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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난날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조회수 2020. 2. 25.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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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에 시작한 교사 임용 시험 공부는 칠 년 동안 계속되었다.

칠 년의 수련

나는 칠 년 차 중학교 상담 교사다. 


내 지난날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스물다섯 살에 시작한 교사 임용 시험 공부는 칠 년 동안 계속되었다. 0.03점 차로 1차에서 낙방한 적도 있고, 불합격자보다 합격자가 많았던 마지막 면접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나를 못 견디게 한 건 같이 공부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시험에 낙방했다는 사실이었다. 그 무렵 나는 밖으로 잘 나가지도 못했고, 말을 하려 하면 눈물이 먼저 쏟아져 주위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


오래 사귄 남자 친구에게 더 이상 기다려 달라고 할 수 없어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래. 더 하는 것도 집착이야.’ 스스로를 달래며 육아에 매진했다. 


하지만 마음이 공허하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아이가 돌이 된 무렵, 전국에 상담 교사를 뽑는 특별 임용 전형이 생겼다. 


‘두 시간마다 먹이고 달래고 재워야 하는 아이가 있는 처지에 공부가 가당키나 할까.’ 


애써 외면했지만 마음이 갔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듯했다.


아이를 눕혀 놓으면 오래 자지 못하기에, 잠든 아이를 등에 업고 책을 보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시험 날에는 기저귀 가방에 책을 넣고 수험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교사가 되었다.


상담실에 오는 학생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안고 오고, ‘살고 싶다’보다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만약 스물다섯 살에 교사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던 그때 이 아이들을 만났다면 어설픈 위로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을까? 


이제는 안다. 나의 과거는 아이들 말을 흘려듣지 않기 위한 수련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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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경기도 군포시에서 강근미 님이 보내 주신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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