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아파트 생활 후 선택한 프로방스풍 주택

조회수 2018. 7. 11.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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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단독주택

70~8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바람은 도심의 인구 팽창을 가속화 시켰고 이는 심각한 주택 문제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양적 공급을 우선하는 주택 정책을 펼쳤고 부동산시장에 아파트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 시장은 여러 과도기를 거치면서 투기와 투자가 우선시 되는 시장으로 변했다. 이 흐름은 2000년 중반까지 이어졌다. 이후 가격 거품이 가라앉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주춤거리고 새로운 대안으로 단독주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HOUSE STORY

DATA

위치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형태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313.70㎡(94.89평)

건축면적 99.35㎡(30.05평)

연면적 144.34㎡(43.66평)

  1층 99.35㎡(30.05평)

  2층 44.99㎡(13.61평)


MATERIAL

지붕재 테릴 점토기와

외장재 스타코, 고벽돌

내장재 친환경 페인트, 목재

바닥재 강마루

단열재 글라스울, EPS 단열재

창호재 사이먼톤 시스템 창호, 목 창호


설계 및 시공

베른하우스 031-8003-4150 www.bernhaus.co.kr

주택 시장도 세계화 바람이 거세다. 최근 지어지는 단독주택들을 보면 유럽과 미국, 캐나다 주택 스타일 등 다양한 형태를 목격할 수 있다. 한옥 역시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기 보다는 건축주의 취향을 따르고 있다. 주택시장도 취향과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다. 그만큼 수요자의 요구는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덩달아 건축 업계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남유럽 스타일을 살린 주택 외관

건축주 부부는 남유럽 스타일의 집을 지었다. 그리고 그들 가족은 기대 이상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계획보다 실행이 앞서

“아는 지인이 집을 짓는다기에 같이 다니다 얼떨결에 따라 하게 됐어요. 전원생활을 계획하지도 않았고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물론 도심이라 시골의 전원생활 같진 않지만, 아파트엔 없는 넓은 마당만으로도 전원 같은 생활을 누리기에 충분해요. 단독주택이란 게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게 많고 관리하기 힘들지만, 후회는 없어요. 너무 즐겁고 만족해요.”

층고가 높은 천장은 복도에서 거실로 들어설 때 더욱 넓은 느낌을 들게 하고, 원목 창과 통나무 마룻대, 벽난로는 실내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주방 천장엔 통나무 보를 노출시켜 밋밋함을 줄였다. 고전 스타일의 타일은 주방을 산뜻하고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꾸며 준다.
인테리어는 소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일반 그릇과 찻잔, 식기 등을 진열과 배치만으로 훌륭한 소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계획에도 없던 안주인 아내의 결정으로 건축주 가족은 뜻하지 않게 30년 아파트 생활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광주 시내에 위치한 단독주택 단지에 남유럽식의 예쁜 주택을 짓게 된다. 집을 짓겠다고 생각한지 6개월 만의 일이었다. 보통 집을 짓기까지 평균 2년 정도가 걸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의 경우는 일이 얼마나 빨리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집을 지을 때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집을 짓는 전 단계이다. 집을 앉혀야 될 땅을 찾아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용도에 따라 농지법, 산림법, 수도권 정비법, 산지관리법과 지적법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켜있다. 만약, 농지나 임야를 매입하려 한다면 소유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세대원 전원이 6개월 이상 거주를 해야 한다. 이처럼 땅을 구매하고 지목을 변경하는 과정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1층 주방에서 거실 쪽을 바라본 복도. 커다란 액자 하나도 좋지만, 여러 개의 작은 액자를 이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며도 좋다. 오래된 재봉틀과 갓등이 액자와 조화를 이룬다.
파스텔과 짙은 브라운, 작은 창으로 꾸민 안방은 아늑함 그 자체다.

땅을 구매 한 뒤에도 준비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 먼저 시공사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시공사를 만나게 되면 잦은 의견 충돌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영세한 시공사의 경우 공사 중단까지 맞닥뜨릴 수 있다. 오죽하면 집 지은 사람들마다 ‘집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라는 말을 유행어처럼 말할 정도다. 그런데 건축주는 오히려 10년은 더 젊어진 듯하다.


“계획에 없던 결정이라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살고 보니 가족 모두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에 하루하루 행복합니다.”

2층 계단 옆 공간을 활용해 피아노를 놓았다.
아늑하고 차분한 공간 완성

일출의 따뜻함을 담아놓은 듯한 건축주의 집은 영산강과 황룡강이 감싸 도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에 위치한다. 시에서 추진하는 지역 개발 계획에 따라 약 150필지로 나뉜 단독주택 전용 주거지 내에 터를 잡았다. 건축주가 한 달 만에 땅을 구매할 수 있었던 것도 광주에 살면서 이미 이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군·구에서 추진하는 단독주택단지는 매입 절차가 간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광산구는 성공적인 도시계획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많은 지역이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시대를 반영하듯 이곳 단지에선 다양한 주택 유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깔끔하게 구성한 자녀방. 천장에 서까래를 노출해 포인트를 줬다.
부부는 발코니를 가족의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건축주의 집은 프로방스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배어있다. 건축주는 집이 가벼워 보이지 않게 고벽돌을 이용해 무게감을 줬다. 고벽돌은 점토기와하고 잘 어울려 조화롭다. 집 전면을 장식한 토기 화분과 원색의 의자는 집을 한층 돋보이게 한 요소로써 건축주의 감각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집 안은 대부분 밝은 톤의 아이보리색을 바탕으로 하고 다양한 갈색 톤의 가구를 배치해 중후한 멋을 담았다. 이러한 집 분위기는 곳곳에 앤티크 가구와 소품을 더해 고전적 분위기도 풍긴다. 

도로에 인접한 집은 조경으로 적당한 가림막을 만들었다. 마당엔 건축주가 직접 만든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집은 대지면적 313.70㎡(94.89평)에 건폐율 31.67%와 용적률 46.01%가 적용됐다. 거실과 주방이 있는 1층은 최대한 건폐율에 맞춰 99.35㎡(30.05평)으로 하고, 나머지 공간으로 아들과 딸을 위한 2층을 계획했다. 가족을 위한 공간인 거실은 천장고가 높아 시원한 감이 들고 천장 마룻대를 원목으로 포인트를 넣어 지루함을 덜었다.


넓은 거실에서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한 건 소파다. 쌓인 책을 보면 책장 하나쯤 더 배치해도 좋으련만, 넓은 벽면을 그대로 두고 쌓아둔 책이 오히려 자유로운 공간으로 보이게 한다. 천장등은 화려하지 않고 거실 분위기와 어울리는 앤티크 갓등을 달아 더욱 차분하다.


거실 창은 대부분 크게 계획해 마당으로 통하게 하지만, 이 집은 채광과 조망을 위해 적당한 높이에 뒀다. 덕분에 외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차단되는 구조다. 주방은 거실처럼 공간을 여유롭게 계획했다. 수납공간도 아래쪽에만 두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부족한 수납공간은 찬장과 다용도실을 활용했다. 찬장엔 예쁜 찻잔과 접시들을 진열해 장식장 같은 느낌이 들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좌측) 장작을 포치 안에 가지런히 쌓아두어 벽을 장식하는 소품 같아 보인다. (우측) 디딤판은 벽체에 사용한 고벽돌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일체감을 이루고 잔디와도 잘 어울린다.

건축주는 가족 구성원이 어디에 있든 간에 서로를 이어주고, 사회에서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장소가 바로 집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예쁘고 아늑한 주거지이자 에너지 충전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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