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카프카의 독일어 성적은 평균 이하였다

조회수 2017. 3. 29. 08: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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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넷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주에는 비교적 다양한 책들이 서평 지면들을 나누어 장식했습니다.


국내 저자가 SF로 미래를 조망한 'SF의 힘'과 한국계 독일인 뇌과학자가 쓴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책 읽기로 근현대사를 반추한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외 논픽션으로 13년 식물인간 체험을 통해 삶의 교훈을 이야기한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와 미국의 페미니스트 예술가 그룹이 성편견을 폭로한 '그런 여자는 없다'가 번역돼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복잡성을 더해가는 현대 사회를 분석하고 대처법을 이야기한 책들로 미국 저자의 '난센스'와, 구글의 명상 수업으로 유명한 차드 멩 탄의 신작 '기쁨에 접속하라', 미국 심리상담가가 쓴 '자기애적 사회에 관하여'가 있습니다.


문학 분야에서는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청년 시절 여행 에세이 '세계 폭주'와 카프카의 전기 작가가 쓴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가 애독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 같습니다.


과학 책으로는 커다란 도면의 그림들로 과학의 개념을 설명한 '친절한 과학 그림 책'이 눈길을 끕니다.


국내 저자가 수많은 SF 작품들을 통해 미래 사회를 조망한 책입니다.


저자 고장원은 SF와 과학 관련 칼럼과 책을 써온 작가입니다.


이 책에서는 역대 주요 SF 작품들에 소개된 내용을 토대로 미래 사회를 그려보고 닥칠 과제를 전망합니다. 첨단 테크놀로지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미래의 인간은 어떤 모습일지,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논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의 진화는 우리에게 기회일지 위협일지, 유전공학을 통해 인류는 진화할지 퇴행할지, 우주 개발은 새로운 기회가 될지 과장된 신화에 불과한지, 세계 종말의 대재앙은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지, 외계인은 어떻게 봐야 할지, 불사의 꿈은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독일의 젊은 한국계 뇌과학자가 뇌의 진화 과정을 주제별로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저자 장동선(1980년생)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콘스탄츠대와 미국 럿거스대 인지과학연구센터를 오가며 석사를 마친 뒤, 독일 막스플랑크 바이오사이버네틱스연구소에서 사회인지신경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4년 독일 과학교육부 주관 과학 강연 대회 ‘사이언스 슬램Science Slam’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은 신예입니다.


이 책에서는 뇌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자신이 유색인종으로서 외국에서 겪은 문화적 충돌과 에피소드들을 곁들여가며 풀어서 설명합니다.


심리학, 인지과학, 뇌과학 등 45건의 실험 사례들을 인용해가며 뇌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부터 철학과 심리학, 사회학과 인문과학 분야까지 아우릅니다.


신생아에서부터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까지 우리의 뇌는 매순간 경험들로부터 새롭게 형성되며 ‘나’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변한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사회적 뇌'를 통한 인간의 이해입니다.


원제는 Mein hirn hat seinen eigenen kopf. 2016년 9월 출간됐습니다.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를 상징하는 ‘청년’들의 ‘책 읽기’에 주목한 독서문화사입니다.


저자 박숙자는 한국근대문학 연구자로 현재 경기대학교에서 동서양 명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작으로 《속물교양의 탄생》이 있습니다.


이번 책은 2014년 4월부터 ‘살아남지 못함’에 대한 기억과 애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과거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청년’들을 떠올려본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시대를 읽는 ‘문화적 탐침’으로 4인의 주인공을 지목했습니다. 이념 과잉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준’, 혁명의 뒤끝을 앓아야 했던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의 ‘정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작가 전혜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었지만 결국 스러진 전태일입니다.


저자는 이들이 시대와 불화하며 책을 통해 치열하게 더 나은 ‘삶’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각각의 시대를 상징한다면서, 이들이 읽고 던진 물음을 반추해봅니다.


13년간 자기 몸 속에 갇힌 느낌이라면 상상이 되나요? 그런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극적으로 회생한 남자의 실화를 이야기한 책입니다.


주인공이자 저자인 마틴 피스토리우스(Martin Pistorius, 1975년생)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열두 살 때 원인 모를 병으로 의식불명에 빠진 뒤 시한부 선고를 받지만 4년 뒤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전신 마비 상태였기 때문에 부모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13년이 지난 어느 날, 사려 깊은 한 간병인이 그가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음을 발견하고 결국에는 몸이 회복되는 기적을 맞습니다.


이 책은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자아 회복력과 내면의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제목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은 오랜 간호생활에 지친 나머지 자살까지 시도했던 엄마가 내뱉은 혼잣말입니다.


공포, 자책감, 수치심, 절망, 무력감 등을 오가는 상황을 이겨낸 주인공의 회상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합니다.


영국 <데일리 미러> 기자인 메건 로이드 데이비스(Megan Lloyd Davies)가 공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원제는 Ghost Boy: The Miraculous Escape of a Misdiagnosed Boy Trapped Inside His Own Body. 2013년 11월 출간됐습니다.


미국 (나아가 다른)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편견을 색다르게 폭로한 책입니다.


저자인 게릴라걸스(Guerrilla Girls)는 1985년 뉴욕에서 결성된 익명의 페미니스트 예술가 단체입니다. 미니스커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고 고릴라 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공공장소에 나타나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평생 여성들을 따라다니는 성편견과 고정관념들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 분석했습니다.


우리의 ‘국민여동생’과도 닮아 있는 이웃집 소녀와 롤리타에서부터 ‘된장녀’와 닮은 밸리걸, ’꼴페미’에 대응하는 ‘페미나치’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오해와 편견을 먹고 자라난 고정관념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어떻게 여자들의 삶을 규정지어 왔는지 보여줍니다.


원제는 Bitches, Bimbos, and Ballbreakers. 2003년 8월 출간됐습니다.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젊은 시절 수필집입니다.


서른 전후의 나이 때 오프로드 바이크와 사륜구동차로 취재 여행을 떠나 써내려갔던 기록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막, 케냐 사파리 랠리, 노르웨이의 백야를 거쳐 미 서부를 달리기도 하고, 유조선을 타고 인도양을 건너기도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격한 여행을 통해 자유와 자립을 느끼고, 소설을 생각하며, 인생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에게 폭주 여행이란 살아 있다는 자각과 내 몸이 내 것이라는 자유를 느끼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여행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원제는 世界爆走. 1993년 3월 출간됐습니다.


혼란스런 '난센스'로 가득한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저자 제이미 홈스(Jamie Holmes)는 미국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의 연구원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사회가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 배경에 ‘종결욕구’가 있다고 봅니다.


종결욕구란 '어떤 주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 즉 혼란과 모호성을 없애주는 답변을 원하는' 욕구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에 부딪쳤을 때, 이 상황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욕구를 뜻합니다.


종결욕구가 지배한 결과 우리는 꼭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는 첫번째 해답을 고수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종결욕구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낳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다른 관점에서 보는 수고를 꺼리게 하지요.


저자는 이러한 종결욕구를 다스리고,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방법을 여러 인용과 사례를 들어가며 제시합니다.


원제는 Nonsense: The Power of Not Knowing. 2015년 10월 출간됐습니다.

체호프는 도덕성이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것을 얼마나 훌륭하게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체호프의 소설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 직면했을 때 얼마나 호기심을 갖는가? 라는 의문을 던진다. 얼마나 철저하고 엄격한가? 얼마나 타인에게 공손한가?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종류의 도덕성이다.

이는 IQ나 일반적인 개념의 자신감 또는 자제력과는 전혀 다른 도덕성이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면 우리는 더욱 신중해지고, 창의력이 높아지며, 보다 활기를 띠게 된다.

카프카가 남긴 기록물을 통해 그의 삶을 그려낸 책입니다.


저자 라이너 슈타흐(Reiner Stach)는 독일에서 태어나 카프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카프카 전기 3부작을 써서 유명해진 작가입니다.


그가 카프카 전기 집필을 위해 체코, 독일, 이스라엘의 도서관과 문서보관소 등에서 조사하고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쓴 것이 이 책입니다.


부제가 '99가지 습득물'인 이 책에서 저자는 카프카의 일기와 그가 가족, 친구, 애인 등에게 보낸 방대한 양의 편지들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주목할 만한 것들을 소개합니다.


가령, 카프카는 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독일어 과목에서도 보통 이하의 성적밖에 받지 못했다고 나옵니다.


편지와 일기 이외의 새로운 자료도 공개하고, 노트에 남아 있는 미완성 텍스트, 사진, 엽서, 공문서, 당대인의 증언 등을 통해 카프카의 인간상을 재구성합니다.


그를 둘러싼 오해와 고정관념을 벗겨내는 한편 카프카의 문학에 다가가기 위한 가이드로도 읽힐 수 있는 책입니다.


원제는 Ist das Kafka? 99 Fundstücke. 2012년 2월 출간됐습니다.

카프카에게 열광하며 그의 작품을 읽는 걸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쾌락으로 여기는 독자층이 있다. 그 독자층은 수십 년이 지나도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런 독자들은 불가사의한 플롯이나 대단원을 장식하는 파국 때문에 달아나지 않는다.

그들은 그런 플롯이나 결말을 인간의 삶 자체에, 특수하게는 근대의 관료적인 대중사회의 삶에 내재된 불투명성과 제한성의 이미지로 말없이 받아들인다. 우리가 이런 이미지를 그토록 거부할 수 없는 것은,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그 속에 숨겨진 생각이 아니라 그러한 생각의 미학적 형식 때문이다.

즉 그것은 크리스털 같은 언어, 들어본 적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수많은 은유와 역설, 도발적인 단순함, 꿈의 논리를 다루는 대가적인 솜씨, 운명의 가장 암울한 순간을 비추는, 쏟아지는 섬광 같은 희극적인 요소들이다.

그는 그저 모든 것을 다 성공적으로 해내는 듯 보인다. 그는 태만, 언어적인 장식이나 공허한 효과 따위는 모르는 작가다. 그는 결코 잠들지 않는 작가인 것이다.

/저자 서문 중에서

구글의 마음 수련 교육인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한 차드 멩 탄의 신작입니다.


저자 차드 멩 탄(Chade Meng Tan)은 구글의 초기 모바일 검색엔진 개발을 주도했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글 직원 교육 프로그램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을 개발한 사람입니다.


현재 비영리조직인 '내면검색 리더십 연구소Search Inside Yourself Leadership Institute’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내면검색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리기 위해 쓴 첫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의 후속작입니다.


전작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명상이 어렵게만 여겨진다는 사람들, 구체적으로 무엇보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합니다.


특히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기쁨 명상’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원제는 Joy on Demand: The Art of Discovering the Happiness Within. 2016년 5월 출간됐습니다.


말 그대로, 과학에 관한 여러 주제와 개념들을 그림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저자 랜들 먼로(Randall Monroe)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로봇공학자 출신의 코믹웹툰 작가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과학적인 호기심과 의문에 대해 친절히 답하는 한편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연령에 상관 없이 즐길 수 있는 친절한 과학 교사 같은 책입니다.


가령, 심장은 “피를 내뿜는 주머니”, 석유는 “불타는 물”, 비행기는 “하늘 보트”, 스마트폰은 “손 안의 컴퓨터”, 엘리베이터는 “오르락내리락 방”, 배터리는 “에너지 상자”라는 식으로 풀어 설명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이나 원자력 발전소, 대형강입자충돌기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부터, 스마트폰과 노트북, 전자레인지와 엘리베이터와 같이 생활 속의 사물, 인체 기관과 동물 세포, 주기율표와 같은 순수 과학 개념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에 걸쳐 간략한 그림과 쉬운 말로 설명합니다.


가로, 세로가 각각 20, 30센티미터가 넘는 큰 판형 안에 총 45개 사물의 그림이 담겼습니다.


원제는 Thing Explainer: Complicated Stuff in Simple Words. 2015년 11월 출간됐습니다.


현대인의 자아도취 증세에 대한 성찰적 에세이집입니다.


저자 크리스틴 돔벡(Kristin Dombek)은 미국의 문화 비평가이자 심리 상담 칼럼니스트입니다. 프린스턴대에서 글쓰기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과거 일종의 질병이었던 나르시시즘이 오늘날에는 만연한 문화 현상이 됐다는 데 주목합니다.


본래 ‘자기애성 성격 장애’라고 일컬어지는 ‘나르시시즘’은 특수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질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인의 특징이 됐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자신은 특별하다는 허영심과 자아도취, SNS와 셀카에 빠져 관심 끌기에 매몰된 현상, ‘나’로 시작하는 사적인 글쓰기의 유행 등이 그 증거입니다. 동시에 사람들의 나르시시즘을 두려워하는 나르시포비아들도 등장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나르시시즘 문화를 한파, 유행성 질환, 밀레니얼 세대, 나쁜 남자 친구, 살인자, 예술가, 세계라는 7개의 키워드로 분석합니다.


21세기에 출현한 새로운 이기심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태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원제는 The Selfishness of Others: An Essay on the Fear of Narcissism. 2016년 8월 출간됐습니다.

건강한 정상인들은 자아가 충만하다. 내면에서 바깥으로 풍겨 나오는 따뜻한 영혼이나 성품 같은 실체가 느껴진다. 그 실체가 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지니지 못한 실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나르시시스트들은 그 실체를 지닌 척하는 기술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그들의 내면은 텅 빈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자아를 열심히 연구해서 그럴듯해 보이는 뭔가를 만들어 채워 넣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자아에서 가장 대단하고 인상적인 부분을 취해서 막강한 자아의 허상을 만든다...

나르시시스트는 그냥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자아가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려면 한참 걸릴지도 모른다...

허구적인 자아를 진짜 자아로 포장하고 타인의 자아를 도용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내적 공허함이 유행성 질환처럼 번지는 우리 시대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시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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