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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캐주얼한 중국산 MMORPG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

조회수 2018. 3. 20. 15: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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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함은 좋은데..

유명한 타이틀의 리부트 게임이 갖는 장단점은 비교적 확실한 편이다. 기존 게임의 팬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동시에 원작만 한 매력이 있는가에 대한 엄격한 잣대.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은 이런 점과 더불어 한 가지 기준이 더 적용된다. 중국에서 선출시 된 중국에서 만든 게임이라는 점 때문이다.


    

중국에서 선출시 된 중국에서 만든 게임. 모바일 게임을 많이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중국 게임이라고 하면 일단 별 기대치가 없다든가 다 똑같다든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게 보통일 것이다. 여러 중국 게임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들 기본적인 체계나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라그 M은 중국계 MMORPG의 틀을 벗어난 게임은 아니다. 그 틀 안에 존재하며 때문에 단점이 여전히 들어가 있다. 허나 나름의 매력도 없지 않다. 하지만 라그나로크라는 타이틀에 걸린 기대만큼은 아니다.

자동 이동이 없…지는 않지만…

자동 이동은 어떤 의미에서는 유저를 편하게 해 주는 기능일 수 있다. 하지만 MMORPG에서 자동으로 이동한다는 건 장르의 특성 중 하나를 배제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에서였는지, 라그 M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자동 이동은 없다. 퀘스트 창을 누르기만 하면 알아서 움직이던 캐릭터는 멀뚱히 유저를 쳐다만 볼 뿐이다. 미니맵을 확인하고 퀘스트 지역을 보면서 직접 이동해 줘야 한다. 워프나 지역 저장 등의 기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동 가능 지역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나름대로 동선을 파악해 가며 움직여야 한다.

때문에 퀘스트를 읽어야 한다. 뭐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으나 사실 모바일 게임 하면서 텍스트 다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프롤로그에서 흔히 나오는 납치된 공주와 강력했던 과거, 하지만 지금은 추풍낙엽처럼 장비 하나 제대로 없는 용사 아닌 용사가 된 캐릭터에 강제 빙의 당해야 했던 수많은 모바일 RPG를 기억한다. 하지만 라그 M의 경우 그런 방식의 스토리는 없다.


    

문제는 퀘스트를 읽고 이동한다 하더라도 매번 가상패드로 조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미니맵에 표시된 위치를 터치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 미니맵이 전체 화면에서 눈에 잘 띄지 않고 보기에도 다소 불편하다는 점이다. 아이콘 등으로 대략적인 표시가 되어 있기는 하나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고 지명이 표시되지 않아 알아보기 쉽지 않다.

▶ 화면 어디에서나 가상패드가 활성화되지만…쓸 일은 많지 않다

오밀조밀 플레이 일지, '모험 수첩'

▶ 갈 길이 먼 쪼렙

라그 M의 독특한 시스템 중 하나는 바로 모험 수첩이다. 말 그대로 캐릭터가 퀘스트를 수행하고 필드를 돌아다니는 모험에서 보고 얻은 것들이 저장되는 기능이다. 단순한 통계로는 몇 미터를 돌아다녔는지부터 어떤 몬스터를 마주쳤는지, 어떤 NPC와 만났는지까지 온갖 정보가 저장된다.


   

잡몹이나 NPC, 지역별 명소 등에 도착해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앨범에 저장이 되고 이를 통해 일정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빵빵하게 들어간 PC MMORPG를 플레이하면서 자캐 사진 한 번쯤은 다들 찍어보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단순한 커스텀으로 구성된 라그 M에서 스크린샷 촬영이라니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 카메라 기능으로 찍었던 이미지는 앨범에 저장된다
▶ 꽤나 디테일한 카메라 기능

하지만 카메라 각도나 배경 등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고, 특정 명소에서 사진을 촬영해 모을 경우 모험 경험치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전투나 퀘스트 진행 같은 RPG 본연의 플레이 이외에도 부가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한다. 단일한 구성으로 인해 모든 유저가 같은 플레이를 하게 되는 보통의 RPG와는 달리, 게임 속 세계를 좀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도록 기획되어 있다.


   

단 이를 통해 스탯 영구 증가효과를 보상하는 등의 방식은 이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바꿔놓는다는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나온 유사 장르 게임들의 도감 기능이 부가적이지 않고 자동사냥을 유도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얄팍한 깊이, 과연 모바일의 한계일까

귀여운 분위기, 자유로운 퀘스트 진행,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시스템...뭐 장점은 충분히 소개한 것 같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게임 체에 흡인력이 있는가 하면,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강렬한 스토리라인이라든지 박진감 넘치는 전투라든지, 혹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래픽이라든지 뭔가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라그 M에선 셋 중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 퀘스트 진행 중 말풍선 외엔 연출이 없다는 점도 한몫하는 듯

사방에 널려 있는 퀘스트는 허다하게 많지만 모든 퀘스트가 서브 퀘스트 느낌이다. 예를 들어 메인으로 진행하는 평화수호 퀘스트가 있다고 하면, 리어카 앞에 서서 지나가는 유저마다 붙잡고 자기 대신 짐 좀 옮겨달라 하는 심부름 수준의 서브 퀘스트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라그 M에서는... 대부분의 퀘스트가 후자 느낌이다. 때문에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이야기-물론 대부분의 게임이 상당히 지리멸렬한 얘기를 하곤 하지만-는 보이지 않는다.


   

전투는 소프트함의 끝을 보는 수준이다. 스킬 트리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스탯 역시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직접 정해서 찍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전투는 크게 다른 점이 없고 액션감도 떨어지기 때문에 전투 자체로는 재미가 없다. 그래픽의 경우는 뭐...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사소하게 불편하다. 같은 NPC에게 연계 퀘스트를 받는 상황인데도 일단 완료하고 나서 다시 말을 걸어야 한다. 쓸데없는 진행이 추가되는 셈이다. 완료하고 나서 그다음 팝업이 나오지 않아서 별생각 없이 다음 퀘스트로 이동하려다, 그제야 연계라는 걸 깨닫고 다시 터치했을 때 느낀 그 불합리함이란.. 거기다가 연계 퀘스트를 받아도 그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는 일일이 확인해줘야 한다.

▶ 거기다 퀘스트 창 UI는 좀…알아보기 힘들다

캐주얼한 귀여움, 나름의 디테일…그리고?

MMORPG에 있어서 자유도라고 하는 건 콘텐츠적인 의미라기보다는 선택의 자유에 가깝다. 정해진 틀과 프로세스에 맞춰 플레이하는 게 보통인 일반적인 모바일 RPG와 달리 MMORPG의 경우 '어디로 이동할지', '어떤 콘텐츠부터 플레이할지' 등등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로 오면서 이런 선택의 자유는 거의 없어지다시피 한 지 오래다.


    

MMORPG라고 나온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퀘스트라인 외에 다른 루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 생각 없이 터치만 해도 자동으로 이동하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그런 게임들이 대다수였다. 사전적으로는 MMORPG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글쎄, 그게 진짜 우리가 기대하는 MMO였을까.

▶ 그래도 넌 반갑더라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이 바로 우리가 기대했던 모바일 MMORPG라고 하기는 어렵다. 독특한 시스템이 있고 오픈된 필드가 존재하며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있지만, 자유도 높은 MMORPG라기엔 어폐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정확히는 '자유로운 선택이 일부 가능'한 정도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합리적이라기엔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은 UI 구성, 너무 캐주얼한 전투 방식 등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귀엽다, 예전 느낌이다라는 말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픽도 근래의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이 나쁜 게임이라는 건 아니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뭔가는 없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젤다라든가) 시스템이고 상상 가능한 범위에 있는 콘텐츠다. 요컨대 참신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주얼한 매력만큼은 좋은 점수를 매길 만하다. 하지만 원작 타이틀 ‘라그나로크’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글/ 김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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