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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안 입어' vs '역대급 콜라보' 당신의 선택은?

조회수 2017. 6. 25. 10: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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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줄다리기가 한창입니다!"

출처: giphy.com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콜라보레이션이 화제다. 클래식, 전통을 대표하는 브랜드 버버리와 유스, 하위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 고샤 루브친스키가 만났기 때문, 둘의 조합은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조거 팬츠와 오버사이즈 후드를 입은 것 처럼 새롭다.


신/구, 럭셔리/스트리트를 대표하는 두 브랜드의 만남에 대한 평가는 현재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역대급'이냐, 아니면 '줘도 안 입는다'의 팽팽한 줄다리기. 양측의 의견을 한 번 살펴보자.

출처: 고샤 루브친스키 2018 S/S, 버버리
출처: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출처: 영화 '덤 앤 더머 투' 스틸컷

# "줘도 안 입는다."


현재 패션계의 가장 핫 한 키워드는 바로 레트로다.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의 준말인 레트로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것, 쉽게 말해 복고풍 스타일을 뜻한다.

하지만 버버리와 고샤 루브친스키의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너무 가버린게 아닐까. 물 빠진 넓은 청바지, 점퍼 밑으로 삐져나온 벨트는 확실히 멋스럽다기 보단 그냥 '촌스럽다'고 느끼기 쉬워 보인다. 일부는 '흔한 이장님 패션', '줘도 안 입는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비추고 있다.
출처: 고샤 루브친스키 2018 S/S, 버버리
출처: 고샤 루브친스키 2018 S/S, 버버리

특히 압권은 바로 없던 배도 나와보이게 하는 베이지 컬러 해링턴 재킷이다. 사진 속 블루종은 소매 끝, 허리 등 의상의 마무리되는 햄 라인을 밴드로 마무리해 넓은 점퍼의 실루엣이 더욱 부풀어 보이듯이 연출되었다. 또한 살짝 벌어진 칼라에 들어간 체크 디테일, 주머니를 여닫을 수 있게 제안된 버튼 포켓은 촌스러움, 아재미를 배가시켜주는 듯 하다.

출처: 이동휘 인스타그램
출처: 닌텐도

# "역대급 콜라보다."


하지만 역대급 조합이라는 사람들의 말도 일리는 있다. 이유는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가 제안한 레트로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레트로와는 다른 새로운 레트로를 제시해주고있기 때문이다.


구찌로 대변되는 현재의 레트로 무드 트렌드는 원색, 과장된 패턴 등 글래머러스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반면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레트로는 약간 촌스러우면서도 정겨운 레트로를 보여준다. 마치 구찌의 레트로가 새빨간 입술의 80~90년대의 미스코리아를 연상시킨다면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레트로는 닌텐도 페미컴의 소박하면서도 생활밀착형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출처: 고샤 루브친스키
출처: 고샤 루브친스키 2018 S/S, 버버리

앳되어 보이는 모델과 올드한 분위기의 의상들의 부조화도 이번 컬렉션을 '역대급'으로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고샤 루브친스키는 의상을 통해 신 세대가 기성 세대에게 갖고 있는 저항, 충돌, 또 선망 같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왔다. 유스 컬쳐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신 세대를 대표하는 운동복과 스트릿 웨어에 기성 세대를 상징하는 코트와 재킷을 믹스 매치한 룩을 선보이기도 했고 2017 F/W 컬렉션에선 모델의 이름과 나이, 꿈을 인터뷰 한 내용을 배경음으로 배치해 극찬을 받기도 했었다.


고샤 루브친스키와 버버리의 이번 콜라보는 촌스럽지만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이 시각적인 아름다움, 또 그 안에 담긴 부조화와 메세지로 예술로서의 패션의 의미를 보여준다. 기성 레트로와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 단순 의상이 아닌 한 문화와 사회 현상을 담아냈다는 점, 이런 측면들을 고려한다면 이번 컬렉션을 역대급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조금 이해가 될 지도 모른다.


글=오버맨

overman@celp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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