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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나의 첫사랑" 넥슨코리아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 개최

조회수 2018. 4. 25. 21: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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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넥슨코리아 대표로 선임된 이정헌 대표와 게임 개발 총괄 정상원 부사장, 라이브 운영 총괄 강대현 부사장이 참석

넥슨은 4월 25일 넥슨 사옥 내 1994 홀에서 넥슨코리아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를 개최했다.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미디어 토크에는 지난 1월 넥슨코리아 대표로 선임된 이정헌 대표와 게임 개발 총괄 정상원 부사장, 라이브 운영 총괄 강대현 부사장이 참석해 지금까지의 넥슨과 앞으로의 넥슨에 대해 이야기했다. 넥슨을 주제로 한 책 '플레이'의 저자인 에스콰이어 신기주 편집장이 사회를 맡았다.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넥슨 이정헌 대표는 "나는 사원으로 넥슨에 입사해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지켜봐 온 구성원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넥슨의 발자취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의 결실은 이번 조직 개편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 이정헌 대표 "두려움도 있었지만 김정주 사장 면담에 마음 잡아"

먼저, 이정헌 대표와 관련된 대담이 진행됐다. 이정헌 대표가 선임한 것은 1월이지만, 내정이 결정된 것은 2017년 12월이었다고 한다. "처음 듣자마자 10초는 너무 좋았다. 부모님 생각, 가족 생각도 났다. 영광스러운 자리니까." 대표가 된다는 말을 들었던 이정헌 대표의 소감이다.

▶ 넥슨 이정헌 대표이사

하지만 기쁨은 그날 저녁 사라졌다. 매출 2조가 넘는 넥슨이 자신의 임기 중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나갈지에 대한 걱정이 엄습했다.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이정헌 대표의 두려움을 없애준 것은 김정주 창업자였다.

회사가 변화하려면 지금보다 매출이 1분의 1, 100분의 1이 되면 되지 않을까?

김정주 창업자와의 면담에서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이정헌 대표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곧 속내를 깨달았다. "고정관념과 압박을 내려놓고 원점에서 생각해보라고, 권한이 주어진 동안 나의 생각과 철학을 펼쳐보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고 이정헌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네오플 시절부터 함께 일했던 강대현 부사장은 이정헌 대표를 '사람에 대해 훨씬 더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라 평했다. 사업을 할 때도,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있어서도 유저의 깊은 감성을 이해하고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숨은 니즈를 발견한다는 면에서 탁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전임 대표인 박지원 대표와는 다른 면모다. 박지원 대표가 "사람이란 변수를 빼고 생각하는 게 몸에 베였다"라고 말할 정도로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람이었다면, 이정헌 대표는 좀 더 인간에 집중하는 식이다.


 

전임 대표와 다른 자신의 특징이 넥슨에 필요한 덕목이냐는 질문에 이정헌 대표는 "라이브 서비스는 한 사람의 머릿 속에서 모든 게 이뤄지지 않는다. 개발, 운영, 사업, QA 등 모든 구성원이 한사람의 유저로서 어떻게 게임을 만들어나갔으면 하는지 정답을 찾아나갈 때 성과가 좋았다."라며, "박지원 대표와는 충돌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와의 충돌을 통해 나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정상원 부사장 "성과 부진은 인정 ... 다양성 표방한 라인업으로 기회를 잡겠다."

이어 정상원 부사장에 대한 대담이 진행됐다. 정상원 부사장과의 대담에서는 최근 화제가 됐던 넥슨의 개발 조직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모바일 흥행작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정상원 부사장은 "동의한다. 4년 전에는 프로젝트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4년 사이에 대규모 투자와 IP, 사운을 걸고 승부하는 게임들을 출시하며 재무적인 성과가 부족해졌다."라고 말했다.

▶ 넥슨 정상원 부사장

그러면서도 단순히 재무 성과만을 위해 트렌드에 맞는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유저 입맛은 계속 변화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 여러 스튜디오를 둬서 대응하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출은 관심 없다."라고 이야기했던 야생의 땅: 듀랑고의 기자간담회에서의 정상원 부사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상원 부사장과 함께 개발 조직을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한 이정헌 대표는 이런 정상원 부사장의 고집에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원 부사장이 오고나서 신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다양성을 표방해 진행됐다."라며, "다양함 안에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개발 조직을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하면서 이전과 달라지는 부분도 생긴다. 대표적으로 각 스튜디오에 직접 채용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며 개발 자율성을 보장하고, 각 개발 스튜디오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내부 인큐베이션 기간을 늘렸다.


 

정상원 부사장은 "책임과 보상이 함께 하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에서의 자유를 보장하고, 성공했을 때는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상원 부사장은 중간에 조언의 역할을 한다. 혹 출시한 뒤 매출이 좋지 않거나 출시되지 못했을 때는 '이번에 잘 했으니까 또 해보자'라고 위로하고,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 강대현 부사장 "인텔리전스 랩스는 넥슨의 엣지를 살려주기 위한 연구 조직"

이정헌 대표는 "넥슨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넥슨의 무기인 PC 온라인 게임의 오랜 라이브 서비스를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그 역할을 '인텔리전스 랩스'가 담당해줄 것이라 이야기했다.

▶ 넥슨 강대현 부사장

인텔리전스 랩스에 대해서는 강대현 부사장이 설명했다. 인텔리전스 랩스는 넥슨의 큰 강점인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하고 고도화하려는 조직이다. 새로운 게임이라도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기존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조 강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저가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에는 다른 부분이 많고, 이 갭을 공략하는 것이 넥슨에게 가장 중요한 공략 포인트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 신임 경영진이 생각하는 5년 뒤 넥슨은? 그리고 넥슨다운 게임이란?

마지막으로 5년 후 넥슨이 어떤 기업이 되길 바라는지, 그리고 넥슨다운 게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이정헌 대표는 "5년 후에도 회사 문화는 지금과 같았으면 좋겠다. 또, 늘 다양성을 추구하고 세상에 없던 것을 탐구하고 만들어내려는 열정이 계속 남아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서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정상원 부사장은 넥슨다운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생각하는 넥슨다운 게임은 유저들에게 "넥슨이 이런 게임을 다 만들었네. 훌륭하다."라는 말을 듣는 게임이다. 그리고 게임 오브 더 이어 후보에라도 오를 수 있는 게임이 나오는 게 궁극적인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에스콰이어 신기주 편집장은 "플레이를 쓸 때 넥슨에는 원심력과 구심력이 있다고 했다. 원심력은 매출, 실적, 성과 등 성장하려는 성질이고, 구심력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이 구심력은 넥슨에만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심력과 구심력이라는 넥슨의 원형적인 모순은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오늘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라고 정리하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 스튜디오 체제에서 스튜디오 장들에게 어느 정도 재량권을 주는가? 듣기로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 인력도 자유롭게 채용할 수 있다고 하던데.

정상원: 나도 취향이 있고,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트렌드도 계속 변화한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대해서도 예산 한도 내에서 채용 등을 알아서 하도록 하고, 게임을 외부에 알릴 수준까지는 알아서 만드는 구조, 굳이 허락받으며 만들지 않는 구조라고 이야기했다. 향후 채용할 때는 넥슨코리아라는 브랜드보다는 각각의 스튜디오에서 어떤 종류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어떤 종류의 게임이라면 어떤 스튜디오가 좋겠다는 식의 스튜디오 브랜딩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다.


 

- 기존 개발 중인 게임도 새로 배정해준다고 하던데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정상원: 기존 개발 중인 게임들은 각 스튜디오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배정했다. 예를 들어, RPG를 좋아하는 곳에는 RPG 장르의 신작 개발을 배정하는 식이었다.


 

- 정상원 부사장의 스튜디오에서의 역할은?

정상원: 띵소프트에서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며, 차후 스튜디오간 방향 조율과 컨설팅을 맡게 된다.


 

- 넥슨은 2000년부터 사업 출신과 개발 출신이 번갈아가며 대표를 맡았다. 오랜 기간 넥슨에서 근무한 입장에서 대표의 출신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지 궁금하다.

이정헌: 공교롭게도 그렇게 됐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넥슨에 개발자로 입사하고 중간에 사업으로 전직했다. 그 사이에 개발자 출신 대표와 사업자 출신 대표가 번갈아 오면서 넥슨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조가 바뀌거나 방향성이 달라진다거나 하는 일은 크게 없었다. 성과적인 측면이 다르긴 했지만, 리더에 따라 회사 내부 방향성이 바뀌는 것은 체감하지 못했다. 나도 이번에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제일 많은 고민을 하는 영역은 신규 개발 쪽이다. 사업적인 것도 해야겠지만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로서의 넥슨이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 '돈슨'이라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게임이 듀랑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업적으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미지 개선이라는 명분이 스스로 추구해야하는 사업적인 부분의 발목을 잡는다고 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정헌: 과거 '돈슨의 역습'이란 키워드를 지스타 슬로건으로 발표했었다. 유저에 대한 선언도 있었지만, 내부에 강한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도 있었다. 이후 넥슨 내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듀랑고의 매출은 많지 않아도 듀랑고를 즐겨주는 유저 수는 상당하다. 우리는 듀랑고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서비스를 이어갈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10년 이상 서비스하는 게 모토였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게임, 사랑 받는 게임이 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천년만년 확률형 아이템으로 실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도 몇년 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게임회사로써도 고민해야하는 부분이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 회사들이 다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 장르와 플랫폼 다양화, 글로벌 시장 인수합병, IP. 이 세 가지 포인트에 대한 투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정헌: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소위 중점 투자 장르 같은 전략을 세우고 움직이진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세상에 없던 재미있는 게임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열려있다. 큰 회사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인 게 있고, 요즘에는 스타트업이나 인디게임을 만드는 회사들도 많이 보고 있다. 딱히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만드는 이의 철학, 신선함에 포커싱을 맞춰 여러 곳을 보고 있다.

정상원: 내 입장에서 볼 때는, 예전의 기업 인수 합병은 인수하고자 하는 회사의 매출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회사의 현재 매출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재미를 갖고 있거나, 매출이 앞으로 확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의 경우 게임만 생각하면 콘솔로의 확장을 진행하고 있고, IP는 현재 넥슨 IP가 오래된 감이 있어서 살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고, 해외 IP와도 적극 컨택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IP가 왕이라는 생각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IP만 탐닉하면 새로 만드는 것에 소홀해질 수 있어서 새로운 IP 개발에도 노력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LA에 스튜디오를 세워 새로운 게임도 만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듀랑고처럼 글로벌을 타겟으로 만드는 게임들이 있다.


 

- 기조 강연에서는 빅데이터와 AI를 통해서 블라인드 스팟을 찾을 수 있고, 이를 모든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장르가 다 달라서 적용이 어려울 거 같은데, 어떤 형태로 적용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강대현: 우리의 연구 결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축구 게임과 FPS의 경우, PVP라는 점을 제외하면 장르가 완전히 다름에도 공통화된 노하우를 축적해보자고 하면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적을 죽였다는 행위를 골을 넣었다고 치환하고, 패스나 드리블 같은 축구에서의 행동을 FPS에서는 작은 공격, 트릭 사용 등으로 치환해 분석하면 양상이 비슷해진다. 이런 식으로 다른 게임에도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정형화된 알고리즘으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니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으로 만든다.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이 같을 필요가 없다. 로그가 같고, 전체적인 매커니즘만 같으면 똑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보고 넥슨이 빅데이터와 AI를 BM에 적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계획이 있는가?

강대현: 사업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인텔리전스 랩스에는 BM 조직이 없다. 지금 시점에서 자신있게 이야기드릴 수 있는 건 당장 돈을 뽑기 위해 이 문제에 접근하면 게임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게임들이 한 번 들어온 유저에게 최대한 많은 과금을 유도하고, 그 유저가 실망하고 나가는 케이스가 반복되는 게 아쉽다. 크게 봤을 때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 유저들이 게임 자체에 흥미를 잃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린 유저가 게임을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에 훨씬 집중하고 있고, 우리의 연구 역시 여기에 95%이상 할애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정상원: 내가 바라보는 인텔리전스 랩스의 역할은 빅데이터를 통해 플레이어의 패턴을 보고 어떤 이유 때문에 게임에 이탈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어떻게든지 BM을 적용해보겠다는 것은 멀리 나간 것 같다.


 

- 오웬 마호니에게 이정헌 대표 선임에 대해 물어봤더니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인재라는 평가였다. 이정헌 대표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정헌: 나를 좋게 봐주고, 나를 많이 믿어주는 넥슨 코리아 동료들이 많은 게 나의 장점인 거 같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10년 넘게 같이 일을 해오면서 함께 꿈을 꾸는 직원이 많은 것 같다. 나와 같이 순수한 열정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던 이도 많다. 그들 곁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게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 혼자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모든 의사결정 체제도 그렇게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임기 동안 검증된 이들과 좋은 토론 나누며 의사결정을 해나간다면 앞으로도 오래갈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개인적인 바람은, 15년 전 모든 아이들이 다오, 배찌를 보며 좋아했던 것처럼, 내가 임기가 끝날 때 즈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모두가 좋아하는 IP나 캐릭터가 넥슨에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 곧 주 52시간 노동 시간 단축이 시행되는데 대비하고 있는가?

이정헌: 우리도 이에 맞춘 인사 제도,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조만간 직원들에게 준비된 내용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 조직 개편과 관련해 나중에는 분사를 염두에 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더라. 그럴 가능성이 있는가?

정상원: 다른 회사처럼 자회사로 분사한 다음에 뗏목에 먹을 거 실어서 보내버리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는데, 우리는 스튜디오 체제로 나누긴 하지만 법인 소속은 그대로 유지된다. 분사를 통해 책임을 떠넘기거나 할 계획은 전혀 없다. 같은 회사 안에서 게임을 만들 때 결정 라인을 단순화하고 빠르게 하려고 결정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


 

-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도 게이머도 본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정리가 안된 상황이다. 이것도 인텔리전스 랩스에서 연구해볼 주제인 거 같은데.

강대현: 확률은 굉장히 민감한 주제다. 확률형 아이템에서 어떤 아이템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확률 연구고, 필드에서 어떤 몬스터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얼마나 자주 리젠되는가에 대한 것도 확률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전자는 건드리면 안되는 상품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연구해볼만한 주제는 후자에 가깝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당연히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처럼 잘못하면 유저에게 피해가 갈 수 있고,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공지를 하려고 한다. 1%라면 정말 1%인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확률만 해도 연구 주제가 많은데, 단순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연구로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콘솔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정상원: 현재 콘솔에 진입하는 방법은 PVP 베이스의 유저 경쟁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가 그랬고, 우리도 그런 게임을 몇 가지 만들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해보고 싶은 건 스토리텔링이 있고 엔딩이 있는 게임이다. 스티브 잡스가 죽음이 있어야 삶이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도 엔딩이 있어야 감동이 생긴다. 넥슨은 노하우가 전혀 없지만, 계속 시도해서 프리 투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PVP나 온라인 기능이 없더라도 넥슨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나 계속 생각하며 추진해보고 싶다.


 

- AI 연구가 라이브 서비스에 치중돼있다. 개발 보조를 위한 AI 활용 계획은 없는가?

강대현: 기조 강연에서의 예시는 대부분 라이브 서비스 관련이었다. AI를 개발에도 접목할 계획도 물론 있다. 단지, 라이브 서비스에 접목하는 게 우선 순위가 높을 뿐이다. 우리는 이미 무형으로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유형으로 시스템화를 해서, 다른 게임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런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노하우는 방치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그 전에 빠르게 모아서 시스템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 보조를 위한 AI로는 지형의 절차적 생성을 위한 AI나, 넥슨이 서비스 중인 용량이 큰 도트 게임들을 위한 전용 딥러닝 압축 시스템을 만든다거나 하며 다양한 분야로 활용하고 있다. 비중을 굳이 따지자면, 서비스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시스템화하는데 90%의 비중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거 같다.


 

- 회사가 준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가 있는가?

이정헌: 솔직하게 말해서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뭘 해야할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이 많고 두려웠다.


 

- 이정헌 대표는 넥슨을 아끼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왜 그렇게 넥슨을 아끼는지 궁금하다.

이정헌: 1998년,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게임을 접했다. 당시에는 PC방이 아니라 PC 카페였는데, 거기서 처음 접한 게임 안의 세상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나중에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감동의 10~20배는 됐다. 그때 처음 본 넥슨 로고가 나한테는 인생에 있어서 충격적인 만남이었다. 대학생 때는 공부도 안하고 게임만 했지만, 넥슨 로고를 처음 봤을 때부터 꼭 여기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넥슨을 알게된 지 20년이 넘었고, 이제는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 하게 됐다. 첫사랑인 거 같다. 그래서 나도 내 인생 안에서 넥슨을 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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