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퍼 코트를 찾게 만드는 품위있는 그녀, 김희선
배우 김희선은 JTBC 금토극 '품위 있는 그녀' 속 우아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결혼 후 실제 내 모습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
김희선은 2009년 출산 후 6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SBS '신의'(2012)를 비롯 KBS2 '참 좋은 시절'(2014), MBC '앵그리맘'(2015) 까지 사극 또는 친근하면서 현실감 있는 이미지로 연기적 스펙트럼을 차곡차곡 쌓아 올라왔다. 그리고 이번 우아진 역으로 그동안 아껴왔던 제 옷을 꺼내 입은 듯 그 우월함을 하염없이 뽐내고 있다. 또렷한 이목구비에 딱 어울리는 화려한 스타일링 그리고 럭셔리한 애티튜드야말로 대중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김희선의 모습이 아니었나라는 점에서 이번 역할은 확실히 그녀 인생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김희선 파워는 한여름에 두터운 코트의 구매 링크를 찾아 헤매는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이미 지난겨울 촬영을 마친 100% 사전제작 드라마 특성상 한여름에 답답한 겨울옷을 봐야 했던 것. 더군다나 한차례 시즌이 지난 상품이라 정보 찾기에 난항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는 회가 거듭될수록 치솟았다.
김희선 전속 스타일리스트 구원서 실장은 "우아진 캐릭터가 워낙 현실 김희선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만 의존하면 자칫 심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스타일적으로 더욱 과하게 연출한 부분이 없지 않다"라고 전반적인 캐릭터 스타일 콘셉트를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촬영 전 우아진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할 때 '실제 상류층 사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화려한 옷을 입는다. 웬만한 건 평범하게 보일 거다'라고 정리했다. 우아진은 냉철하고 아집 있는, 기존 브라운관을 통해 많이 비춰졌던 상류층 여자와는 다르다. 때로는 장난도 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여자기에 그 부분을 한껏 표현하려 했다"며 덧붙인다.
김희선이 아니면 가능했을까. 드라마 첫 회에서 강남의 내로라하는 학부형들과 딸의 시험을 마칠 시각을 기다리는 그가 입은 깃털 옷은 과감했던 만큼 눈길을 끌었다. 온몸을 휘감은 깃털이 움직일 때마다 우아하게 살랑이는 해당 제품은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N°21(넘버투에니원) 컬렉션 제품이다. 이 옷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그의 SNS 일상 패션에서도 활용됐기 때문. 드라마 속에서 상하의 세트로 여성스럽게 연출했다면 일상에서는 캐주얼한 팬츠와 함께 보다 편하게 선보인다. 두 착장 모두 사랑스러운 핑크 백으로 포인트를 더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구원서 실장은 김희선의 완벽한 페이스와 비율 그리고 더불어 도전적인 마인드가 개성있고 과감한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었던 점이라고 전한다.
"비주얼적인 부분에 있어 워낙 정석인 모델이라 모든 스타일에 잘 맞아 떨어지기도 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아요. 여배우로서 고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법도 한데 모두 오케이 하셨어요. 그래서 스타일을 연출하는 입장에서 매우 고맙게 생각됐죠. 최신 유행하는 트렌드를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잖아요. 김희선 씨는 항상 '일단 해보자'라고 쿨하게 해주셔요. 그런 출발점이 있는 것이 감사했고 그래서 더 좋았고요."
김희선은 해외 유명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역시 럭셔리하게 즐겼다. 우아진 룩의 시그너처 아이템이자 아기자기한 프릴 디테일과 트렌디한 텍스처의 블라우스는 이미 여러 씬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제품은 디자이너 윤춘호의 YCH 2016 F/W 컬렉션이다.
드라마 방영 후 해외에 거주하는 시청자들에게서도 메일을 통해 문의가 들어올 만큼 실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후문. 디자이너 윤춘호 역시 "김희선 씨의 역할과 옷의 무드가 잘 어울려서 이와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전부터 굉장히 관심이 많았던 스타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좋았다"라며 반가움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