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큐레이션] 좋은 글쓰기를 위한 수칙 10가지

조회수 2016. 8. 13. 19: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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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논픽션 작가, 저널리스트, 창작 교수를 겸하고 있는 아미타바 쿠마르의 글쓰기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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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꼭 전업 작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 어떤 업무에서나 자기 생각을 다듬고 남들과 소통하는 데에 작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결과이겠지요.

바야흐로 만인 작가 시대를 맞아, 글쓰기가 자기 표현이자 수양, 완성의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도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글쓰기에 관한 조언이나 지침들도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한 편을 골라 소개해 드립니다.

필자는 인도계 미국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로 활약 중인 아미타바 쿠마르(Amitava Kumar, 1963년생)입니다. 최근 발표하는 작품마다 호평과 함께 각종 상을 받아온 중견 작가입니다. 현재 바사 칼리지(Vassar college)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영어 작문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년 5월에 출간된 그의 에세이 모음집인 'Lunch with a Bigot: The Writer in the World' 중에서 '글쓰기의 10가지 수칙'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글쓰기에 관한 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나눌 만한 지혜는 있겠지요. 뛰어난 작가의 수칙을 한번 일별해 보시고 '나만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쿠마르 교수의 글쓰기 수칙 원문 보기

제가 글쓰기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작가는 V. S. 나이폴(Naipaul, 1932년생, 200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계 영국 작가)입니다. 그가 말하는 '초보 작가를 위한 수칙'입니다.

1. 긴 문장을 쓰지 마세요. 한 문장의 단어 수가 10~12개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2. 모든 문장은 분명한 진술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앞 문장에 무언가를 더해야 합니다. 좋은 단락이란 명료하면서 서로 연결된 진술들이 이어진 것입니다.


3. 거창한 단어를 쓰지 마세요. 컴퓨터로 확인해 봤을 때, 쓰고 있는 단어의 평균 철자 수가 다섯 자 이상으로 길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작은 단어들을 쓰면 당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려운 생각들도 작은 단어들로 충분히 분해될 수 있습니다.


4.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 규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합니다.


5. 초보자의 경우에는 색상이나 크기, 수를 제외한 형용사의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부사도 가급적 쓰지 마세요.


6. 추상적인 단어는 피하세요. 언제나 구체적인 단어를 쓰도록 하세요. 매일,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세요: 작은 단어; 명료한, 구체적인 문장.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 언어를 사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습득한 나쁜 언어 습관을 없앨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것들을 철저히 이해하고 숙달하고 나면 이 수칙을 넘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수칙을 토대로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저만의 글쓰기 훈련 수칙을 가르칩니다.
1. 매일 쓰세요.
매일 쓰세요. 물론 진부한 말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스스로 다짐해야 실제로 조금이라도 더 쓰게 됩니다. 저는 작문 수업 시간에 쓰는 공책 뒷장에 날짜를 적어 두고, 그날 분량이 끝난 다음에는 표시를 합니다. 그걸 학생들에게도 자주 보여줍니다. 그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글쓰기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저 자신에게도 학생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반복해서 일깨웁니다.
2. 그렇다고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는 마세요.
매일 150 단어 정도를 쓰는 것을 목표로 삼아 보세요. 어떤 날은 글을 쓸 시간이 너무 없어서, 이 정도로 목표를 낮게 잡아야 어떻게든 자리에 앉아서 쓰는 일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여건이 좀 좋은 날이면 이 정도의 목표는 그저 출발선일 뿐이겠죠. 그보다 더 많이 쓰게도 됩니다.
3. 매일 같은 시간에 써보세요.
최근에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 199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작가)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그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학생들에게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언제 자신이 가장 최고로 창의적인 상태인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 경우는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쓸 때 보면 그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강의를 하러 가기 전 한두 시간이 그렇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커피를 들고 공부하러 갑니다.

언젠가 문예 잡지 '뉴요커'의 인기 블로그인 'Page Turner'에서 아주 짧지만 훌륭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작가 록새너 로빈슨(Roxana Robinson)의 글이었습니다. 그녀의 경우에는 커피를 재빨리 마신 후에는 곧바로 앉아서 글을 쓴다고 나옵니다. 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확인하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배관공이 오고 있는지 확인한다든지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죠.

"전화 한 통화에 나는 지친다. 일상 세계로 들어가면 모든 게 복잡해서 숱한 결정과 대화가 필요하고 그럴 경우에는 모든 게 끝이다. 도무지 쓸 시간이 없게 된다." 그 글을 읽은 게 2013년 1월입니다. 그 뒤로 저는 거의 매일 그 말을 떠올립니다.
4. 인터넷은 잠시 차단하기.
웹은 엄청난 보고입니다. 도무지 외면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차단해주는 '프리덤(Freedom)' 앱 같은 것을 사용하면 글쓰기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기기를 사용하면 쉽게 주의가 분산이 되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타이머 기능도 합니다. 아이콘을 누르면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싶은 만큼 시간을 선택하라고 나옵니다. 저는 60분을 택합니다. 컴퓨터 앞에 내가 얼마나 오래 앉아있었는지 계산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5. 10분간 나가서 산책하기.
더 좋은 것은 밖으로 나가서 뛰는 겁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규칙적으로 쓰는 것도 되지 않을 겁니다. 적어도 규칙적인 글쓰기가 오래 가지는 못합니다.

사실 저는 이 점에서는 소홀했습니다. 그 결과 제 척추에 탈이 나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도 걸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제 작문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오래 상담을 해야 할 경우에는 학교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6. 자신만의 책장을 꾸며 보세요.
글쓰기의 지침이 될 책을 한 권 혹은 다섯 권, 10권은 넘지 않게 골라 책장에 꽂아두세요. 꼭 연구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글쓰기의 방법이나 스타일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면 됩니다. 아니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작가나 학자, 예술가가 누구인지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7. 의례적인 상투적인 글은 쓰지 마세요.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만 해도 어떤 지원금 같은 것을 신청할 때는 관행처럼 죽은 글을 마구 써냅니다. 신청서에 쓰이는 언어들이란 혐오스러운 것들입니다. 과장된 표현에다 특수어 같은 것을 섞어넣지요. 제 경우에는 그런 신청서의 마감 시한이 닥칠 때면 마치 수백 만 개의 내 뇌세포가 집단자살을 하느라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8. 거절하는 법을 배우세요.
때로는 리뷰나 에세이 같은 글을 청탁해오는 다정한 편집자에게 사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선집을 편집하는 친구한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부탁해오는 일이 당신이 하고 싶은 글쓰기에서 멀어지게 하는 거라면 'NO' 라고 하세요. 저의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자신들의 부탁에 대해 제가 'NO' 라고 해도 좀처럼 수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심이란 게 있습니다. 이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신으로서는 술 한 잔이나 저녁 식사를 같이 하는 게 청탁 원고 쓰기보다 더 부담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들을 겁니다.
9. 책을 쓸 때는 한 번에 하나씩.
앞으로 쓸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적어둘 공책을 갖고 다니세요. 하지만 우선은 지금 쓰고 있는 것부터 완성하세요. 이런 수칙이 지금까지 제게는 유용했습니다. 저는 이 수칙을 헨리 밀러의 '글쓰기 11계명' 목록 맨 위에 있는 걸 보고 나서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헨리 밀러(Henry Miller, 1891-1980)의 책 '글쓰기에 관하여(On Writing)'에 나오는 '11가지 계율(Commandments)

1. Work on one thing at a time until finished.(한 번에 하나씩 해서 끝을 낸다.)


2. Start no more new books, add no more new material to "Black Spring."(더 이상 새 책을 시작하지 않는다. '검은 봄'(헨리 밀러 자신의 두 번째 소설. 10개의 독립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에 새로운 내용을 더 추가하지 않는다.)


3. Don't be nervous. Work calmly, joyously, recklessly on whatever is in hand.(초조해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차분하게, 즐겁게, 저돌적으로 한다.)


4. Work according to Program and not according to mood. Stop at the appointed time!(그때그때 기분이 아니라 미리 짜여진 계획에 따라 일한다. 정해진 시간에 그친다.)


5. When you can't create you can work.(새로운 뭔가를 만들지는 못할 때라도 일은 할 수 있다.)


6. Cement a little every day, rather than add new fertilizers.(새로운 비료를 더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다진다.)


7. Keep human! See people, go places, drink if you feel like it.(언제나 인간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곳에 가고, 내키면 술도 마신다.)


8. Don't be a draught-horse! Work with pleasure only.(짐수레 말이 되지 않는다! 오직 즐거움으로 일한다.)


9. Discard the Program when you feel like it—but go back to it next day. Concentrate. Narrow down. Exclude.(그러고 싶을 때는 미리 세운 계획도 버린다-하지만 다음날에는 되돌아 간다. 집중한다, 좁힌다, 쳐낸다.) 


10. Forget the books you want to write. Think only of the book you are writing.(쓰고 싶은 책들은 잊는다. 지금 쓰고 있는 책만 생각한다.)


11. Write first and always. Painting, music, friends, cinema, all these come afterwards.(글쓰기를 먼저 그리고 항상 생각한다. 그림, 음악, 친구들, 영화 같은 것들은 모두 그 다음이다.)

10. 9번 수칙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제 경우에는 동시에 두 권의 책을 쓰려고 했을 때는 충격적일 정도로 실적이 보잘 것 없었습니다. 하다 만 프로젝트는 결국에는 완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자신의 글쓰기 사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서 다른 것을 다그치는 편집자는 입을 닫게 하고 수중에 있는 임무부터 끝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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