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치매치료 1인자 "나도 치매 걸렸다..내 체험 전하고파"

조회수 2018. 6. 20. 08: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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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증이라 해도 보통 생활 가능"

하세가와 가즈오(長谷川和夫·89) 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인지증(치매) 의료의 일인자다. 


1974년 그가 내놓은 ‘하세가와 스케일’은 인지증진단에 널리 쓰이는 국제표준이 됐다. 1970년대에 인지증 환자들을 낮 시간에 돌보는 ‘데이케어 센터’를 처음 만든 것도 그였다. 


이런 그가 88세를 넘으면서 자신이 인지증 환자임을 공표했다.
6월 7일 도쿄 스기나미(杉竝)구에 자리한 ‘인지증 돌봄연구연수 도쿄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출처: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10월 스스로 인지증이라 공표했다. 망설임은 없었나.


“전문의로 꽤 유명한 나도 (인지증을) 체험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강연 등을 통해 내 체험을 전하면 인지증이라 해도 보통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면 인지증 환자가 안심하고 살아갈 환경 만들기에 도움이 된다.”


대개의 인지증은 근 10년에 걸쳐 진행된다. 첫 3년간은 시간이 애매해지고 그 다음 3년은 공간이 확실하지 않게 되며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보게 된다. 


그의 경우 시간 개념이 애매해진 상태다. 하세가와 박사는 “약을 먹고 있으니 이 단계에서 멈추고 나머지는 저 세상에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가 되어 새로 발견하는 점이 있는가.


“평소 데이케어센터에 다니라고 환자들에게 권해왔는데 내가 가게 됐다. 지난해 6월 넘어져서 팔꿈치가 부러진 뒤 매주 하루씩 다녔다. 일하는 사람들이 이용자 한 명 한 명의 정보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공부했다.”


―의학이 발달하면 언젠가는 치료약도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


“글쎄, 노화를 되돌리는 약이 없는데 뇌의 노화만 막을 수 있을까.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나이와 더불어 늘어나는 것은 자연현상이다. 이걸 없앤다는 건 자연에 역행하는 게 된다. 언젠가 그런 약이 개발될지 모르지만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늙는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한국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가능한 일일까.


“국가가 본격적으로 인지증을 관리하겠다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이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잘하는 일이라 본다.”


―앞으로 계획은….


“가능한 선에서나마 사회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인지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은 그렇게 하다가 죽으면 쉬려 한다(웃음).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두려움도 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위 기사는 동아일보 기사 치매 걸린 日치매치료 1인자 “환자중심 돌봄, 내 체험 통해 알릴것”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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