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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걸, 너희가?' 착한 기업 되려다 역풍 맞은 이유

조회수 2018. 6. 28. 09: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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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사회적인 이슈를 기업의 이익 추구에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 이른바 기업의 착한 마케팅의 원조는 1914년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에 자사의 마케팅 활동을 연계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사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flickr(왼쪽),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사용자의 카드 이용 시 1센트를, 신규 가입 시에는 1달러를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방식

미국의 자존심이라 여겨지던 자유의 여신상 복원에 미국인들이 열광한 결과, 캠페인 기간 카드 사용액이 27% 증가했고, 170만 달러(약 18억 원)의 성금이 모아졌죠. 기업의 제품을 사용할수록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코즈(Cause ·대의명분)'가 소비자를 움직인 것입니다. 그러나 코즈 마케팅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코즈 마케팅을 활용했으나, 실패한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의 사례들처럼 말이죠.

① 스타벅스, 굳이 카페에서?

레이스 투게더(Race together), '모든 인종이 다 함께'

출처: 스타벅스 뉴스룸

2015년 스타벅스는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스타벅스의 바리스타가 직접 컵에 "Race together(모든 인종이 다 함께)"라는 문구를 적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이때 바리스타는 손님들에게 인종차별에 대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묻고, 토론을 이끌었죠. 그러나, 이 캠페인은 온라인과 미디어 상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출처: 트위터

가장 큰 이유는 스타벅스의 제품과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적 논란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많은 소비자들은 커피회사가 커피를 더 팔려는 뻔한 짓을 한다며 스타벅스의 캠페인을 비난했습니다. CBC의 인터뷰에 따르면 소셜 마케팅 전문가 케서린 화이티(Katherine White)는 "스타벅스 캠페인의 문제는 그들이 파는 커피와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는 코즈(대의명분) 사이에 연결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직원이 컵에 손님의 이름 대신 아시아인의 눈을 비하하는 그림을 그려 인종차별 논란을 낳기도 하는 스타벅스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다니 어이없다는 반응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트위터
2012년 미국 애틀랜타의 매장 직원이 한국인 고객에게 찢어진 눈(아시아인의 눈을 비하하는 표현)이 그려진 커피잔을 주어 논란이 일었다.

② KFC, 그걸 할 입장이 아닐 텐데?

유방암 예방 기금 캠페인, 치료를 위한 바구니(Buckets for the cure)

출처: KFC
'하나의 버켓이 변화를 만듭니다'

2010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미국의 유방암 퇴치와 예방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재단인 수잔 코멘(Susan G, Komen for the cure)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수잔 코멘을 상징하는 핑크색을 활용해 KFC의 치킨 버켓(bucket ·통)을 핑크색으로 만들어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50센트 씩 수잔 코멘에 기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출처: Susan G. Komen 홈페이지
'불균형을 끝내자, 생명을 구하자, 모두를 위한 평등한 건강을 이루자' 수잔 코멘 재단의 슬로건

그러나 이 캠페인은 시작부터 대중의 비난을 받습니다. KFC치킨과 유방암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KFC치킨 속 트랜스지방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원인 중 하나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맹비난을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담배 회사가 폐암 예방 단체를 후원하는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스타벅스의 사례와 함께 제품과 사회 이슈 간의 연결 고리가 전혀 없는 경우 오히려 소비자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③ 도미노, 생색내는 마케팅 그만!

도미노 1/2 캠페인

출처: 도미노 네이버 블로그

도미노피자가 2010년 국내에서 실시한 ‘도미노 1/2 캠페인’도 비판을 면치 못 했습니다. 비판의 핵심은 별로 하는 것 없이 코즈마케팅으로 생색을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요.


먼저 캠페인 내용을 살펴보면, 소비자가 '1/2 프로젝트 피자'를 구매하면 피자 한 판의 1/2만 소비자에게 배달되고, 나머지 1/2는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가 되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도미노 피자가 부족한 반을 더해 온전한 한 판을 저소득층 공부방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죠. 이때 소비자는 15% 할인된 가격으로 피자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출처: 도미노 네이버 블로그

그러나 이면에는 도미노피자의 부담은 줄이고,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부의 반을 도미노 피자가 책임지는 것 같이 들리지만 사실 도미노피자 한 판의 마진율이 40~50% 수준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도미노피자보다 소비자가 지는 부담이 훨씬 크다는 비판이 가해진 것입니다. 더불어 15%라는 할인 혜택은 애플리케이션 주문이나, 제휴 카드 활용 등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할인율이기도 합니다.

출처: 트위터
도미노피자는 85% 가격에 1.5판을 판매하며, 소비자는 85% 가격에 0.5판을 받게 되는 것

논란이 커지자 도미노피자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1/2 프로젝트’라는 비영리 기관의 제안으로 진행되었으며, 피자는 반 판이 나가지만 실제로 배달이나 포장 등 여러 비용을 고려하면 회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성공적인 코즈 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업의 제품과 해당 코즈(대의명분) 간의 연관성을 따져야 합니다. 전혀 관련 없는 코즈를 선택하면 사회적 문제를 돈벌이에 이용해 먹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죠. 또한, 소비자의 시각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도브의 입장에서는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표현하려 한 보디워시 패키지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제품에 부합하는 코즈를 찾고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매를 유도해야 합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지 '코즈'라는 이유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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