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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단독주택】 기운생동, 절묘한 공간 속에서 여유를 얻는 집

조회수 2018. 2. 1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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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동양화가인 건축주의 그림에서 시작됐다. 두 개의 선, 두 개의 힘이 만나는 작품에서 음과 양,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우주의 질서를 떠올린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 김승회 건축가는 이를 집으로 구현했다. 그리고 3년, 건축주는 집에서 기운을 얻고 자연을 느낀다. ‘기운생동’ 그 자체다.


김수진 사진 백홍기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대지면적 263.70㎡(79.90평)

건축면적 129.92㎡(39.36평)

연면적 374.84㎡(113.58평)

          1층 121.35㎡(36.77평)

          2층 128.03㎡(38.79평)

          지하 125.46㎡(38.01평)

건폐율 49.27%

용적률 94.57%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용도 도시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설계기간 2011년 12월 ~ 2012년 08월

공사기간 2012년0 8월 ~ 2013년 04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티타늄 아연판

             외벽 - 라임스톤, IPE목

내부마감 벽 - 보티치노, 라임스톤

            천장 - 메이플 원목, 메이플목 루버

            바닥 - 온돌마루, 티크원목

            창호 - 이건창호

단열재 지붕 - 압출스티로폼

          내벽 - 압출스티로폼

위생기구 대림바스,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스탠다드, TOTO

난방기구 온수패널히팅

주요메인조명 바리솔, 다운라이트,

주요메인조명 간접등(FEELUX T5-26W)

설계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 02-592-4128 www.kywc.com

시공 이안 R&C

메인 사진제공 김재경 사진가

거실에서 바라본 중정의 모습. 높은 외벽 안에 이렇게 넓고 밝은 정원이 마련돼 있을 거라 상상하기 어렵다.
건축주 부부는 정원 내 나무에서 자연을 느끼며 시작하는 아침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창 너머로 사랑채 형태의 서재는 천장을 낮게 해 아늑하면서도 운치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이 집의 높은 채광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내부 중정이다. 빛이 다각적으로 집 내부로 들어와 종일 공간을 밝힌다. 내부 중정에는 이끼류를 키우고 있다.

건축주 가족은 판교 운중동에 자리 잡기 전, 주상복합 아파트에 10년간 거주했었다. 아이 교육을 위해 오랫동안 살았지만 정이 가지 않았었다. 언젠간 꼭 주택을 지어 이사 가리라 다짐했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가족에게 주상복합 아파트는 평생 살 집은 아니었어요. 도심으로의 이동이 편하긴 했지만, 환기가 힘들고 이웃과 소통도 어려워 과연 오래 살 집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죠. 그래서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집 지으러 이곳저곳을 둘러봤어요.”


남편의 직장과 본인 작업실과의 거리를 고려해 집 지을 곳을 경기도 판교 운중동으로 결정한 건축주는 여러 집을 인터넷과 현장 답사를 통해 살펴봤다. 괜찮다 생각이 드는 집들을 골라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집들이었던 것. 이윤정 씨는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의 김승회 건축가의 작품에서 “따뜻한 심플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김승회 건축가의 건축물들이 대부분 그렇더라고요. 보통 심플한 집들은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나기 마련인데 그분 작품들은 절제 속에서도 따스함이 묻어났어요. 그래서 경영위치에 설계 의뢰를 결심했죠.”


설계과정에서 건축주는 몇 가지 특별 주문을 했단다. 가장 먼저, 자연환기가 잘 되는 공간이었다. 주상복합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축주의 요구를 김승회 건축가는 중정과 내부 공간의 절묘한 배치를 통해 자연환기가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윤정 씨는 “문을 열어놓으면 선선한 공기가 집 안에 흐르듯 은은하게 들어온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수장고도 특별 주문했다. 동양화가인 건축주의 작품을 별도로 보관할 장소가 필요했던 것. 직사광선을 맞지 않으면서도 선선한 공기가 통하는 지하실에 수장고를 별도로 마련했다. 공기순환이 잘되게끔 설계해 습기가 들지 않아 이윤정 씨가 마음 놓고 작품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부부실 내 남편 공간. 편안한 휴식을 위해 방음력을 높였다. 침대에 누워 남측 창을 올려다보면 옥상에 심어놓은 갈대가 아름답게 보인다.
건축주 이윤정 씨 침실 위에 마련된 다락방
어릴 적 다락에서 즐겁게 놀던 기억에 맞춤 제작했다. 아늑하고 단란해 주변에서는 ‘기도실’이라고 부른다.
한옥의 美가 숨은, 반전 있는 집

판교 운중동 주택은 반전이 있는 집이다. 도로변으로 나 있는 큰 외벽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안이 답답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막상 집 내부로 들어서면 시원하게 전망이 트인다. 판교는 정책에 따라 담을 짓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래서 아예 집을 도로 앞까지 키워 담을 대신하게 하고, 내부에는 중정을 둬 거주자의 프라이버시와 조망권을 확보했다.


“도로변으로 창을 낸 다른 집들은 커튼으로 밖에서의 시선을 막곤 하는데, 채광까지 막는데다 거주자가 많이 답답할 거예요. 하지만 저희 집은 집 벽이 담을 대신하고 내부에 중정을 둬 시선이 트이면서도 햇빛까지 고스란히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밖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죠. 참 신기한 구조예요.”


그래서 건축주는 중정과 서재를 내다볼 수 있는 거실이 가장 마음에 든단다. 남쪽으로 난 창에서 들어오는 햇빛과 마당에 심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행복해진다고.


“사실 남편은 집 짓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저희 어릴 적만 해도 단독주택 하면 ‘추위’가 맨 먼저 떠올랐잖아요? 그 편견 때문에 심드렁한 반응이었죠. 그런데 이사 오고 남편이 달라졌어요(웃음). 나무와 이끼에 물을 주면서 정원에서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거예요. 게다가 워낙 단열을 꼼꼼히 해 추위도 없고요. 참 잘 지었다는 생각으로 지냅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목재로 벽을 2/3가량 가리고 낮은 창문을 아래에 달았다. 나무 살과 한지를 활용한 한국적 미를 살린 창문이 돋보인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목재로 벽을 2/3가량 가리고 낮은 창문을 아래에 달았다. 나무 살과 한지를 활용한 한국적 미를 살린 창문이 돋보인다.
건축주의 또 다른 가족 반려견들. 이사온 후 반려견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져 더욱 기쁘다. 계단을 무서워하는 개들을 위해 이동통로를 만들고, 잠시 분리시킬 때를 대비해 문도 달았다. 부부 공간을 내부에서 이어주는 파우더룸과 화장실. 사진은 아내 방에서 바라본 각도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남편 침실이 나온다. 김승회 건축가는 동양화가인 건축주 작품에 나타나는 Void(빈 공간)를 건축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1층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빈 공간이 살며시 보인다.
부부 공간을 내부에서 이어주는 파우더룸과 화장실. 사진은 아내 방에서 바라본 각도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남편 침실이 나온다.
김승회 건축가는 동양화가인 건축주 작품에 나타나는 Void(빈 공간)를 건축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1층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빈 공간이 살며시 보인다.
따로인 듯, 함께인 공간

집은 도로보다 약 1.4m 정도 레벨이 높은 내밀한 마당을 중심으로 ㄷ자로 설계했다. 주차장과 수장고가 있는 지하부터 주방과 서재, 거실이 있는 1층, 부부와 아들이 거주하는 2층, 3층 옥상으로 구성돼 있다. 김승회 건축가는 각각의 개인 공간을 절묘하게 이어지듯 설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2층. 각 실을 분리된 듯하면서도 이어놔 가족의 단란함과 각 개인생활을 보장했다.


“금융업을 하는 남편과 그림을 그리는 저의 생활패턴이 달라 부부 공간을 두 공간으로 나눴어요. 각자 일을 보고 편히 쉴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면서도 욕실과 드레스룸을 공통으로 해 나뉜 듯 함께인 듯한 공간을 구성했죠. 또 제 방 위에는 다락을 뒀는데, 덕분에 제 침실 천장이 조금 낮아요. 처음에 아들은 ‘이게 뭐냐’며 타박했는데 입주하고 생활하다 보니 아늑해서 오히려 더 좋더라고요. 공간 활용도 충분히 할 수 있고요. 아주 만족합니다.”


2층 복도 너머 아들 공간도 별도 화장실과 테라스를 뒀다. 나중에 아들이 결혼해 같이 살게 되더라도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구성한 것. 이윤정 씨는 “각 실이 워낙 훌륭히 짜맞춰 져 있어 훗날 구성원이 바뀌거나 생활패턴이 달라져도 큰 무리 없는 공간”이라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작품들이 소중히 보관된 지하. 자동차로 작품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차고지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곳 역시 공간을 나눠 제2의 서재 및 취미공간도 옆에 마련했다. 수백 권의 책이 보관된 큰 책장 앞으로 푹신한 소파를 뒀고 영화감상을 가능케 했다. 덕분에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이윤정 씨는 “사실 아들이 가끔 지하실에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르거나 영화를 본다”며 “주상복합에 살았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일”이라며 웃었다.


1층 서재 공간도 인상적이다. 심플하면서 도시적인 건축물임에도 한옥의 특징, 중정과 사랑채의 모습을 담아 구성했다. 실제로 거실에서 서재를 바라보면 누마루와 사랑채가 떠오르는 형태다. 게다가 서재 공간에서 중정으로 내려가는 쪽에 댓돌을 둬 포근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다이닝실과 거실 옆에 마련된 또 다른 정원은 집 안에서도 계절을 느끼며 여유 있는 삶을 영위케 한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텃밭을 옥상에 마련해 채소 키우는 즐거움을 누린다.


건축주 작품이 보관돼 있는 지하실. 특유의 아늑함과 시원함 덕분에 아들도 좋아하는 공간이다. 바로 옆으로 자동차 2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곳도 마련해 작품 이동이 편하게 했다. 건축주가 직접 발품을 팔아 고른 조명과 본인 작품이 어우러지는 다이닝실. 서재와 거실 사이에 마련된 내밀한 가족만의 마당은 이윤정 씨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아침마다 이곳에서 자연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텃밭을 옥상에 마련해 채소 키우는 즐거움을 누린다.
건축주 작품이 보관돼 있는 지하실. 특유의 아늑함과 시원함 덕분에 아들도 좋아하는 공간이다. 바로 옆으로 자동차 2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곳도 마련해 작품 이동이 편하게 했다.
건축주가 직접 발품을 팔아 고른 조명과 본인 작품이 어우러지는 다이닝실

사는 사람의 특징을 잘 살린 판교 운중동 집. 그러다 보니 따라 지은 듯한 집들이 주변에 생길 정도란다. 이 집이 운중동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시작점이 된 것.


가족은 이 집에 이사온 후 여유를 되찾았다. 답답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윤정 씨는 “집 지은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일이 새롭다”며 “집이주는 다채로운 경험 덕분에 내가 가진 것을 감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행복하다”며 활짝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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