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는 핑크를 입고, 강동원은 리본을 단다

조회수 2017. 7. 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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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를 강타한 젠더리스(genderless) 스타일

공유·이종석도 이제 핑크를 입고, 

원빈은 핑크 옷에 리본을 답니다. 

강동원은 레이스를 즐기고, 

지드래곤은 진주목걸이를 사랑하죠. 

.

.

이들이 여성스럽다고요? 

아뇨, 가장 남자다운 겁니다!!

당대 사회적 이슈에 가장 재빠르고, 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패션계. 평등과 개인의 취향 이슈로 그 관심이 집중되던 2015년 후 2016년 초, 패션에 성별의 구분을 없앤 '젠더리스(genderless)'열풍이 불어닥쳤습니다. 그 열풍은 특히 남성들의 패션에 두드러졌고, 그들 사이에서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핑크 컬러와 레이스 디테일, 플로럴 패턴과 리본 장식을 내세운 아이템들이 멋스럽게 향유되고 있죠.

출처: 사진제공=하이컷

이들 스타일은 사실 '젠더리스 스타일'이라는 말로 한정하기에도 미안한데요. 이 경향의 진짜 의미는 자신의 성별을 버린 채 단순히 '여자옷을 입는다', '남자옷을 입는다'의 개념을 넘어서 오롯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 표현하자는 맥락이기 때문이죠.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트렌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도 아니요, 그저 몸과 스타일에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그냥 레이스 달린 옷을 입고 싶으면 자신이 남자든 여자든 눈치 보지 말고 그냥 그렇게 하라는 겁니다.

이는 70년대 등장한 비슷한 개념 '유니섹스(Unisex)'와도 구분됩니다. 유니섹스는 오버사이즈 스웨트 셔츠나 데님 진 등 남녀가 똑같이 생긴 하나의 옷을 함께 입는다는 개념이고 젠더리스는 이를 선도한 디자이너 J.W 앤더슨의 말처럼 "성별 구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남녀 옷이 따로 나오더라도 각자 다른 성이 착용해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옷"을 뜻하는 거죠. 

출처: 왼쪽부터 J.W ANDERSOM 2013 F/W, GUCCI 2016 S/S, BURBERRY PROSUM 2016 S/S 런웨이

세계 패션 트렌드를 앞서 이끄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2016년부터 젠더리스 경향이 잔뜩 반영된 아이템들을 내놓습니다. 버버리 프로섬은 2016 SS 옴므 컬렉션에서 맨즈룩의 상징인 셔츠를 화이트 레이스로 아름답게 표현했으며, 구찌는 2016 S/S 시즌 컬렉션을 통해 핑크 컬러의 보 블라우스, 레드 컬러의 리본과 플로럴 패턴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일로 옴므룩을 꾸렸습니다. J.W 앤더슨은 디자이너의 젠더리스 관을 담아 2013 F/W 맨즈 컬렉션 이후부터 러플 디테일의 스커트형 팬츠 오프숄더 톱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빚어낸 옷은 성 구분에 대한 반발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되며 전 세계 젠더리스 트렌드의 중심 축을 세웠습니다.

출처: 스포츠조선

이후 남성들은 진짜 남자다움을 단순히 옷의 실루엣이나 컬러에서 찾지 않고, 경계를 벗어난 진짜 나의 옷을 입는 용기에서 얻습니다. 국내 스타들 역시 마찬가지. 특히 배우 강동원은 국내 젠더리스 룩의 선두주자 격으로 볼 수 있는데요. 열풍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불어닥치기 이전부터 그는 아름다운 얼굴과 어울리는 스타일로 마음을 뺏습니다. 긴 다리를 더욱 가늘어 보이게 만드는 레더 소재의 블랙 스키니 진과 굽이 있는 앵클부츠는 물론, 로맨틱한 레이스 보 블라우스와 커프스 블라우스를 신체적 장점을 바탕으로 훌륭히 소화해내며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다졌죠. 

출처: 사진제공=맥심커피

배우 이나영과의 스몰 웨딩 당시에는 물론, 그 이후부터 매니시한 중단발 헤어스타일을 유지해온 원빈, 그 역시도 최근 한 커피 광고를 통해 페일 핑크 컬러와 리본 보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빈은 성별 구분에 상관없이, 자신의 아름다움 외모가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스타일을 유지하며 '예쁜 남자'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출처: 사진제공=샤넬

캐주얼과 SPA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패션 브랜드 샤넬의 수장 칼 라커펠트의 뮤즈로서 해외 컬렉션에 숱하게 초청되는 지드래곤. 트위드 재킷에 진주 네크리스를 본인의 스웨그로 승화할 뿐 아니라 무대 위에서도 치마를 즐기던 그는 지난 1월 한 SPA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젠더리스 정신을 담은 스트리트 무드의 컬렉션을 완성해내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습니다. 핑크 데님 트러커 혹은 스커트를 연상케 하는 아이템들이 그의 평소 생각을 드러내죠. 

출처: 사진=왼쪽부터 배우 이종석, 공유, 이동욱(제공=스포츠조선DB, 매니지먼트숲, 킹콩by스타쉽

컬러로 젠더리스는 즐기는 맨들 또한 넘칩니다. 대세 스타인 공유 그리고 이동욱 그리고 이종석까지 제작발표회, 팬미팅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핑크를 멋있게 선보인 이들. 사실 핑크 컬러는 오히려 19세기까지 강함과 권위를 상징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핑크는 역사적으로 명확히 남성복인 수트와 어우러져 외모를 한층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핏과 실루엣으로 남성다움을 살리고 컬러로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을 더해 옷이 아닌 사람 자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핑크 트위드 재킷을 입은 지드래곤(제공=샤넬)

국내외 셀러브리티들의 장점을 이끌어낸 이 젠더리스 열풍. 스타들과 팬 뿐 아니라 브랜드와 마케팅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데요. 이 현상은 디자이너에게 신선한 영감을 줄 뿐 아니라, 한층 타깃을 세분화하고 숨어있는 고객들을 찾아내 포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아직 국내 스트리트 위 남자들의 패션에까지 큰 영향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 않아요. 그러나 유독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이 큰 국내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남자와 여자의 옷 보다는 사람 자체가 아이템에 대한 동경을 만들어내고 결국 머지않아 거리 위에는 핑크를 입고 레이스를 두른 멋진 남성들이 가득 찰 것을 상상해봅니다.



글=서울온여자(셀럽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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