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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500MD 1호기"

조회수 2017. 11. 7. 15: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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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 공격 헬기 500MD 1호기 역사 속으로
- 한때 육군 항공의 대표 주자, 대통령 탑승도

잠자리를 연상시키는 둥근 캐노피와 길고 날렵한 외관이 인상적인 소형 공격 헬기 500MD. 한때 우리 육군항공을 대표하는 헬기였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제는 구식 헬기가 돼버린 500MD 1호기가 지난 1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76년 8월 생산됐고 1978년 8월 17일 우리 군에 인수돼 1980년 2월 5일 실전 배치 후 39년간 이어진 500MD 1호기의 기나긴 비행이 이날로 끝을 맺은 것이다. 

육군13항공단 501항공대대 장병들이 퇴역하는 500MD 1호기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어떤 이는 "아직도 저런 헬기가 날고 있느냐"고 비웃지만, 누구에게나 눈부시게 빛나던 시절이 있는 법이다. 500MD 1호기도 마찬가지. 6·25전쟁 때 북한군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우리 군에게 적 전차를 잡을 수 있는 공격 헬기는 절실하게 필요한 무기체계였다. 


이런 배경에서 도입된 500MD는 도입 당시 우리 군의 최첨단 항공기였다. 비록 소형 헬기지만 2.75인치 로켓, 7.62mm 기관총에다 산악지역 수색정찰에 유리한 기동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200여 대가 도입된 500MD 중 가장 처음으로 도입돼 맏형 격인 1호기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탑승한 적이 있을 정도로 주목받은 헬기였다. 

퇴역을 앞두고 비무장 상태가 된 500MD 1호기.

1호기가 생산된 1976년 임관해 30여 년간 육군항공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했던 최건묵 예비역 중령은 "500MD가 처음 전력화됐을 때 그 위용이 대단했다"면서 "육군 홍보 영상의 단골로 출연할 정도로 자랑거리였다"고 회고했다. 우리 군이 적극적으로 500MD의 위력을 홍보하자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같은 헬기를 몰래 수입했을 정도. 이처럼 주목받던 500MD 1호기가 도태되는 것은 세월의 무게 때문이기도 하지만, 500MD가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 군사력이 훌쩍 성장했다는 방증이리라. 

500MD 1호기 조종사 정태화 준위가 퇴역식에서 1호기에 작별의 꽃다발을 달고 있다.

육군13항공단 501항공대대는 그동안 7,700시간을 비행하며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각종 작전과 훈련, 대민지원에서 동분서주했던 1호기를 위해 지난 1일 퇴역식을 마련했다. 조종사와 정비사, 관제사를 비롯한 전 장병이 참석한 가운데 30분 남짓 진행된 퇴역식은 짧고 조촐했다. 아직 늦가을 파란 하늘로 날아오를 힘이 남아 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비행을 멈춰야 하는 1호기를 바라보는 부대원들, 그중에서도 조종사 정태화 준위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가만가만 애기(愛機)인 1호기의 동체를 쓰다듬으며 "2009년 육군항공 사격대회에서 1호기와 함께 탑헬리건의 영예를 누려 1호기를 보내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그는 "최초로 도입된 육군항공 500MD로서 1호기로서의 상징적 의미는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군이 퇴역한 500MD 1호기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퇴역한 1호기는 오는 13일부터 지상에서 관람객을 만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39년에 걸친 엄중한 임무를 내려놓은 1호기는 오는 13일부터 13항공단 내에 전시돼 장병들과 부대 방문객에게 육군항공의 역사를 증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1호기를 비롯해 기체 상태에 따라 점차 도태되고 있는 500MD의 빈자리는 현재 우리 기술로 시제 1호기를 조립 중인 소형무장헬기(LAH, Light Armed Helicopter)가 채울 예정이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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