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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동주는 달 가리켰는데 손만 쳐다봐"

조회수 2016. 3. 10. 10: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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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동주' 개봉 후 다산 일대기 책 다시 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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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의 독서 근황을 알아보는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가 흥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일기 릴레이입니다.

소설가 김연수->'영혼의 슬픔' 저자 이종영->출판기획자 조원식->만화가 박흥용에 이어 임지훈 카카오 대표까지 소개됐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박흥용 작가가 지명한 이준익 감독 차례입니다.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박흥용 작가 편

마지막으로 한 분 더 말씀드리면, 이준익 감독님입니다. 예전에 저의 작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영화로 만드신 분입니다. 최근에 영화 '동주'를 찍으셨던데, 요즘은 무슨 책을 읽으시는지 근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박흥용 작가의 말
이준익 감독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했습니다. 첫 신호음이 울리마자 수신자의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여보세요." 힘 있는 음성이었습니다. 마치 기다렸다가 받은 듯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전화를 빨리 받으세요?"

"아, 전화기를 막 손에 들었는데 마침 전화가 와서요. 무슨 일이시죠?"

인사와 함께 북클럽 오리진의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코너 설명을 드린 후 박흥용 작가가 이 감독을 다음 순서로 호명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아, 네..."
지금 읽고 있는 책요? 지금 제 앞에 '정약용의 고해'(저자 신창호 고려대 교수)하고 '다산 정약용 평전'(박석무 다산연구소장)이 있는데요.
-어떻게 해서 다산 책을 두 권씩이나 읽고 계신 거죠? (곧바로 이 감독의 긴 학구적인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그만큼 이 감독이 그 문제에 심취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음... 서양의 중세는 봉건사회였고 조선은 이미 전체주의 국가 단계로 들어와있는 상태였잖아요. 우리나라가 현대로 오는 과정에서 근대 정신은 도대체 어디에서 발원했는가, 그게 학자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거든요.

예를 들어 '천주실의'가 유입된 후, 서양 종교였지만 종교 이전에 학문으로 서학을 받아들인 시기가 있잖아요. 그때 신유박해나 정조 때 싹 텄다가 정조 사후 순조로 건너오면서 정순왕후 수렴청정 시기에 심환지의 노론 일파들이 결국 조선의 주체적 근대를 거세시킨 사건 이후 쇄국으로 가는 바람에 결국 식민지를 맞게 된 거잖아요.

조선 왕권 말기의 뭐랄까 부패상, 이런 것들과 관련해서 그 시대의 중심에는 정약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관점에서 다산에 대한 관심이 있어요.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꽤 오래 천착해오신 것 같은데요.
아니, 겉핥기만 한 거죠. 내가 학자도 아닌데요 뭐...
-전공이 그쪽도 아니신 걸로 아는데 국사 공부도 꽤 하신 것 같은데요. (위키피디아 인명 기록에는 '세종대 동양화과 중퇴'로 나온다.)
깊이 있게 한 것은 아니고 책 몇 권만 보면 다 나와요.
-최근 영화 '동주'가 개봉한 지 얼마 안 됐고 해서 쉬고 계실 줄 알았는데, 그런 공부를 하고 계실 줄 몰랐습니다.
쉬는 게 어디 있어요. 그냥 수시로, 몇십 년 동안 계속 하고 있는 건데요. 수십 개 레이어(겹)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영화 창작자의 일상이예요.

하나가 끝나고 하나를 하고 하는 게 아니라 수십 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면 위에 오르는 것들이 영화로 개봉되는 것뿐이에요.
-원래 영화 감독들이 다 그런가요?
창작자는 다 그래요.
-평소에도 책을 많이 보세요?
잘 안 봐요. 많이 볼 시간이 있나요. 영화 찍느라 바쁜데.
-찍을 때야 당연히 그렇겠지만, 지금은 영화 작업도 끝난 시기일 텐데 책을 바로 앞에 두 권씩 두고 보신다니까...
아, 지금은 또 시간이 나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봐야 하니까.
-그러면 다음 영화는 다산에 관한 것이 되나요?
아뇨, 꼭 그렇진 않아요. 왜냐면 그것이 현실화되려면 또 몇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는 수많은 어떤 이야기의 보물 창고를 계속 뒤적뒤적하다가 손에 뭔가 꽉 잡히면 그걸 영화화하는 거지.
-두 책은 읽고 있는 중인가요?
이건 읽는 중이에요. 다산 관련 책은 이전에도 몇 권 읽었고. 이덕일의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같은 것들. 그와 관련해서 또 주변 책들을 계속 파악을 해야 하니까.
-앞서 말씀하신 두 권의 책에 대한 소감은요?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학자들이라든가 소설가라든가 창작자들이 지난 20년 동안 숱하게 발췌, 발굴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책으로도 나오면서 꾸준히 누적돼 왔잖아요.

그런 작업 중에 정점을 친 것은 어쨌든 조선왕조실록의 완역이고, 승정원일기도 계속 번역하는 중이고.

온라인 조선왕조실록 바로가기

온라인 승정원일기 바로가기

우리가 식민지 시대 이전 조선 시대에 대해 자기폄하를 지나치게 해온 경향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모든 왕조는 말기에는 부패하기 마련이거든요.

서양을 보세요. 영국이 안 그래요, 로마가 안 그래요. 어느 왕조든 끝은 부조리와 부도덕의 정점을 쳐서 그 다음 시대를 여는 거거든요.

따라서 식민지 사관으로 봤을 때 조선의 말기는 형편없는 사회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거지만, 그 이전에 왕조를 세우고 그래도 500년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통치 이념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귀감이 될 부분도 있을 테니까.

그런 것들이 다양한 각도로 책으로 발현돼 왔는데, 최근에 와서 근대까지 조망되는 과정에서 다시 식민지 근대화론이 부각되고, 역사적 맥락 안에서 지금 오늘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숙제로 남아있어요.

저로서는 그런 문제들과 관련해서 거론돼야 할 지점들, 사건들, 인물들을 계속 훑어보는 거예요.
-역사물, 사극 영화 쪽 작품을 많이 하셨고 매번 화제가 되거나, 남다른 시도들을 하신 편인데 그것들을 관통하는 관심사가 있나요?
글쎄, 그걸 한 줄로 설명하면 오류가 있을 테고, 수백 가지가 있죠.

다만, 가장 핵심적인 결론은 한국사를 한국사 내에서만 보는 것은 좁은 소견이다, 한국사를 세계사로 수면 위로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 제 과제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유대 민족이 근현대사에서 굉장히 핍박을 당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건 유대 민족의 역사잖아요. 하지만 그들이 현대사회에서 막강한 경제 권력을 가지면서 유대 민족사가 세계사의 중심으로 떠올랐어요.

그것은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억울하고 참혹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세계사로까지 떠받쳐 올린 결과라고 봐요.
우리도 조선이라든가 식민지 시기의 부끄러운 역사를 한국사 안에서 축소하고 말 것이냐, 아니면 세계사 안으로 편입시켜 떠받쳐 올릴 것인가.

저는 그것을 세계사적 사건으로 승화시키는 것만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세계관을 넓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봐요. 그런 관점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일련의 영화들을 찍어온 거라고 할 수 있어요. 짦게 이야기하자면. 영화 '황산벌'도 그렇고 '사도'도 그렇고 '동주'는 더더욱 그렇고.
-마침 동주가 얼마 전에 개봉해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데요, 감독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점에서 만드신 거죠?
그것도 마찬가지로 세계사적 주제성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죠. 독일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이 수십만 명 학살당한 일은 세계사적 사건이 됐잖아요.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예요. 이천 년 동안 흘러다니던 유대 민족이었어요. 자신들이 그렇게 끌어올린 거죠. 다른 사람들은 다 숨기려고 하는데 자신들이 까발겨 올린 것 아니냐고요. 요즘 개봉한 영화 '사울의 아들'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우리 역사를 그렇게 세계사적 사건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식민지 시대에 생체 실험을 당한 것이라든가, 미국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에도 반하는현대사 초기에 있었던 피지배국가의 억울함을 우리가 하소연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모순을 제시하는 것만이 세계사적으로 끌어올리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봐요.

영화 '동주'를 통해서도 그런 것들을 증명해낼 때 조선의 참혹사 차원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세계사적 사건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런 메시지가 대중에게 잘 읽히고 있는 것 같습니까?
글쎄요. 쉽게 읽힐 문제는 아니겠지요. 그런 학습을 해본 적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짜증나니까 이렇게 영화로도 만드는 거죠.
-그래도 흥행 면에서는 괜찮지요?
네 괜찮아요.
-지금 감독님 메시지를 직접 들으니 그런 게 있었구나 싶은데, 막상 볼 때는 그런 차원의 의도가 담긴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읽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나 혼자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과대망상증 환자야 나는. 시대착오적인 과대망상증 환자니까 이런 걸 하고 있는 거죠.
-왜 시대착오라고 생각하시죠? 그 자체는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지 못하고 주류에서는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관이거든요 이런 사관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그런 사관을 처음 듣는 건 아닌데요. 학자들 사이에도 그런 논의가 있고. 다만 이번 영화에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는 거죠.
그러면, 예를 들어 거기에 나오는, 근데 영화는 봤어요?
-네 봤습니다. (순간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행여라도 영화를 안 봤더라면 어쩔 뻔했을까 싶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이 감독의 목소리가 한결 누그러지는 것 같았습니다. 안심했습니다.)
거기(영화 '동주')에 나오는 일본 형사 입에서 나오는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자기정당화 논리에 맞서 끊임없이 모순을 파헤치는 송몽규의 대사라든가, 후쿠자와 유기치의 탈아론(脫亞論)의 후계자였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의 행동을 테러로 보고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는 윤치호가 주는 부상을 면전에서 집어던지는 송몽규의 행동 같은 것들이 다 그런 장치예요.
송몽규(1917-1945)
이런 모든 장치들이 전부 다, 동주 일대기 역시 세계사적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어요.

그런 걸 구차하게 영화 속에서 계속 설명하면 짜증이 나니까, 장치만 계속 넣어놓은 거고. 그러면 그걸 보는 사람들이 의미 부여를 해야 하는데, 그런 의미 부여를 안 하고 보니까 나처럼 의미를 부여한 놈만 이상하게 되는 거지.
(이때부터 이 감독의 목소리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 하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고 앉아있으니 뭐가 되겠어요. 내가 봤을 때, 윤동주의 시는 달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동안 후손들은 달을 가리키는 윤동주의 손만 보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저도 손가락만 봤네요.
(해방 이후) 우리는 70년 동안 내내 그냥 식민지 지배를 받은 피해 사례에 대한 억울함만 열심히 하소연만 하고 살아온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유럽은 뭔가요. 영국, 프랑스, 러시아, 폴란드 전부가 독일의 군국주의와 나치즘에 대한 모순과 부도덕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책임을 묻고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에 독일은 정확하게 잘못을 인정을 하고 반성하고 있잖아요.

유럽의 독일이 아시아의 일본이잖아요. 그런데도 최대 피해국인 우리나라는, 아니 차 사고만 나도 보험회사가 와서 누가 가해자인지를 두고 주먹다짐까지 하는 판에, 어떻게 나라가 그렇게 만신창이가 됐는데 가해자에 대한 문제 지적이라든가 책임 추궁을 제대로 못 하느냐고요. 그 얘기를 하고 있어요.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는 세계사적 관점으로만 읽히는 이야기거든요. 조선이나 한국의 역사를 세계사적 관점으로 보지 않는 것은 곧 식민지 100년 동안 후쿠자와 유기치 이후에 탈아론자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인식틀) 안에 갖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직도 그들이 쓰는 이이제이(以夷制夷)에 농락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요.
저는 친일파도 피해자라고 봐요. 친일파, 알고 보면 불쌍한 인간들이예요. 친일파도 피해자고 항일독립운동가도 피해자인데 지금 피해자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고 앉았으니, 이게 백 년 전에 짜놓은 일본의 식민지 프레임 안에서 아직도 우리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걸 이야기하려고 '동주'를 찍었는데 그 얘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안 보여서 아쉬워요.
-네 지금 말씀을 들으면서 영화를 복기해보니 그런 게 읽히네요. 하지만 순수 관객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자면, 그런 의도였다면 취조하는 일본 형사라든가 누군가를 통해 가해자의 논리를 더 팽팽하게 대결 구도로 그려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면 극장에서 사람들이 보겠어요?(웃음)
-네, 물론 의미 부여와 흥행 요소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긴 하겠지요.
그렇죠. 일단 그런 의도를 갖고 찍은 건데, 그것이 관객의 심리적인 감정적인 동의를 얻지 못하고 주장만 해대면 영화라는 장르의 대중적 매체 속성에 굉장히 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걸 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런 건 영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객이나 평론가나 학자들이 풀어내야지요. 그런 것까지 감독이 하고 있으면, 아니 내가 무슨 프로퍼겐더, 무슨 괴벨스예요?
-그나마 오늘 말씀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식민지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더 묻고 듣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다 했어요.
이준익 감독이 휴대전화로 보내온 사진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다음 순서에 소개할 만한 사람으로 관심 가는 분이 있나요?
있긴 있는데 안 밝힐래요. 그 사람에 대해서 영화를 찍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면 그 사람 빼고 그 다음으로 궁금한 사람은요?
그 다음 사람으로는... 너무 많은데...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핵심 사상은 원효의 화쟁 사상이라고 봐요. 그런데 그건 영화로 찍기가 너무 힘들어서.

암튼 우리가 지금 배워야 할 것은 원효의 화쟁 사상 아닌가 싶어요. 원효를 잘은 모르지만 내가 들은 개념으로는 '싸우면서 화해하자' 뭐 이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원효!
-아, 감독님께서 약간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살아있는 사람 중에서 지금 무슨 책 읽는지 궁금한 사람을 지명하는 겁니다.
아 다음 사람... 나는 영화로 찍을 관심 인물 이야기하는 줄 알았네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렇다면 이번엔 젊은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어떨까 싶네요.

배우 박정민.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 맡은. 젊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네요.
이리하여 다음 책 이야기 초대 손님은 영화배우 박정민씨로 낙착됐습니다. 그는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요.

다음 순서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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