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배틀그라운드와는 다른 맛, 극현실주의 서바이벌 게임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조회수 2017. 7. 25.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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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와 리얼리즘 서바이벌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플레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모니터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은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이었으며, E3의 '보여주기식' 트레일러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생생했었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플레이 영상에는 게임의 가능성이 확실히 담겨 있었으며,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추가하려는 기능들도 명확하였다. 그러나 얼리 억세스 게임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때문인지, 아니면 하드코어 게임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일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언젠가 개발이 완료될 게임' 중 하나로 취급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차에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나는 뭔가에 홀린 사람마냥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알파 단계에 불과하고, NDA마저 걸려있으며, 심지어 알파 테스트의 접근 권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함에도.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첫인상만으로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곧 클로즈 베타 단계에 접어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 대한 소개와 개인적인 감상을 전하고자 한다. 

 

언어의 장벽과 가격의 부담 등으로 아직 구매하지 못했거나, 차후에 플레이할 의향이 있을 한국의 하드코어 게이머에게 선택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게임인가?

얼핏 보기에는 '배틀그라운드'나 'DayZ'같은 게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플레이는 사뭇 다르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하드코어와 리얼리즘은 'ARMA 3' 그리고 'SQUAD'같은 게임의 하드코어와 리얼리즘과는 다르다. 

 

워낙 독특한 게임인지라 비교할만한 게임을 꼽기가 쉽지가 않지만, 굳이 비슷한 게임을 꼽으라고 한다면 '스토커 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쉽게도 '스토커 시리즈'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한국에서는 그다지 유명한 게임이 아닌 만큼.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 대해서 최대한 자세히 서술해보고자 한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서바이벌 장르이자 극 현실주의 슈터이며 롤플레잉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전쟁으로 파괴되고 버림받은 도시 타르코프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쓸만한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 타르코프의 각 장소를 돌아다니며, NPC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

 

극 현실주의를 추구하는 게임인 만큼 게임 내의 모든 것이 위협적이다. 총과 탄환의 위력은, 흡사 젤라틴 덩어리를 사격하는 실험을 보는 것 마냥, 한방한방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두꺼운 방어구와 강력한 무기로 무장하더라도 출혈을 막을 아이템이 없어 사망할 수 있으며. 몇십분간 고생해 모은 아이템이 불시의 기습으로 한순간에 허투루 돌아가기도 한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플레이어의 취향을 반영한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 투척 무기의 사거리증가, 스테미너의 회복 속도 증가 등 다양한 스탯을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성장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처럼 죽지 못해 계속 죽어가는(?) 캐릭터에서, '다크 소울'마냥 처참하게 죽어 나가는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현실적인 거의 모든 것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경험은 명확하다. 때때로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주는 경험은 다른 게임과 비교도 안 될만큼 지나치게 독특하다. 

 

게임 속에 존재하는 기능과 콘텐츠 대부분은 '현실적인 것들'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며. 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플레이어가 가지게 될 불편함에도 거리낌이 없다. 

 

플레이어에게 답답하거나 귀찮게 여겨지는 기능들도, 게임을 더 현실적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일단 추가하고 본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재미있게 즐기기에는 이래저래 불합리한 게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불합리함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현실적으로 만들어 주는 핵심이 된다. 우리가 게임에서 공정함을 원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불합리함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는 무척 단순하다. 

 

기려고 하는 게임에서 대체 왜 불합리함으로 짜증을 받아야 하는가? 달리 말하면 불합리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게임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본질적으로는 짜증 나는 게임인 셈이다. 

 

그러나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불합리함은 적절히 통제되어 있으며, 불합리함이 만들어내는 짜증은 특별한 경험을 준다. (잘 통제된 불합리함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경험에 대한 다른 사례로는 '다크 소울'을 꼽고 싶다). 

 

극 현실주의를 지향하는 많은 게임이 있음에도,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현실주의를 극찬하게 만드는 원인은 명료하다. 대다수의 게임이 '현실적으로 보이는 기능'을 추가하려다 거추장스러워지는 반면,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현실적이니 꼭 있어야 할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실적인 플레이를 위한 시스템들로 인해, 불합리하며 배려심이 없고 숙달하기 어려운 게임이 되었지만, 다른 게임에선 맛보기 힘든 순수 극 현실주의 게임이 탄생하였다.

또 하나의 장점을 꼽자면 진짜 같은 그래픽과 음향 효과가 아닐까 싶다. 강렬하지는 않고 조금은 밋밋하기마저 한 그래픽이지만 현실적인 분위기 만큼은 확실하게 내고 있다. 

 

자연 풍경을 즐기기 좋은 새벽 시간대부터, 눈 부신 태양으로 적을 분간하기 힘든 정오, 어두컴컴해서 장비의 도움 없이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심야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유니티 엔진으로 이 정도의 비주얼을 뽑아낸다는 게 내심 신기할 정도다.

 

그래픽이 밋밋하고 잔잔하다면, 음향 효과는 확실하고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서는 화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를 추론하고 파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며, 사운드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답게, 사소한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음향 효과의 구성이 매우 잘 되어있다. 

 

음향이 가지는 비중과 만들어내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며 값지며, 플레이어의 긴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하다.

 

다양한 장벽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최고의 장점이자 특징이 '다른 게임과의 차별성'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지도와 접근성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색다른 식재료와 낯선 향신료를 사용한 이국 음식과도 같다. 취향이 맞는 미식가에게는 더 없는 경험이 될 수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냄새만 맡고 기겁을 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도 한두 숟가락 정도만 먹고 그만둘 것이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고수풀을 잔뜩 올린 그런 음식과도 같은 셈이다.

 

불합리한 현실주의는 정보의 불균형을 유발하기도 한다. 게임 속의 아이템 -가령 탄환의 종류, 아이템의 작동 원리 등-은 자세한 설명이 부재되어 있으며. 게임 외부에서 해당 물건들의 실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 경우도 매우 잦은 편이다. 

 

밀리터리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사소한 고증들에 감탄하며 플레이하게 될지 몰라도, 문외한인 게이머들에겐 용도를 알 수 없고 정체를 구별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언어의 장벽이야 거의 모든 PC & 패키지 게임에 존재하니 그러려니 하지만,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경우는 좀 이야기가 다르다. 

 

러시아의 중소 개발사에서 제작이 되는 게임인 만큼, 언어 번역에 신경을 쓰기가 어려운 탓인지, 러시아-영어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러시아-영어-한국어 이중 구조는 플레이어를 쉽게 지치게 만든다.

 

결론

이런 게임인지라,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며 장기적인 콘텐츠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굳이 현실주의적인 플레이 경험을 원한다면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들도 많으며, 그런 이유로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일은 여태껏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더 심도 있는 경험을 원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정답이라 본다. 물론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존재를 알 게이머라면, 이미 대부분의 게임을 거쳐왔을 테니, 어려운 난이도와 불합리함을 단점이라 소개해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그런 게임을 원하기 때문에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일 테니.

 

 

글/믐늠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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