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모바일 RPG, 음양사 for Kakao 체험기
중국의 넷이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음양사 for Kakao'의 CBT가 6월 27일 시작됐습니다.
음양사 for Kakao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일본의 유명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입니다. 중국 게임이지만, 일본풍의 세계관과 그래픽, 캐릭터 음성에 일본 성우를 대거 기용해 중국 게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독특합니다.
또, 요즘 모바일 게임 답지 않게 스토리에도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 글로벌에서는 관련 캐릭터 상품이 만들어지거나 코스프레도 이뤄질 정도라고 해요.
카카오게임도 지난 13일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에서의 인기를 한국에서도 이어나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가장 돋보이는 건 무조건 일본어 음성을 들어야 하는 해외 버전과 달리, 최덕희, 김영선 등 40여 명의 유명 성우를 기용하고 한국어 음성을 추가했다는 것이죠.
그런 음양사 for Kakao를 조금 미리 플레이해 볼 기회가 생겨 간단히 체험해봤습니다.
* 본 체험기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미디어 대상 사전 체험 빌드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 본 체험기에 사용된 영상, 이미지는 개발 중인 빌드의 내용입니다. 향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정말 중국 게임 맞아? 일본풍의 그래픽과 사운드
음양사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일본에 실존했던 직업 중 하나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초기에는 음양도를 기초로 점술 및 풍수지리를 보던 기술직이었으나, 후에는 점술, 주술, 제사 전반을 관장하게 됐다고 하네요.
소설, 만화, 영화 같은 미디어에서는 신묘한 주술을 부리거나, 요괴를 수족으로 부리는 등 기묘한 능력을 가진 마법사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음양사 for Kakao에서 묘사되는 모습도 이 쪽에 가깝죠.
음양사 for Kakao는 '음양사'라는 일본의 실존 직업이 소재인 만큼, 게임 역시 일본풍의 그래픽과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 풍의 3D 그래픽으로 그려진 캐릭터와 배경, 영화 '음양사', '화양연화'의 OST로 유명한 음악 감독 우메바야시 시게루의 배경음악과 각종 효과음까지, 일본 게임사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일본색이 강합니다.
흔히 '일본색이 강하다'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비판점으로 받아들여지곤 하지만,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음양사 for Kakao'에 한해서는 칭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양사와 식신을 조합해 벌이는 익숙한 턴제 전투
음양사 for Kakao의 전투는 수집형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턴제 방식입니다. 우측에는 캐릭터들의 행동 순서를 볼 수 있으며, 이를 고려해 전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음양사 for Kakao의 캐릭터는 전투에서 지휘관 역할을 하는 '음양사'와 병사 역할을 하는 '식신'으로 나뉩니다.
음양사에는 주인공인 '아베노 세이메이'와 '카구라', '야오비쿠니', '히로마사'가 있으며, 각 음양사마다 보유한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이 다릅니다. 또, 전투에는 기본 공격 외에 최대 2개의 액티브 스킬을 추가로 가져갈 수 있어서 자신이 부리고자 하는 '식신'의 조합에 따라 스킬 조합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식신'은 소환이나 탐색 등을 통해 모은 조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식신마다 다른 외형과 능력치를 갖고 있으며, N, R, SR, SSR의 4단계의 희귀도와 최대 6성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성급에 따라 성능이 나뉩니다. 또, 새로운 스킬과 코스튬을 얻을 수 있는 '각성'을 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전투에는 3마리의 식신을 데려갈 수 있으며, 각성 던전 같은 보스급 적과의 전투에서는 5마리의 식신을 데려갈 수 있습니다. 음양사가 전투에 가져갈 수 있는 스킬 수도 적고, 식신이 가진 스킬 수도 적기 때문에, 각 전투마다 효율적인 조합을 생각해야 합니다.
게다가 식신들은 스킬을 사용할 때의 제약도 있습니다. 아무 제한 없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음양사와 달리, 식신들은 전투에서 축적되는 '도깨비불'을 소모해야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깨비불'이 찼다고 스킬을 막 쓰다가는 정작 써야할 때 못 쓰고 의미없이 턴을 넘기는 일도 꽤 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던 건 행동순서에 영향을 주는 스킬을 가진 식신이었습니다. 도깨비불이 쌓였을 때, 빠르게 사용했으면 하는 버프 스킬을 가진 식신의 행동 순서를 제일 처음으로 가져와 활용하는 게 가능했거든요.
설명이 길었지만, 결국 전투는 일반적인 턴제 RPG와 비슷합니다. 아군의 공격 순서에 최대한 공격을 하면서도, 다가올 적의 공격 순서에 대비하는 등 공방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턴제 RPG에 익숙하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스토리가 게임플레이의 중심!
스토리야말로 음양사 for Kakao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음양사'라는 소재를 잘 살리면서도 연출을 통해 몰입감도 챙겼거든요.
음양사 for Kakao의 메인스토리는 기억을 잃은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가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카구라', 여우 식신 '코하쿠'와 함께 기억을 찾기 위한 여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세이메이는 여행길에서 다양한 요괴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며 점차 동료들을 늘려나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게임과 뭐가 다르냐'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런 스토리가 단순히 곁다리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중심이라는 게 '음양사 for Kakao'의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게임이라면 스토리는 모험 모드에서 일정 주기마다 등장하는 이벤트 같은 느낌이라면, 음양사 for Kakao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중간에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싸우는 예전 일본식 RPG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 방식도 독특한대요, 단순히 세이메이의 이야기만 쭉 나열해나가는 게 아니라, 각 매 화마다 주역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플레이 후에도 스토리와 캐릭터가 쉽게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습니다.
또, 성우들의 수준 높은 목소리 연기와 스토리 중간 중간 삽입된 단막극 같은 연출도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다만, 음성이 스토리 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도중에 짤리거나 하는 일이 잦은 건 아쉬웠습니다. 자동 진행을 꺼둘 수 있는 일반적인 스토리 진행이라면 괜찮지만, 단막극 형식의 컷신에서는 그마저도 안돼 몰입을 흐리거든요. 향후 정식 버전에서는 수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본색에 거부감 없다면 추천
음양사 for Kakao는 애니메이션 풍의 3D 그래픽과 충실한 스토리, 한국/일본 성우들의 열연으로 애니메이션 보는 기분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짙은 일본색을 보여줍니다만, 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월 27일부터 시작되는 CBT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해외에서와 같은 흥행을 보장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