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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HQ 일하며 쌓은 연예계인맥
연예인이 뷰티제품 소개하는 영상
국내에 없던 미디어 커머스 도입

'비디오 커머스’는 모바일 앱에서 소개 영상을 보여주고, 제품을 살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모바일 홈쇼핑’이다.

‘우먼스톡’은 국내에서 ‘비디오 커머스’를 처음 시도한 회사로 꼽힌다. 2015년 7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해 3개월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구독자 160만명, 하루 판매량은 1만개를 훌쩍 웃돈다.

아이돌에서 대학생 벤처사업가로

김강일(37) 우먼스톡 대표는 안양과학대를 자퇴하고 22살이던 2001년, 남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19살에 아이돌 데뷔를 했지만, 방송 출연 한 번 못해보고 접었다.

고등학교 때 가수 데뷔를 하셨다고요

고1 때 춤 동아리를 했어요. 기획사에 들어가 지금 KCM으로 활동하는 창모를 포함해 4명이서 연습생 생활만 2년을 했어요. 간신히 데뷔했는데 지방 행사만 뛰었죠. 저희 손에 들어온 돈은 전혀 없었고요. 6개월 만에 그만뒀습니다.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요?

1학년 마치고 23살에 군에 갔어요. 제대하면 25살인데 그때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잖아요.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면 친구들을 만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군대에서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전산병이라 컴퓨터도 쓸 수 있고, 시간도 있었거든요. 경영학개론, 재무관리 등 4년 치 전공 책을 다 읽었어요. 1년 동안 같은 생활관 후임들과 경제신문을 나눠 읽고 저녁마다 스터디를 했죠.

복학 후 1년 6개월 만에 노래하는 섹시한 돼지 '포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인형 회사 등 국내·외 23곳과 계약해 1년 만에 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

성공도 잠시, 완구 유통사업에 손을 댔다가 사업 자금과 팀원을 모두 잃었다. 2009년 사업을 접고 취업을 선택했다. 당시 김혜수, 정우성, 장혁, 전도연이 소속된 싸이더스HQ였다.

싸이더스HQ 최연소 팀장

매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야근했다. 6개월마다 직위가 올라갔다. 2년 만에 신규사업팀에서 회사 내 최연소 팀장을 달았다. 2012년, 회사를 그만 뒀다.

싸이더스 정훈탁 대표 밑에서 배우고 싶어 들어간 회사였어요. 저의 은인이죠. 대기업 사장 등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줬어요. 저한테 유독 상벌을 엄하게 해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처음부터 4년만 다니고 사업을 하려고 다짐했기에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잠깐 벤처회사에 몸담으며 사업을 함께 할 동료들을 만났다.

2013년 사업 준비를 하며 '아마존의 경쟁상대는 다른 쇼핑몰 사이트가 아니라 유튜브일 것'이라는 글을 봤어요.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죠. 사람들의 소비 형태와 구매 시장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완전히 변화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미국엔 이미 '조이어스'라고 영상을 통해 제품을 파는 사이트가 있더라고요. 한국엔 없었죠. 싸이더스에서 일할 때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연예인을 결합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연예계 인맥에도 자신 있었구요.

마침 친구 한 명이 방송영상을 전공했고, 한 명은 대기업 MD로 일한 경험이 있었다. 화장품, 연예인, 영상 기술을 합친 사업을 구상했다. ‘스마트폰으로 연예인이 화장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며 직접 구매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가수 홍진영이 홍보 영상 출연에 응했다.

창업 멤버 3명이 나서서 전문가를 섭외했다. 실력 있는 개발자를 데려오기 위해 3개월 동안 매일 찾아갔다. 2015년 2월 시범 방송에서 내놓은 첫 제품은 히트상품 ‘아이오페 에어쿠션’. 정가에 사서 반값에 팔았다. 마케팅 비용 대신 가격을 낮췄다. 공개 첫날 접속자 폭주로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목표는 세계 1등

1년 만에 월 매출이 2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었다. 2016년 연 매출 100억원이 예상된다. 올 10월 첫 진행한 뷰티 크리에이터 모집엔 1000명 넘게 몰렸다.

성장 비결이 뭔가요

속도가 중요해요. 해보고 나서 결론을 보자는 주의죠. 지치지 않고 일하는 것도 중요한데 속도감이 없으면 일을 질질 끌게 되고, 결국엔 지치거든요.

일찌감치 사업으로 방향을 정한 것에 후회는 없나요?

전혀 없어요. 창업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자기를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잖아요. 어려운 점도 많죠. 책임감도 크고, 위험도 감수해야 해요. 하지만 그 모든 게 결국 자기를 위해 하니까 행복하죠.

주변 친구들이 뭐라고 하나요?

많이 응원해줘요. 주변에 대기업 과장, 차장인 친구들이 많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이제는 나이가 있고 결혼한 상태라 위험을 감수하기 쉽지 않거든요. 저보고 꿈을 위해 계속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취준생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나요?

제 꿈은 세계 1등 비디오 커머스를 만드는 거에요. 사업에 학력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템이 '사람들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공모전, 창업지원센터 등을 통해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기회를 가지세요. 책임질 수 있는 용기와 이끌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는 정말 중요해요.

글 jobsN 이다은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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