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큐레이션] 좋은 글쓰기를 위한 수칙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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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꼭 전업 작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 어떤 업무에서나 자기 생각을 다듬고 남들과 소통하는 데에 작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결과이겠지요.
바야흐로 만인 작가 시대를 맞아, 글쓰기가 자기 표현이자 수양, 완성의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도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글쓰기에 관한 조언이나 지침들도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한 편을 골라 소개해 드립니다.
필자는 인도계 미국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로 활약 중인 아미타바 쿠마르(Amitava Kumar, 1963년생)입니다. 최근 발표하는 작품마다 호평과 함께 각종 상을 받아온 중견 작가입니다. 현재 바사 칼리지(Vassar college)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영어 작문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년 5월에 출간된 그의 에세이 모음집인 'Lunch with a Bigot: The Writer in the World' 중에서 '글쓰기의 10가지 수칙'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글쓰기에 관한 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나눌 만한 지혜는 있겠지요. 뛰어난 작가의 수칙을 한번 일별해 보시고 '나만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쿠마르 교수의 글쓰기 수칙 원문 보기
제가 글쓰기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작가는 V. S. 나이폴(Naipaul, 1932년생, 200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계 영국 작가)입니다. 그가 말하는 '초보 작가를 위한 수칙'입니다.
1. 긴 문장을 쓰지 마세요. 한 문장의 단어 수가 10~12개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2. 모든 문장은 분명한 진술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앞 문장에 무언가를 더해야 합니다. 좋은 단락이란 명료하면서 서로 연결된 진술들이 이어진 것입니다.
3. 거창한 단어를 쓰지 마세요. 컴퓨터로 확인해 봤을 때, 쓰고 있는 단어의 평균 철자 수가 다섯 자 이상으로 길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작은 단어들을 쓰면 당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려운 생각들도 작은 단어들로 충분히 분해될 수 있습니다.
4.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 규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합니다.
5. 초보자의 경우에는 색상이나 크기, 수를 제외한 형용사의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부사도 가급적 쓰지 마세요.
6. 추상적인 단어는 피하세요. 언제나 구체적인 단어를 쓰도록 하세요. 매일,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세요: 작은 단어; 명료한, 구체적인 문장.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 언어를 사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습득한 나쁜 언어 습관을 없앨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것들을 철저히 이해하고 숙달하고 나면 이 수칙을 넘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수칙을 토대로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저만의 글쓰기 훈련 수칙을 가르칩니다.
제 경우는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쓸 때 보면 그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강의를 하러 가기 전 한두 시간이 그렇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커피를 들고 공부하러 갑니다.
언젠가 문예 잡지 '뉴요커'의 인기 블로그인 'Page Turner'에서 아주 짧지만 훌륭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작가 록새너 로빈슨(Roxana Robinson)의 글이었습니다. 그녀의 경우에는 커피를 재빨리 마신 후에는 곧바로 앉아서 글을 쓴다고 나옵니다. 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확인하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배관공이 오고 있는지 확인한다든지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죠.
"전화 한 통화에 나는 지친다. 일상 세계로 들어가면 모든 게 복잡해서 숱한 결정과 대화가 필요하고 그럴 경우에는 모든 게 끝이다. 도무지 쓸 시간이 없게 된다." 그 글을 읽은 게 2013년 1월입니다. 그 뒤로 저는 거의 매일 그 말을 떠올립니다.
사실 저는 이 점에서는 소홀했습니다. 그 결과 제 척추에 탈이 나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도 걸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제 작문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오래 상담을 해야 할 경우에는 학교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헨리 밀러(Henry Miller, 1891-1980)의 책 '글쓰기에 관하여(On Writing)'에 나오는 '11가지 계율(Commandments)
1. Work on one thing at a time until finished.(한 번에 하나씩 해서 끝을 낸다.)
2. Start no more new books, add no more new material to "Black Spring."(더 이상 새 책을 시작하지 않는다. '검은 봄'(헨리 밀러 자신의 두 번째 소설. 10개의 독립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에 새로운 내용을 더 추가하지 않는다.)
3. Don't be nervous. Work calmly, joyously, recklessly on whatever is in hand.(초조해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차분하게, 즐겁게, 저돌적으로 한다.)
4. Work according to Program and not according to mood. Stop at the appointed time!(그때그때 기분이 아니라 미리 짜여진 계획에 따라 일한다. 정해진 시간에 그친다.)
5. When you can't create you can work.(새로운 뭔가를 만들지는 못할 때라도 일은 할 수 있다.)
6. Cement a little every day, rather than add new fertilizers.(새로운 비료를 더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다진다.)
7. Keep human! See people, go places, drink if you feel like it.(언제나 인간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곳에 가고, 내키면 술도 마신다.)
8. Don't be a draught-horse! Work with pleasure only.(짐수레 말이 되지 않는다! 오직 즐거움으로 일한다.)
9. Discard the Program when you feel like it—but go back to it next day. Concentrate. Narrow down. Exclude.(그러고 싶을 때는 미리 세운 계획도 버린다-하지만 다음날에는 되돌아 간다. 집중한다, 좁힌다, 쳐낸다.)
10. Forget the books you want to write. Think only of the book you are writing.(쓰고 싶은 책들은 잊는다. 지금 쓰고 있는 책만 생각한다.)
11. Write first and always. Painting, music, friends, cinema, all these come afterwards.(글쓰기를 먼저 그리고 항상 생각한다. 그림, 음악, 친구들, 영화 같은 것들은 모두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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