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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바꿔도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것은?

조회수 2020. 4. 9. 11: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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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공간 때문이다.

공간의 힘

분명 여러분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공간이 있을 것이다.


장소에 대한 감각은 풀잎에 맺힌 이슬 한방울이나 비 온 뒤의 젖은 흙냄새, 또는 인도 위를 날쌔게 날아가는 참새 소리처럼 작은 것에서 올 수도 있다. 

이렇듯 장소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우리가 보고 느끼고 냄새 맡고 듣는 것, 즉 우리의 모든 감각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리가 그 장소를 한 번 경험하고, 다시 경험할 때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지고, 다시 만들어진다. 

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장소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불행한 기억을 깨우거나 나쁜 습관을 촉발시킬 수 있고, 알코올 중독이나 절망감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안전함'을 연상하게끔 배운 장소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를 구해줄 수도 있다. 


우리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법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법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물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의 눈은 그 사물의 조각들, 즉 서로 대비되는 선과 윤곽들을 본다.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기억하고 있는 형태들 중 가장 들어맞는 이미지로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구글에서 이미지를 넣고 검색을 할 때와 비슷하다. 들어맞는 것이 발견되면 검색을 멈추고, 우리는 그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이렇듯 두뇌는 기억을 저장하고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물체들을 인식하게 해주는 짝짓기 기계와 같다.  

그렇다면 왜 공간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먼저 뇌에는 건물을 인식하는 뇌 부위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뇌를 촬영해 보면 건물(/건물사진)을 볼 때 인식하는 뇌 부위에서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사람의 얼굴이나 사물을 볼 때 그 부위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놀라운 일은 익숙한 장소를 인식하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장소를 인식하는 데는 뇌의 각기 다른 부위가 관여된다는 것이다. 


익숙한 풍경을 찾아내는 데는 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낯선 풍경을 알아볼 때는 기억이 필요하지 않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보면서 영국의 숲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듯이 (...)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의 비밀

풍경의 구조 속에 본질적으로 신경에 거슬리거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서 우리의 기분을 바꿔주거나 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을까? 

광활한 그랜드캐니언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우리는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우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힐링 되는 감정을 경험하고는 한다. 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순간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교토대학교의 학자들은 중앙축변환 medial-axis transformation, MAT이라는 이미지 처리 기법을 이용하여 나무가 가지를 뻗는 일정한 패턴을 발견했다.

그렇게 나무가 가지를 뻗는 것처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형상은 나무뿐 아니라 파도/눈송이/조개/꽃 등 자연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프랙털 fractal’(세부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형태) 구조다. 


반복되는 패턴이 보기 좋은 이유를 딱 꼬집어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자연계에 반복되는 패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자연 풍경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이유를 찾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것이 프랙털 구조 (...)

빛과 색깔이 기분을 바꾼다

우리는 스스로 새로운 건축물을 짓고 살면서 어째서 빛과 색에 둘러싸이고 싶어할까?

빛과 색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치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영향을 준다면 어떻게 줄까? 

때론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는 망막 속의 추상체를 통해 색을 지각한다. 추상체에는 빛의 각기 다른 파장을 흡수하는 세 가지 색소가 들어 있다. 각 색소는 파란색·녹색·빨간색 파장을 감지한다. 

우리가 녹색 풍경을 볼 때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서 나타난다.


하나의 종으로서 인간은 수많은 녹색으로 가득 찬 숲과 들판에서 성장을 했기 때문에, 눈이 볼 수 있는 색 중 많은 수가 녹색 파장의 범위에 위치해 있기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녹색의 계열은 '편안한' '차분한', 붉은색의 계열은 '활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이라고 표현하는 말은 보편적인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듯 보인다.

이는 색상이 사람의 행동과 기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보여주지 않을지 몰라도, 빛의 파장이 달라지면 행동과 기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확실하게 시사해 준다.


이처럼 자신만의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의 공간을 뇌와 마음,
힐링과 행복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더 없이 매력적인 책

- 정재승(카이스트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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