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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에서 '도보다리'까지

조회수 2018. 4. 27. 23: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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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판문점, 구석구석 알아보기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함께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안의 각종 시설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판문점에는 어떤 시설물이 있고 그것들은 어떤 기능과 역사를 갖고 있을까?

출처: 연합뉴스
판문점 내 시설물 위치도.

▶군사정전위원회·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판문점에는 총 10여 동의 건물이 있는데 그 중심에 군사정전위원회·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이 있다. 흔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을 보여줄 때 우리 헌병이 지키는 파란색 단층 건물이 그것이다. 


단층건물은 총 7개 동인데, 그중 3개 동인 파란색 건물은 유엔사령부가, 회색인 4개 동은 북한군이 관리한다. 모두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후 그해 10월 건립됐다. 

출처: 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왼쪽부터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파란색 건물은 우리 측에서 봤을 때 왼쪽부터 중립국감독위 회의실, 군사정전위 본회의실, 군사정전위 소회의실로 사용되고 있다. 각각 T1, T2, T3로 불린다. 


‘임시(Temporary)’의 첫 글자를 딴 붙인 것인데, 잠깐 쓴다고 생각했던 조립식 건물이 무려 65년째 사용되는 것에서 분단의 긴 세월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T2와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이 건물들은 흔히 ‘휴전선’이라 불리는 ‘군사분계선(MDL)’ 위에 걸쳐 있다. 


따라서 우리 측에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건물의 남쪽 절반은 우리 측, 북쪽 절반은 북측인 셈. 하지만 남북 공동 공간인 건물 내부에서는 북측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출처: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 집.

▶평화의 집


판문점 내 건물은 군사분계선을 표시한 콘크리트 연석을 기준으로 비슷한 성격의 남북측 건물들이 대칭을 이루며 자리 잡고 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연락업무를 수행하는 자유의 집(우리 측)과 판문각(북측)이 마주 보고, 그 뒤쪽에 회담시설인 평화의 집(우리 측)과 통일각(북측)이 있는 식이다. 

이중 정상회담이 열린 평화의 집은 1989년 12월 완공된 3층짜리 건물이다. 회담장 외에 대회의실·소회의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담장 외 공간은 남북 대표단이 밤새워 회담할 때 잠깐씩 휴식을 취하거나 남북 대표단이 서로의 속내를 이야기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서 시설 리모델링을 마치고 25일 새로워진 평화의 집 내부를 공개했다. 

출처: '2018 남북정상회담' 홈페이지.
판문점 내 시설물 위성사진.

▶통일각


1985년 준공된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북측 회담시설로 기능 면에서 평화의 집과 비슷하다. 북측 통일각과 남측 평화의 집을 번갈아가며 회담하는 것이 관례인데 설비가 열악해 남측 대표단이 고역을 치렀다. 


겨울이면 북한의 전력난 때문에 냉골 회담장이 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겨울에도 작은 난로 몇 개만 켜 놔 옷을 몇 겹씩 껴입고 회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출처: 국방부 페이스북
자유의 집 전경.

▶자유의 집


주로 남북 간 연락업무를 수행하는 자유의 집은 원래 1965년 팔각정을 중심으로 좌우 두 개의 건물로 지어졌다. 하지만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이 낡아지자 1998년 새로 지어졌다. 

출처: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우리 헌병 어깨 너머로 보이는 판문각.

▶판문각


자유의 집 북쪽 80m 지점에 있는 건물로 1969년에 건립됐다. 판문점 전경에서 군사정전위·중립국감독위 회의실 너머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다. 북한 경비병 지휘소와 판문점 대표부, 적십자 연락대표부가 자리 잡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6일 판문점 현장 점검에 나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들이 '도보다리'를 걷고 있다.

▶판문점의 다리 


판문점 인근에는 3개의 다리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새롭게 알려진 다리가 ‘도보다리’. 오전 회담을 마치고 양 정상이 산책하면서 이곳을 지났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단축하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것으로 유엔사가 ‘Foot Bridge’로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해 ‘도보다리’로 부르게 됐다. 


우리 측은 이번 회담을 위해 좁은 다리를 두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확장했다고. 

출처: 국방일보 DB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알리는 표지판.

사실 판문점의 다리 중 원조는 군사분계선을 가로지르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다. 원래 ‘널문다리’였지만, 1953년 7월 휴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포로 교환이 이뤄지면서 포로들이 한 번 다리를 건너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의미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1976년 ‘도끼만행사건’ 이후 폐쇄됐다. 


북측 통일각 뒤편의 ‘72시간 다리’는 지난해 발생한 ‘오청성 귀순 사건’으로 존재가 주목받았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되자 북측이 사흘(72시간) 만에 새 다리를 세웠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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