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크면서 바보가 되는 사람들

조회수 2017. 11. 23. 10: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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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주차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 두 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숲에 사는 즐거움』의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귀소 본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저명한 미국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로서 『생명에서 생명으로』를 비롯해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동물들의 겨울나기』 『우리는 왜 달리는가』 등의 저서로 유명합니다.


현재 버몬트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이면서 지금도 메인주의 통나무집에 살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책을 쓴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에게 ‘집(home)’이 갖는 의미와 생의 어느 순간 그곳으로 회귀하는 ‘귀소 본능’에 대해 썼습니다.


매년 망망대해를 넘어 알래스카 침엽수림 터전으로 돌아오는 캐나다두루미 한 쌍부터, 물고기, 곤충, 새, 양서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숲속 생물들의 이주와 귀향, 집짓기에 관한 세밀한 탐사 기록입니다.


지구 전체를 무대로 삼아 태양, 별, 파도, 자기, 바람 등 자연의 신호를 읽어내는 동물들의 귀향 방법을 설명하는가 하면, 집에 찾아와 일 년을 함께한 거미 샬롯이 먹이를 잡아먹는 과정을 특유의 시선으로 생생히 묘사합니다.


원제 The Homing Instinct: Meaning and Mystery in Animal Migration. 2014년 4월 출간


북유럽 특유의 장작 문화에 대해 쓴 책입니다. 부제가 '북유럽 스타일로 장작을 패고 쌓고 말리는 법'입니다.


저자 라르스 뮈팅(Lars Mytting, 1968년생)은 노르웨이 태생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원래 소설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번 책은 첫 논픽션인데 국내는 물론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장작에 관한 일종의 실용 매뉴얼인 동시에 삶의 한 양식을 우아하게 묘사해 읽는 즐거움을 주는 산문입니다.


나무의 종류에 따라 장작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장작 길이는 얼마가 적당한지, 쌓은 방식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인지, 적정 건조 기간은 얼마인지, 난로의 종류와 특성은 무엇인지, 장작을 때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인지 등 땔나무에 관한 모든 실용적 지식을 담았으면서도, 동시에 시와 문학, 철학을 동원해 이 모든 것이 북유럽인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임을 보여 줍니다.


땔감으로서 나무의 효율성과 경제성, 환경보호 효과 등에 대해서도 허실을 밝히는 한편 미래를 전망합니다.


노르웨이 원제 Hel Ved. 2011년. 영역본 Norwegian Wood: Chopping, Stacking, and Drying Wood the Scandinavian Way. 2015년 10월 출간.

북유럽 사람들이 이곳에 살 수 있는 것은 나무 덕이다. 나무가 없었다면 이 추운 지대에서는 거주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팬히터가 도입된 지 한 세기 가까이 지났지만 나무에 대한 감사의 빚을 청산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땔나무를 장만하는 일이 즐거운 이유는 이 유전자를 깨우고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 유전자는 아득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를 모든 인류의 조상인 채집인과 연결한다.

1960년대 미국 성인 사회의 정신적 황폐를 비판했는데 지금도 공감을 유발하는 책입니다.


저자 폴 굿맨(Paul Goodman, 1911-1972)은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사회비평가, 작가였습니다. 몇몇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다”며 그들이 자기 존재를 낭비로 여기는 것을 보고 사회에 대한 실망감을 억누르지 못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회화 기관인 학교, 기업, 정부 관료 체제에는 무관심, 무기력, 냉소주의가 깔려 있고, 그 속의 구성원들은 시스템 속에서 ‘쥐 경주’를 하듯 내달리는 삶을 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반항, 비행 청소년 범죄, 혹은 조직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는 것을 시스템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했습니다. 청소년의 병리적 행위가 사회를 어지럽히는 게 아니라 그 역으로 본 겁니다.


이런 진단에 젊은이들은 열광했고, 신좌파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자는 교육과 학교 개혁에 집중하는 한편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예술에 참여하는 문화를 해법으로 강조합니다.


원제 Growing Up Absurd. 1960년 출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바보 같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몰개성화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멈춰 서서 이것이 됐든 저것이 됐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인간 공동체라고 믿으면서 불합리한 시스템에 맞춰가며 그럭저럭 살아가든지, 아니면 불합리한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외로운 인간으로 홀로서기를 하든지 말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다른 사람들도 같은 위기를 겪고 있고, 같은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콘텐츠 창업 시대, 자칫 콘텐츠가 함정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경영전략서입니다.


저자 바라트 아난드(Bharat Anand)는 하버드경영대학원 비즈니스 전략 교수입니다. 전략 부문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 전략 전문가로 꼽힙니다.


이 책에서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야말로 기업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치명적인 함정이라고 말합니다.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유연하지 못한 사고가 발전을 가로막고 기업을 패망의 길로 이끈다는 겁니다.


콘텐츠 함정의 징후로는 첫째, 확산을 불러온 상황에 주목하기보다 제품의 특징만으로 성패가 결정 난다고 믿습니다. 둘째, 콘텐츠를 둘러싼 기회를 잡으려 하기보다 콘텐츠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셋째, 최고의 방법이 하나만 있다고 믿고 최상의 방식에만 끊임없이 골몰합니다.


그 결과 ‘연결성’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어떻게 인스턴트 메시징으로 100조 원을 벌었을까? 인터피디아는 실패하고, 위키피디아는 성공한 이유는? 노르웨이의 작은 신문사 십스테드는 어떻게 42개국 광고 산업을 점령했나? 펭귄랜덤하우스가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 사업을 강화한 이유는? 이코노미스트를 성공하게 한 전략이 뉴스위크를 패하게 만든 비밀은? 등이 사례로 제시됩니다.


원제 THE CONTENT TRAP. 2016년 10월 출간.


쓰레기를 소재로 한 전작 <102톤의 물음>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의 후속작입니다. 이번에는 교통과 물류의 세계를 다뤘습니다. 부제가 '이동하는 모든 것의 인문학'입니다.


저자 에드워드 흄즈(Edward Humes)는 미국 저널리스트로 여러 매체 기고하고 있습니다.


교통과 물류는 우리 일상과 산업에서 대단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인문학과는 멀어 보이는 주제입니다. 사람과 상품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은 지루하고 단순한 귀찮은 ‘과정’으로 보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단 하루치의 세계 상품의 이동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아폴로 달 착륙 프로젝트를 합친 것보다 더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 마법 같은 일은 아주 조용히 매일매일 일상적으로 벌어집니다. 이 세계를 저자는 도어투도어 세계라고 명명합니다.


이 세계 안에서 사람을 옮겨주고, 상품을 배달하는 이동에 관한 모든 역사와 경제, 인물과 삶의 이야기를 펼쳐보입니다.


원제 Door to Door: The Magnificent, Maddening, Mysterious World of Transportation. 2016년 4월 출간.


걷기와 생각의 유사 관계에 대해 철학자의 사례를 들어가며 쓴 책입니다.


저자 로제 폴 드루아(Roger-Pol Droit)는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 《일상에서 철학하기》,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처음 시작하는 철학》 등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가 걷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너무 익숙해서 간과하지만 걷기에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습니다. 생각도 비슷합니다.


걷기는 물리적 활동이고 생각은 정신적 활동이지만 이 둘은 쌍둥이이며,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엠페도클레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스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사상가 27명의 철학을 살피고, 걷기와 생각의 메커니즘을 고찰합니다.


걷기와 생각은 각각 불균형과 재균형, 또다시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운동을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저자는 걷기야말로 지금까지 인간의 생각을 키워온 생각법이었다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걸어보라고 권합니다.



원제 Comment marchent les philosophies. 2016년 10월 출간.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철학자들이 산책하며 생각하고 말하는 장면은 수없이 많다. 그들은 성찰하는 말을, 서서 이동하는 몸의 활동과 공통된 활동으로 삼는다. 사실 그들은 분석과 성찰의 진전을, 논증의 행보를,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논거와 반박의 진척을, 육체적 걷기의 비틀거림 혹은 배회와 분리하지 않는다. 이 철학자들은 “말하며 걷는다” 혹은 “걸으며 말한다”. 어떻게 말해도 좋다. 말이나 글로 된 그들의 성찰은 걷기의 진전 방식을 채택한다.

도시화와 더불어 퍼져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저항'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신현방 영국 런던정경대(LSE) 지리환경학과 교수가 기획하고 12명 필자의 글을 엮었습니다. 필자들은 국내 젠트리피케이션 재난의 당사자이거나 이들과 연대해 제도 개선 활동, 지역운동 등을 벌여온 사람들입니다.


학술 연구서라기보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고민을 모은 책입니다.

폐해가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저항할 것인가라는 문제 의식에서, 자본의 성격 이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사회관계 이해,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대항 이데올로기의 생산 등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활동을 토대로 자신들이 생각한 해법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주요 키워드로 부상한 게 최근 몇 년 사이지만, 한국의 도시화 과정에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무수히 많이 수행된 주택재개발 및 도심재정비의 역사가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토지 용도의 변경, 고밀도 개발을 통해 부동산 이익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 토지 이용자였던 수많은 저소득층 자가 소유주, 주거세입자, 상가임차인, 노점상 등이 개발 이후 재수용되지 못하고 쫓겨난 과정은 젠트리피케이션 그 자체이다. 단지 한국에서 이것이 재개발이나 재정비라고 하는, 마치 객관적인 도시 변화를 서술하는 듯한 언어로 표현되었을 따름이다.

1980년대에 6.25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수정주의' 논쟁을 낳은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의 후속 저서입니다.


저자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1960년대 후반 미국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우리 현대사 연구에 몰두해 온 학자입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인 『한국전쟁의 기원』 에 후속 발굴 자료와 연구를 더한 것입니다. 6.25에 대한 이해를 전쟁의 발발과 전개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국내외의 맥락에서 시도합니다.


일제강점기의 내부 대립 같은 국내 요인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따른 일본과 남한에서의 조치, 북한과 중국, 옛 소련 사이의 관계 같은 국제 요인을 함께 봐야 전쟁과 분단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의 기원을 1930년대 일제에 맞서 벌어졌던 항일투쟁에서 찾는 한편, 그에 따른 내부 대립이 미국과 소련 사이에 성급하게 그어진 38도선을 경계로 첨예화됐으며, 급기야 전쟁으로 폭발했다고 해석합니다.


미국은 6.25를 계기로 광범위한 해외기지를 구축하게 됐으며 군산복합체가 출현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진단합니다. 이런 과거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대립의 극복도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시각은 북한의 전쟁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논리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원제 The Korean War: A History. 2010년 7월 출간.


유전자 가위라 불리는 획기적 기술인 크리스퍼CRISPR에 대한 심층 해설서입니다.


저자는 김홍표 아주대학교 약학대 교수입니다. 천연물 화학, 자기소화, 면역학과 관련된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DNA의 긴 서열 중에서 필요한 서열을 인식하고 자른 다음, 필요한 서열로 바꾸거나 없애는 기술을 말합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인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명적 기술로 손꼽힙니다.


이 책에서는 이 기술의 원리와 의미를 소상히 설명합니다. 인간의 유전체는 알파벳 32억 개가 서로 쌍을 이룬 방대한 서열인데, 크리스퍼는 32억 염기쌍에서 원하는 유전자만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른 다음, 원하는 서열을 없애기도 바꾸기도 다른 서열을 집어넣기도 합니다.


이런 기술을 통해 유전성 난치병을 치료하는 한편 나아가 인류와 다양한 생명체의 개조까지 도모할 수도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낳고 있습니다.


앞의 책이 크리스퍼의 원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현실적 응용과 윤리적 함의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합니다.


저자인 전방욱 강릉원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는 현재 아시아생명윤리학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적 함의를 연구하며, 최근에는 크리스퍼의 기술윤리, 신경윤리 등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기초 생물학 연구는 물론, 돌연변이 유전자 편집을 통한 체세포 유전자 치료, 유전병을 막기 위한 배아 및 배우자세포 돌연변이 유전자 편집, 식물 유전체 변형, 해충이나 침입종의 멸종과 멸종 동물의 복원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미숙한 임상 적용으로 인한 부작용, 치료가 아닌 인간 유전자의 증강, 유전자 편집 식물의 규제 곤란, 멸종이나 복원을 통한 생태계의 혼란 등의 화도 부를 수 있습니다.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은 인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이 기술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참여해 윤리 차원에서 숙고하고 법과 제도를 통해 민주 방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터키의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신작입니다. 그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할 때 이스탄불을, 이스탄불을 설명할 때 나 자신을 설명한다"고 말했던 작가는 이번 책에서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 냈습니다.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보오오오자"를 외치며 빈민가, 역사 깊은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메블루트를 주인공으로, 현대 이스탄불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소시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또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원제 Kafamda Bir Tuhaflik. 2014년 12월 출간.

이 시점에서 우리 이야기를 좀 더 잘 이해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세계 독자들, 그리고 앞으로 이삼십 년 안에 안타깝지만 잊게 될 거라 추정되는 미래의 터키 독자들에게 이 음료는 기장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걸쭉하며, 좋은 향기가 나고, 짙은 노란색의 약간 알코올기가 있는 아시아 전통 음료라는 사실을 이야기해 두어야겠다.

2002년 맨부커상 수상작인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Yann Martel)의 신작 소설입니다.


『파이 이야기』 이후 15년 만이면서 작가의 네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작가 자신이 그동안 일관되게 천착해온 주제들,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진실과 허구 등의 문제를 다뤘습니다.


1904년부터 1981년까지 포르투갈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지극한 사랑 후에 사랑하는 이를 잃는 등 지독한 슬픔을 겪은 세 남자가 상실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몽환적이고 괴이한 분위기로 그렸습니다.


원제 The High Mountains Of Portugal. 2016년 2월 출간.

우는 습관은 얼마나 기이한가. 동물이 울던가? 분명히 동물도 슬픔을 느끼리라 ─ 하지만 슬픔을 눈물로 표현할까? 그는 의심스럽다. 고양이나 개, 야생동물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울음은 인간만의 습성인 듯하다. 그는 울음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다. 실컷, 심지어 몸부림치며 울지만, 그 마지막에는 뭐가 남는가? 황량한 피로감. 눈물 콧물에 젖은 손수건. 울었다는 걸 누구에게나 알리는 빨간 눈. 그리고 울음에는 품위가 없다. 울음은 예의범절을 초월한 개인의 언어이고, 표현 방식도 제각각이다. (중략) 사람은 오직 울 때 울음 ─ 울음의 개인적 특성 ─을 발견한다. 이것은 타인에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낯선 발견이다.

인생이냐, 예술이냐. 두 갈래 삶의 방식을 놓고 사제 관계인 두 작가가 벌인 대담집입니다.


스승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와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의 저자인 데이비드 실즈. 상대는 한때 자신이 가르쳤던 열두살 연하의 무명 작가 케일럽 파월입니다.


둘이서 3박 4일 동안 인생과 예술에 대해 이어간 이야기를 녹취해 풀어낸 결과물입니다. 미국 문단에서 나름대로 자리잡은 중견작가이자 대학교수인 데이비드 실즈는 아직 자기 소설을 내지도 못한 무명작가이자 전업주부 아빠인 제자를 상대로 지적 설전을 벌입니다.


실즈는 예술을 더하지 않으면 ‘인생은 한뼘’에 불과하다는 예술파 입장에서, 반대편의 파월은 인생이 보이지 않으면 ‘예술은 한줌’에 불과하다는 인생파의 관점에서 엎치락뒤치락합니다.


시종일관 티격태격 상대방의 논리에 딴지를 걸고 비꼬고 도발하는 가운데 인생과 예술에 대한 생각과 통찰이 번뜩입니다. 요절한 미국의 천재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일화, 서머셋 모옴의 소설 속 동성애 코드, 미국 사회의 젠더 문화, 전업주부 아빠로 사는 법 같은 수다도 등장합니다.


원제 I Think You're Totally Wrong. 2015년 1월 출간.


배수아 작가의 신작 소설집입니다. 2010년 <올빼미의 없음> 이후 7년 만입니다.


통산 아홉번째인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독자를 이끕니다. '비밀스러운 결속'과 환상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이 펼쳐집니다.


작가는 “기나긴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것은 나를 상상하는 놀이였다”고 씁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성장-성년’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린 내가 자라서 지금의 내가 되는 것도 아니며, 어린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존재인 것도 아니며, 그사이에 순차적 단계도 없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은 망상이에요. 자신이 어린 시절을 가졌다는 믿음은 망상이에요. 우리는 이미 성인인 채로 언제나 바로 조금 전에 태어나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니까요. 그러므로 모든 기억은 망상이에요. 모든 미래도 망상이 될 거예요. 어린아이들은 모두 우리의 망상 속에서 누런 개처럼 돌아다니는 유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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