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물에 산다고 물로 보지 마라

조회수 2017. 3. 8. 11:1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3월 첫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주에는 두 권의 책이 여러 서평 지면들을 나누어 비중 있게 장식했습니다. 물고기의 숨은 세계를 물밖으로 드러낸 '물고기는 알고 있다'와 선한 일에도 냉철한 계산이 중요하다는 '냉정한 이타주의자'입니다.


'피로사회'로 유명한 한병철 교수의 신작 '타자의 추방'과 미국의 의사-작가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도 주목받았습니다.


한국의 시민 경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온 선대인 소장의 신작 '일의 미래'와 일본의 한 노인요양원의 성공기를 담은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닙니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밖의 논픽션으로 '대항해 시대'의 저자 주경철 교수의 신작 '그해 역사가 바뀌다'와 미국의 여성 페미니스트의 자서전 '길 위의 인생'이 선을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소설가 이승우의 장편소설 '사랑의 생애'와 맛깔스런 수다가 일품인 일본 작가 사나 요코의 에세이집 두 권은 애독자들이 반길 만합니다.


최근 들어 다른 동물의 종을 통해 인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류입니다. 부제가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입니다.


저자 조너선 밸컴(Jonathan Balcombe)은 영국 출생으로 지금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테네시 대학교에서 박쥐의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최신 연구 성과를 토대로 물고기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며, 상상 이상으로 인간과 닮았음을 보여줍니다.


척추동물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어류는 종수만 해도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인류보다 훨씬 전인 5억3,000만 년 전 지구에 등장한 결과입니다.


물고기는 느끼지도 못 한다는 통념도 편견입니다. 물고기의 지각력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합니다.


저자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 성과를 통해 물고기가 학습과 기억에서부터 개체 인식, 놀이, 도구 사용, 협동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일화적 관찰이긴 하지만 물고기 또한 감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으며, 인간이 생각하듯 ‘감정’이라는 것이 진화의 역사에서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그동안의 뇌중심적,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자연 만물을, 아울러 우리 자신을 바라보라고 권합니다.


원제는 What a Fish Knows: The Inner Lives of Our Underwater Cousins. 2016년 6월 출간됐습니다.


남을 도울 때도 감정보다 냉정한 계산과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 윌리엄 맥어스킬(William Macaskill, 1987년생)은 옥스퍼드대학교 철학과 부교수입니다. 비영리 단체 '기빙왓위캔 Giving What We Can'을 공동 설립한 후 기부 문화의 효율적 이타주의 effective altruism 운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열정만 앞세운 기부나 자선 활동이 자칫 어떤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착한 일을 할 때도 증거와 신중한 추론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선행이 선의에만 의존하면 오히려 해악을 끼칠 수 있으며,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정한 판단이 앞설 때라야 비로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효율적 이타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좋은 일을 할 때 다음 5가지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1)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

2)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가?

3) 이 때문에 방치되고 있는 분야는 없는가?

4) 우리가 돕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5) 성공 가능성과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되나?


원제는 Doing Good Better: How Effective Altruism Can Help You Make a Difference. 2015년 7월 출간됐습니다.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도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폐해를 문제 삼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세계가 자유와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것이 지배하는 지옥’이라면서, 모든 것을 획일화하고 대체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세계적인 것의 폭력성을 고발합니다.


현대 사회를 특징짓는 테러리즘, 민족주의, 진정성의 추구, 셀카 중독과 같이 이질적으로 보이는 현상들 속에서도 '같은 것의 폭력'을 읽어냅니다.


이어 자신에게 익숙하게 길들여진 것만 상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 오늘의 나르시시즘적 사회의 모습을 고발합니다.


저자는 같은 것의 지옥으로부터의 구원은 결국 타자로부터 온다고 말합니다. 타자만이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과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고, 의미를 복원하며, 우리를 고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한다는 거지요.


따라서 타자를 배척하고 혐오할 것이 아니라, 환대로서 맞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삶을 타자에 대한 관계로부터 새롭게 보고, 타자를 경청하고 타자에게 대답하는 책임의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원제는 Die Austreibung Des Anderen. 2016년 7월 출간됐습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전문의사-작가가 유전자에 관해 풀어 쓴 책입니다.


저자 싯다르타 무케르지(Siddhartha Mukherjee)는 컬럼비아대 의대 교수입니다. 암을 치료하고 연구하면서 책도 쓰는 작가입니다. '암:만병의 황제의 역사(The Emperor of All Madaies: A Biography of Cancer)'로 2011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유전자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집필 계기가 집안 병력입니다. 저자의 삼촌들과 사촌이 조현병 환자로 집안 전체가 고통을 받았다는군요.


이런 집안의 내밀한 비밀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해, 유전자의 정체와 연구 역사 그리고 연구 현황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유전의 근본 단위를 발견하게 된 과정부터 유전공학의 탄생에 이어, 유전자가 인종, 지능, 성, 젠더 등 사회적 이슈에 미치는 영향까지 아주 폭넓게 다뤘습니다.


연구자들의 기념비적인 연구 성과 뒤의 노력과 고난, 유전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과 유전자 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사연 등 다양한 일화들도 소개됩니다.


원제는 The Gene : An Intimate History. 2016년 5월 출간됐을 때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맞춰 나온 책입니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같은 기술 발전의 측면에서 먼 미래의 직업을 예측하거나 청년실업, 창업지원, 임금피크제 같은 거시 제도적 측면에서 논의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위기인지 기회인지도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당장 5년 뒤 우리는 각자 어디에서 일하고 있을 것인지 경제 구조의 차원에서 한국형 일자리의 변화를 짚어보고 대비책을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 5가지 요인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5가지란 저성장, 고령화와 저출산, 기술 빅뱅, 로봇화와 인공지능, 주력산업의 변화입니다.


그 위에서 1)기업은 어떻게 변할지, 2)개인이 바꿔야 할 것,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인지, 3)한국 사회가 준비해야 것들은 무엇인지 열거합니다.


우리 사회도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먼저 겪은 일본 사례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중 하나입니다.


후쿠오카 시 조난城南구 주택가에 자리잡은 노인요양원인 요리아이 노인홈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가노코 히로후미(1965년생)는 출판편집자로 일하면서 2013년 요리아이 노인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잡지 〈요레요레〉를 창간해 주목받았습니다. 현재 4호까지 나와 있다는군요.


고급 실버타운도,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대학병원 요양원도 아닌 정원 26명의 소규모 요양시설이 어떻게 '새로운 간병시설'의 모범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991년 한 독거 치매 노인에 대한 간병 서비스에서 시작해, 돈을 모으고, 땅을 사고, 2015년 특별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를 설립하기까지 25년간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대항해 시대>의 저자인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 교수의 신작입니다.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이라는 주제로 2015년 건명원(建明苑)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의 역사 강의를 묶은 책입니다. 역사에서 찾은 4가지 결정적 순간을 인류의 변곡점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해 이후 문명의 방향을 가늠해봅니다.


첫째, 1492년 콜럼버스의 항해로부터 근대 유럽의 심성 세계를 탐사합니다. 둘째, 1820년 ‘대분기’를 기점으로 동서양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봅니다.


셋째, 1914년 인간-자연 간 평화의 파괴를 상징하는 생물종의 멸종을 단초로 문명과 자연 사이에 벌어지는 불균형을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고찰합니다. 넷째, 1945년 ‘섬멸의 전쟁’ 이후 세계가 문명과 야만의 방향 중 과연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진단합니다.


최종적으로 이제 인류는 무엇을 목표로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논합니다.


미국의 유명 원로 여성운동가의 회고록입니다.


저자 글로리아 스타이넘(1934년생)은 1960~1970년대 여성주의 운동의 주역으로 최초의 페미니즘 잡지 《미즈Ms.》를 창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사회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파란만장한 과정과 함께 나이가 들어서도 열정적인 삶의 비결을 이야기합니다.


그 비결에 대해 저자는 "나는 여행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해요. 길 위로 나서서, 그 길이 당신을 어디론가 데려다주도록 하세요. 길은 엉망진창이겠지만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이죠"라고 말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에 이끌려 매년 가을이면 온 가족이 미국을 누비고 다닌 경험이 씨앗이 되었다는군요. '길'에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인생이 시작되었고, 길에서 보낸 시간 덕분에 연대하고 행동하며 변화를 끌어내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원제는 Gloria Steinum, My Life on the Road. 2015년 10월 출간됐습니다.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온 작가 이승우의 신작 장편소설입니다. 5년 만입니다.


그동안 신과 인간, 구원과 초월, 원죄와 죄의식, 삶과 욕망과 부조리 같은 주제에 천착해왔다면, 이번에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중했습니다.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엇갈리고 끝내고 다시 시작하는, 평범해 보이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근원과 속성, 위력을 드러냅니다.


사랑은 사랑할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주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사랑이 문득 들어와 자기 생을 시작하면서 속수무책으로 사랑을 겪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사랑의 선택적인, 그러나 무작위적인 개입으로 사랑하게 된 연인의 비논리적인 감정과 심리를 치밀한 논리로 파고들어 우리가 왜 사랑하기 전의 자신과 그토록 달라질 수밖에 없는지, 왜 사람은 사랑을 이길 수 없는지 들려줍니다.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가 잇따라 번역돼 나왔습니다.


사노 요코(佐野洋子, 1938-2010)는 일본의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입니다.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책과 창작집, 에세이집을 내고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2004년 유방암에 걸린 후에도 에세이집을 왕성하게 발표하다가 2010년 11월 만 72세의 나이로 영면했습니다. 


<이것 좋아 저것 싫어>는 '눈치 보지 않고 싫다고 말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좋은 것보다 싫은 것이 훨씬 많은 저자가 특유의 수다를 풀어 놓습니다.


고양이 이야기부터 정말 읽기 싫었던 책, 독특한 예술가 군상, 유명 연예인에 대한 논평, 먹고사는 괴로움, 인생의 위기, 시대 담론까지 

좋고 싫음에 대해 분명한 취향을 쏟아 놓는데 읽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원제는 あれも嫌いこれも好き. 2003년 출간됐습니다.


<그렇게는 안 되지>는 이야기 에세이집입니다. 일상적인 삽화가 대부분이지만 동화 같은 우화도 있고,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낸 뒤 자기 내면에 대한 쓸쓸한 여행담, 순수 픽션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쓴 글들입니다.


우연히 카페의 옆자리에 앉은 사람, 해외 단체 여행의 동반자, 젊은 시절 사기를 당했던 사기꾼, 헤어진 남친을 뺏어간 매력녀, 이혼 서류에 도장 날인을 요구하는 전 남편, 도쿄대에 갈 줄 알았던 아들이 삼류대학에 들어가 질질 짜는 엄마...


특유의 관찰력으로 인물을 파악하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입니다.


원제는 そうはいかない. 2010년 12월 출간됐습니다.

[북클럽 오리진] 컨텐츠 카톡으로 받아보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