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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토박이 이끄는 소박한 제주 맛집 6

조회수 2016. 8. 8. 17: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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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사투리만 들린다오
제주에서 30년을 살았다. 이젠 블로그나 SNS에서 못 찾을 집도 없고, 호평만 존재하는 곳도, 악평만 존재하는 곳도 없다.

그래서 그냥 필자가 애정하는 집만 담았다. 제주 토박이들을 이끄는 소박한 제주 맛집 6.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맛집은 '개취' (개인적인 취향) 다.
배고픈 제주 학생들의 디딤돌
출처: 한보람 님 제공

분식집이라 해서 우리가 상상하던 분식이 아니다. 코코분식의 메뉴엔 떡볶이나 김밥이 없고, 칼국수와 비빔밥, 육개장이 있다.


그 중 표고버섯이 가득 들어가 있는 진한 국물의 칼국수는,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고, 후루룩 면을 들이켜 보면 맛깔나는 버섯 향기가 적절하게 풍겨 즐거운 느낌을 준다. 


게다가 거의 모든 메뉴가 3,500원. 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 완벽한 맛이 만나, 점심시간에는 반드시 줄을 서야 한다. 그래도 요즘 제주에 '제주 사투리만으로 붐비는' 장소는 몇 없다는 것.

출처: 한보람 님 제공
출처: 한보람 님 제공
술병걸린 자들이여 내게 오라

왠지 회식 다음날에는 항상 땡겨오는 진한 국물. 아라동 천변에 쓰러질 듯 한 집, 간신히 달려 있는 간판, 화장실용 타일로 깔아놓은 빛바랜 바닥이 세월의 더께를 짐작케 해 주었던 '묵은 집'. 고춧가루를 한 숟갈 퍼서 진한 국물에 묻고 나면, 울컥했던 속이 순간 달래지곤 했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의 술 소비량이 전국 1위인 탓이었을까. 깔끔하게 새로 건물을 올렸다 하니, 맛도 새로워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도청 공무원들의 점심 맛집

사실 최근 '몸국' 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 적잖게 놀라고 있다. 돼지 누린내와, 모자반 특유의 끈끈함이 처음 먹어보는 이들에게는 편하지많은 않았을 터인데. 알고보니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부자가 함께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왔었다니, TV의 힘, 죽지 않았다. 


하여, 본래 몸국은 제주 사람들이 잔치를 벌일 때 먹던 음식이었으니, 주 메뉴로 삼는 집은 주로 관광지보다는 도청, 군청 근처에 있게 마련이다. 우리집밥상은 개업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오랫동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온 주인장 가족을 잘 아는 만큼 몸국의 오리지널리티와 맛은 보장한다. 단, 처음먹어보는 사람은 도전하는 기분으로 임할 것!

땀흘린 서귀포 노동자의 휴식처

네비로도 찾기 힘든, 맛집이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 왜 이런집이 있을까. 


서귀포 두루치기로 따지자면, 1인분 3천원의 혜자가격을 자랑하고, 술을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던 용이식당이 있다지만, 필자는 토평 동성식당을 더 애정한다. 제주 돼지 삼겹살을 먼저 굽다가, 콩나물과 무채, 파채, 감자를 통채로 볼 넓은 냄비에 쏟아넣고, 함께 볶으면 끝. 함께 나오는 미역오이냉국은 몇번이나 리필을 했는 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동성식당이 위치한 토평동은 감귤밭과 공업단지, 군부대가 인접한 지역이라 점심-저녁 시간에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 노동자들이다. 제주인의 진짜 흙뭍은 숟가락질의 역사가 이 집에 있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마라

세상에 식당 이름이 '맛있는참세상' 이다. 그나마도 간판의 글씨가 다 바래어 '참' 글자만 겨우 읽을 수 있었다. (곽지해수욕장변에 있다가 지금은 저지리 근처로 옮기며 간판은 바꿨다) 70년대에도 이런 촌스러운 네이밍 센스가 풍겨오는 집은 없었을 게다. 게다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흰색 기름종이가 테이블마다 깔려있는 비쥬얼이라니..


그러나 큰 칼국수 대접에 문어가 한마리 통채 들어있는 모습으로 편견을 꼬집어준다. 두툼하게 잘라 해물이 진하게 우려진 국물, 면과 함께 들이키니 이제는 식당이 잘생겨 보이기까지 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트랜스퍼 효과가 이런 곳에.


다만 계산할 때쯤 되면 만만찮은 가격에 레드 썬.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은 주의하라.

제주에서 회란 회는 거의 다 먹어보고 내린 결론은, 광어회나 객주리회는 여기저기서 비슷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여느 해변 도시가 다 그렇듯, 오히려 바닷가에서 좀 떨어져 있는 횟집이 가격도 싸고 정갈한 음식이 나오는 법. 제주 도청 근처에 있는 이 곳에서는 잘 숙성시킨 삼치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밑반찬도 숙성회와 아주 잘 어울리게 구성해, 회식장소로 잡게 하는 요인일 것. 


윤기가 흐르는 삼치회 한 점을 들고 두꺼운 김에 올려놓고, 마늘과 부추, 밥을 적당히 올린 후 특제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술술 넘어가, 꼭 추가를 하게 만드는, 마력의 횟집. 마지막 회 한점이 남아 있으면 어지간해선 양보를 못 하게 만드는 안면몰수의 집.


제주로 오는 지인들이 '회' 를 먹고 싶다 할 때마다 '바다도 안 보이는 데라 투덜거려도' 데려가는 곳. 나올 때는 반드시 최고라는 평을 들을 것이다.

출처: Logan Kim 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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