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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스트레칭으로 얻는 것 4

조회수 2018. 4. 2. 16: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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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지 말고 날 따라 쭉쭉이를 해보라냥

얼마 전 캣랩에서는 ‘닝겐, 스트레칭의 정석을 알려주겠다’라는 꼭지를 통해 일본의 ‘고양이 쭉쭉이 선구권 대회’를 소개했는데요. 그렇다면 고양이들은 왜 그렇게 몸을 늘리면서 유연성을 자랑하는 걸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하나, 활동 모드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운동입니다.

집사라면 잠에서 깬 고양이가 몸을 쭉 늘리는 모습을 자주 봤을 텐데요. 이것은 야생에 있을 때의 본능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민첩한 고양이라도 잠에서 깬 뒤 멍한 상태로 있으면 위험에 처했을 때 곧바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고양이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근육을 깨우고 자는 동안에 떨어져 있던 혈압과 심장 박동수를 높이며 뇌 운동도 활성화시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잠을 자고 일어나서 하는 스트레칭은 ‘집사야, 나 이제부터 움직일 거다냥’이라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 기분전환을 위한 스트레칭입니다.

잘 놀던 고양이가 갑자기 집사의 다리에 앞발을 올려 발톱을 가는 듯한 행동을 취하면서 몸을 쭉 늘린다면 이것은 놀다가 흥분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행동입니다. 이는 집사와의 놀이가 재미없어서라기보다 자신의 기분을 다스리려고 하는 행동이니 다시 놀아달라고 할 때까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두면 됩니다.

이와 함께 집사가 긴 시간 외출했다가 돌아오거나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간혹 이런 행동을 보일 때가 있는데요. 이 또한 ‘좋아 죽겠다’는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츤데레 고양이만의 감정 관리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셋, 잠 좀 자자는 집사를 향한 조용한 압박입니다.

고양이는 잠을 자고 싶을 때도 몸을 쭉 늘립니다. 그런데 이때는 동작 하나가 추가되는데요. 바로 ‘하품’입니다. 집사의 다리에 얼굴을 문지르다가 몸을 활처럼 늘리며 하품을 한다면 고양이는 지금 가장 편안한 상태에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럴 때 집사가 몸을 쓰다듬으면 스르르 잠에 빠지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모습은 주로 집사와 함께 잠을 자는 고양이에게서 볼 수 있는 행동인데요. 만약 집사의 다리에 몸이나 꼬리를 감싸던 고양이가 스트레칭과 하품을 하면서 집사에게 레이저 눈빛을 보낸다면 ‘집사야 이제 잘 시간이다냥’ 이라며 은근슬쩍 집사를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그럴 때는 집사도 고양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얼른 함께 잠자리에 들면 좋겠지요.


넷, 창피함을 무마하려는 스트레칭입니다.

길을 걷다 넘어지면 창피한 마음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그 자리를 도망치듯 떠날 때가 있는데요. 이런 행동은 도도해 보이는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곳으로 점프하다 실패하거나 흥분해 넘어지기라도 하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일어나 몸을 쭉 늘립니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기분전환과도 통하는 이야기인데요. 실패에서 오는 무안하고 창피한 기분을 스트레칭을 통해 넘기고 싶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때는 집사도 고양이의 실패에 너무 크게 웃기보다는 모른 척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른한 봄날 몸을 쭉 늘려 스트레칭하는 길냥이를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면서도 도대체 고양이의 몸은 어디까지 늘어날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사람의 몸은 200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지만, 고양이는 약 240 개의 뼈와 유연한 관절로 이뤄져 원래 길이의 약 두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의 스트레칭 자세는 인간에게도 효과적이어서 요가 자세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인데요. 이 정도면 고양이는 그들의 본능인 스트레칭으로 사람들의 몸 근육을 풀어주는 동시에 뭉친 마음의 근육도 풀어주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글 | 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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