이 는다. 하지만 처음에는 무조건 외울 것을 추천한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할 것은 'Tell me about yourself'라는 질문. 늘 나오는 질문이지만 막상 답하려면 어렵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업무가 어떤 것인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최대한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기술 면접과 인성 면접으로 나눠서 문항을 뽑아야 한다. 가짜 이력서를 내는 사람을 걸러내기 위해 집요하고 자세하게 묻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능력을 아주 세세하게 정리해야 한다. 인성 면접에서는 '업무 진행하면서 생긴 갈등이나 문제와 이를 해결한 과정'을 주로 물어본다.

② 배우처럼 말하라

나만의 이력서가 만들어졌다면, 이를 외워 말해야 한다. 배우들이 리허설하듯 연습하는 게 좋다. 머릿 속으로 면접관이 물어본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해보는 것이다. 실전에 갔을 때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단순히 문장만 외우면 딱딱하게 말할 수도 있다. 배우처럼 말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도 된다.

③ 미국 생활하면서 영어 공부하기

미국 생활을 한다고 무조건 영어가 늘지 않는다. 특히 개발자는 기술 관련 언어를 쓰다보니 일상적인 대화가 부족하다. 승진해서 관리자가 되려면 기술 뿐 아니라 동료들과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취업했다고 영어를 놔선 안된다.

나는 4가지 방법을 실천한다.

첫째,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한다. 일을 할 때도 모르는 게 생기면 어떤 뜻인지 바로 물어본다.

둘째,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냥 보기만 해선 안된다. 나오는 문장을 공부하고 통째로 외웠다.

셋째, 정기적인 모임에 자주 참여한다. 그룹 활동을 연결해주는 서비스(meetup.com 등)를 보면서 봉사활동이나 독서모임 등을 나간다.

넷째, 되도록 전화를 많이 하려고 애쓴다. 호텔 예약이나 쇼핑은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전화해 이것 저것 물어본다.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영어가 있다는 말도 있다. 물건을 파는 영어와 물건을 사는 영어다. 고객은 왕이다. 소비자 입장이라 영어 문법이 다소 틀려도 큰 문제가 안된다. 미국에 살다보면 의외로 전화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병원에서 전화가 오거나, 카드요금이나 통신비 등이 잘못 청구됐을 때도 전화를 해야 한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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