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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저씨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발견했다.

조회수 2020. 2. 25. 0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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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무뚝뚝했던 아저씨에게 그런 취미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장미꽃과 시

고등학생 때 운 좋게 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 경비 아저씨는 날 볼 때마다 


“아이고, 우리 회장 님.” 


하며 인사했다. 연세 많은 분이 존댓말을 해 주니 고마우면서도 민망했다. 


어느 날, 볼일이 있어 경비실을 찾았다. 그때 아저씨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발견했다. 바로 동시 쓰기였다. 평소 무뚝뚝했던 아저씨에게 그런 취미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부끄러워하는 아저씨에게 시를 보여 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나는 아저씨의 첫 독자가 되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어 아저씨 몰래 학교 신문에 실었다. 신문이 나오자마자 경비실로 달려가 건네니 아저씨는 무척 기뻐했다. 그 모습에 내 마음도 벅차올랐다. 


졸업식 날, 교실에서 친구들과 인사하고 나오니 문 앞에 아저씨가 서 있었다. 아저씨는 장미  꽃 한 송이와 나를 위해 쓴 시를 내밀었다. 내겐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었다. 


며칠 뒤, 아저씨는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진수야, 넌 내가 학교에서 일하는 20년 동안 시 쓰는 걸 응원해 준 첫 번째 사람이었어. 참 고마워. 이참에 책을 내 볼까 생각 중이야.”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났다. 


아저씨의 노래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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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경기도 부천시에서 승진수 님이 보내 주신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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