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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던 소녀, 팟캐스트의 히로인이 되다

첫 책 '숨쉬듯 가볍게' 펴낸 <지대넓얕> 김도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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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작성일자2016.08.25. | 68,613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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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이 공존하지만 이를 어우러지게 하는 능력은 그 사람의 깊이, 소위 내공에 달렸다. 그래서 누군가는 울퉁불퉁한 모순덩어리에 머물지만 누군가는 아름다운 협주곡이 된다. 늦여름의 햇살이 여전히 뜨겁던 날,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와 대화하며 느꼈다. 리듬이 있는 사람이구나. 나른하지만 단호하고, 진지하지만 폭소하는. 색색의 빛깔이 하나의 리듬 안에 조화를 이루는 사람.


높낮이 없는 특유의 목소리로 ‘꺼져’ 한마디면 세 남자의 ‘까댐’을 제압할 수 있는, <지대넓얕>의 히로인. 그러나 팟캐스트 밖에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는 그녀. 첫 책 ‘숨쉬듯, 가볍게’를 펴낸 김도인을 만났다.

혼자가 편했던 소녀, 명상에 빠지다

-어릴 때부터 ‘마음’에 관심이 많았나.

워낙 내성적이고 감정적으로 예민한 편이었다.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니었다. 명상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때인데, 우연히 길거리에서 광고 전단지를 보고 마음이 확 끌렸다. 누구와 의논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너무 재미있겠다’ 싶어 혼자 찾아갔다. 영어나 수학 잘하고 싶어서 학원에 가듯이.

-고등학생이 혼자? 용감하다. 그런 성향과 흥미 때문에 철학과에 가게 됐나.

학부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이어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는 수료까지만 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명상이 더욱 좋아졌다. 이론으로 습득한 것을 경험으로 느끼게 되니까. ‘아, 내가 배웠던 그게 바로 이거구나’ 하면서 학문과 체험이 연결되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정말 계룡산에서 도 닦은 건가? 애청자들은 김도인만의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겐 낯설 수 있다. 이를테면 ‘사짜’ 아닌가, 하고.(웃음)

처음 들어갔던 건 스물 한 살 때쯤이었다. 명상이 계속 좋아지면서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았다. 힘들게 번 돈을 현금 그대로 봉투에 넣고, 명상 프로그램 신청하는 긴 줄 뒤에 서서 몹시 설렜던 기억이 난다.

명상은 ‘공중부양’이 아니야

-분위기는 어땠나. 명상하다 신비한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공중부양이라든지…

과학적으로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런데 명상 수행을 오래 하신 분들은 그런 능력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설혹 본인이 그런 일을 겪었다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신비한 체험에 얽매이는 것을 오히려 경계한다. 다만, 처음으로 본격적인 명상에 들어가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신체 감각들이 깨어나면서 다양한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나의 경우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의식은 있는데 온몸이 전혀 통제가 안 되는 거다. 침을 막 줄줄 흘리고.(웃음) 처음엔 너무 당황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종류의 명상 과정에서도 매번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더라. 살면서 감정을 억눌러왔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다 보면 그런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고 한다.

-독특한 청춘인데. 주변에서 걱정하지 않았나.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었고, 말해도 이상하게 볼 테니. 워낙 아웃사이더로 자랐다. 집에서도 ‘쟤는 좀 특이해’ 하는 정도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으니 크게 신경 안 쓰셨다. 조용히 알바 해서 돈 모이면 명상 가서 쓰고 오고.(웃음) 일상생활보다 명상하는 곳에서 지내는 게 훨씬 행복했다.

내 얘기일 뿐인데 이토록 많이 공감하다니

-그렇게 오랫동안 아무하고도 공유하지 않다가 팟캐스트에서 얘기하게 된 동기는 뭔가. 이제는 책도 내게 됐는데.

처음부터 뭘 알리고 소통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다. 방송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 몰랐고 나 또한 그렇게 많이 얘기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한테 재밌었던 경험을 그냥 편하게 얘기하는데, 듣는 분들도 공감해주시니 신기했다. 이번 책을 쓸 때 계속 염두에 뒀던 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뭔가를 배운다는 건 쉽지 않다. 비용도 그렇고. 커피 한 잔 마시는 정도의 가벼운 습관으로도 생활이 달라지는 경험을 전하고 싶었다.

-가장 많이 변하는 건 뭘까, 명상으로.

명상의 목적은 너무 다양하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자기계발 때문일 수도 있고 철학적 깨달음을 원할 수도 있다. 따라서 명상의 효과를 어느 하나로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명상을 통해 현실의 스트레스를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는 거다. 스트레스 자체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진다.
다섯 수레의 심리학책을 읽어도 안 되는 게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인다는 게 말처럼 쉽진 않다.

물론이다. 그게 쉬웠으면 부처도 굳이 출가하지 않았겠지.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겪지 않을 ‘능력’을 갖춘다는 뜻이다. 그 능력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훈련해야만 갖출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하나만 가지고 해결되기를 원한다. 예컨대 심리학 책만 많이 읽는다든지, 템플스테이를 간다든지, 누군가 위로가 되는 말을 해주길 바란다든지. 각각은 모두 좋은 방법이지만 어느 하나만 반복해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 심리학책 진짜 많이 읽는데 왜 스트레스가 줄지 않나 했더니.

자전거 타는 방법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서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론만 가지고는 자기가 겪는 특유의 감정과 신체 변화를 알 수 없다. 실제로 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는 이른바 ‘힐링’ 서적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은 어쨌든 좀 특별한 사람들 얘기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다. 

잘 모르는 분들이 명상에 편견을 갖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 사이비 단체와 관련된 명상 프로그램도 분명 있으니까. 사이비 명상은 ‘금품’과 ‘강제성’,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구별하면 된다. 그것만 아니라면 자기가 여러 명상법을 체험해보고 잘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종교적 색채가 있지 않을까 해서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는데, 나 또한 종교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명상에서 지도하는 부분 중에 초기 불교와 연관되는 부분도 있지만 비종교적 명상도 얼마든지 있다. 어떤 명상이 나에게 잘 맞느냐가 중요하다.

깨달음을 얻기까지 

'엉망진창'인 시기를 힘겹게 건너갔던 

그녀의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채사장, 이덕실, 김도인, 깡선생의 <지대넓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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