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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모르고 덤빈 기업들의 망신 사례 5가지

조회수 2018. 6. 22.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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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객에게 환영받는 제품이 다른 나라 고객에게는 혐오감을 주거나 엉뚱한 의미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의 문화를 이해한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디자인, 상품명, 광고 등은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죠. 문화적 차이를 간과하여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에 대해 소개합니다. 

1. 콜게이트(Colgate) 치약 큐(Cue)

출처: Pinterest, Worthpiont.com

1960년대 미국의 치약 회사인 콜게이트는 자사의 유명 치약 브랜드인 '큐'를 프랑스 시장에 출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콜게이트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실 큐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포르노 잡지의 이름이었던 것이죠. 또한 불어로 큐(Cue)는 엉덩이를 의미하는 비속어이기도 합니다. 결국 콜게이트는 프랑스에서 해당 브랜드를 철수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콜게이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에서 쓰던 브랜드명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쓰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똑같은 단어나 문장도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죠. 결국 콜게이트의 이런 실수는 당시 프랑스 시장에서 실패를 야기하고 말았습니다.  


2. 푸마(Puma)

출처: 푸마, 게티이미지뱅크

2011년 스포츠용품 업체 푸마는 아랍에미리트의 독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특별한 운동화를 제작했습니다. 푸마는 이전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국기를 차용하여 한정판 운동화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요. 이들 국가에서는 이 한정판 운동화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푸마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신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중동 지역에서 신발은 부정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슬림들은 기도하기 전에 반드시 발을 깨끗하게 씻는데요. 또한 신발을 신고 사원에 들어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특히 2011년 이집트 혁명 당시 군중들은 신발을 손에 들고 휘두르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중동 사람들은 발이나 신발을 더럽고 부정한 것으로 여깁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자랑스럽게 한정판 운동화를 출시한 푸마는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3. 거버 베이비 푸드(Gerber baby food)

출처: 거버, 월마트

네슬레(Nestle)의 거버 베이비 푸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기 이유식 브랜드인데요.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국내 공식 웹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과거에 거버는 아프리카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항상 포장지에 그 상품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사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잼이면 포장지에 사과 그림이 나와있는 식이죠. 아프리카에서는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글자로 상품을 설명하는 대신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거버는 미국에서 쓰던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아프리카에서도 사용했습니다. 거버의 제품에는 모두 귀여운 백인 아기가 그려진 로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포장지에 아기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이 음식의 원재료가 아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결국 아프리카에서 거버의 매출은 한동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4. 추신수의 불고기 광고

출처: 뉴욕타임스

2014년 <뉴욕타임스>지에는 야구 선수 추신수가 불고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한식 홍보 광고가 실렸습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은 ‘도대체 이 광고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심지어 미국 공영라디오(NRP) 기자 루이스 클레멘스(Luis Clemens)는 “이 광고를 볼 때 마치 방향 감각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베개가 발밑에 가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불고기를 드세요’라는 메시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인들은 이 광고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요?

동양인들은 사람과 물건의 관계성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연관적’ 사고를 합니다. 한국 사람인 추신수와 한국 음식인 불고기는 전혀 이상한 관계가 아니죠. 그러나 세상과 사물을 '범주'별로 나눠 보는 서양인들은 오히려 혼란스러웠습니다. 추신수의 불고기 광고는 야구라는 '운동'과 불고기라는 '음식', 두 개의 관련성 없는 범주가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죠.



5. 존 플레이어(John Player)

출처: Cigarettes Pedia

과거 홍콩에서는 말보로(Marlboro)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영국의 담배 회사인 존 플레이어는 홍콩시장으로의 진출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검은색 옷이 유행이었는데요. 존 플레이어는 자사의 담배 케이스 디자인도 검은 바탕에 고급스러운 금색 줄이 그어져 있기 때문에 홍콩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홍콩의 구정 명절에 제품을 시판하여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나름 홍콩의 트렌드를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진출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홍콩에서 검은색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홍콩에서 검은색은 불행과 배신을 상징합니다. 특히 구정 때는 '기분 좋은 명절에 재수 없게 무슨 검은색이냐'라며 더욱 대중의 외면을 받았죠.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는 검은색 옷이 유행이었을지 몰라도 홍콩 국민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검은색의 부정적 의미는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인종, 문화, 종교 등이 각양각색인 세계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의 호감을 얻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묘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닐까요?

* 이 글은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51호 '미국인은 추신수의 불고기 광고 이해 못했고, 중국인은 아우디의 심벌에 확 끌렸다'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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