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더 나은 인간을 향한 학습

조회수 2018. 3. 21. 08: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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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세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국내에도 알려진 미국의 철학자 누스바움이 인문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부제가 '새로운 전인교육을 위한 고전의 변론'입니다.


저자 마사 C.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 1947년생)은 미국의 저명한 고전학자이자 철학자입니다. 현재 시카고 대학 로스쿨의 석좌교수입니다.


이 책은 1990년대 미국에서 대학의 인문교양 교육 개편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 씌어진 것입니다. 전통 고전철학의 입장에서 인문 교육의 새로운 방향과 내용을 제시합니다.


당시 여성학이나 소수집단 연구 같은 새로운 주제를 배제하고 전통적 교육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에 맞서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과 감정이입을 추구하는 교육, 혐오와 배제를 지양하는 교육을 옹호합니다.


대학 교육의 방향을 세 가지로 제시합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능력(자기성찰), 자신을 소속 지역이나 집단의 시민으로 보는 것을 넘어 인정과 관심이라는 유대로 타인과 묶여 있는 인간으로 바라보는 능력(세계시민성), 다른 사람의 입장을 지적으로 읽어내고 감정이입하는 능력(서사적 상상력) 등입니다.


이어 서양 전통적인 정전 교육에서 벗어난 비서양 문화 연구, 아프리카계 미국학, 이성애자 남성 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난 여성학과 인간 섹슈얼리티 연구 등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원제 Cultivating Humanity: A Classical Defense of Reform in Liberal Education. 1997년 9월 출간.

그 목표란 스스로 추론할 수 있고, 다르고 이질적인 것을 저항해야 할 위협이 아닌 탐험하고 이해하라는 권유로 보면서 자신의 정신을, 나아가 시민성을 함양하는 자신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시민을 배출하는 것이다.

"곧 우리는 마지막 숨을 쉴 것이다." 세네카는 분노와 증오의 파괴적 힘을 다룬 논문의 말미에서 이렇게 썼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동안, 인간들과 함께하는 동안, 우리의 인간성을 계발하자."

일본의 젊은 철학자가 쓴 공부에 관한 안내서입니다.


저자 지바 마사야(千葉雅也, 1978년생)는 일본 리쓰메이칸대 대학원에서 준교수로 철학을 가르치면서 프랑스 철학을 바탕으로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들뢰즈와 라캉, 비트겐슈타인 등의 철학 개념을 바탕으로 ‘공부와 언어’, ‘공부와 사고’, ‘공부와 욕망’, ‘공부의 기술’ 등 네 가지 주제에 걸쳐 공부의 의미와 원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진정한 공부는 지식 쌓기가 아니라 기존 환경에 동조하며 살아온 자신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환경에 지배적인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아이러니적 발상, 하나의 주제에서 폭넓게 가지를 뻗어가는 유머적 발상 등을 방법으로 제시합니다.


특히 ‘언어와 사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설명합니다. 공부란 궁극적으로 이질적인 세계관을 얻는 일이라면서,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언어와 사고에 동조하다 보면 감각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원제 勉强の哲學: 來たるべきバカのために. 2017년 4월 출간.

공부하지 않아도 괜찮다. 또한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주변에 맞춰 살면 된다. 그러나 생활에 무언가 변화가 일기를 바라고 기존의 자신을 전복하길 원한다면 ‘변신을 위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유행가 가사를 통해 표현된 우리 언어생활을 조명한 책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계량언어학을 적용한 일종의 빅데이터 인문대중서이기도 합니다.


저자 한성우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주로 말소리와 방언에 대해 연구를 토대로 다양한 책을 써왔습니다. 앞서 《우리 음식의 언어》 《방언정담》 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기 가요의 노랫말을 탐구했습니다. ‘노래방 책’을 통해 우리가 즐겨 부른 26,250곡의 ‘유행가’를 선별하고 가사의 단어들을 다양하게 통계 분석했습니다.


노랫말과 일상어를 비교하기 위해 1,400만 어절로 된 일상 언어 말뭉치 데이터도 함께 활용했습니다. 풍부한 언어 자료와 언어 분석으로 ‘노래를 위한 말’ 속에 담긴 보통 사람의 생활 정서를 풀어냈습니다.

노랫말의 경우 등장하는 단어들의 순위와 목록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특성이 어느 정도 가늠이 된다. 이제까지의 노래는 '아, 그 서울에 사랑이 없어 다시 나를 사랑한다'와 같이 엮인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이 문장은 바뀔지도 모른다. '아'는 영어의 'yeah'로 바뀔 수도 있고, 지방자치가 더 활성화되면 '서울'의 순위가 밀리게 될 수도 있다. 사랑이 충만한 세상이 되면 '없다'가 '있다'로 대치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만은 변치 않을 것으로보인다. '내'가 '너'에게 고백하는 '사랑'이 결국은 노랫말이기 때문이다.

이정록 시인의 독특한 사전 형식의 시집입니다.


저자 이정록(1964년생)은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습니다.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사전 형식을 빌려 316편의 시편을 수록한 시집으로, 각 시의 제목이 모두 순우리말로 된 복합어로 돼 있습니다. 단어와 단어가 만나 생겨난 ‘겹낱말’을 제목으로 삼은 각각의 시들은 하나의 언어가 다른 언어를 만났을 때 의미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사람들의 마음이 언어에 어떻게 깃들게 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언어가 본래 품고 있는 의미와, 언어 사이에 숨어 있던 속뜻을 시화하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글 모음으로, 독자의 상상력과 언어적 감각을 자극합니다. 제목에 '동심'이라고 썼지만 어른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눈이 전혀 안 보이는
장님지네에게도 가야 할 정면이 있다.
네가 있는 곳.
내 마음의 소리가 가닿는 곳.

「앞길」 전문

고대에서 근대까지 서양 철학사에서 웃음의 계보를 추적한 책입니다. 웃음을 키워드로 주요 관련 인물과 일화들을 재미있게 엮었습니다.


저자 만프레트 가이어(Manfred Geier)는 독일의 독문학자이자 저술가입니다. 대학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가르치다가 1998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글을 써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플라톤 이래 주로 심각한 사유의 흐름으로만 파악돼온 철학사 본류에서 탈피해, 데모크리토스와 디오게네스에서 출발해 칸트와 키르케고르를 넘어, 프로이트, 독일 희극배우 카를 발렌틴에 이르기까지 잘 몰랐던 웃음의 단면을 추적합니다.


가령 웃음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자신을 세계시민으로 이해하고 언제든 농담하며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열린 사람이었습니다. 칸트도 웃음의 신체적인 쾌활함을 높이 샀고, 언제나 투덜대는 이들에게 웃음을 치료제로 권장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위트’ 안에 숨겨진 사악한 가시를 제거하고 인간의 ‘선한 본성’에 적합한 유머를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고대에서 근대 계몽주의 철학을 거쳐 배운 웃음의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원제 Woruber kluge Menschen lachen. 2006년 3월 출간.

"탁월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녀석처럼 살아가며, 개인적으로는 혼인을 하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힘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해서 부부생활이 사유만큼 비개인적이다. 개인적인 삶에는 정열이 없고 열정적인 투쟁이 없어서 그저 속물처럼 어떤 대학에서 가장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을까만 고민하는 사유자의 모습은 실로 우스꽝스럽다.”

키르케고르가 희화화한 대학교수의 모습

뇌과학 연구의 토대가 된 유명한 환자 H.M.을 둘러싼 비화를 다룬 문제작입니다.


저자 루크 디트리치(Luke Dittrich)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입니다. 《에스콰이어》의 객원 편집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책은 중증 정신질환자 H.M.에게 의료과실로 기억을 잃게 한 의사에 대한 고발이자 그간 관련 의학계의 불편한 진실을 담은 논픽션입니다. 당시 수술한 집도한 의사의 외손자가 저자입니다.


H.M.은 헨리 구스타프 몰래슨(1926~2008)의 약자로서 의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 중 한 명입니다.


1953년 중증 간질을 앓던 노동자 헨리는 뇌엽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 중에 기억을 담당하는 양쪽 해마가 잘려나가면서 뜻밖의 부작용을 안게 됩니다.


새로운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채 심한 기억상실증에 빠진 거지요. 그 후 60년에 걸쳐 그를 실험 대상으로 기억과 학습에 대한 연구 성과가 쌓였고 인지신경과학이 발전했습니다.


저자는 이런 어두운 실화를 통해 신경외과, 정신외과의 역사는 물론 과학의 업적과 한계, 정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줍니다.


앞서 국내에도 번역된 《어제가 없는 남자, HM의 기억》에 이어 이 책도 소개되면서 당시 상황을 보다 균형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원제 Patient H.M.: A Story of Memory, Madness and Family Secrets. 2016년 8월 출간.

뇌의 한 부위가 없는 사람들을 연구해서 뇌의 다양한 부위와 기능을 연결 짓는 이 접근법은 뇌과학자들 사이에 장애방법(lesion method)으로 알려졌으며 20세기 중반에는 이미 유력한 위치에 올라 있었다. 각기 다른 뇌 부위가 각기 다른 기능과 일치한다는 개념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라 모두가 받아들이는 정설이었다. 과학자들은 조금씩, 영역별로 뇌기능의 지도를 표시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표시되지 않은 영토가 엄청나게 넓었다.

카프카의 친구이면서 그의 유작을 세상에 알린 막스 브로트가 쓴 카프카 평전입니다. 그가 본 카프카의 생애와 문학 완결판입니다. 이전에 쓴 「프란츠 카프카, 전기」(1937), 「프란츠 카프카의 신앙과 학설」(1948),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절망과 구원」(1959)을 한 권으로 엮은 원전을 완역했습니다.


저자 막스 브로트(Max Brod)는 프라하 출신으로 1902년 독일 대학생들 독서연설 모임에서 카프카를 처음 만나 우정을 키워갔습니다. 1939년 나치 점령 때 아내와 함께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했다가 이스라엘에 정착해 극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카프카는 작품을 모두 없애달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브로트는 나치를 피해 유고를 이스라엘로 옮겨 출판했습니다. 이어 평생에 걸친 출판과 강연을 통해 카프카를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카프카의 유년부터 말년까지, 카프카의 편지와 일기, 그 자신과 주변인의 회상에 기반하여 써내려갑니다. 이어 저자는 카프카와 그의 문학에 관한 나름의 견해를 제시합니다. 카프카는 내면세계의 파괴할 수 없는 신성에 대한 믿음을 지닌 인간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밖에 카프카를 회상하는 주변인의 글과 스케치 화가로서 카프카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드로잉을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카프카를 전공했고 전집 번역에도 참여한 편영수 전주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습니다.


원제 Über Franz Kafka. 1974년 출간.

우리가 회사 근무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비록 짧지만 2, 3주의 여름휴가를 얻게 된 것은 구속받지 않고 솔직한 감정으로 이 세상과 새로운 인간들을 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우리는 이러한 행복을 젊음의 힘으로 즐겼다. 우리는 함께 여행했다. 카프카와 여행을 하면서 보낸 몇 주일은 내 삶에서 다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다. 모든 근심과 모든 짜증나는 일들을 프라하에 남겨두었다. 우리는 행복한 어린이로 변했고, 우리의 머리에서는 아주 진기하고 아주 즐거운 익살이 떠올랐다. 카프카 가까이에 살면서 그의 왕성하게 솟구치는 생각을 직접 즐기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었다.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중 첫 세 권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1994년에 첫 출간된 보르헤스 픽션 모음집에 이어 논픽션을 모은 것입니다. 작가를 보다 다면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 하반기까지 총 7권으로 완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에 1권부터 3권까지 출간됐습니다. 


보르헤스는 엄청난 독서가이면서 방대한 양의 글을 남겼습니다. 우리에겐 주로 픽션을 통해 알려졌지만 산문 작가로도 명성을 떨쳤습니다.


당대 작가의 전기, 철학 사상, 아르헨티나의 탱고, 민속학, 국가 정치 및 문화, 리뷰, 비평, 서문, 강의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산문을 남겼습니다.


전방위로 뻗는 보르헤스의 호기심과 방대한 지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간 보르헤스를 이해하는 유용한 지도가 될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번역은 보르헤스를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 온 송병선 교수를 필두로 스페인어에 정통한 교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어느 날 오후에 저 멀리서 해가 지고 그때 워낭 소리가 집요하게 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왜 우리는 그것을 표현하는 새로운 어휘를 만들지 않았는가? 왜 새벽 거리의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새로운 단어를 창조하지 않았을까? 아직 밝은 오후임에도 첫 번째 가로등이 켜졌을 때 그 가로등의 완벽한 무능력에 감동한 마음을 표현하는 새로운 단어를 왜 조합하지 않았을까? 비열함 뒤에 숨어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불신을 표현할 또 다른 단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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