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주택도 다 같이 웃는 양평 하하집

조회수 2018. 5. 9. 16: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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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축사를 찾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시공사 소장님의 문자 한 통으로 양평 ‘하하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왜, 유독 여성건축사여야만 했을까? 건축주의 답은 이랬다.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아서요.”

건축주는 이미 대화가 잘 돼야만 자신이 원하는 주택이 지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 쉬운 듯 쉽지 않은 건축주, 건축사, 시공사의 소통이 결국 다 같이 웃는 하하집을 만들었다.


서경화 건축사 | 사진 백홍기 기자, 송정근 작가

HOUSE NOTE

▶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양서면 청계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94.00㎡(119.18평)

건축면적 92.13㎡(27.87평)

건폐율 23.38%

연면적 150.16㎡(45.42평)

  1층 92.09㎡(27.86평)

  2층 58.07㎡(17.57평)

  다락 32.45㎡(9.82평) ※ 면적 산정 제외

용적률 38.11%

설계기간 2017년 4월~9월

공사기간 2017년 9월~ 2018년 1월


하하집의 시작

“은퇴를 앞둔 동생과 노모가 살 집입니다. 노모가 생활하기 편리하고 동생과 함께하되 각자의 생활도 존중할 수 있도록 그리고 유지관리가 잘 되며 책장이 근사한 집이면 좋겠습니다. 벽돌집이 멋지네요.”


부모의 품에서 자란 아이는 어느덧 독립하여 가정을 이루어 부모가 되고, 세월이 흘러 약해진 노모는 자식의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이렇게 각자 생활하던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다시 만난 가족. 이제는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함께 살기 시작한다.


이 가족의 공통점은 웃음이 배어 있는 얼굴이다. 멀리 사는 동생을 대신하여 설계 전반을 자신의 일처럼 살피는 언니 부부의 미소가 그렇고, 이미 웃고 있는 눈을 지닌 건축주가 그렇고, 단아한 노모의 미소 가득한 카리스마가 그랬다. 살면서 어디 기쁜 일만 있겠는가. 부디 이 공간이 기쁨을 주고 위로가 되며 넘치는 웃음을 선사하길 바란다. 이런 스토리와 대지 형상, 향,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여 매스 형태는 서로 기댄 듯 혹은 고스란히 웃는 모습을 상징하는 ‘^^’을 모티브로 했다.


외부 재료는 붉은색 황토벽돌이다. 자연 재료이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따뜻함을 담기에 충분하다.

북측 진입로에서 본 주경. 주택의 현관이 위치한다.

▶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레드토석(황토벽돌)

  데크 - 천연 열처리 목재(루나우드)

내부마감

  천장 - 실크 천장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오크)

계단실

  디딤판 - T30 오크 집성판

  난간 - T5 FLAT BAR / 백색 도장

단열재

  지붕 - 이중단열 / T240 글라스울 보온재

 25K(가등급) + T38 글라스울 보온재 32K(가등급)

  외단열 - 이중단열 / T140 글라스울 보온재

 25K(가등급) + T38 글라스울 보온재 32K(가등급)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로이 삼중유리), 드리움

현관문 코렐(단열 도어)

조명 비츠조명

주방가구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설계 플라잉건축사사무소 02-6013-5063

 www.flyingarch.co.kr

시공 케이에스하우징 031-771-1343

햇볕이 좋은 남서측에서 바라본 주경. 우측은 공용공간이고 좌측은 사적 공간이다.
2개의 ‘ㅅ’자 공간

논 한가운데 위치한 평평한 대지는 남북으로 길고, 동측 방향으로 인접 대지와 계단식의 레벨차를 둔 형태다. 인접한 건물이 없어서 주택의 4면 모두 사방에 노출돼 있다. 동측에는 멀리 큰 길과 마을이 훤히 보이고, 남측은 햇볕이 좋고, 언니 주택에서 잘 보이는 서측은 추후 오가는 길이 될 곳이고, 북측에는 진입로가 있어 결국 4면 모두 정면과 같은 입면을 가져야 했다.


‘ㅅ’자 2개가 엇갈려 겹쳐진 형태인 ^_^하하집은 크게 2개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동측 남북으로 긴 ‘ㅅ’자 공간은 거실, 주방/식당, 서재 등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공적 공간으로, 서측 남북으로 긴 ‘ㅅ’자 공간은 사적인 침실로 계획했다.


현관을 지나면 곧바로 1층, 혹은 2층으로 향할 수 있다. 1층의 공적인 ‘ㅅ’자 공간엔 거실과 주방/식당을 계획했다. 거실은 가족 모두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빛이 잘 들고 전망이 좋은 남측에 주방/식당과 오픈 연계돼 있다. 소파 대신 평상(하부 수납)을 계획하여 여기에 앉아 TV도 보고 주방에서 일하는 따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며 편안히 누워 쉴 수도 있다. 급작스레 방문하는 손님들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사적인 ‘ㅅ’자 공간엔 노모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노모방과 화장실은 바로 인접하되 파우더룸을 지나면서 거실과 공간적으로 분리했다.

현관을 지나면 곧바로 1층 혹은 2층으로 향할 수 있다.
공적인 ‘ㅅ’자 공간. 평상 있는 거실과 서재
1층 거실에서 시원하게 오픈된 천장을 올려다본다.

1층에서 다락방으로 이어지는 계단실은 ‘ㅅ’자가 겹쳐진 면에 위치한다. 창(개구부)과 창이 중첩되어 내·외부 공간의 깊이를 더하며 마치 순백의 벽을 캔버스 삼은 오크 목재의 얇은 세로 선이 그림을 그려낸 듯하다.


2층의 공적인 ‘ㅅ’자 공간엔 다량의 책과 각종 미술품, 장식품을 수용할 수 있는 서재와 화장실이 있다. 서재는 취미실이나 공부방, 바Bar, 남측의 벽을 스크린 삼아 영화관이 되기도 한다. 책장 가운데의 앉은뱅이 창은 이 주택의 드라마틱한 공간을 제공한다. 사적인 ‘ㅅ’자 공간엔 건축주의 침실과 미니 주방, 내·외부를 연결하는 발코니가 있다. 남측의 발코니는 따뜻한 햇살에 차 한 잔을 할 수 있고 북측의 발코니는 출입구와 필로티를 향해 있으며 서측의 돌출 발코니는 언니 주택을 향해 손짓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적인 ‘ㅅ’자 공간 최상부엔 9평 남짓한 다락방이 있다. 경사지붕이 만드는 아늑한 공간에 동측의 사선 창이 인상적인 외관을 형성한다. 침대에 누워서 해와 달, 별을 볼 수 있는 시적인 공간이랄까? 다락방은 공사 초기 아들의 합류로 삼대가 함께 사는 집으로 바뀌었다.

2층 서재. 다량의 책과 미술품 등을 수용할 수 있으며, 가운데 앉은뱅이 창이 있어 드라마틱하다.
서재는 거실 벽면을 배경으로 때로는 영화관, BAR가 되어 한껏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2층 건축주의 침실. 거실을 내다보도록 깜찍한 목재 창호를 계획했다.
깊이감이 더해진 중첩된 창

엇갈린 형태는 단순히 공간만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겹친 면에는 층을 연결하는 계단이 있고 서로의 공간을 넘나드는 중첩된 ‘창(개구부)’이 있다.


창은 2개의 다른 공간을 투영한다. 중첩된 창은 2개, 4개 혹은 6개의 공간을 다른 깊이로 투영한다. 이는 언제든 공용 공간과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사적인 영역은 보호하되 가족이 서로 대화하고 1, 2층의 오픈된 공간을 다양한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어쩌면 그동안 다르게 살아온 가족의 삶을 반추하는 의미도 있으리라.

2층 서재에서 바라본 남측의 액자 같은 창
다락방, 계단실, 서재의 중첩. 공용 공간과 소통할 수 있다.
다락방 사선 창. 해와 달, 별을 볼 수 있는 시적인 공간이다.
파티가 가능한 필로티 공간

주차장 공간으로 계획한 필로티는 주차는 물론 비나 눈에 관계없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야말로 단독주택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랄까? 건축주의 자녀가 예식장이 아닌 이 집에서 결혼할 예정이라니 더더욱 안성맞춤이다. 바비큐 등 요리를 할 수 있고 텃밭에서 기른 채소는 수돗가에서 손질하고 주렁주렁 채소도 걸어 말릴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긴 벤치도 있으니 모쪼록 흥이 넘치는 공간이길 바란다. 남측의 필로티 공간도 볕이 좋은 마당과 연계돼 있어 파티가 가능하다.

파티가 가능한 필로티 공간
서측 조경
건축주, 건축사, 시공사의 소통

건축주가 소통이 잘 되는 건축사를 찾듯이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매일매일 공사 사진을 공유하며 설계 의도대로 혹은 시공 중 부득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함께 협의하고 결정해나갔다. 이렇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소통하니 설계와 시공 과정은 오히려 건축주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건축주, 건축사, 시공사 모두 다 같이 웃는 ^^_하하집은 이런 소통에 의한 작품이다.

동측에서 바라본 야경. 2개의 ‘ㅅ’자 형태가 잘 보인다.
주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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