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K9자주포 노하우 '한수 지도'

조회수 2017. 12. 22. 16: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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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포병학교, 포병병과 간부 8명에 전포 및 조종 교육

출처: 부대제고
핀란드 육군 장병들이 육군포병학교에서 K9 자주포 정비교육을 받고 있다.

육군포병학교는 지난 4일부터 2주간 핀란드군 포병 병과 간부 8명을 대상으로 K9 자주포 운용을 위한 전포 및 조종 교육을 실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핀란드가 48문의 K9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방위사업청과 육군본부, 한화 지상방산 간의 협조를 통해 마련됐다. 교육은 포병학교 전포 및 조종 교관들의 주도로 주특기별 교육, 반 단위 팀 교육, 포장 및 비포장 도로 주행, 야간 조종 및 장애물 통과, 고장 시 정비 교육 등으로 내실 있게 진행됐다.


포병학교 교육을 맡은 교관과 조교들은 장비 조작 기술을 전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도 군사외교관’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을 찾은 핀란드 군인들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장병 대상 ‘문화예술단체 초청 공연’에 초대해 판소리와 한국전통무용을 체험하도록 했다. 또 조교들은 통역을 통하지 않고 원활하게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간단한 핀란드어를 배우고 교육에 필요한 영어 단어와 문장을 암기하는 등의 노력도 했다. 조종교육을 맡은 교도대대 조교 강에녹 상병은 “핀란드군이 바라보는 우리 조교들의 모습이 곧 대한민국이자 우리 군대라는 국가대표의 마음가짐으로 교육에 임했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가한 미코 라민파 핀란드 육군소령은 “한국군의 우수성과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핀란드도 K9 전력화를 통해 더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이석종 기자


나도 군사외교관!

육군포병학교 교도대대의 강에녹(왼쪽) 상병과 핀란드의 주소 벨린(Jusso Welin) 소령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핀란드로 K9 수출이 확정됨에 따라 핀란드 군인 8명이 우리 학교에서 K9 운용 교육을 2주간 받게 됐다. 그동안 특기병 조종교육 조교만 해왔던 내가 이번 교육에 투입될 것이란 말을 들었을 때, 과연 이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교육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다. 무엇보다 언어의 장벽이 크게 느껴졌다. 단 한 번도 외국인과 제대로 말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예전 중국여행 때 어떤 중국인이 나에게 한국말로 인사했을 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났다. 핀란드 군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간단한 핀란드 인사말부터 암기했다. 또 교육에 필요한 영어 단어 문장을 숙지하기 위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공부했다. 교육은 교육생이 조교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조교가 교육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믿었기에 그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까를 고민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저 멀리서 핀란드 군인들이 걸어오고 있을 때, 외워간 핀란드어로 “휘바 후오멘따”, 우리말로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를 했다. 그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감탄사를 표현했고, 머나먼 타지에서 모국어로 인사하는 나에게 미소로 화답해 주었다.


본격적으로 화포 안으로 들어가 교육을 시작했을 때, 그렇게 미소를 주고받은 것이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고, 내가 공부했던 것을 토대로 원리와 방식을 가르쳐주고 설명하니 확실히 그들이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어의 장벽은 조금만 노력한다면 그것을 쉽게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고, 이렇게 나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성취감으로 돌아왔다.


핀란드 군인들이 먼 이곳 한국까지 와서 교육을 받는데, 그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은 우리 군대 전체,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의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교육에 임했더니 교육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돌아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번 핀란드군 교육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이제는 길을 걷다 외국인이 말을 걸어도 당당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그리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가 교육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보람도 크다. 조교라는 임무에 대한 애정도 커졌으며, 이제는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얻었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나의 역할과 임무를 착실하게 잘 수행하면 얼마든지 군 생활 동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좋은 기회를 주신 학교 간부님들께 감사드린다.

육군포병학교 교도대대 강에녹 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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