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kg→54kg 살 빼고 트레이너 변신

조회수 2020. 9. 23. 11:0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너희 야식먹지마"! 욕쟁이 트레이너 김주원씨
SNS스타 피트니스 트레이너
104㎏에서 54㎏로, 50㎏ 감량
'나도 뚱뚱했어. 너희와 똑같아'

'주원홈트' ‘주원이가 알려주는 홈 트레이닝’의 줄임말이다. 주인공 김주원(33)씨는 몸무게를 104㎏에서 54㎏으로 감량한 스타 트레이너(일상 운동을 코치하는 사람)다.

김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 때문에 스타가 됐다. 자기 배가 볼록 나온 모습을 올리고는 "너희들은 야식 먹지마!”라고 쓴다. 신개념 걸크러쉬. 여성들의 롤모델이다. 이런 모습에 열광하는 팔로워가 17만명이 넘는다.

‘몸짱’스타가 된 거구의 소녀. 서울 잠실 한강공원에서 병아리(강습생을 부르는 애칭)들과 운동하는 김주원 씨를 만났다.

김주원 트레이너와 강습생 / jobsN

욕하고 침뱉던 남자들, 보란듯이 뒤집었다

-언제 다이어트를 시작했나요?

스무 살 때 길을 걷던 중이었어요. 지나가던 남자가 갑자기 ‘너 같은 애들은 치마입고 나오지마!’라며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욕하면서 침까지 뱉었어요. 그런데 말리는 사람이 없었어요. 주변 남학생들이 크게 웃었죠. 그때부터 무작정 굶었어요. ‘죽어도 효리 언니처럼 돼보고 죽자.’ 주사 맞고 찜질도 하고 웬만한 민간요법은 다해봤어요. 그래서 30㎏ 넘게 뺐죠. 그런데 금세 원래로 돌아왔어요. 그리고는 포기했죠.

‘요요현상’을 겪으셨네요. 다시 도전한 계기는요?

햇볕이 내리쬐던 날, 몸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어요. 구급대원 4명이 저를 못 들더라고요. 104㎏. 의사가 죽고 싶지 않으면 살을 빼라고 했어요. 그때 처음 헬스장에 등록했습니다. 태어나 운동을 처음한 거죠. 그런데 신기해요. 살이 쑥쑥 빠지는 거예요. 관장님이 ‘한 달에 2㎏ 이상 빼지 말라’ 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끼니를 챙기며 운동으로 살을 빼니 좋더라구요.

살빼는 것과 몸 만드는 것은 다르죠?

제 키가 171㎝인데 맞는 표준체중이 62.8㎏이에요. 한동안 이걸 유지했죠. 충분히 만족했어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저를 가리키며 ‘키 크고 덩치 큰 애’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었어요.

직업까지 바꾸셨네요.

예. 원래 미용사로 일했어요. 그런데 운동을 하다 보니 트레이너가 정말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10년 전만 해도 헬스장에 트레이너가 많지 않았어요. 당당한 걸음걸이. 가슴에 달린 명찰. 어느 순간 로망이 됐어요. 열심히 몸을 만든 끝에 트레이너 꿈을 이뤘습니다.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 / 김주원씨 인스타그램

솔직함 : 돈이 따라온 비결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3~4년 전부터 헬스장에 PT(Personal Training, 1대1 개인강습)바람이 불었어요. 저도 강습생을 모집했죠. 잘 됐어요. 쉬지 않고 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더 벌고 싶더라구요. 그때 누가 SNS를 하면 홍보가 된다고 말해 줬어요. 바로 시작했죠.

어떤 사진을 주로 올리나요?

운동을 열심히 한 날에는 ‘오늘 내 복근 살아있어!’, 운동하지 않은 날에는 ‘오늘 너무 먹었더니 돼지 같다’고 올려요.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별의 별 모습’을 다 보여 주죠. 조언은 세게 해요. '먹지마!' '운동 더 해!'식이에요. 욕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그랬더니 팔로워가 엄청나게 늘더라구요.

누구나 그렇게 솔직할 수 있는 건 아녜요.

맞아요. 다른 트레이너들은 조명, 각도, 운동상태, 모든 걸 고려해서 사진을 찍어 올려요. 당연해요.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런데 전 그들처럼 예쁘지도 않고, 타고나지도 않았잖아요. 솔직함이 정답이죠. ‘난 다리도 짧고 비율도 별로지만 이 정도는 됐어. 너희도 할 수 있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김주원 트레이너 / jobsN

변화가 생기던가요?

팔로워들이 다 순수해요. ‘스무 살의 주원 쌤을 만나 안아주고 싶다’, ‘내 딸이 주원 쌤처럼 씩씩하게 자라면 좋겠다’는 댓글이 달려요. 기적 같아요. 어느 순간 제가 소개하는 운동을 따라하고 시작하더라구요. 제 솔직한 모습을 보고 믿게 된 것 같아요. 그런 팔로워들을 저는 '병아리'라고 불러요.

상담을 요청하는 연락이 많이 올 것 같아요.

셀 수 없어요. 실제 만나면 제 얼굴 보는 순간 대부분 울어요. 다이어트 때문에 지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거죠. 그러면서 ‘정신 차릴 수 있도록 욕해 달라’고 부탁해요. 그 맘 제가 가장 잘 알죠. 그럴 때는 오히려 칭찬해줘요. ‘열심히 해왔기에 지친거야. 스스로 칭찬해주자’고 토닥이는거죠.

책까지 내셨네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원고를 정리해 놨는데, 마침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출간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댓글이 600개 넘게 달렸어요. ‘이제 우리가 주원언니를 인세부자로 만들어주자’며 단체로 예스24에 한줄 평을 남겼어요. 순식간에 초판이 예판(예약판매)으로 다 팔렸죠. 오직 인스타그램에서 '병아리'들과 소통한 덕분이었어요.
김주원씨가 살 빼기 전(왼쪽)과 후 모습/김주원씨 인스타그램

‘지팡이핏' ’실버핏‘ 출간이 목표


살 뺀 후 뭐가 가장 달라졌나요?

좋은 직업을 갖게 됐고 돈도 꽤 벌었어요. 가장 변한 것은 성격이에요. 뚱뚱할 때는 주변에서 늘 지적받았어요. 옷을 딱 붙게 입으면 ‘크게 입어라’, 그래서 크게 입으면 ‘붙게 입어야 날씬 해보여’라고 말이죠. 늘 위축되고 소심했어요. 지금은 뭘 입어도 멋지다는 소리를 들어요. 자신감이 생겼죠.

지금은 어떻게 활동하나요? 

인스타그램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병아리들과 만나고 있어요. 페이스북 개인방송을 해요. 주로 질의응답을 하죠. 또 선착순으로 인원을 모집해 주말에 오프라인으로 만나요. 1시간정도 실내에서 운동하고, 오늘처럼 한강에 나와 운동하며 수다도 떨어요.
김주원 트레이너 / jobsN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상담을 하다보면 몸이 부끄러워 헬스장에 못 간다는 분들이 많아요. 자신있게 어디서든 운동하세요. 우리 병아리들 보세요. 한강에서도 당당하게 운동하잖아요? 모델 같은 몸매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물론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하지만 외국을 떠올려봐요. 뚱뚱해도 민소매 하나만 입고 운동해요. 우리도 모두들 그렇게 되는 게 꿈이에요. 꿈이 너무 거창한가요?
강습생과 화이팅하는 모습 / jobsN

앞으로 계획은요?

‘실버핏’, ‘갱년기핏’, ‘관절핏’, ‘지팡이핏’이란 이름의 운동법을 만들 거예요. 계층별 운동법이죠. 지금도 ‘그날핏’이 있어요. 여성의 생리 주기에 맞춰 시기마다 다르게 운동해요. 늙으면 늙은 대로, 나이에 맞게 같이 운동하고 싶어요. 계속 공부할거에요.

jobsN 최슬기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