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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달린 호랑이 K-30 비호, 세계로 날까?

조회수 2018. 4. 11. 2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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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같은 소형 무인 비행체의 군사적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그 대응무기체계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드론 잡는 드론부터 지향성 음파무기까지 다양한 대응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대응수단은 지대공 미사일과 대공포로 무장한 자주방공무기체계다. 


특히 우리 육군의 K-30 비호복합의 경우 처음엔 30㎜ 기관포 2문만 있었지만,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신궁 단거리 지대공유도탄 운영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덕분에 근거리 저속 표적은 기존 30㎜ 기관포로, 근거리 고속 표적은 신궁 단거리 지대공유도탄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돼 21세기 미래 전장에서도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처: 국방일보 DB
K-30 비호복합이 30㎜ 기관포를 발사하고 있다.

자주대공포 비호의 탄생 배경


1980년대 육군은 자주국방 정책과 율곡사업 결과 독자적인 종심공격작전 수행이 가능한 기계화부대를 보유하게 됐다. 이때 전차·장갑차와 함께 기동하며 기계화부대의 독자적이고 공격적인 종심작전 수행에 필수적인, 강력한 자주대공무기체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방어적 작전 개념 하에서는 고정식 대공무기체계도 충분하지만, 공세적 작전 개념 하에서는 다양한 적의 공중 공격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고 기동능력까지 갖춘 자주대공무기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육군은 비호 개발 과정에서 야전군 기동부대와 함께 기동하며 저고도 공중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공능력을 요구했다. 또한 1980년대 북한이 500MD 헬기를 밀수하고, 저고도 침투 항공기인 An-2를 통한 특작부대의 대규모 공중침투 위협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무기체계 소요도 있었다. 


이에 따라 등장한 비호는 1980년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연구와 개발을 주도하고 양산은 대우중공업(이후 두산DST를 거쳐 현재 한화디펜스)이 담당한 한국형 무기체계 중 하나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에 최적화된 교전능력을 갖춘 비호는 하이-로우 믹스(Hi-Low Mix) 운영 개념에 따라 개발된 최초의 국산 무기체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출처: 국방일보 DB
K-30 비호복합이 30㎜ 기관포를 발사하고 있다.

비호의 기술적 특징


비호는 실전 배치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3년 시작된 연구개발이 1992년 거의 완료됐지만, 1996년 말에야 겨우 시제차량 생산이 이뤄졌다. 또 1999년 11월 실전 배치가 발표됐지만, 실제 양산은 2002년 시작됐다. 


양산 대수 역시 최초 396대였지만, 2006년 국회 예산 심의를 통과하면서 167대로 대폭 줄었다. 연구개발과 초도양산에 연구 인원 600여 명, 개발비 289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개발할 때는 기존 K200 장갑차 차체를 그대로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포탑 중량이 늘어난 데다 30㎜ 기관포의 사격 반동을 흡수하기 위해 차체가 연장되고 바퀴 1개가 추가됐다. 


최초 개발 당시 520마력/2300rpm의 대우 D2840L 디젤엔진과 국내에서 면허 생산한 미국 GE사의 HMPT-500EK 무단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시속 65㎞, 10초 이내 시속 32㎞까지 가속이 가능했다. 무장의 경우 스위스제 KCB 30㎜ 대공포를 당시 통일중공업(현재 S&T중공업)에서 자체적으로 국산화 개발한 KKCB 30㎜ 대공포 2문이 탑재됐으며 사거리 3㎞(고도 3㎞), 분당 발사속도는 HEI-SD 또는 HEIT-SD 대공포탄 분당 600발이었다. 


사격통제 시스템으로는 GS30X 도플러 탐지레이더와 고성능 열상추적 기능을 갖춘 전자광학추적기(EOTS), 사격제원을 실시간 고속 처리할 수 있는 탄도계산 컴퓨터를 갖췄다. 이를 통해 최대 18㎞에서 목표를 탐지, 8㎞부터 전자광학 추적시스템으로 목표물을 추적하고 유효 사거리인 3㎞ 이내로 목표물이 접근하면 즉시 공격할 수 있다. 

출처: 국방일보 DB
K-30 비호복합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발사하고 있다.

비호복합의 등장


2014년 양산이 시작돼 이듬해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간 비호복합은 비호의 단점으로 지적된 짧은 교전 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궁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추가 장착하고 레이더와 사격통제장비의 성능을 개선한 발전형이다. 


특히 신궁 운영을 위해 사격절차를 자동화하고 신속 정확한 교전 능력을 부여했으며 방공C2A 연동을 통해 네트워크 기반의 통합 방공작전 수행이 가능해졌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방위사업청의 사업관리 하에 체계업체인 두산DST(현 한화 디펜스)가 개발을 주도하고 삼성탈레스(현 한화 탈레스)와 LIG 넥스원이 개발에 참여했다. 


육군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2,000억 원의 예산으로 비호복합을 획득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단순히 신궁만 결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유도탄 운용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사격통제장비·레이더 등 체계 전반에 대한 성능 개량이 진행됐다. GPS 장비도 장착됐다. 


그 결과 비호복합은 기존 3㎞에서 5㎞로 교전 거리가 확대돼 저고도 영역에서 다양한 공중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신궁 장착을 통해 비호복합은 3~5㎞ 영역에서는 신궁으로 대응하고 돌발표적 또는 3㎞ 이내 표적에는 30㎜ 대공포로 교전, 다양한 항공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미사일과 탄환이 소진될 때까지 신궁-대공포-신궁 또는 신궁-신궁-대공포 같이 다수 표적에 대한 연속 교전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 육군은 비호복합의 실전 배치와 함께 기존 비호에 대한 비호복합 성능개량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출처: 한화그룹
북미지역 최대 방산전시회로 손꼽히는 2017 AUSA에 전시된 K-30 비호복합

비호복합, 수출 가능성은?


한화디펜스에서 생산하는 비호복합의 수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세계적으로도 지대공미사일과 대공포를 결합한 복합 자주대공 무기체계에 대한 소요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 스마트 무기의 대명사인 드론의 대량 사용으로 강력한 방공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가자지구 등에서는 장난감 드론에 수류탄 혹은 사제폭탄을 부착한 테러단체의 자폭공격이 일상화됐고 러시아조차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포병화력 유도용으로 드론을 적극 활용해서다. 


반가운 소식은 한화그룹 차원에서 비호복합의 수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북미지역 최대 방산전시회로 손꼽히는 2017 AUSA(Annual Meeting & Exposition)에 참가해 대규모 ‘한화그룹 방위산업’ 통합 전시부스를 열고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본 전시회에서 한화그룹은 K-30 복합비호를 비롯해 한화 지상방산의 K-9 자주포, ㈜한화의 유도무기 및 탄약 분야 솔루션, 한화시스템의 ‘퀀텀아이(Quantum Eye)’ 통합 경계감시체계 등을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미 육군의 SHORAD(Short range air defense) 도입을 위한 평가에도 참가해 성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보잉의 스트라이커 어벤저 등 세계 주요 군수산업체의 주력제품들이 포함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간 미 육군의 경우 공군의 강력한 제공권을 바탕으로 정규전을 수행해 다른 군사 강국에 비해 야전방공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야전 방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라 새로운 근거리 자주대공무기체계 획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주요 군사강대국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틈새시장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K-30 비호복합의 수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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