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휴머니즘은 어디로 향하는가

조회수 2017. 6. 2. 10:1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5월 세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주 많은 지면을 크게 장식한 책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였습니다. 이와 함께 각각 인류와 우주, 여성의 진화를 다룬 책들이 관심을 받았습니다. '휴먼 에이지'와 '기원의 탐구', '여성의 진화'입니다.


일본인이 천황 이데올로기를 통렬히 비판한 '산산조각 난 신'과, 중국 신세대 작가가 쓴 '미성숙한 국가'도 시선을 끌었습니다.


국내 논픽션으로는 팍팍한 생활을 돌파하기 위한 소소한 지혜를 모은 '일상기술연구소'와 사회적 경제를 풀어 쓴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가 돋보입니다.


문학 쪽으로는 노벨상 수상작가 알렉시예비치의 '아연 소년들' 외에, 국내 세 출판사가 내용물을 비공개로 깜짝 이벤트를 펼쳤던 X 도서들이 나란히 공개됐습니다.


<사피엔스>로 일약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저자의 후속작입니다.


저자 유발 하라리는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중세 전쟁사가에서 인류의 빅 히스토리에 관한 저술로 주목받고 있는 학자입니다.


이번 책은 사람의 학명인 ‘호모Homo’와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데우스Deus’를 결합한 제목이 주제를 말해줍니다.


과학기술을 통해 지구의 지배적인 종이 된 사피엔스가 이제 신적인 능력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전후로 해서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와 다가올 미래를 그렸습니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300년 동안 인류 역사를 오래 주도해왔던 진화론적 인본주의의 운명입니다. 이것이 근대 문화의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밝힌 후, 21세기에 와서는 그것이 기술인본주의로 진화하면서 어떻게 자기부정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지 논합니다.


인본주의를 위협하며 새롭게 등장하는 것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입니다. 아래에 관련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영어판 원제는 Homo Deus.2015년 히브리어로 먼저 나온 후 2016년 9월 영역본이 출간됐습니다.

이 지점에서 기술 인본주의는 해결이 불가능한 딜레마에 봉착한다. 인본주의는 인간의 의지를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므로, 의지를 제어하고 재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어서 개발하라고 우리를 독촉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통제력을 갖게 되면 기술 인본주의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알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신성한 의지가 또 하나의 맞춤 제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와 경험이 권위와 의미의 궁극적 원천이라고 믿는 한, 우리는 그런 기술들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욕망과 경험 대신 의미와 권위의 원천이 될까? 현재 역사의 대기실에 앉아 면접을 기다리고 있는 후보는 단 하나, 바로 정보이다. 가장 흥미로운 신흥종교는 데이터교이다. 이 종교는 신도 인간도 우러러보지 않는다. 이 종교는 데이터를 숭배한다.

유발 하라리 인터뷰 바로가기


인류가 지구상에 초래한 변화와 향후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 다이앤 애커먼(Diane Ackerman, 1948년생)은 박물학자이자 시인인 작가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코넬 대학에서 예술학 석사학위와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합니다.


제목 ‘휴먼 에이지’는 지질 시대를 구분하는 용어인 ‘인류세(Anthropocene)’를 풀어 쓴 말입니다. 저자는 어째서 우리가 인간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인지, 이 시대의 특징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아울러 왜 우리가 스스로를 인간의 시대에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해야 하는지 일깨웁니다.


인류가 지구 전체를 장악하게 되기까지 광경을 서른한 가지 장면으로 구성해 보여줍니다. 농업, 어업, 기후, 지질, 조경, 식물, 동물, 유전자, 컴퓨터, 로봇 등을 아우릅니다.


이 시기에 인간은 지구온난화를 동반한 기후변화, 도시화, 여섯번째 대멸종을 일으키고 있는 생태계 파괴, 지구적 무역으로 인한 지구적 서식지 교란, 에너지 고갈 등을 초래했습니다.


저자는 지구를 구하고 다른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과 현장들을 소개합니다. 멸종 위기종의 DNA를 냉동 방주와 북극의 지하 저장고로 실어나르는 생물학자부터 미생물 연구로 희귀병 치료법을 연구하는 생명공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나옵니다.


과학책이면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철학서이면서 여행기를 겸했습니다.


원제는 The Human Age. 2014년 9월 출간.

인류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이 지구 위를 걸어다닌 지는 20만 년쯤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변덕스러운 주변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살아남았다. 가혹한 기후와 험난한 대지에 맞섰고, 우리보다 훨씬 사나운 동물들을 겁냈고, 주술로 우리를 압도하고 장엄함으로 우리를 초라하게 만드는 자연에 복종하며 삶을 조심스럽게 그 둘레에 비끄러매두었다. 온전히 기억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과 온전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삶이 흘러간 뒤, 그저 자연에 매료되어 살아오기만 했던 우리는 마침내 자연의 힘을 거역하기 시작했다.

빅뱅 이후 지구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138억 년의 빅히스토리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 짐 배것(Jim Baggott)은 영국의 과학저술가입니다. 옥스퍼드대에서 화학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영국 레딩대의 교수로 있다가 비즈니스 컨설턴트와 교육전문가로 전업한 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신과학이론을 토대로 우주와 생명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빅뱅 직후에서 시작해 원자, 별, 은하, 태양계를 거쳐 지구와 달의 형성과 생명체의 진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 의식(意識)의 탄생까지를 담았습니다.


천체물리학에서 인류학에 이르는 최신과학이론을 망라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과학이론과 대담한 가설을 두루 검토합니다. 이론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것에 이르기까지 학문적 과정도 소개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풀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며 때로는 동료 과학자들과 경쟁하면서 진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음을 보여줍니다.


138억 년 우주의 역사를 하루로 계산하면 인류는 밤 11시 59분 59초에 등장해 남은 1초 사이에 의식을 갖게 된 셈입니다. 더구나 인류가 대약진을 이룩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300밀리초(0.3초, 1ms=1/1,000초) 전이었다는군요.


원제는 Origins: The Scientific Story of Creation. 2015년 10월 출간.

우리는 다양한 질문의 답을 엮어서 ‘창조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이 이야기는 모든 문명의 기반이 되었다.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만물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천성이자 가장 큰 욕망인 듯하다. 물론 욕망의 일부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지만, 가장 큰 동기는 바깥세상과 ‘나’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감정의 발로였을 것이다.

페미니즘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한 책의 출간도 늘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자 웬다 트레바탄(Wenda Trevathan)는 미국의 생물 인류학자입니다. 현재 뉴멕시코대 인류학과 교수입니다. 출산에 대한 진화 의학적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책은 ‘사냥꾼 남성’ 중심의 인류 진화사에서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던 여성의 몸과 생애를 다뤘습니다.


사춘기와 생리에서부터 성적 행동, 생리 전 증후군, 임신과 출산, 산후 우울증, 수유와 양육, 그리고 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겪는 몸의 변화와 건강을 최신 연구 성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특히 ‘원시의 몸’이 어떻게 현대 여성의 건강과 진화론적으로 연결되는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대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들, 가령 유방암 발병률의 증가, 앞당겨지는 초경, 생리 전 증후군이나 폐경 증후군 등을 몸의 진화적 경로와 현대 사회의 환경 간의 불일치에서 찾습니다.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빚어진 우리 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습니다.


원제는 Ancient Bodies, Modern Lives. 2010년 5월 출간.

여성의 진화에서 ‘번식’이 그렇게 중요하고, 여성의 몸과 생애사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라면,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는 여성의 ‘생물학적 몸’이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자연 선택에 의해 빚어졌다는 이야기지, 여성의 유일한 삶의 목표가 번식이라는 말은 아니다.

국가를 전쟁으로 내몬 일본 천황에 대한 환멸감을 토로한 전역 병사의 일기입니다.


저자 와타나베 기요시(渡邊淸, 1926년생)는 16세에 해군에 자원입대해 태평양전쟁에 참가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후 미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귀향했습니다. 일본 전몰학생 기념회(와다쓰미카이) 사무국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이 책은 종전 직후인 1945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써내려간 그의 일기입니다.


패전 후 고향에 머물렀던 그는 천황이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에게 항복하고도 전쟁에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에 격분하게 됩니다.


또 전시에는 ‘성스러운 전쟁’을 독려하며 국민을 전선으로 떠밀다가 패전 후에는 군국주의자들 탓으로 돌리는 언론, ‘천황이 사람의 모습을 한 신’이라고 가르쳤다가 이제는 과거를 부정하는 교사, 젊은이들에게 입대를 부추긴 후 이제는 민주주의의 시대다라고 떠드는 지식인을 보며 환멸을 토로합니다.


온 국민을 전범으로 내몰고도 패전 후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이는 천황 체제에 대한 일종의 내부 고발에 해당하는 이 책은 큰 반향을 낳았습니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4년 3개월 29일 동안 해군생활을 하면서, 나는 군인칙유의 정신을 몸에 익히고 충실하게 병사의 본분을 다했습니다. 전장에서도 당신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당신을 조금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병사였던 지금까지의 인연을 끊고자, 복무 중에 당신한테서 받은 금품을 돌려드립니다. (…) 이상이, 내가 당신의 해군에 복무하는 동안 당신에게서 받은 금품의 전부입니다. 총액 4281엔 5전이므로 우수리를 절상해서 4282엔을 이렇게 돌려드립니다. 나는, 이로써 당신에게 빚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원제는 砕かれた神―ある復員兵の手記. 2004년 3월 출간.


중국의 신세대 지식인으로 꼽히는 쉬즈위안의 정치 에세이입니다. 미성숙한 국가란 중국을 가리킵니다.


저자 쉬즈위안(許知遠, 1976년생)은 이력과 행보가 흥미로운 저자입니다. 베이징 대학 재학 시절부터 유명 매체에 현실비판적 글을 기고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언론 지식인 13명이 5만 위안(한화 약 800만 원 내외)씩 모아 인문책방 ‘단샹제’單向街를 열었다는데, 발터 벤야민의 저작 『일방통행로』에서 따왔다는군요. 영어 표기도 ONE WAY STREET입니다. 지금은 책방과 멀티미디어를 결합한 회사로 발돋움 중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멀리 청일전쟁 시기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년 중국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한 글 모음입니다. 비판적 논조 때문인지 2009년 중국에서 다른 제목으로 출간됐다가 사라진 후 타이완에서 재출간된 사연이 있습니다.


원제는 未成熟的國家: 變革中的百年中國. 2010년 1월 출간.

국가의 운명이 한두 명의 지도자의 운명과 너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은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에 별로 이롭지 못하다. 역사에 대해 우리가 너무나 쉽게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은 당시의 상황을 너무 무시하면서 현재의 관점에서만 사유한다는 점이다. 모든 위대한 개혁자를 바라볼 때 그들이 처했던 시대를 무시하고 그들의 성취만을 치켜세우며 담론을 진행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편도공간onewayspace 홈페이지


일과 삶, 일상의 관리가 중요한 고민거리가 된 요즘 도움이 될 만한 답변을 모은 책입니다.


'내일은 막막하고 마음은 불안한 시대에 좋은 일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팟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가 그동안 모은 노하우를 책으로 묶어 냈습니다.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이기도 한 제현주 책임연구원과 고문으로 합류한 서평가 금정연이 진행해온 이 팟캐스트는 그동안 ‘일상의 천재들’을 불러 이들의 소소하지만 강력한 '생활의 기술들'을 들었습니다.


헛헛한 마음만큼 카드값이 불어나는 이들을 위한 ‘돈 관리의 기술’부터 쳇바퀴 같은 일상에 틈새를 만드는 ‘일 벌이기의 기술’,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배움의 기술’, 운동 자존감을 키우는 ‘생활 체력의 기술’, 직장 밖에서 내 몫의 경제생활을 꾸리는 ‘독립의 기술’까지, 불안을 관리하고 좀 더 만족스러운 일상을 꾸리기 위한 10가지 기술을 소개합니다.


생활경체 코치, 독립출판 북페어 기획, 독립서점 주인장 등 자기 중심을 잡고 ‘자립’한 인물들이 체험담을 펼칩니다.


우리의 일상을 구하는 것은 결정적 ‘큰 기술’이 아니라 만만한 ‘작은 기술’임을 보여줍니다.

저희 세대에서 어떤 하나의 일로 큰 타이틀이나 영광을 얻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타이틀이 많고 여러 가지 일을 산만하게 벌이는데요, 제가 주체인 일도 있고, 을이나 정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여러 역할을 하는데 이런 요소들이 다 뭉쳐져야 그나마 영광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되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구입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계속 통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산만하게 여러 가지 역할과 방법, 주기를 뒤섞어서 살면 큰 영광은 없어도 가늘지만 길게 이어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필요한 게 일 벌이기의 기술인 것 같아요.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경제학자 우석훈의 신작입니다.


부제가 '더 가난해지지 않기 위한 희망의 경제학'입니다. 저자는 희망을 찾기 위해 사회적 경제에 대한 고민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가 경제 약자를 방관했던 19세기에 협동조합이 생겼듯이, 우리 경제가 정글 자본주의화 되는 지금 사회적 경제를 통한 완충 장치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거지요.


 저자는 사회적 경제를 공유지와 관련된 비즈니스라고 정의합니다. 구체적인 예로 유럽의 주택 협동조합에 착안한 한국형 아파트 협동조합을 듭니다. 소규모 코하우징 형태로 운영되는 공동체에서 육아, 교육, 문화 활동 등 생활 전반을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운영하며, 의료협동조합 등 다른 분야의 협동조합과 협력하거나 결합할 수도 있다고 제안합니다. 


사회적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개념은 물론 역사적 흐름을 소개하고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체적인 모습도 담았습니다. 참고 자료로 사회적 경제 조례 제정 현황을 표로 정리했고, 기초 지자체의 사회적 경제 담당 부서 연락처도 실었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경제처럼 거대하고 화려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리고 뷰로크라시라는 단어가 상징하듯이 힘과 권위를 가진 공무원들처럼 단단하고 강력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고, 어려운 지역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부드럽고 은근하게 보호 장치를 만들었던 것은 사회적 경제다.

힘든 시간이 되면, 사회적 경제의 요소들이 더 강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또 한 번의 어려운 순간들을 넘어간다. 지난 200년 동안, 자본주의를 먼저 만들어 낸 선진국들이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가난 속에 피워 올린 꽃’이라고 해도 좋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문제작입니다. 전쟁을 고발했다가 법정에 서게 됐던 작품입니다.


아연 소년이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숨진 소년병들의 유해가 ‘아연’으로 만든 차디찬 관에 담겨 돌아온 데서 따왔습니다.


작가는 4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곳곳을 돌며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과 소년병 전사자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500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하고 문학작품을 즐겨 읽으며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끔찍이 생각했던 평범하고 어린 소년들을 전쟁이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실제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왜 만 명이 넘는 소년들이 아연관에 담겨 주검으로 돌아와야 했는지를 파헤칩니다.


전쟁의 광풍에 휩싸인 아프가니스탄에 울려퍼진 어린 소년들과 어머니들의 절절한 절규는 전쟁이 아이와 여성, 인류의 가장 여리고 보호해야 할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된 후 작가는 신화화되고 영웅시되었던 국가의 전쟁에 이의를 제기하고 참전군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소환됩니다.


개정판에서는 재판의 전말과 자신이 겪은 모욕적인 과정 등을 마지막 장에 기록했습니다.


다행히 시민들과 전 세계의 지지 작가와 독자들의 노력으로 재판은 종결됐습니다. 알렉세예비치는 최근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방한해 국내 언론들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영역판 원제 Zinky Boys: Soviet Voices from the Afghanistan War. 러시아어로 1991년 처음 출간된 후 1992년 9월 영역 출간.


'에밀 아자르'라는 또 다른 필명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주저로 꼽히는 소설입니다.


작가에 대한 독자와 평단의 반응이 시들해지던 때 절치부심해 공들여 쓴 장편이었는데 다시 호평을 받는 전기를 마련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본바탕과 지향점을 보여주는 소설로, 그의 전기 작가인 도미니크 보나는 로맹 가리의 소설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꼽았다는군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뿌리를 두었지만 마녀사냥과 흑사병에 쫓겨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 먼 훗날 소설가가 되어 돌아보는 가문의 연대기이자 성장담입니다.


주인공 포스코 자가는 풍자와 웃음으로 좋은 세상을 노래하던, 진지함과 폭압과 혁명과 박해 때문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광대와 마법사의 한세상을 자신의 집안이 겪은 일들을 회고합니다.


원제 Les enchanteurs. 1973년 5월 출간.


영국 추리소설가 필립 커의 데뷔작이자, 베를린 누아르 3부작 중 첫 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1930년대 나치 집권 후 베를린을 무대로 '그때 필립 말로가 있었다면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제목인 '3월의 제비꽃'은 1933년 3월 히틀러가 나치 독일 정권에 전권 위임법을 통과시키면서 절대 권력자가 됐을 때 앞 다투어 나치당에 입당했던 기회주의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당시 어수선한 독일 사회 분위기를 암시하면서 작품의 복선이 됩니다.


철저한 역사연구와 디테일한 묘사로 "전쟁의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1936년의 베를린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2017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입니다. 박유경 작가로서는 첫 작품입니다.


고교 시절 우연히 한 친구의 죽음에 관여했던 세 남녀 주인공들이 각기 상황과 기억을 꼼꼼히 추적하면서 그 사건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훼손하고 변형시켜놓았는지를 복기하는 내용입니다.


호기심과 치기 어린 일탈로 시작된 작은 사건이 여흥을 넘어선 범죄가 되고 '가해'와 '피해'의 객관적 사실이 개인의 기억으로 인해 뒤바뀌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을 파헤칩니다.


우리가 믿는 것이 '선'이고 너희가 믿는 것이 '악'이라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세태에 대해 질문합니다.


'여흥상사'란 주인공의 집을 아지트 삼아 친구들과 함께 미드를 보거나 B급 공포 영화를 본 모임을 가리킵니다.


[북클럽 오리진] 컨텐츠 카톡으로 받아보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