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담은 33평형 큐브하우스 설계

조회수 2020. 7. 2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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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Plan

오래전부터 ‘집은 작을수록 좋다’고 생각해 왔다.

아파트에 사는 것도 아닌데, 실평수가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건축 사업비(시공 및 제반 비용 전부)의 풍족한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큰 집을 포기하고 작은 집을 지어 살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추세이다. 물론 작은 집이라고 해서 작게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풍족함을 느낄 다른 조건들이 존재할 따름이다. 최소한의 요구를 반영한 최적의 집이 된다면, 물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넉넉함을 누리는 것보다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동희(건축사사무소 KDDH 소장)

HOUSE PLAN

대지면적 271.00㎡(81.97평)

건축면적 75.54㎡(22.85평)

연면적 109.80㎡(33.21평)

  1층 60.60㎡(18.33평)

  2층 49.20㎡(14.88평)

작은 집이란 가족의 처지마다 다르게 인식된다. 세 명의 가족이 사는 집과 다섯 명의 가족이 사는 집의 환경은 같을 수가 없다. 세 명의 아이와 부부가 살 만한 집을 생각해 보았다. 형제자매의 사이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남향에서 본 모습 1
남향에서 본 모습 2
도로 측 입면 1
도로 측 입면 2
합리적이고 편안한 집

북측면 도로에서 대지로 진입하면 주차공간과 현관이 눈에 들어온다. 현관을 통해 실내에 들어가면 거실과 식당/주방의 일부를 마주하게 된다. 거실은 북쪽의 선 데크Sun Deck와 남쪽의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을 통해 확장된다. 남쪽의 작은 정원은 도로의 시선에서 독립돼 가벼운 옷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거나 바비큐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대지 남북 방향의 외부공간에 둘러싸인 거실은 밖은 잘 내다보이지만, 밖에서는 잘 들여다보이지 않아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1층 평면도

주방은 주부의 공간이다. 그래서 주부의 동선이 합리적이고 편해야 한다. 다용도실을 주방 안쪽에 배치해 가사 동선을 줄이고, 다용도실을 통해 남쪽 마당과 주차장 어디로든 이동하기 쉽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를 위한 모래놀이터는 주방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배치했다.


거실 계단의 하부에 청소도구나 휴지, 세제 등의 일상적인 물품을 보관하기 위한 수납장을 계획했다. 계단을 몇 단 오르면 사적 공간이 시작된다. 이 공간에는 작은 침실과 욕실이 있다. 현관과 거실 가까운 곳에 있는 욕실은 아침이나 저녁, 1층을 사용하는 시간이나 손님을 위해 배려한 공간이다.

2층 평면도

다시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자마자 마주치는 공간에 2개의 침실이 배치돼 있다. 자녀들의 작은 침실이 계단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된 셈이다. 2층 복도를 따라 1층 거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줄 개구부를 계획했다. 몇 단의 계단을 올라가면 복도 끝에 세탁실이, 복도 오른쪽에 발코니가 연결돼 있다. 발코니는 남쪽에서 햇살이, 북쪽에서 바람이 들어오기에 빨래가 잘 마르는 공간이다.


복도의 왼쪽에 드레스룸과 욕실, 안방 공간을 배치했다. 드레스룸과 욕실은 안방을 침해하지 않도록 계획해 언제든지 아이들이 옷을 찾거나 욕실을 사용할 수 있다.

지붕 평면도
자유로운 공간을 품은 집

실내 공간은 조금씩 레벨이 올라가면서 만들어지기에 좁지만 단순한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공간이 연출된다. 아이 방에서 안방을 올라갈 때는 작지만 1층의 식탁 공간과 거실이 보이도록 했다. 1, 2층이 뚫린 공간은 부모가 1층에서 2층에 있는 아이를 부를 수도 있고, 2층에서 1층의 가족을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할 때도 있다. 유용하게 사용되는 부분으로 가족을 위한 통신 수단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드레스룸 앞쪽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건물의 지붕에 오를 수 있다. 거실이 다소 공적 공간이라면, 옥상은 아주 사적인 휴식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1층보다 트인 시야에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모든 주택은 자유로운 공간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어딘가로 숨고 싶을 때 피신할 공간,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 잔디밭 위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어떤 상황에서건 원하는 공간에 다다를 수 있어야 좋은 집이다. 물론 공간은 움직이지 않는다. 매우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공간은 시시때때로 다른 깊이감으로 다가온다. 마음을 이해해주는 공간. 아주 작더라도 그런 공간이 삶 속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은 기억도 구석구석 품고 있는 집은 최소한의 공간이더라도 경제성을 벗어난 만족감을 해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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