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서가 된 이유

조회수 2019. 2. 22. 14: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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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둬야겠다.”

*긱 경제 (프리랜서, 독립계약자, 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 형태)에 합류하기 전까지 커티스 라슨은 매일 아침 전통적인 사무직 업무를 보러 출근했다. 2013년, 합격 통지를 받던 때만 해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건물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숨통이 막혔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커티스는 괜히 시간만 낭비하게 하는 회사가 지긋지긋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1월의 어느 날, 그는 출근 시간보다 3시간 앞선 오전 6시 45분에 알람을 맞췄다. 이튿날 알람이 울리자 노트북을 들고 근처 스타벅스로 가서 ‘크론텐트’라고 이름 붙인 웹사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영업·마케팅·광고라면 질색이었고, 그래서 처음부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크론텐트를 만든 이유는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몇 주가 지났을까. 좀 특이한 회사가 눈에 띄었다.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엔지니어링팀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보태주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긱스터’라는 이름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사이트는 엔지니어링팀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줄 ‘직원’을 찾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그 대신 저마다 원하는 시간에 일 하는 독립계약자, 사이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원격지의 능력자’를 찾고 있었다. 광고에는 “노동의 본질이 바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업에서 원격지의 능력자를 활용할 것입니다”라는 문구도 쓰여 있었다.


긱스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기술 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개발자를 풀타임 직원으로 고용하려면 매우 큰 비용이 든다. 그런데 긱스터를 통해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쓰면 사옥에서 무료로 식사와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업계 표준으로 통하는 근사한 복지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


커티스는 프리랜서로 살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졸업하면 당연히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회사생활에 신물이 나서 긱스터에 접촉해보기로 했다. 

긱스터에서는 채팅으로 면접을 봤다. 그가 지원했던 여타 기술기업과 달리 난해한 질문으로 사람의 심리를 압박하면서 이론적 지식을 검증하지 않고 실무 능력과 직결된 질문만 했다. 긱스터는 커티스가 회사 문화와 잘 맞는지,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팀원들과 잘 협력할지를 따질 이유가 딱히 없었다. 긱스터에 합류한다면 어차피 혼자서 작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 보유한 능력만이 중요했다. 면접은 대성공이었다. 7.7퍼센트에 불과한 합격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제 그는 ‘직업인 듯 직업 아닌 직업’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해야 했다.


긱스터에 등록된 프로그래머들은 스타트업의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하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회사가 대박을 터트린다고 하더라도 자기 손에 큰돈이 떨어지는 일은 기대할 수 없었다. 사실 많은 사람이 그런 일확천금의 가능성 때문에 신생 기업에 매력을 느낀다. 어디까지나 회사 지분을 보수의 일부분으로 받는 직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인데도 말이다. 어쨌든 커티스는 긱스터에 합류하는게 종일 사무실에 앉아서 억지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았다.


  "프리랜서로 살아보기로 했다."
- '긱 경제'에 뛰어들다!-

그는 잘 알지도 못하는 프리랜서 중개 업체의 장밋 빛 약속만 믿고 당장 회사를 그만둘 사람은 아니었다. 긱스터에 합류하기 전에 조사가 좀 필요했다.


생활비라면 이미 1년 치가 저축되어 있었다. 그는 회계사에게 상담을 받았다. 건강보험에 대해 알아보니 정부의 코브라 프로그램 덕분에 회사를 나와도 현재의 건강 보험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회사의 분담금 없이 자기 돈으로만 똑같은 보험 상품을 유지하려면 다달이 600달러 정도를 내야 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건강보험개혁법을 제정하면서 설립된 건강보험거래소를 통해 알아봤더니 월 보험료가 200~300달러밖에 안 되는 상품들도 있었다. 그는 스프레드 시트에 이 보험료와 개인연금 납부 예정액을 입력하고 직장인에서 독립계약자로 신분이 바뀌는 순간 2배로 뛸 세금 예상액도 입력했다. 그리고 긱스터 웹사이트에 등록된 일감과 보수를 살펴보면서 긱스터로 먹고살려면 일을 얼마나 해야 할지 계산했다.


결과적으로 긱스터에서 독립계약자로 일하면서도 풀타임으로 직장에 다닐 때처럼 매달 1만 달러 정도가 손에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은 지긋지긋하고, 그렇다고 직접 회사를 세울 준비는 안 된 상태에서 논리적으로 봤을 때 긱 경제 가 그 중간 단계라고 판단됐다.


9월의 어느 금요일, 커티스는 상사의 집무실에 불쑥 고개를 들이밀고 긱 경제의 일원이 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상사는 그에게 2주만 더 일하면서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커티스는 바로 짐을 쌌다. 회사를 나오는 길에 구내식당에 들러 공짜로 주는 땅콩버터바, 할라페뇨칩, 특히 오트밀을 백팩이 터지도록 쑤셔 넣었다. 간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게 그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튿날인 토요일에 커티스는 평소처럼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작업에 돌입했다. 이제 그는 자유의 몸이었다.


`프리랜서`의 두 얼굴 
유연한 근무 vs 불안정한 수익 

직장을 그만두고 긱스터를 통해 프리랜서로 변신한 커티스는 아침 일찍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로 가는 것만 고집하지 않았다. 가끔은 도서관에도 갔고, 공원이나 술집에서 일할 때도 있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그런 곳을 돌아다니며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프리랜서로 전업한 지 두 달이 지났을 때 커티스는 직장을 다닐 때처럼 월 1만 달러에서 1만 2,000달러를 벌었다.


그뿐 아니라 낮에 헬스장에 다녀오고, 점심시간에 여자친구를 만나고, 휴가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다. 그에게는 긱 경제로 인해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라는 실리콘밸리의 설명이 더할 나위 없는 진실로 들렸다.


9시부터 5시까지 직장에 매여 있을 때는 데이터마이닝 업무를 제외한 모든 것이 못마땅했다. 사내 정치가 만연했고, 답답한 위계질서 때문에 의견 하나 개진하려 해도 수많은 사람을 거쳐야 했으며, 승진을 하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회사 안에서 ‘영업’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긱스터에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프로젝트를 맡아서 잘 끝내기만 하면 등급이 올랐다. 긱스터에서는 이것을 ‘카르마’ 점수라고 불렀는데 성공적으로 완수한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점수도 높아졌다. 그리고 점수가 높아지면 긱스터 알고리듬의 ‘신뢰’를 받아 더욱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종래의 직업과 달리, 일만 잘하면 그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착착 승진이 되는 셈이었다.


물론 커티스가 새롭게 영위하고 있는 긱 경제적 삶에도 단점이 없진 않았다. 그는 딱 일한 만큼만 돈을 받았다. 직장에 있을 때에는 중간중간 간식을 먹거나 잠깐 인터넷 쇼핑을 해도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지만 프리랜서들은 일하는 시간 이외에는 누구도 돈을 주지 않는다. 또한 풀타임 정규직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이나 퇴직연금 같은 제도는 프리랜서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존재다. 또한 많은 프리랜서들이 수임을 받고 커미션과 세금등의 비용을 제하고나면 최저임금보다 못한 금액을 받는 경우도 있다.


프리랜서? 직장인? 
'선택'은 개인의 몫

그래도 이런 단점은 그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문제였다. 커티스는 매달 긱스터를 통해 돈을 벌었기 때문에 앞서 저축해놓은 1년 치 생활비는 한 푼도 건드리지 않고 잘 간직하고 있었고, 그래서 배심원이 되어 일을 좀 못 했다고 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다만 다음 달에 일을 좀 더 많이 하긴 해야 했다. 공짜 간식과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졌다는 점은 긱 경제를 통해 자유를 얻고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


4월이 되어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한 지도 7개월쯤 되자 커티스는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다고 지금보다 더 좋은 게 뭐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는 게]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봐요. 스타트업은 월급도 더 적고 회사 지분을 받는다고 해봤자 사실상 별로 가치가 없거든요.” 나는 드물긴 하지만 우버처럼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으로 뛰어서 지분을 갖고 있는 초창기 직원들이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된 사례도 있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커티스는 희박한 확률의 한 방을 노리느니 그때그때 돈을 잘 받는 게 더 좋다고 했다. 그에게는 프리랜서가 잘 맞았다.


이게 바로 긱 경제를 미는 사람들이 말하는 긱 경제의 위상이었고, 커티스는 긱 경제가 실제로 훌륭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 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긱 경제' 시대가 온다.
당신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현재 미국 노동자 3명 중 1명은 프리랜서다.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의 성장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한국도 전체 취업자 중 1인 창업 및 프리랜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누군가는 유연한 자유를 얻게 되었고 누군가는 언제 돈줄이 끊길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서 당신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긱 경제의 성장과 함께 노동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긱 경제'에 뛰어든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

이 기회를 잡는 이들은 누구이고,

리스크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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