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남들만큼'의 굴레

조회수 2018. 3. 28. 07: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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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네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교육을 지배해온 평균주의의 신화를 깨고 대안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 토드 로즈(L. Todd Rose)는 신경과학을 토대로 교육 이론을 전개하는 학자입니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지성·두뇌·교육 프로그램과 개개인학 연구소를 맡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고등학교 때 ADHD 장애로 판정받은 뒤 성적 부진으로 중퇴했습니다. 그 후 검정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했고 주경야독 끝에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까지 마쳤습니다. 


비결은 학교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을 발견해 스스로 공부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런 자신의 체험과 과학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평균적인 재능, 평균적인 지능, 평균적인 성격’이란 개념 자체가 허상임을 지적합니다.


학교를 지배하는 ‘평균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 아이들 각자를 창조적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개개인성'에 입각한 교육법과 평가법을 제안합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IQ라 해도 각 개인이 가진 지능은 분야에 따라 들쭉날쭉합니다. 또한 모든 인간은 내향적인 동시에 외향적이고, 이성적인 동시에 감정적인, 모순적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본연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상황과 맥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달의 경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에게 적절한 경로가 따로 있다고 말합니다. 


원제 The End of Average: How We Succeed in a World That Values Sameness. 2016년 1월 출간

나는 평균이라는 구세계와 개개인성이라는 신세계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세계관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현재 우리는 개개인과 개개인의 재능을 알아보는 능력의 측면에서 예전에는 꿈도 못 꾸었던 수준에 올라서 있다. 따라서 이 새로운 개개인성의 개념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우리의 조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재능을 희귀한 산물쯤으로 바라보지 않으면서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의 우수성을 육성하고 고용주들은 더 폭넓은 인재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종교의 역사에 관한 대중적인 안내서입니다.


저자 리처드 할러웨이는 영국의 성직자이자 작가입니다. 1986-2000년 에딘버러 주교를 지냈습니다.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종교 문제를 이야기해 왔습니다. 회고록 《알렉산드리아를 떠나며: 믿음과 회의에 대한 기억》으로 유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유대교, 이슬람, 기독교, 불교, 그리고 힌두교 등 세계의 중요 종교 신앙의 기원, 의미 탐구의 역사, 새롭게 태어난 종교들, 종교에 의해 추동되는 폭력, 종교 신자와 비종교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적대감 등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듯 설명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종교의 역사는 예언자와 현자, 그리고 그들이 시작했던 운동, 그들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논쟁과 갈등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주요 종교들이 어떤 입장과 관점을 취했는지 비교합니다.


세속적 인본주의 시대에도 종교는 필요한가. 저자는 종교를 모루에 비유합니다. 역사를 보면 종교는 대부분의 경우 박해하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거지요.


사실을 토대로 종교사 전체를 다루면서 종교의 미묘한 뜻과 신비에 초점을 맞추고 신앙의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원제 A Little History of Religion. 2016년 9월 출간

서양에서 기독교의 쇠퇴가 남긴 빈 자리는 세속적 인본주의라 불리는 운동의 형성을 불러왔다. 그것을 엄격한 의미의 종교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종교가 가진 최선의 아이디어들을 빌려왔다. 그 명칭이 말해주는 것처럼 세속적 인본주의자들은 사람들이 종교에 의해 부과된 원칙들에 따라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원칙들에 따라서 좋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인간성은 성장했고 이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그들은 믿는다...

세속 영성은 이 생애에서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는다. 이 생애는 우리가 갖게 될 유일한 생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것에 감사하고 잘 사용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인본주의가 과연 살아남아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시들해서 죽을지를 예단하기는 너무 이르다.

우리나라 근대 인쇄술의 도입 과정과 여파를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박천홍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저널』 편집장을 거쳐 현재 재단법인 아단문고에서 학예연구실장으로 있습니다. 전작으로 각각 근대의 철도와 이양선을 탐구한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2003)과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2008)가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 ‘1883년, 지식의 질서가 바뀌던 날’이란 국내 최초로 서양식 인쇄물이 발행된 것을 말입니다.


「한성순보」와 「한성주보」, 단행본 출판사 ‘광인사’ 등 신식활자문화의 기원을 이루는 시공간인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근대 연활자 인쇄술이 조선의 근대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특히 신문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양식이 조선 사회의 의사소통 구조를 어떻게 바꿨는지, 사람들의 사고와 상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줍니다.


활자와 인쇄기가 국내로 도입될 무렵, 중국의 미화서관, 일본의 쓰키치활판제조소 등 동아시아 근대의 활자문화 공간도 소개됩니다.


근대 텍스트를 구성하는 물질적 조건이 지식과 사유의 구성 방식, 그리고 독서 경험을 어떻게 바꿔가는지 추적한 책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의사소통 양식의 문명사적 전환기를 살아가고 있다. 지식의 생산과 유통, 소비를 매개하고 구현하는 기술은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정신 공간과 의사소통의 회로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모습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질 것이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을 해석하며 지혜를 설파하던 과거의 문화적 유산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보이고 들리고 기억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사물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바깥 세계와 자신의 내면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가치를 탐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그것이 어떤 형태로 바뀌든 여전히 책과 활자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철학자 한스-게오르크 가다머가 말했듯이, 과거의 삶이 남긴 것들, 남아 있는 건축물, 무덤들의 내부는 그 위로 휘몰아치는 시간의 폭풍에 풍화될지라도, 문자로 기록된 전승을 읽어갈 때 비밀스러운 기술처럼 일종의 마술처럼 '죽은 글자'가 '살아 있는 정신'으로 되살아나 우리를 묶고 풀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여전히 믿는다.

미국의 서평가가 쓴 독서 편력기입니다.


저자 조 퀴넌(Joe Queenan, 1950년생)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입니다. 방송과 신문에서 서평을 비롯한 평론을 썼습니다.


이 책에서는 책에 대한 자신의 애정과 독서법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유머러스하게 써나갔습니다.


이른바 좋은 ‘독서법’에 대한 편견을 깨드립니다. 자신은 속독과 독서 토론회를 혐오하고, 도서관과 전자책을 싫어하며, 한꺼번에 수십 권의 책을 읽고, 반드시 사서 읽는다는 식입니다.


책이라는 사물 그 자체에 마법의 힘이 있다고 믿으며, “우리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책들이 있는 한, 아직도, 우리 모두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루에 네 시간씩 독서에 시간을 쏟으며 평생 7천여 권의 책을 읽어왔지만 여전히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으니 죽음의 천사여, 나중에 다시 오라!”라고 외칩니다.


원제 One for the Books. 2012년 12월 출간.

나는 내가 강박적으로 책 읽기에 매달리는 이유를 안다. 나는 다른 곳에 있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그래, 지금의 우리 사회가 그나마 합리적으로 살 만한 세상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책이 제시하는 세상은 그보다 훨씬 낫다. 가난에 시달리거나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극빈자 임대주택에서 표준에 한참 미달인 부모와 살던 어린 시절부터 나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책만 읽어댔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이 욕망이야말로―그날그날, 아니 매시간―독서의 가장 강력한 동기라고 굳게 믿어왔다. 우리는 한결 흥미진진하고 살맛 나는 세상으로 도피하려고 책을 읽는다. 자신의 밥벌이, 배우자, 자기 나라 정부, 생활이 진절머리 나지 않는 세상으로.

한문학자 심경호 교수가 옛사람이 쓴 58편의 묘비명을 풀어 써고 해설을 더한 책입니다. 10년 만에 낸 개정정보판입니다.


저자는 일본 교토 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 한국 한문학사와 한시 및 산문을 강의합니다.


주저로 꼽히는 ‘기행’ 연작의 첫째 권으로, 2010년 우호인문학상을 수상한 책입니다. 58편의 자찬묘비·묘지와 함께 읽는 58인의 인물 열전입니다.


자찬묘비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미리 써둔 묘비입니다. 저자는 이름 없는 선비에서 이황·정약용·서유구 등 한국의 근대 이전 지식인들이 남긴 58편의 묘지명을 통해 옛사람의 내면세계를 조명했습니다.

재주 없는 데다
덕 또한 없으니
사람일 뿐.
살아서는 벼슬 없고
죽어서는 이름 없으니
혼일 뿐.
근심과 즐거움 다하고
모욕과 칭송도 없어지고
남은 것은 흙뿐.

─ 이홍준(李弘準, 생몰연대 미상), 「자명(自銘)」

6.25 전쟁 때 남침한 북한의 엘리트가 남긴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저자는 우리 근현대사의 숨은 인물 평전으로 주목받아온 작가 안재성입니다. 이번 작품은 북한 엘리트로 6.25 때 포로로 잡혀 10년간의 수용소, 감옥 생활을 겪은 실존인물 정찬우의 수기를 바탕으로 쓴 장편소설입니다.


정찬우의 가족이 50년간 간직해온 수기를 우연한 기회에 입수하게 된 작가는 "관념적인 작전명령과 실제 전선에서 전쟁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이들 간의 괴리"와 함께 "지구상에 어떠한 전쟁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휴머니즘적 가치에 매료되어 소설화를 결심했다고 소개합니다.


최전선에서의 전투, 빨치산이 되어 지리산 기슭에서 보낸 한겨울 그리고 진주, 광주, 목포 등 수용소의 비인간적인 실태, 비처럼 쏟아지던 미 공군의 폭격과 인민군의 대응, 인민군 내부의 갈등이나 극좌에서 극우로의 이념 변화 등이 그려집니다.

내가 이전에 다룬 역사적 인물에는 한국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회주의 계열의 지도자가 여럿 있다. 그들은 전쟁을 반대해야 할 위치에 있었으나 막지 않았으며 스스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정찬우를 비롯한 전쟁 참가자 대다수는 개전의 새벽까지도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사실조차 몰랐다.

정찬우의 수기는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의 관념적인 작전명령과 실제 전선에서 전쟁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이들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주며, 그의 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구상에 어떠한 전쟁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에 맞춰져 있다.

한국계 1.5세 미국 작가 이민진의 화제작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한일 양국에서 소외돼온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가족사를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저자는 한국계 1.5세 미국 작가입니다. 국내에도 번역된 2008년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번 작품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부산 영도의 기형아 훈이, 그의 딸 순자, 순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낳은 아들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에 이르는, 4대에 걸친 이야기입니다.


뼈아픈 시대적 배경 속에서 차별받는 이민자들의 투쟁적 삶의 기록이며 유배와 차별에 관한 작품입니다. 치열한 가족사를 통해 우리에게 고향과 타향, 개인의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출간 후 미국 언론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대학생이었던 1989년, 일본에서 자이니치(재일동포)에 관한 강연을 듣고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일본계 미국인 남편이 2007년 도쿄의 금융회사에 근무할 때 일본에서 4년간 살면서 소설의 뼈대를 세웠다고 합니다.


원제 Pachinko. 2017년 2월 출간.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토니 모리슨 최신작입니다. 미국 사회에 여전한 인종주의의 잔재와 상처, 치유를 그렸습니다.


유난히 새카만 피부를 가지고 태어나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결핍 속에서 성장한 젊은 여성 브라이드와 어린 시절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젊은 남성 부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쓴 열한 편의 장편소설 중 유일하게 21세기 현대가 배경인 작품입니다. 이전 작품들이 어떻게 미국이라는 나라에 인종주의가 뿌리내리게 되었고 흑인들, 그중에서도 흑인 여성들이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어떻게 견뎌왔는지를 주로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현실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차별과 억압의 잔재를 다뤘습니다.


올려다볼 어른이 아니라 마주볼 동반자에서 구원을 찾습니다.


원제 God Help the Child. 2015년 4월 출간.

나는 선이 악보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악은 단순하다.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그런 일들은 다섯 살만 먹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선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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