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으로 빌라 3채를 낙찰받다

조회수 2018. 6. 18. 16: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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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승부사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 아파트 분양, 실투자금 2,000만원’이라고 현혹하는 벽보나 현수막이 많이 눈에 띕니다. 아파트는 지어놨는데 분양이 안 돼 시행사측에서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을 무이자로 알선해주니, 실제 아파트 한 채를 취득하는 데 들어가는 투자금이 2,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대출이 80~90%나 되면 분양받는 입장에서는 온전히 내 집이라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실수요 목적이라면 모를까, 임대수익을 노리고 매입했다면 소위 깡통주택이라는 오명 때문에 전세든 월세든 임차인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돈 5,000만원으로 약 59㎡(18평)의 신축빌라 3채를 매입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5,000만원은 대출 없이 순수한 투자금을 말합니다. 취득세 등의 비용을 제하면 1채당 평균 1,500만원 정도에 매입한 꼴인데,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매입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일반매매시장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이니 시야를 다른 쪽으로 넓혀보세요. A씨는 경매로 이 빌라를 매입했습니다. 당시 빌라 한 채당 감정가는 5,500만원이었으나 수차례 유찰을 거쳐 최저가가 1,10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A씨는 이 물건에 과감하게 응찰해 낙찰받았습니다.


원목으로 마감해 내부 또한 근사한 이 빌라가 감정가 대비 20%대까지 떨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물건은 특수물건 중에서도 난이도가 꽤 높은 물건이었습니다. 우선 공사업자의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었고요. 낙찰자가 잔금을 내고 이 집의 점유를 넘겨받기 위해서 떠안아야 할 공사대금은 이자까지 포함해 약 3,000여만원. 게다가 대지지분 없이 건물만 낙찰받아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법원에서 제공하는 매각물건명세서에 ‘건물만 입찰, 토지소유자로부터 건물철거판결 확정되어 있음’이라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A씨는 용감하게 응찰하여
두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이 물건들을 낙찰받았습니다.

물론 사전에 철저한 현장조사를 거쳤고, 이를 통해 확인한 사실관계대로라면 유치권자를 인도명령으로 충분히 내보낼 수 있다는 필자의 조언을 들은 후 였습니다.


낙찰 후 잔금을 내면서 곧바로 유치권자를 상대로 인도명령을 신청했고 약 한 달 후에 인도명령이 인용되었습니다. 실제 공사업자가 점유하고 있었지만, 본 물건에 대한 공사대금이 아닌 타 물건 공사대금으로 유치권을 신고한 터라 견련관계가 없음을 부각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특정일시에 강제집행하겠다는 예고절차인 계고 집행이 있은 얼마 후 유치권자는 자발적으로 집을 비웠습니다. 이렇게 유치권자와의 싸움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습니다.

출처: <경매승부사들>

그러나 처음부터 이 물건의 부담은 유치권이 아니었습니다. 철거판결을 보유하고 있는 토지소유자와의 기싸움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A씨는 토지 소유자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토지를 싸게 매입할 것이냐, 아니면 역으로 토지소유자에게 건물을 헐값에 뺏길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토지소유자와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토지소유자도 경매로 토지를 낙찰받은 경매인이었습니다. 원만한 협의를 위한 A씨의 노력이 무색하게 토지소유자는 건물을 헐값에 사들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왔습니다.


건물철거판결이 있으니 조만간 철거하겠다는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내왔고, 철거집행의 사전절차로 현재 점유 중인 사람을 내보내는 퇴거집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당시는 낙찰받은 뒤 월세를 놓아 세입자가 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 낙찰가의 반값에 건물을 넘기라고 회유해왔습니다. 경매학원 어딘가에서 배웠음직한 뻔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필자의 조언대로 무응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아니, 무응답이 아니라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침묵으로 완강한 거부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 물건은 비록 철거판결이 확정되어있다 하더라도 사실적, 물리적으로 철거가 불가능한 빌라였고 이 점은 건물소유자가 협상의 칼자루를 쥘 수 있는 중요한 카드였습니다.


다만, 토지소유자는 이 카드의 액면만 보고 그 가치를 낮게 평가했고 이를 무시한 상태에서 쓸데없이 시간낭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전방위적인 압박에 A씨는 일부러 가끔 겁먹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협상의사를 내비친 것입니다. 물론 협상조건은 상대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야 토지소유자는 신이 나서 더욱더 쓸데없는 일에 매진할 것이고, 결국 진이 빠져 정작 중요한 때는 힘을 못 쓸 것이라 게 우리 쪽의 살뜰한 계산이었죠.

건물소유자가 전혀 신경도 안 쓰는데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증명이고, 가처분이고, 퇴거집행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결국 1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제풀에 지친 토지소유자는 백기를 들고 투항했습니다. A씨는 이 물건을 한 채당 4,500만원에 토지소유자에게 매각했습니다. 원래는 토지를 싸게 매입해서 6,000만원에 3채를 모두 전세 놓을 생각이었지만, 토지소유자의 간곡한 요청에 못 이겨 선심 쓰는 척 넘겨주면서 작은 조건을 하나 달았습니다. A씨에게 부과될 양도소득세를 토지소유자가 납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물건의 수익을 분석해보자. 낙찰가가 한 채당 평균 1,500만원이니 1년 만에 한 채당 3,000만원의 수익을 냈고, 모두 3채를 매각했으니 원금을 전부 회수하고도 추가로 9,000만원의 현금흐름이 발생했습니다.


투자금은 단돈 5,000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수익의 전부가 아닙니다. 이 물건의 경우 점유자인 유치권자를 단기간에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바닥에 원목이 깔려있고 빌트인 가구들로 내부가 깔끔하게 장식된 신축빌라를 철거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그냥 비워둘 필요가 있을까요?


A씨는 낙찰받은 뒤 곧바로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세입자 알선을 부탁했지만 모두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습니다. 오랜 기간 분쟁이 있었던 이 물건을소개해주었다가 세입자에게 원성을 듣고 법적인 책임까지 부담하게 될까 걱정해서였습니다.


A씨는 생각을 바꿔 온라인 직거래장터에 이 매물을 월세로 올렸습니다.


물론 근사하게 수리된 내부구조 사진, 보증금과 월세를 시세보다 한참 낮춰주겠다는 매혹적인 코멘트와 함께 말입니다. 일주일 만에 모두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조건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으로 1,500만원을 보증금으로 회수해 실투자금은 3,5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토지소유권자에게 넘기기 전까지 꼬박꼬박 월세를 받았으니 이 또한 계산해보면 수익률이 나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어디 가서 약 59㎡(18평)짜리 신축빌라를 단돈 1,500만원에 매입할 수 있을까요?여기저기 둘러봐도 경매시장이 유일합니다. 다만, 특수물건 경매에는 늘 위험이 따름을 경계해야 합니다.


꾸준한 공부로 각각의 특수물건을 다루는 툴을 익힌다면 이 꿈같은 일이 당신에게도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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