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코드

푹푹 찌는 여름. 날씨도 날씨지만 집 나간 입맛은 언제 돌아올는지. 밥을 먹기도 귀찮기 일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요리가 아이러니하게도 김치찌개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뜨거운 흰쌀밥에 찌개 속 김치를 푹 찢어 얹어 먹으면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신 김치로 끓인 새콤하고 칼칼한 김치찌개를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본격 에디터가 먹고 싶어서 찾아본
서울 김치찌개 맛집 5선!

방산시장 골목에 위치한 '은주정'은 쌈 싸먹는 김치찌개로 유명하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5가지 이상의 싱싱한 쌈 채소에 김치찌개 속 돼지고기와 김치를 올려 한 입 크게 먹으면 색다른 맛이 눈이 번쩍 뜨인다.

새콤한 김치에 적당한 식감의 돼지고기는 환상의 궁합이요, 거기에 자칫 짤 수도 간을 쌈 채소가 맞춰준다. 

1인분에 8,000원(점심 기준)이라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찌개의 양을 보고 한 번 수긍, 국물을 한 입 먹고 나서는 또 수긍, 그리고 찌개 속 고기에 쌈을 싸먹으면 8,000원 밖에 안 하는 가격에 감사를 할 정도라나.  

저녁에는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같이 나온다고 하니 시간대를 다르게 하여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주교동 43-23

낡은 간판이 말해주듯 오랜 전통의 김치찌개 명가, 광화문집. 으레 다른 김치찌개 집과는 다르게 찌개용 육수나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맹물에 사이다를 넣어 시원한 맛을 내기로 유명하다. 김치찌개에 사이다는 무슨 소린가 싶지만 국물 한 숟갈 떠먹으면 감탄사를 자아낸다.

광화문집에서는 국물 맛이 텁텁해진다는 이유로 면사리를 팔지 않고 있다. 면 애호가에겐 김빠지는 소리지만 김치찌개만으로도 너무 맛있으니 공깃밥을 하나 더 시키는 걸로 만족하자.

6개월 된 김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묵은지 김치찌개 같은 강한 신맛은 나지 않으니 참고 바란다. 대신 신맛, 매운맛, 짠맛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로운 균형을 자랑해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그런 김치찌개!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당주동 43

상호는 곱창집인데 김치찌개가 더 유명한 아이러니한 식당. 김치찌개 먹으러 가자면서 곱창집으로 향하니 들어갈 땐 고개를 갸웃하지만 나올 땐 고개를 끄덕이며 나온다는 김치찌개 맛 집, 장호왕곱창. 근처 직장인들에게 입소문 난 맛 집이라 평일 점심, 저녁 시간은 거의 만석이지만 비좁은 자리라도 비집고 들어가 앉아서 뜨끈한 밥에 김치를 얹어 먹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맛이라고.

푹 익힌 김치를 사용해서 신맛이 강한 김치찌개지만, 자꾸만 국물을 떠먹게 되는 매력적인 신맛이니 숟갈질을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넉넉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국물을 리필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김치와 김치 국물은 리필이 가능하다).

장호왕곱창의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가 있진 않으니 고기를 더 먹고 싶다면 고기 사리(3,000원)를 추가하기를 추천.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순화동 6-16

'마치 참치 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결대로 잘 익은 돼지고기와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포기김치를 쭉 찢어 밥에 얹어 먹으면 공깃밥 추가는 기본이다.' 만화 '식객' 중에서

이 한 문장 때문에 부랴부랴 한옥집으로 뛰어가는 분들 많으셨으리라. 만화 식객에서 극찬한 한옥집의 김치는 '윤철' 장인이 모두 직접 담그는 거라고.

한옥집 김치찌개는 사골육수를 베이스로 김치찌개를 만든다. 사골육수에 묵은지와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김치찌개를 팔팔 끓여 흰쌀밥과 함께 먹다 보면 어느샌가 공깃밥을 추가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묵은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물 맛이 신맛이 있는 편이지만 개운함도 함께 있어서 손이 자꾸 가는 맛. 무료로 주는 라면사리는 꼭 넣어서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178

칼칼한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면 단연코 떠오르는 이곳, 바로 청담동에 위치한 '현대정육식당'이다. 이곳도 '장호왕곱창'처럼 주객이 전도되어 정육점에서 김치찌개가 주업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질 좋은 목살이 김치찌개에 한가득이다.

국물 맛은 칼칼하고 시원해서 묵은지의 신맛을 잡아주는 느낌. 신 김치찌개를 잘 못 드시는 분들도 여기 이곳의 김치찌개는 잘만 드신다고. 집밥 느낌이 물씬 나는 김치찌개와 각종 밑반찬들은 엄마 밥이 그리운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딱 맞는 한상이다. 

현대정육식당은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요즘같이 더워 잠 못 이룰 때, 뜨끈한 김치찌개와 흰밥을 포근한 이불로 삼기 좋은 곳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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