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내려온 터 후손에게 물려줄 집, 김제 주택

조회수 2020. 7. 2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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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철근콘크리트주택

어느 날 문득 고향이 그리워졌다는 건축주 온경자 씨(63세). 더 나이 들기 전 40년 도심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터와 집이 있었다. 하지만 가족과 손주들이 편하게 드나들며 머물 수 있는 쉼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집을 다시 짓기로 했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전북 김제시 금구면

지역/지구 자연취락지구,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901.00㎡(575.05평)

건축면적 147.56㎡(44.64평)

건폐율 7.76%

연면적 169.98㎡(51.42평)

 1층 80.65㎡(24.40평)+컨테이너창고 36.00㎡(10.89평)

 2층 53.33㎡(16.13평)

용적률 8.94%

설계기간 2016년 3월~2017년 10월

공사기간 2018년 1월~7월

설계 ㈜율그룹건축사사무소 063-226-2121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콘크리트 슬라브

  벽 - T30 사비석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바닥 - 원목마루 헤링본(동화자연마루)

계단실 디딤판 - T21 멀바우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외벽 - T10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창호 S3 등급, 24㎜(LG하우시스)

현관 고단열(금샘플러스도어)

조명 조명 LED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그로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대성셀틱)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인생 2막을 고향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다. 건축주 온경자 씨도 그중 하나. 건축주는 시골에서 소싯적을 보내고 40년 동안 줄곧 도심에서만 살아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뭔가 알 수 없는 마음에 자꾸 고향이 그리워졌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터도 집도 있었다. 어느 날 고향집을 방문했는데 부모님이 살던 집이 폐가처럼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보자 왠지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아 도심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곳은 봉성 온씨 집성촌이에요. 저는 5대손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고는 전주에서 줄곧 생활했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고향이 자꾸 그리워지더군요. 처음엔 부모님이 살던 구옥을 리모델링하려고 했는데 너무 심하게 낡아서 다시 짓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후손들이 편하게 쉴 수 있을 테니까요.”

현관으로 들어서면 계단실 밑 아이들 놀이터 공간과 마주한다.
현관에서 안방으로 가는 복도. 반대편은 거실로 가는 복도다.
가족 모임 장소 겸 손자소녀 놀이터

고향에 살기로 마음을 먹고는 가족과 함께 집 지을 구상했다. 평소엔 건축주 혼자 지내지만 가족들 모임 장소 겸 지인들이 방문해도 불편하지 않고, 어린 손자손녀들에게는 놀이터가 될 수 있는 집이 되도록 방향을 정했다.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지자, 구옥을 허물고 측량을 하고 땅 고르는 작업을 시작했다. 575평 정도 넓은 대지지만 진입도로는 3m로 좁았고, 남측으로 1가구, 북측과 북서로 각각 2가구가 인접해 있어 작업 환경이 좋지 않았다. 또 계획대지가 남측과는 5m 낮고 북측과는 2m 정도 높았다. 이에 높은 부분은 깎아내고 낮은 부분을 북돋으며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땅을 고른 후 설계를 맡길 건축사를 찾았다. 이곳저곳 상담을 받다가 지인 찬스를 쓰기로 했다고.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등학교 선배를 찾아갔어요. 선배는 빌딩 등 큰 건물 위주로만 설계를 맡고 단독주택은 안한다고 하더군요. 지인 찬스를 강조하며 졸랐죠. 그랬더니 직원 건축사들 중 희망자에게 맡기겠다는 승낙을 받아냈어요.”

거실 소파에 앉으면 대문과 정원이 훤히 보이고 동쪽 바깥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거실과 이어진 주방과 식당. 원목과 화이트로 중후하면서 깔끔하게 연출했다.

건축주는 설계할 때 5가지를 주문했다. △관리가 용이하게 평수를 작게 하고 △가족이나 손님이 방문할 경우를 위해 2층에 객실 공간을 두고 △창문을 여러 개 내어 실내 어디에서나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침대에 누워서 달을 볼 수 있고 △옥상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건축사는 소소한 것까지 건축주와 상담을 나누면서 20개월에 걸쳐 설계를 완성했다. 시공은 건축사의 도움을 받아 건축주 직영으로 진행했다.

1층 안방.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침대에 누워서 달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안방은 독립된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별도의 욕실과 드레스룸을 설치했다.
프라이버시와 편리성 강조
2층 계단실과 복도.

주택 배치는 북서 측에 건물을 앉히고 남동향으로 넓은 마당을 확보했다. 입면은 3매스 형태의 필로티 구조로 입체감을 강조하고, 옐로 계열의 사비석으로 외부를 마감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꾀했다. 


내부는 프라이버시와 편리성에 중점을 맞췄다. 외부에서 내부로의 시선은 차단하고 반면 내부에서는 바깥 풍경이 잘 보이게 했다. 내부의 각 실에서 다른 실들로 이동할 때 정면 프레임을 설치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외부경관이 프레임 안에 들어온다. 건축주 개인공간인 1층 안방은 독립된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현관에서 실내로 진입 시 거실과 안방 동선을 따로 구분하고 별도 욕실과 드레스룸을 설치했다.

2층 복도. 2층은 가족실과 방, 공용 욕실, 방으로 구성했다.

실마다 원활한 통풍을 위해 맞바람 길을 계획했는데 동과 서, 남과 북으로 맞통풍이 되도록 창을 배치해 마주하고 있는 창이나 문을 개방하면 바람 길이 활짝 열린다. 비 오는 날에 우산 없이도 실내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를 위해 현관 앞을 주차 가능한 필로티 구조로 설계해 주차 후 바로 실내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맑은 날에는 넓은 앞마당이 주차장이다.  


인테리어는 건축사의 조언에 따르고, 건축주가 수십 년간 수집해온 그림과 인테리어 소품을 사용했다. 조경은 인근에 사는 친척과 함께 하나하나 가꿔나가고 있다고 한다. 블루베리, 앵두나무, 감나무, 두릅 등을 심고, 마을 주민들에게 조경수, 유실수, 꽃을 얻어가며 가꾸다보니 어느 새 정원과 텃밭에 70여 종의 식물이 채워졌다.

2층 방. 가족과 손님이 올 경우를 위해 2층에 방 두 개를 마련했다.
2층 공용 욕실. 방과 방 사이에 욕실을 배치했다.
2층 복도 끝에서 본 전망.
주변 경관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옥상.

건축주는 소싯적에는 시켜도 안하던 농사일에 푹 빠져있다. 작년엔 손수 재배한 유기농 고구마를 수확해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땅에 뭔가를 심으면 싹이 트고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군요. 땅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알게 된 것 같아요. 농사일이 재미있어 창고용으로 컨테이너 두 개와 저온창고까지 마련했어요.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품을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을 맛보니 자꾸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현관을 필로티 구조로 설계해 비 오는 날에도 우산 없이 주차 후 바로 실내로 들어갈 수 있다.
건축주가 농사지은 것을 보관해두는 저온창고. 야외 카페로 꾸며 놓은 정자. 전원의 여유와 멋이 느껴진다.
본 건물 외에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진 건축주는 창고로 쓸 컨테이너 두 동을 설치했다.
야외 카페로 꾸며 놓은 정자. 전원의 여유와 멋이 느껴진다.
본 건물 외에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진 건축주는 창고로 쓸 컨테이너 두 동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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