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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니던 공기업 관두고 뷰티 크리에이터로 변신

조회수 2018. 11. 6. 1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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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아름다움 드러내주는 아티스트 될래요
사내 아나운서 일에 한계 느껴
취미로 시작한 메이크업, 영상 찍고 강의하고
해외 시장 살피러 10만원 들고 중국행
눈썹은 일단 예쁜 모양을 떠올려 보시고 빈 곳만 칠해 주세요. 비교적 연한 펄감 좋은 색을 눈두덩이와 애교살에 칠해준 다음, 조금 더 진한 색으로 쌍꺼풀 아래와 삼각존 사이를 칠해 주세요. (유튜브 허니라디오 방송 일부)

윤혜민(여·32)씨는 6년 차 뷰티 크리에이터다. 다른 사람을 꾸며주고, 메이크업 기술 강의도 한다. 4~20명씩 모아 강의한다. 메이크업 방법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허니라디오' 채널로 내보낸다. 회당 7000~1만명이 본다.

출처: jobsN
윤혜민씨

거울 없이 화장하기, 건강해 보이는 메이크업하기 같은 유용하고 따라하기 쉬운 내용이다. '선미의 동그란 눈매 만들기', '강민경 핑크 음영' 같은 연예인 화장법도 있다.

8년 다닌 공기업을 지난해 1월 그만뒀다. 신용보증기금 사내 라디오 아나운서였다. 연봉 4000만원 받는 과장 직급이었다. 뷰티 크리에이터의 어떤 매력이 그를 잡아끌었을까.  

사내 아나운서일에 한계 느껴

공기업을 왜 그만뒀나요

사내 아나운서라는 신분에 한계를 느꼈어요. 보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방송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대리 때부터 3년은 고민한 것 같아요. 취미 삼아 메이크업 강의를 했는데 업으로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대구로 이전하는 시점에 그만두고 서울에 남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회사가 싫어서 떠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복지도 근무조건도 흠잡을 데 없었어요. 대구로 이전하면서 연고가 없는 직원들에게 10평짜리 원룸을 무상 대여할 정도에요.

업무도 적성에 맞았다. 윤씨는 중학생 때부터 라디오 아나운서를 꿈꿨다. 

신보는 직원이 원하면 다른 직무로 바꿔주는 제도가 있어요. 방송하는 게 싫었다면 금융 업무를 배워 다른 직무로 갔겠죠. 하지만 방송이 너무 좋아요. 좀 다른 환경에서 방송을 해보고 싶어 지금 일을 선택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취미로 시작한 메이크업, 영상 찍고 강의하고

평소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나요

회사 창립기념일 같은 행사 때 MC를 보는데요. 출장 메이크업을 받습니다. 그런데 만족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비용을 10만원 넘게 들였는데도요. 돈이 아까웠고 알아두면 도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메이크업을 배웠습니다. 2010년 쯤 얘기예요.

늦어도 6시 30분이면 퇴근해 메이크업 학원을 다녔다. 6개월 공부해 메이크업아티스트 자격증을 땄다. 학원비와 재료비로 총 400만원가량 들었다.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비싸게 배운 기술을 혼자만 알기는 아까워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기로 했어요.

2011년 블로그에 메이크업 노하우와 관련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사진과 그림을 첨부해 보충했다. 그런데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들이 있었다. '직접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동호회를 만들었어요. 주말 카페에서 만나 화장을 가르쳐주는 거죠. 처음 4~5명이 모였어요. 한 푼 안 받았지만 재밌더라고요. 계속 했습니다." 

 

2014년 영상도 만들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메이크업 설명을 올리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해외 시장 살피러 10만원 들고 중국행

작년 1월 회사를 그만두고 '프로' 뷰티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했다. 강의하며 돈을 받고, 관련 행사 사회도 본다.

지난 2년 간 가장 기억남는 일은요?

작년 6월부터 6개월간 중국 톈진에서 지냈어요. 중국 돈으로 700위안(약 10만 7000원)을 가져갔는데 일주일치 방값을 빼니 200위안 남더라고요. 한 끼에 10위안(18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내일은 밥 먹을 수 있을까? 걱정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중국엔 왜 갔는데요

중국 시장을 봐두고 싶었어요. 한국은 메이크업에 이미 관심이 많고 수준이 높아요. 중국은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때 교양 중국어 수업을 들은 게 전부였다. 더듬거리며 백화점 한국 화장품 코너에서 물건을 팔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식사시간을 빼고 하루 10시간을 일했다. 일당은 100위안(약 1만 8000원). 

한국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받아줬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손님으로 왔던 중국인과 친구가 됐어요. 나중엔 그 친구들에게 메이크업 강의를 해주고 돈을 벌었습니다. 그분들이 또 다른 중국인 친구를 소개하면서 오래 체류할 수 있었죠. 그렇게 6개월 지내다 돌아왔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뷰티 크리에이터로 부자되겠다는 생각은 말았으면

지금 어떤 활동을 하세요

메이크업 강의를 주로 하구요. 영상 만들고 글 쓰기도 합니다. 구청 토크 콘서트 같은 행사를 맡아 사회를 보기도 해요. 최근 한 화장품 회사의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어떤 분이 강의를 듣나요

10~30대 여성이 많아요. 동영상은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보시고요. 메이크업 전혀 몰랐다는 분이 직접 꾸미는 수준이 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느 정도 하셨던 분은 다른 사람 가르칠 정도로 발전하기도 해요.

매출은 얼마나 되나요

직장 다닐 때보다 못 벌어요.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요. 초기에는 카드가 연체되기도 했는데, 이제 그 정도는 면했습니다. 메이크업 관련 상품 판매하는 사업을 계획 중인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뷰티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메이크업은 사람 내면의 아름다움을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환경이나 분위기에 맞춰 자신 있고 당당하게 만들어주니까요. 이런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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