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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육체, 앰프는 음식과 영양분, 소스기는 정신력과 감성

조회수 2018. 5. 28. 09: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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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제품별 음질 관여 비율

오디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으레 자주 발생하는 궁금증이다.

과연 오디오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구입해야 되는 스피커, 앰프, 소스기, 케이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각각의 컴포넌트가 어느 정도로 음질에 영향이 있는지.... 각각의 컴포넌트에 어느 정도 비율로 비용을 사용해야 가장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하다.


음질의 기준은 절대적 음질과 상대적 음질이 있다.

절대적 음질은 가격의 고저와 관계없이 무조건 더 좋은 음질에 대한 기준이며, 상대적 음질은 대표적인 상대적 기준인 가격이라는 기준 내에서 음질의 우열을 가리는 조건이다. 말 그대로 상대적 음질은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는 것이고, 절대적 음질은 가격에 관계없이 무조건 더 우수한 음질을 따지는 것이다. 무조건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연히 절대적 음질은 저렴한 제품이 더 좋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을까? 올해의 추천 제품으로 의례 1억짜리 단품이 추천되고 있는 와중에 500만원짜리 서민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가격대 제품이 음질이 더 좋다고 가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한 비유를 하더라도 폭스바겐 골프가 아무리 차가 잘 나왔다 한들, 벤츠 S클래스가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폭스바겐이 왜 좋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저렴한 제품이 비싼 제품보다 더 좋아질 확률이 아예 없지는 않다. 어차피 오디오 기기는 혼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한국 축구 선수가 뛰는 팀이 무조건 호날두가 들어간 팀을 못 이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한국 축구팀이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게 보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대로라면 비싼 제품과 저렴한 제품 중에 음질이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을 8:2 혹은 7:3 정도라고 가정해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가성비를 논하는 분들은 여기서 2 혹은 3 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국가직 정예부대가 더 매력적일까? 아니면 외인부대가 매력적일까?


컴포넌트 별, 음질 상관 관계도 흥미롭다.


과거에는 전축이라고 해서 한 브랜드에서 스피커와 앰프, CDP는 물론 오디오 진열대까지 풀 세트로 판매하는 것이 유행이었고, 최근에는 올인원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제품으로 한대로 끝내는 것이 유행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HIFI 시스템은 아무래도 각 컴포넌트 별로 독특한 매력과 밸런스를 갖추고 있는 제품들끼리의 합이다. 개인적인 표현 방식이자 취향이 곁들여진 의견이긴 하지만 국가직 정예병도 좋지만 때로는 한가지 분야에서 특수한 상황에서 최고의 매력을 발휘하는 외인부대를 사용해 보는 것도 대단한 매력이 있다.


그렇다면 국가 정예병의 지휘관과 외인부대의 딜러 주장은 누구로 할 것인가?

누구한테 가장 많은 투자를 할 것인가?


어떤 이들은 당연하게 무조건 소스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고 그 말 자체는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결국은 만들어진 신호는 최종 출력 장치인 스피커에 의해 모든 것이 표현되기 때문에 재생 대역과 공간 커버 능력에 대해서도 스피커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아무리 MP3플레이어가 고급이어도 이어폰에 의해 음질이 많이 바뀌는 원리와 비슷하다.

또 어떤 이들은 앰프가 좋지 않으면 스피커나 소스기나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니 앰프가 중요하다고도 한다.

심지어는 케이블에 의해서도 음질이 많이 바뀐다고 하니, 그런 정보들을 모두 수긍하고 따르자면 머리가 너무 복잡해질 일이다.

공간이나 취향은 0순위라고 해두자. 하드웨어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다들 알겠지만, 그건 마치 인생을 살면서 행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가족, 친구, 사람과의 관계만 좋으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돈은 없어도 될까?

집은 외딴 지방에 작은 집이어도 되고 차는 없어도 될까?

직장은?? 취미는?? 건강은??


결과적으로 뭐 하나만 중요한 건 없다. 종종 하나에 무조건 몰빵을 한다는 경우도 있는데,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결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래서 각 컴포넌트별 예산 투자 비중이나 매칭 비율에 대한 해석도 그때그때 달라져야 되며, 그 다른 해석이 옳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 사진이나 영상의 화질은 빛이 가장 중요하다

예산이 적을 때와 예산이 클 때의 비율이 다르다


음질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예컨대, 사진이나 영상의 화질은 카메라나 TV의 성능을 논하기 전에 원리는 빛이 가장 중요하다.

다소 억지스러운 예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삼성/LG의 비싼 TV를 구입하더라도 집안의 조명 빛이 TV의 밝기보다 더 밝으면 화질이 좋을 수가 없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찍으려는 피사체가 사진에게 반사시켜 주는 빛의 양보다 다른 조건에서 발생하는 빛의 양이 더 많으면 피사체가 깨끗하게 사진으로 담길 수가 없다.


사진에서 말하는 이 빛의 요소는 오디오에서 공간에 비유할 수 있다. 음질에 있어서 공간이란 사진에서 빛의 양만큼 대단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다. 아무리 음질이 좋다는 가정용 오디오도 운동장에 가져다 놓고 사용하면 마치 해변가에 소방차 한대 분 물로 바닷가 물을 짜지 않게 만들려는 것과 비슷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음질에 대한 기본적이며 원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 대비 적정한 크기의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넓은 거실에서 너무 작은 미니 스피커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3평 미만의 작은 방에서 대형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된다.


여기서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공간 대비 어울리는 크기의 스피커라는 것은 어느 정도 균일하게 정해져 있지만, 이 상태에서 본인의 취향상 저음에 대한 선호도를 생각해서 좀 더 작은 스피커를 선택할지 혹은 더 큰 스피커를 선택할지만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 스피커를 최소한 중립적으로 제어해 줄 수 있는 앰프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이 오디오 구축의 기본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예산이 무한정 넉넉한 상태가 아닐 때는 공간에 맞는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 다음은 그 스피커에 맞는 앰프를 고려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컴퓨터나 노트북으로 오디오를 꾸민다면??

최근은 PC나 노트북만 가지고 오디오를 구축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PC나 노트북도 없이 그냥 스마트폰만으로 오디오 시스템과 연계하여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으니 오디오 시스템에서 소스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방법론이 매우 다양하다.


어려운 이야기를 늘어놓자면, 이런 PC기반 장비들은 오디오 장비가 아니며 본격 오디오용 소스기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과 PC, 스마트폰 보급율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PC나 노트북을 오디오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제 변칙이라기 보다는 아예 대세가 되어 버린 상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PC나 노트북의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DAC가 필요해지게 된다.


최근에는 이런 PCFI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DAC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상태이며, 판매량에서는 오히려 CDP를 능가하고 있어서 최고급 CDP를 제작하던 유명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CDP 생산 중단을 선언할 정도이다. 이런 과정에 DAC 사용자와 CDP 사용자간의 음질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게 이어지곤 한다.


중요한 것은 CDP나 DAC처럼 소스기는 스피커와 앰프에 비해 얼마나 중요하고 예산의 얼마만큼을 투자해야 될까? 소스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은데, 예산이 넉넉치 않다는 조건에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저렴한 DAC로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을까?

▲ YBA WD202는 100만원 정도에서 구입할 수 있는 DAC 중 가장 무난한 성능을 갖고 있다.

CDP나 DAC같은 소스기는 음식의 재료에 비유할 수 있다. 음식의 싱싱함이나 재료의 질을 결정짓는 것이 소스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재료의 질이 좋아지면 당연히 최종 결과물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소스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부정하지 않은 원론적인 이야기다. 그렇지만 아무리 소스기가 중요하고 재료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제한된 예산 내에서 소스기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것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한상의 식탁을 준비하는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최고의 재료를 먼저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세상에 좋은 음식 재료가 나쁘다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그런데 3명 혹은 4명을 위한 한 상 저녁거리를 10만원에 준비하자고 했는데, 최고급 생선회 한 접시만 9만원에 구입했다고 하자. 최고급이기 때문에 회의 질이 좋든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다들 맛있다고는 하지만 양이 너무 부족해서 일단 다 먹고도 허기가 지고 저녁 만찬인데 음식의 종류가 한가지라는 점도 아쉬워질 수 있다.


소스기를 가장 비싸게 구입하는 것은 제한된 비용으로 최고급 생선회나 최고급 초밥, 혹은 최고급 한우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맛있고 고급이라는 것은 다들 인정하지만 우리가 뭔가 전체 구성을 준비할 때는 최종 퀄리티에 대한 잘못된 패러다임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전체 구성의 최종 만족도가 좋기 위해서는 무조건 질만 따져서는 안 된다. 가장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냥 최고의 맛만 확인하는 것은 본인같은 칼럼리스트나 직업적으로 제품을 다루는 분들이나 어울리는 일이다. 아니면 오디오도 경제적을 여유를 바탕으로 여러 세트를 두루두루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마니아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최종적인 만족도를 위해서는 질만 따져서는 안되고 질과 양의 밸런스가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소스기에서 압도적이며 확실한 퀄리티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서는 유독 가격 차이도 크게 벌어지게 되는 것이 소스기다.

엄청 비싼 비용으로 최고급 재료의 최고급 음식을 구입하게 되면, 튀김도 없고 탕도 없고 죽도 없고 구이도 없고 술도 싸게 가야 되고 밥도 없을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한가지 최고급 재료의 음식을 먹더라도 뭔가 다른 식감과 다른 조리법의 음식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다시 오디오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예산의 대부분을 먼저 소스기에 투자하게 되면 스피커를 이용해 공간에 어울리는 울림과 에너지감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컴포넌트가 무엇인지를 따지기 전에 우선적으로 공간 대비 부족하지 않은 에너지감을 어떻게 만들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맛있는 맛집이라도 가격이 비싼 것 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최고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여전히 배가 고프고 허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 음식을 항상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추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질적인 문제와 물리적이고 양적인 문제를 어떻게 적절한 비율로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오디오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질적 부분을 추구하기 위해 물리적인 문제나 양적인 문제를 무시했다가는 질적인 부분도 전혀 살릴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한다.


▲ 모니터오디오 PL 100 II

또 다른 흥미로운 비유를 통해 설명해 보도록 하자.


스피커는 육체고 앰프는 육체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와 음식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소스기는 감성과 정신력이라고 가정해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성과 정신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육체적 건강이 없이 뭔가를 잘 할 수 있을까? 종종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필자가 소스기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이해할 수도 있지만, 소스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품의 중요성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단은 육체의 건강이 갖춰져야 감성과 정신력도 발휘가 될 수 있다.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의 유지 없이도 감성과 정신력을 발휘하는 것은 베토벤이나 반 고흐같은 사람들이나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가능한 것이다. (베토벤은 당시 기준으로는 의외로 살만큼 살았지만 요즘 세상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을 챙기지 못한 상태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겠는가? 그러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걸 강요할 수도 없다)


그래서 육체는 스피커, 영양소와 음식은 앰프가 되어서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육체적 베이스와 건강이라는 요소는 공간에 어울리는 사이즈의 스피커 선택과 그 스피커를 기본적으로 제어해 주고 구동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앰프 구성을 뜻한다. 그 두 가지가 확보가 되어야 각 장르별로 필요로 하는 중저음의 에너지감이나 밀도감, 안정적인 밸런스, 중음에서의 정확한 표현력 등이 확보가 된다.


소스기의 선택은 원론적으로는 착색이 없고 모든 대역에 대한 전달력이 평탄한 성향.. 말 하자면 녹음된 신호를 있는 그대로 순도 있게 전달해 주는 성향이 좋다. 다만, 그게 어떤 것인지를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알 수가 없다. 원론적인 것과 현실적인 문제의 차이점이 이런 것이다.

그래서 제한적 예산에서는 소스기는 중고음의 순도나 해상력을 기본으로 한, 뉘앙스의 표현력에 비중을 두고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 경우, 비교적 스피커와 앰프의 성향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스피커와 앰프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말로, 스피커와 앰프가 하지 못하는 영역의 음질을 바꿔줄 수 있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기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저렴한 기종들 중에서도 그런 제품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스피커는 300? 앰프는 210? 소스기는 70?

음질이라는 요소와 음색이라는 요소를 구분해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적 음질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공간과 취향에 맞는 음색을 전략적으로 만드는 것도 최종적인 만족도를 위해 현실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그런 측면에서 스피커는 전체 대역의 재생력의 큰 그림을 결정하는 존재이며, 음의 밀도감이나 전체적인 에너지감, 힘의 느낌 등은 앰프의 영향이 더 크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그 비율은 7:3 이라고 하자. 음의 밀도감이나 전체적인 에너지감, 힘의 느낌을 소스비 대비 10 중에 7정도 영향이라면, 소스기를 3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음의 디테일이나 해상력, 입체감, 중고음의 촉감, 하모닉스, 투명도, 펼쳐짐 등의 요소는 소스기가 6이나 7정도가 될 수 있고, 앰프가 3이나 4정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계치는 결국 스피커의 한계치 내에서 발휘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피커 음질의 한계치가 300이라면 앰프가 발휘할 수 있는 밀도감과 중량감, 에너지감의 한계치는 아무리 좋은 앰프를 붙이더라도 300의 70프로인 210이 되는 것이고, 소스기가 내줄 수 있는 디테일과 해상력, 투명도나 중고음의 촉감의 한계치가 210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에 중저음이 허전하다고 생각될 때는 앰프를 바꾸면 210이라는 가용치 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며, 중저음의 밀도감이나 중량감 등을 바꾸고 싶을 때 소스기를 바꾸면 300 범위 내에서 70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10의 효율로도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라면 전체 가용 효율을 높여야 되기 때문에 스피커를 바꿔야 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전체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치가 500인데, 최고 음질 효용성 300짜리에 앰프를 바꿔서 최고 210의 음질을 바꿔봤자 500은 안되니까 말이다.


무인도에 표류한다면 도움될만한 세 사람은??

혹자들은 절대적 음질을 중요시 하면서 본인이 알고 있는 음질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음질은 좋은 제품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향도 많다. 제한된 조건 내에서 최종 결과에 접근하는 상대적 접근법에 있어서는 절대적 음질만을 중요시 여기는 방식은 좋은 판단 방법이 아니다.


오디오 시스템을 꾸미는 것을 마치 무인도에 들어가서 생존을 하는데, 소스기, 스피커, 앰프라는 세 사람이 들어가서 생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나 군인같은 사람이 꼭 한사람 있어야 될 것 같다. 예컨대, 정글 생활을 많이 해본 김병만씨같은 사람이면 최고다. 이것저것 잘 만지는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 수렵까지 해주면 금상첨화다. 어쩌면 이게 앰프의 역할일 것 같다. 그 다음은 의학지식이 있는 사람이 좋지 않을까? 어쨌든 살고 봐야 되니 건강유지가 중요하다. 말이 잘 통하고 인성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 절대적 가치를 따지느라 목수가 필요한데 그 목수의 절대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학력을 따질 필요가 있을까? 대학을 나오지 않은 20년 동안 현장에서 목수 생활만 한 사람과 건축 박사 중에 어떤 사람을 선택하겠는가? 정답은 간단치 않지만 제한된 예산이라는 조건을 무인도라는 극단적인 조건에 비유하자면, 박사라는 학위가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예산이 넉넉해지고 최고 고급의 정점에 대해서 논하자면 당연히 모든 조건을 최고 가치에 두는 것이 맞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때는 소스기 투자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무인도에 요리사를 데리고 간다면 그 요리사를 소스기에 비유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굳이 제한된 조건에서 그 요리사가 꼭 해외 유학파인지 혹은 유명한 호텔에서 근무 경력이 있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 예산은 제한적이면서 무조건 최고의 단품만 따진다는 것 자체가 과욕이고 밸런스 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예산이 넉넉할 때는 당연히 소스기에 투자를 먼저 해도 되지만, 예산이 제한적이라면 스피커를 먼저 선택하고 앰프와 소스기는 매칭에 따라 어떤 제품을 더 우선할 것인지는 별도로 결정해야 한다.


다만 이런 조건적으로 소스기를 선택할 때는 스피커와 앰프의 성향과 연관하여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스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더라도 대부분의 경험이 많지 않은 오디오 유저들은 그 차이를 크게 눈치채지 못한다. 이것은 마치 전문가나 마니아급이 아니고서는 회집에서 회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회의 질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DAC에 국한해서 이야기 하자면, 어차피 DAC나 CDP는 디지털 장비여서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은 대부분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 제작사나 제작자마다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면서도 뉘앙스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단품 DAC나 CDP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DAC칩의 경우는 어차피 대형 제조사에서 나오는 동일한 부품들을 거의 대부분 사용한다. 이런 DAC칩의 성능은 이미 최소 24bit / 190kHz 이상에 120dB 이상급으로 상향 평준화 되어 있으며, 가격대가 100만원만 넘어가더라도 32bit 방식에 384kHz 업샘플링 혹은 768kHz 같은 현실적으로 당장에는 구현 불가능한 스팩의 제품들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데 이런 수치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와 유사하게 설명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식견을 가지고 있다면 다들 인정하겠지만, 디지털 카메라도 대부분 상향 평준화가 되어서 화소수가 화질을 결정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2000만 화소 카메라는 흔해진 상황이지 않은가? 소니 카메라도 최고 고가 제품인 A9의 경우 화소수는 의외로 2420만 화소다.


과거에 오디오 관련 사이트에도 자주 풍경 사진을 올리던 회원이 있었는데, 그분이 국내를 대표하는 풍경 사진사로 유명하신 분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가장 분조하게 활동하시던 때에 돈 좀 있는 동호회원들은 2000만 화소대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그 사진사께서는 한동안 600만원 화소의 카메라로 그 예술적인 사진들을 모두 담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DAC나 CDP의 경우도 비슷하다. 당연히 고가의 제품이라면 마이크로 디테일까지 표현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DAC라 하더라도 고가의 DAC와 음질 차이가 못 들어줄 정도로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조건 더 비싼 제품이 좋다고 진단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저렴한 제품도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고 뭘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당연히 더 비싼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이 맞고 누구 말은 틀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찾아내는 것이 더 넓고 다양한 가능성으로 더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모든 오디오 기기를 밸런스로만 평가하는 경우가 있어서 모든 오디오 기기를 무조건 대역의 평탄함과 밸런스로만 그 가치와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경향도 있다. 객관적 성능을 따지는데 밸런스와 평탄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렇지만 오디오 기기는 결국은 매칭이 다 이뤄졌을 때 소리를 낼 수 있고 그래야 그 음질을 평가할 수도 있다.

무인도에 혼자 가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3명이 가서 무인도에 살 건데, 공부 잘한 20년차 사무 관리직 2명만 데려갈 것인가?

(누군가의 딴지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우리는 서울에서 사는 게 목적이라고 ^^)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옳은 일이고 전리다. 원론적으로 맞는 이치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단품끼리의 매칭에서 단품의 성향까지 무조건 밸런스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성이 두드러진 단품끼리 매칭하면서 최종 음질에서는 밸런스도 갖춰지고 개성도 있는 음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무인도에 공무원 3명이 아니라 예술가 한 명, 막노동꾼 한 명, 군인 한 명 이렇게 있더라도 결국 밸런스는 갖춰지면서 밸런스 외의 장점도 갖출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도 분명 소스기도 음질에 영향을 많이 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기 때문에 소스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스피커도 음질에 영향이 많고 앰프도 영향이 많고 심지어 혹자들은 케이블도 영향이 많다고 하고 아파트인데 뒷벽에서 50cm 이상 떼지 않으면 아주 망할 음질이 나올 것처럼 겁을 주기도 하는데???)


이해하기 쉽도록 예컨대, 소스기를 요리사에 비유한다면 우리가 음악 좀 듣자는데 항상 유학파 호텔 요리사의 음식을 먹어야 되는가? 당신은 항상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만족하겠는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꼭 그 정도를 원한다면 소스기에 과감하게 1000만원 이상 투자하거나 현존하는 가장 좋은 제품이라면 1억 넘는 소스기를 사용하면 간단하다. 최고 음질에 대한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호텔 음식만 즐기느라 집은 여관방에서 지낼 건가?


스피커 가격이 1000만원이 되더라도 성향만 잘 맞으면 100만원 정도의 DAC만 잘 활용하더라도 얼마든지 지역 맛집 정도 수준의 음질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품 하나의 음질이 그대로 최종 음질로 나올 것이라는 제한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적으로 그레이드가 맞지 않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을 꾸민다는 것은 결국 제한된 예산 내에서 최고의 효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 따지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음식을 먹자고 음식점을 선택할 때는 1인당 1~2만원대에서 비싸면 10만원대에서 거의 대부분 결정이 되지만,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는 까닥하면 제품 한대당 1억이 넘어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 되었다. 전체 시스템 가격은 최소 3억이 넘어갈 수도 있다. 비싼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절대적 기준으로는 좋은 것을 추천하자고 했을 때, 더 저렴하면서 덜 좋은 것을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최고의 스피커라는 것도 1억이 넘어가게 되며 최고의 소스기도 의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1억이 넘는 소스기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분리형 앰프도 1억이 넘어가는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렇게 절대적 가치만 놓고 이야기 하게 되었을 때는, 2~5억 미만 아파트에서 사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중산층은 HIFI 오디오는 한대당 1~2억쯤 하지 않고서는 좋은 제품이 없는 것인가? 라는 상식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절대적 평가 방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고 있는 제품들 중에서 가장 좋은 제품만을 추천하게 되니 요즘은 오디오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1000만원 미만 단품에 대해서는 추천하는 횟수가 줄어들어서 찾아보기도 어려워진 것 같다. 그것이 다 절대적 기준대로만 음질을 평가해서 그런 것이고, 직접 매칭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체 오디오 시스템 구성에서 소스기 비용 투자 비율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절대 가치와 그때 그때 달라질 수 있는 상대 가치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음질? 과연 집에서도 그 음질 그대로 날 것인가?
카메라와 오디오의 연관성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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