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기억은 왜 기억되는가

조회수 2017. 6. 30. 17: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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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네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주 6.25 전쟁 67주년에 맞추어 출간된 원로 지식인의 회상기입니다.


저자 강인숙은 함경남도 갑산 출신으로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입니다. 현재 건국대 명예교수이자 영인문학관 관장입니다. 이어령 평론가의 아내로도 알려졌습니다.


전쟁이 터진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 전후까지 체험을 담았습니다. 한강을 건너 남하하던 피난길부터 천막학교에서의 학창생활, 부산에서 동숭동으로 이어지는 대학시절까지 20여 년의 성장기이자 6.25 전쟁의 체험 기록입니다.


난리통 속에서 1950년대를 살아낸 이야기가 생생합니다. 피란 간 지방 각지에서 경험한 말씨와 요리법, 의복, 가옥 구조들, 피난 보따리로 보는 여러 삶들의 우선순위, 치마자락에서 읽는 아낙들의 마음, 부산 구덕산 산기슭에서 처음 겪은 남녀공학 학창 생활 등이 담겼습니다.


피난을 가다가 들른 빈 집에서 ‘책 도적질’을 해서 읽고, 전쟁 와중에도 학문에 목마른 학생들이 손으로 받아 적으며 교재를 만들고 대여 순번을 기다렸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전후 캠퍼스에서 은사로 만난 정병욱, 이숭녕, 양주동, 전광용, 손우성, 김붕구, 고석구, 이양하 같은 학자들에 대해서도 회고합니다.

평상시의 사람들의 삶에는 평균치가 있다. 보편적인 삶을 뒷받침 해줄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비상시에는 그것이 없다. 사회는 파편화되고, 질서는 무너지고, 내일의 생존이 위협을 받는다. 그런 시기에는 인간은 대체로 혼자 서 있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각자가 자기만의 경험을 가지게 된다. 나는 열세 살에 한탄강 철교를 기어서 건넜다...

나는 그 기간의 나만의 비상시 체험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건 파격적으로 비극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겪는 일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만이 겪는 재난도 역시 아니었다. 나의 경험은, 모든 것을 버리고 남쪽으로 오는 것을 선택한 한 무리의 사람들과 이어져 있었고, 교과서가 없어 국사를 배운 일이 없는 중학생들의 것이었으며, 전시에 사춘기를 맞는 병약하고 예민한 여자아이들과 공분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접목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한 자락과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장식했던 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입니다.


기자 생활을 거쳐 한국영상자료원장과 서울문화재단을 역임한 저자가 12년 만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발단은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 청계천 개울에서 단발의 세 여자가 물놀이하는 장면입니다. 1990년 한소수교 이듬해 박헌영과 주세죽의 딸이 서울에 오면서 들고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속 여성은 신여성이자 독립운동가이자 공산혁명가였던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각각 공산혁명가였던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의 동지이자 파트너였습니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며 그동안 잘 조명되지 않은 비사를 되살려냈습니다.


세 여성은 물론 주변 남자들의 인생과 함께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친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를 다뤘습니다. 경성과 상해, 모스크바, 평양을 무대로 다양한 삶과 역사가 교차하며 일대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작가는 지금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딜레마가 근본적으로 분단과 전쟁에서 시작되었고 지금도 해방공간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봅니다. 이 소설을 통해 그 시대를 알고 지금을 이해하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해방공간의 딜레마를 넘어서기를 기대한다고 소개합니다.

그들의 스물은 비장하고도 상쾌했다. 그들 부모는 왕조시대의 부모들이었지만 자신들은 근대인이며 개화세대라는 자부심에 들떠 있었다. 그들은 부모를 부인하고, 자신이 태어난 시대를 부인하고, 아직은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그들은 자기 마음속의 이미지로 세상을 리셋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오른쪽 가슴엔 이상을, 왼쪽 가슴엔 연정을 품은 채 푸르른 젊음을 통과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꿈이 얼마나 푸르르든, 명백한 것은 그들이 파산한 나라, 폭격 맞은 나라에서 파편처럼 튕겨 나간 서글픈 디아스포라의 젊음들이라는 점이었다.

기억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보이는 책입니다. 뇌과학자와 철학자의 협업물입니다.


저자 한나 모니어(Hannah Monyer, 1957년생)는 루마니아 태생으로 독일 하이델베르크 의대 교수로 있는 신경의학자입니다. 또 다른 공저자는 마르틴 게스만(Martin Gessmann, 1962년생)은 독일의 대학에서 문화와 미학을 강의하는 철학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뇌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기억이라는 현상을 가지고 ‘사람다움’의 의미를 탐구해 들어갑니다.


저자들에 따르면 기억은 경험을 그저 서랍 속에 넣어 보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항상 새롭게 재처리하여 미래를 위해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기억은 기본적으로 뒤가 아니라 앞을 내다본다는 겁니다. 어떻게 잡다한 과거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추구할 미래 전망을 만들어내는지를 밝혀보입니다.


기억에 대한 논의의 지평도 확장합니다. 가령 우리 뇌가 사멸한 뒤에도 기억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의 물음입니다. 이른바 집단 기억의 가능성입니다. 한 개인의 기억이 다른 개인의 기억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혹시 개인들의 기억이 하나로 결합될 수 있는지도 검토합니다.


원제 Das geniale Gedachtnis. 2015년 9월 출간.

기억의 임무는 미래를 계획하고 우리의 나중 행동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억의 본분은 저장된 내용을 나중에 불러내기 위해 그저 예비해두는 것을 넘어서 끊임없이 새롭게 처리하고 다듬는 것이다. 즉 당면 과제와 이후 삶의 계획에 맞게 기억내용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떠도는 듯한 삶에서 닻의 구실을 할 수 있는 기준점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이미 오래전부터 다시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자서전적 기억의 필수성을 거론한다. 영리한 소설가가 해내는 것과 유사하게, 자서전적 기억은 끊임없는 자기허구self-fiction의 경향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우리의 실존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기준선을 발견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부제가 '맛의 원리와 개념으로 쓰는 본격 한식 비평'입니다.


저자 이용재는 건축가 출신으로 음식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우리 음식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지만 완성도에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냉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기존 한식에 대한 이해와 평가는 정서적 측면에 매몰됐다면서, 맛의 과학적 이치와 원리에 입각한 생각을 펼쳐보입니다.


전공을 살려 한식에 대해서도 건축 구조물처럼 꼼꼼히 분석하고 설계하듯 조리법의 짜임새를 이해하고, 설계도를 그려내듯 대안을 제시합니다.


가령, 하루 한 끼 직접 요리도 어려운 현대인에게 여러 개의 반찬이 요구되는 한식의 형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물 내기의 개선안으로서 양식의 ‘여과법’ 도입을, 한식의 구이, 조림 등의 조리법을 보정하는 방편으로 오븐의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합니다.


한식 문화의 과제 중 하나는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서적 접근에서 벗어나 과학과 이성에 기반을 둔 맛과 음식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평양냉면의 입지와 위상에 대한 인식은 특별하다. 평양냉면은 ‘밖에서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 집밥과 바깥 음식의 경계가 모호한 한국 음식 문화에서 이런 존재는 흔치 않다. 평양냉면이 거의 유일하다.

한국 식문화에선 외식, 특히 고급 외식을 위한 콘셉트의 음식이 발달하지 않았다. 끼니를 위한 음식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음식의 가격대가 올라갈수록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정체성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개념과 식문화가 부재한다. 말하자면 총체적 경험으로서 파인 다이닝을 위한 음식과 서비스, 분위기(인테리어) 등의 역할 모델 또는 틀(template)이 없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부상론에 대한 경고음에 해당하는 진단서입니다.


저자 마이클 오슬린(Michael Auslin)은 미국의 이름난 아시아 전문가입니다.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를 거쳐 우파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아시아의 세기'에 대한 장밋빛 기대에 차가운 메스를 들이댑니다. 중국의 성장도 정체 조짐을 보이는 데다 남태평양, 아시아 주변국들과의 분쟁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거지요.


25년간의 관찰과 연구, 세 번의 장기 프로젝트, 출장과 인터뷰를 토대로, 아시아 지역 전체 및 각국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인구학적인 리스크들을 역사적인 배경, 대내외적인 역학관계, 경제 사회학적인 시각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이른바 ‘아시아 리스크 맵’을 제시하고,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제, 군사, 정치, 그리고 인구 위험들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원제 The End of the Asian Century. 2017년 1월 출간.

리스크맵의 여러 분야 중에 안보 문제는 가장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무기 구입에 1년에 2,370억 달러를 쓰고 있어 유럽보다 많다. 중국의 국방예산지출은 비공식적으로 1년에 5천억 달러에 달해 미국의 3/4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미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균형을 무너뜨렸다.

아시아에서 가장 인화성이 높은 화약고는 한반도와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빗나가거나, 일본 경비대에 의해 중국의 어선이 침몰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우발 사고에서 화약이 점화될 수 있다. 미국의 태평양사령부에는 30만명의 군인이 있으며, 그 중 5만 명이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다. 1,500대의 공군기, 100척 이상의 군함, 5개의 항공모함 군단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군단이다.

일본 저자가 쓴 북큐레이션에 대한 안내서입니다.


저자 다카세 쓰요시(高瀨 毅, 1955년생)는 일본 방송 기자와 출판사를 거쳐 논픽션 저자로 활동 중입니다. ‘술 마시는 독서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는군요.


일본에서 처음으로 북큐레이터(일본에서는 '북 디렉터'라 명명)라는 영역을 개척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공간에 책장을 만들고 책을 큐레이션해 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차렸습니다.


북큐레이터란 책을 선별해 제안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문직이 출판과 서점 영역에도 도입된 거지요. 


책을 선별 제안하고 전시하는 활동은 서점과 도서관 외에도 병원, 미용실, 은행, 스포츠 매장, 관광 상품점, 대형 쇼핑몰과 같은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북큐레이션을 적용한 다양한 공간의 책 이야기와 그간 북큐레이션 노하우를 이야기합니다.


북큐레이션은 책을 선정하는 ‘북셀렉션(選書)의 힘’과 그 책들의 순서를 바꾸어 진열할 줄 아는 ‘편집의 힘’, 그리고 책장 전체를 통해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힘’이 합쳐진 종합적인 작업이라고 말합니다.


원제 本の声を聴け - ブックディレクター幅允孝の仕事. 2013년 1월 출간.

하바는 북큐레이션의 재미를 설명하기 위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이야기를 했다.

“『1Q84』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가까이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책을 진열 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야나체크의 음반 〈신포니에타〉 CD를 배열합니다.”

하바가 말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는 『1Q84』 1권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음악이다.

일본의 출판 판매 관련 업계 사람들이 책과 책방의 앞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책을 펴낸 북쿠오카(BOOKUOKA)는 북(book)과 후쿠오카(fukuoka)의 조합어입니다. 매년 가을,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북페스티벌을 말합니다.


‘후쿠오카를 책의 도시로’라는 슬로건 아래 2006년부터 후쿠오카의 출판인과 서점원, 디자이너, 작가 등이 벌여온 행사입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출판인과 서점인, 도매상 등 업계 삼자가 모여 이틀밤에 걸쳐 11시간 동안 책과 책방의 미래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묶어 책으로 냈습니다.


출판 유통 문제 타파를 위한 제언을 담은 ‘끝장토론’의 기록과 함께 업계의 새로운 시도와 실천을 이끌고 있거나 이끌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기고받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 외 일본은 물론 독일을 비롯한 서구의 출판 시장 자료와 함께 책방을 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없는 현실적 조언과 경험담이 실렸습니다.


원제 本屋がなくなったら、困るじゃないか: 11時間ぐびぐび会議. 2016년 7월 출간.

지금과 같은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는 예상은 아마 약 15년 전부터 대부분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지금의 상황을 맞았죠. 이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유통 시스템이 이미 붕괴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이상해질 거야, 이제 붕괴할 것 같아”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도서 유통 시스템이란 것은 이미 붕괴해버렸어요. 그러므로 다음에 벌어질 일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본 중국 대륙 탐방기입니다.


저자 오영욱은 건축가이면서 세계 각지의 여행기를 특유의 그림과 글로 써온 작가입니다.


이 책은 2015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2년 동안 중국 11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결과물입니다.


고지도에 의지해 2천 년 중국의 주거양식과 도시구조를 투시해보고, 마사지 가게부터 허름한 국수집, 낡은 택시와 좁은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중국인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풍경에서 작지만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해 소개합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고성(古城)을 경험한 건축가의 시선과 감각으로 중국 역사도시들의 구조를 복원하고 그들의 문명과 삶을 유추해내는가 하면, 한중일 3국의 갈등과 경쟁, 발전의 양상을 영토 문제에서 지도 표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각도에서 조명합니다.


한중일의 궁궐 형식과 주거 양식의 비교분석은 물론, 난방시스템, 도로표지판, 디자인, 춘화, 목욕탕문화의 차이까지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 기원을 고찰했습니다.

중국에는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만이 있다. 오늘날의 개념인 휴먼 스케일이 적용 된 곳이 없다. 아주 큰 것의 대표적인 예는 도시고 아주 작은 것의 대표적인 예는 개인성이다. 그래서 이방인은 중국의 도시를 걸으면 힘이 들고 개인성이 도드라지지 않는 거리 풍경은 재미가 없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대사의 환상과 근현대사의 절망을 알아야 한다. 그제야 혹시라도 가졌을지 모르는 경멸과 증오를 잠시 멈출 수 있다. 중국은 노력이 필요한 나라다.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화제작입니다. 소재가 뇌사와 장기기증입니다.


저자 마일리스 드 케랑갈(Maylis de Kerangal, 1967년생)은 2000년 첫 작품을 발표한 이래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진지한 성찰과 강렬하면서 시적인 문체가 특징입니다.


작가로서는 여덟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은 급작스런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열아홉 살 청년의 <심장 이식> 과정에서 전개되는 24시간을 그렸습니다.


단 하루 짧은 시간에 펼쳐지는 긴박한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극한의 상황들이 야기하는 질문들,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묘사가 정교한 문체로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장기 기증>이라는 강렬하고도 복잡 미묘한 소재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 죽음에 대한 윤리와 애도, 생명의 의미 등에 대해 성찰하게 합니다.


원제 Réparer les vivants. 2014년 1월 출간.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그 인간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활기차게 뛰기 시작해서 그 일을 반기며 지켜보던 다른 심장들도 덩달아 빨리 뛰던 그 순간 이래로 그 심장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것을 튀어 오르고 울렁대고 벅차오르고 깃털처럼 가볍게 춤추거나 돌처럼 짓누르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는지(사랑),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스무 살 난 육신의 블랙박스, 그것이 무엇을 걸러 내고 기록하고 쟁여 뒀는지, 정확히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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