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묘미, 무기 사진 찍는법

조회수 2017. 10. 2. 1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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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기자가 알려주는 사진 잘찍는 노하우

알고 보면 재미있는 신비한 「무기 사진 찍는 법」 

국방일보 조용학 사진기자 촬영 노하우 공개!

군사 관련 사진에서 가장 흥미로운 피사체를 꼽으라면 단연 ‘무기’이다. 장병들이 지상ㆍ해상ㆍ항공 무기를 활용해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국군의 강인함을 대표한다. 그러나 이러한 무기를 사진으로 담기란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다. 국방안보 이슈와 장병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국방일보 조용학 사진기자에게 ‘무기사진 촬영법’에 대해 들어보자. 

▲ interviewee 국방일보 조용학 기자
▲촬영전 조용학 기자

국방일보 사진기자는…?!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무기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기동무기의 생동감 넘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 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카메라 셔터 스피드는 몇 천분의 일초로 가능한 가장 빠르게 설정해 놓는다. 특히 발사 장면이 있는 훈련이라면 발사 시기와 발사 형태부터 섬광 발생, 후폭풍 등 발사 후 일어나는 변형 포인트까지 정확히 인지하고 사진으로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만 보고도 직접 훈련을 체험한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얻기 위해, 촬영 현장에 나서기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하는 편이다. 촬영하게 될 훈련의 목적과 진행상황 등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고, 촬영할 무기에 대해서도 미리 완벽히 숙지한다. 해당 훈련에 대한 기사와 영상을 미리 찾아보기도 하고, 상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머릿속으로 가상의 촬영 포인트를 잡아보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이 선행됐을 때 현장에서 최고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확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카메라 세팅도 가능하다.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참가한 공군의 F-5전투기가 지상 공격부대와 대치중인 적을 타격하기 위해 표적에 로켓을 발사하며 근접항공지원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육군5포병여단 비사대대 영점사격장에서 실시한 사격집중훈련에 참가한 장병이 권총사격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무기사진 촬영의 노하우는 경험이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쌓이게 된다. 촬영 경험이 많아질수록 언제 어떻게 최고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머리로 계산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 돌발 상황이나 예기치 못한 현장 사정을 고려해 여분의 렌즈 등 다양한 장비들도 항상 챙겨 다닌다. 개인 차량에는 장화, 우비, 트라이포드와 같은 촬영 대비 물품이 늘 구비되어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만발의 준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카메라 장비를 점검하며 촬영 현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조용학 기자의 모습.
▲ 조용학 기자의 차량에 구비되어 있는 다양한 촬영 대비 물품들. 차 트렁크에는 장화, 우비, 트라이포드, 사다리, 여분 렌즈 등 다양한 촬영 대비 물품이 들어 있다.

♬ 나보다 조금 더 앞선 곳에 네가 있을 뿐 (feat. 자주포·전차포) 

국방일보에서 가장 많이 촬영하는 대표적인 무기 중 하나가 바로 자주포와 전차포다. 특히 자주포와 전차포가 기동하는 모습은 국방일보 1면을 자주 장식하는 대표적인 사진이기도 하다. 자주포와 전차포의 기동 모습을 영상으로 담을 경우 카메라로 무기의 이동 궤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되지만, 사진으로 찍는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무기들의 움직임이 훨씬 빠르기도 하지만, 포가 발사되는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이미 늦은 경우가 허다하다. 카메라엔 포탄 발사 후 연기만이 자욱한 희뿌연 사진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포탄 발사 장면이 정확히 보이거나 섬광이나 화염이 뿜어져나가는 자주포와 전차포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발포 직전부터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한다. 그래서 사진기자는 장병들의 숨소리 하나에도 집중하며 함께 훈련에 임한다. 부대의 통신병이나 무전병이 사격개시 명령 사인을 받을 때, 사진기자도 같이 긴장하고 호흡하며 카메라 셔터를 누를 준비를 한다. 장병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훈련 안에 녹아들 때 좋은 사진도 함께 따라온다. 

▲ 국방일보 기자들은 탄이 발사될 때 뿜어져 나오는 화염을 소위 ‘꽃’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 꽃이 동그랗게 가장 활짝 피었을 때’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제일 좋다. 사진은 육군11사단 기갑수색대대 K2전차가 매봉산훈련장에서 실시된 공용화기사격훈련 중 소대전투사격을 하고 있는 모습. 조용학 기자

♬ 흐린 기억 속에 그대 

축구장 3배 면적을 단숨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정밀타격 화력장비, 차기다연장로켓(MLRS)이나 현무의 실사격 훈련을 촬영할 때는 평소보다 더 큰 집중력이 필요하다. 보통 다연장로켓은 여러 대가 동시에 다량의 로켓탄을 발사하는 경우를 많이 촬영하는데, 처음 발사할 때 발포장면을 포착하지 못하면 사진을 하나도 건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무(K-239)는 60초 안에 12개 표적에 로켓탄 12발을 연속으로 쏠 수 있는 무기다. 분산탄의 경우 300개의 자탄을 쏟아내기도 한다. 현무탄도미사일도 수백 개의 자탄을 동시에 발사한다. 훈련 중에도 백 여발이 넘는 탄을 발사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면 화염 속에 무기 자체가 아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하늘로 솟구치는 로켓탄의 모습 또한 포착할 수 없게 된다. 

▲ B컷, 현무-2 지대지미사일 발사 후 화염 속에 무기가 보이지 않는 모습.

0.1초의 시간 차이에도 화염의 모습은 다르게 나타난다. 국방일보 사진기자들은 가장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최적의 순간을 포착하고, 골프장의 캐디 보다 더 섬세하게 바람의 방향과 풍량을 체크하기도 한다. 

♬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국방일보 사진기자들에게 긴박한 취재 현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친구 같은 존재다. 최근에도 한밤중에 빗속을 뚫고 사격장으로 비상 출동해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7월 28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이례적으로 자행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소식에,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무력시위 촬영 상황 대기를 위해 동해로 향하던 국방일보·국방TV 긴급취재단이 발걸음을 재촉해 현장으로 출동한 것이다. 긴급취재단은 북한의 도발징후가 농후했던 한 주 동안 2박3일간 동해안 현장에 대기하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국내외 언론을 포함한 전 세계인의 이목이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 양국의 무력시위에 집중되고 있는 터라 그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완벽히 담아내야 했다. 긴급취재단은 강하게 내리는 비를 뚫고 한밤중 220여㎞를 달려 동해안 사격장에 도착해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발사장면을 카메라에 완벽히 기록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추적추적 비까지 맞으며 촬영했지만, 사전에 정해둔 촬영 지점에 촬영장비들을 신속하게 설치하고 발사 순간을 실수 없이 담아냈다. 그날의 사진은 국내외 언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전달됐다.

▲ 해외 언론에 인용 보도된 국방일보 사진
▲ (좌) 취재 현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촬영하느라 흙투성이가 된 기자의 신발 (우) 무기 발사 후폭풍에 날아가 진흙을 뒤집어쓴 카메라의 모습. 긴박했던 취재현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물건들이다.

♬ #리모콘, #오토매틱, #성공적  

최근에는 무기사진을 촬영할 때 무선동조 카메라를 자주 사용한다. 무선 동조 촬영은 말 그대로 연결된 선 없이 플래시 여러 대를 한 번에 발광하는 촬영 방식이다. 무선 동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발광을 지시하는 ‘마스터(Master) 플래시’ 1대와 신호를 받아 발광하는 ‘슬레이브(Slave) 플래시’ 1대 이상이 필요하다. 다양한 구도의 사진이 필요할 때 4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해봤는데, 1인 4역의 몫을 아주 톡톡히 해낸다.

▲ 취재 현장에 나가기 전 미리 설치해 본 무선동조 카메라의 모습 (좌) ,취재 현장에 나가기 전 미리 스케치한 무선동조 카메라 및 렌즈 배치 계획도(우)

MLRS의 경우 대게 단 한 번의 발사로 모든 훈련이 마무리 된다. 훈련을 위한 준비과정은 길지만 실질적으로 훈련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은 단 10여초 정도가 전부라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다양한 포인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촬영해 발사 궤적까지 넓게 보여주는 사진, 타이트하게 확대해서 크게 보여주는 사진 등 더 많은 장면을 다양한 느낌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 다양한 구도에서 현무-2 지대지미사일 발사 모습을 동시 촬영하기 위해 여러 포인트에 각각 설치한 무선동조 카메라의 모습. 리모콘 작동 한번으로 각기 다른 여러장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무선 동조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구도에서 동시 촬영된 현무-2 지대지미사일 발사 모습.

♬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훈련은 계속된다. 당연히 사진 촬영도 계속된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촬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또 의외로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찍은 사진이 더욱 감각적이고 분위기 있을 때가 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궂은 날씨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느낌 있는 사진이 연출될 때가 더러 있다. 

▲ 임진강에서 실시된 도하작전에 참가한 육군2기갑여단 불사조대대의 K1 전차가 폭우 속에서 부교를 건너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쏟아진 폭설로 주변이 하얗게 변한 가운데 공군2방공포병여단 예하 8979부대 장병들이 1400고지 정상에 위치한 방공포대에서 만약 있을지 모를 적 도발에 대비해 호크미사일 발사대 주변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너의 뒤에서 

사진 촬영을 할 때 배경의 패턴을 생각하고 촬영한다면 좀 더 깔끔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 초보자들은 배경 보다는 찍으려고 하는 인물이나 사물에만 초점을 두고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물만 잘나오면 되지~”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배경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찍고자 하는 인물이나 사물에 더욱 시선이 집중돼 훨씬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의 배경이 일정한 이미지로 패턴 화 되어있지 않고 비대칭적인 구조라 지저분한 느낌이 들면 사진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무기 사진도 마찬가지다. 배경에 비슷한 느낌의 패턴을 만들고 집중하고 싶은 무기에 포인트를 주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다음의 무기 사진들을 보며 배경과 구도에 대해 생각해 보자. 

▲ 제2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이 함명으로 부여된 해군2함대 유도탄고속함(PKG)들이 서해상에서 펼쳐진 해상기동훈련에서 파도를 뚫고 항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미군의 B-52 Stratofortress 장거리 폭격기(가운데)가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2대와 미군 F-16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충북 진천군 초평저수지에서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의 ‘혹한기 전투 탐색구조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HH-60 탐색구조헬기에서 출동한 항공구조사가 저수지로 비상 탈출한 전투조종사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예하 60항공단 소속 KUH-1 수리온 헬기 3대가 충남 논산 일대에서 편대 단위 비행 능력 숙달을 위한 여명 편대비행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학 기자
▲ 해안경계에 나선 육군23사단 동천부대 장병들의 모습에 일주운동을 하고 있는 별들의 궤적을 함께 담아낸 장면이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 동트기 직전까지 9시간에 걸쳐 셔터스피드 30초, 조리개 감도 500으로 촬영한 사진 800여 장을 하나로 합쳐 완성했다. 조용학 기자

♬ 사알못도 알기 쉬운 사진 잘 찍는 꿀팁  

마지막으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분들께 꿀팁 전수~!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길 권한다. 본인이 보고 ‘아 이 사진 참 좋다~!’ 라고 느낀 사진이나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사진들을 많이 보고, 그 구도를 따라 연습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사진을 보고 비슷한 사진을 반복해서 찍어보면, 언젠가는 좋은 구도에 맞춰진 나만의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게 된다. 잡지에 나온 사진이나 광고 사진도 초보 촬영자들에게 좋은 교본이 된다. 특히 광고 사진은 가장 완성도가 높은 사진이라 할 수 있다. 구도나 색감 등을 유심히 관찰하고 참고하면 사진 촬영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 : 국방일보 조용학 기자 

글 : 뉴미디어팀 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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