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스토리

스파이더맨은 1962년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그때 15살이었던 피터 파커는 지금 70대에 접어든 노인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2,30대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물론, 연재 주기를 비롯한 만화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만요, 대통령이 계속 바뀌고 공산주의가 무너지는 사회 현상은 다루면서 그에 비해 인물들의 나이는...

그렇기 때문에 마블은 몇 차례나 시간 설정을 조금씩 바꿔왔습니다.
예를 들어, 토니 스타크는 베트남 전쟁에서 사고를 당했으나, 후에 아프간 전쟁인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미스터 판타스틱과 씽은 원래는 2차 세계대전의 참전 용사였지만, 걸프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1998년에 둘이 대학생이었다고 다시 바꿈으로써, 판타스틱 포를 결성한 것은 2000년 이후인 것으로 되었습니다.

마블 슈퍼히어로의 시작은 판타스틱 포부터이므로, 슈퍼히어로의 역사도 2000년 이후부터인 것이 되는 것입니다.

설정 덕후들이 가득한 마블에는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법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조금 복잡할 수도 있으니 잘 따라와 주세요!

2008년, 마블은 실시간의 4, 5년이 마블 유니버스에서는 1년이라는 ‘마블 타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1961년 11월부터 1965년 10월까지의 마블 코믹스의 사건들이 마블 슈퍼히어로의 원년이 되는 것입니다.

마블 타임에 따르면,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는 15년째에 해당합니다.
즉, 마블 1년은 14년 전의 일이라는 뜻이지, 실시간의 1961-65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슬라이딩 타임’이라는 원리입니다. 시간이 유동적이라는 의미이죠.
시간의 기준을 현 시점으로 잡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가 현대 시대에 부활한 것은 몇년도일까요?
<어벤져스> 이슈 4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1945년 4월에 냉동상태에 들어갔다가 현대에 부활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1964년에 출판되었으므로, 마블 타임의 1년째입니다.
그러므로 캡틴의 부활은 14년 전의 일이 되고, 2004년쯤에 부활한 것이 됩니다.

실시간이라면 약 20년 만에 부활한 것이 되지만 마블 타임에서는 약 59년이 되는 셈이죠.
그리고 앞으로 3년 뒤에는 또 마블 타임도 변하므로, 그 연도는 또 뒤로 밀려서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피터 파커가 거미에 물렸을 당시는 15살, 이 역시 마블 1년의 일이므로 15년 전의 일입니다.
그럼 피터는 현재 29살이 되므로 1989년쯤에 태어난 것이 됩니다.

그러나 마블 16년이 되는 2021년 11월의 독자가 따져보면, 거미에 물린 것은 16년 전의 일이 되죠.
그럼 피터는 30살이며 1991년쯤에 태어난 것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설명이 안 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용 중에 특정 날짜나 역사적인 사건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얼티미츠> Vol 2의 이슈 5에서, 갤럭투스는 시공간의 연속체는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다고 말합니다.
독자들이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가줘야 한다는 뜻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