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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리뷰] 독서는 선의의 불꽃을 잇는 땔감

조회수 2017. 2. 22.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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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세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주 비교적 많은 지면을 차지한 책은 가짜 미술품의 세계를 다룬 '위작의 기술'과 15-19세기 우리나라의 생태환경 변화를 개관한 '조선의 생태환경사'였습니다.


SF 작가 아서 C. 클라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기념비적인 작품 '스페이스 오디세이 완전판'도 주목받았습니다.


북한에서 밀반출된 얼굴없는 반체제 작가의 소설집 '고발'도 영역본 출간에 맞춰 재출간됐습니다. 최근 김정남 피살 사건과 맞물려 관심을 끕니다.


미국 정보기관의 감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스노든'의 영화 개봉에 맞춰 만화 전기가 선을 보였습니다.


인문서로는 대만의 문화평론가 탕누어가 쓴 독서 에세이 '마르케스의 서재에서'와 독일 철학자 빌헬름 슈미트의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가 돋보입니다.


그밖에 논픽션으로는 대중문화를 통해 박정희 시대를 돌아본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와 한국 경제의 성장사와 과제를 현대차를 통해 조명한 '가지 않은 길'이 있습니다.


우리 삶과 밀접한 식물들을 그림과 정보로 집대성한 '식물도감'은 오래 두고 참고서로 삼을 만합니다.


국내에도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 예술 사기의 전모를 파헤친 책입니다.


저자 노아 차니(Noah Charney, 1979년생)는 미국 출신의 예술사가입니다. 로마 아메리칸 대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비영리단체 미술범죄연구협회를 세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예술 사기꾼들의 위조 음모와 기술, 위조 범죄의 동기와 사기 행각의 결과들을 풀어 썼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지금까지 위조 범죄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골라 그 배경을 해부합니다.


대가의 솜씨에 버금가는 위조꾼들의 교묘한 속임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들이 어떻게 미술계를 속이는지, 무엇 때문에 결국 발각되고 체포되는지, 미술계는 영리한 범죄자들과 어떻게 얽혀 있기에 이들이 쳐놓은 덫에 덥석 걸려들곤 하는지 보여줍니다.


저자는 모든 미술 위조는 명예, 돈, 복수, 권력, 천재성 표현 등의 욕망이 뒤얽힌 결과임을 밝히고 그 위험성을 알립니다.


해법으로는 작품에 대한 올바른 식견과 독립적인 작품 출처조사원 제도를 제안합니다.


원제는 The Art of Forgery: The Minds, Motives and Methods of the Master Forgers. 2015년 5월 출간됐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위조꾼들이 돈 때문에 미술품을 위조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 돈은 위조범들에게 첫 번째 동기가 아니다. 금전적인 이익은 물론 반갑지만, 위조 사건에서 돈보다 더 위조꾼을 자극한 요인은 ‘복수심’이었다.

위조꾼 상당수는 자기 작품을 알아주지 않은 미술계에 앙갚음하기 위해, 천재성과 우월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전문가라는 이들이 얼마나 쉽게 속아넘어가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위조를 시작했다. 사소한 의견만으로도 작품의 가치를 억 단위로 들썩이게 만드는 감정가나 전문가 들에게 의존하는 미술계도 위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단순한 진위 오판은 감정가의 명예만 실추시키지만, 이들이 사기꾼들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진위 조작에 가담하는 순간 위작은 놀라운 가격으로 뛰어오르고 여기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생태환경사를 구축하기 위한 밑돌 같은 책입니다. 한반도의 생태환경과 삶이 크게 바뀐 15~19세기 조선시대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저자는 김동진은 생태환경사를 통해 한국사회경제사를 재정립하는 데 매진해왔습니다. 현재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생태환경사의 이해’, ‘한국근세사’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결실입니다. 15~19세기 한반도를 중심으로 우리 삶을 규정해온 핵심 요인들, 가령 야생동물과 가축, 농지, 숲과 냇가, 미생물, 전염병 같은 생태환경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변해왔는지 이야기합니다.


필요한 자원의 대부분을 주변 자연에서 얻어야 했던 한국인은 여러 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생태환경을 크게 변화시켰고, 역으로 바뀐 환경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줍니다.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음에 답합니다.


이를 위해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같은 연대기뿐 아니라 《임하필기林下筆記》, 《산림경제山林經濟》, 《수운잡방需雲雜方》 같은 다양한 개인 저술의 기록을 토대로 호랑이와 표범, 사슴, 소와 말 등 거대 동물뿐만 아니라 수리시설, 천방의 관개 면적, 화전 면적 비율, 임목축적량, 목재로 쓰인 나무 비율, 경작지와 가용산림과 원시림 비율, 전염병 기록 추이 등을 소개합니다.

5~19세기는 대형 포유류 야생동물이 번성에서 절멸로 전환된 격변기였다. 최상위 포식자였던 범과 표범은 조선 건국 이후 17세기 초까지 적어도 매년 1,000마리 이상 사냥될 정도로 개체수가 많았지만 이후 급속히 줄었고 20세기 후반에는 사실상 멸종했다.

사슴 또한 순록의 일종인 대록은 16세기 이후 전국 각지에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세조∼성종 무렵까지 곳곳에서 한 번에 보통 1,000여 마리를 사냥할 수 있었던 꽃사슴은 17세기 이후 거의 사라졌다.

SF(Scientific Fiction)을 공상과학이라 부릅니다만, 요즘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공상'과학이라 부르기에는 그 선견지명에 오히려 놀라게 됩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라고 하면 이 방면의 고전으로 유명합니다.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의 대표작입니다. 저자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 1917-2008)는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과 함께 SF의 3대 거장으로 꼽힙니다.


영국의 작가로 100편이 넘는 작품 외에도 《라이프》 지 편집진들과 함께 <인간과 우주 (Man and Space)>를 연재했는가 하면,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소설이자 영화 대본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2061 스페이스 오디세이>만 출간됐고, 완결작인 <3001 최후의 오디세이>는 정식 출간된 적이 없습니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번에 4권이 함께 출간됐습니다.


북한에 거주하는 익명의 반체제 작가가 쓴 소설집입니다.


출간 경위도 극적입니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출간됐지만 묻혔다가, 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과 함께 올해 영미권을 비롯한 전 세계 동시 출간에 맞춰 출판사를 바꿔 재출간됐습니다.


작품의 원고는 탈북자와 브로커 등을 거쳐 국외로 전달되었고,  ‘반딧불이’라는 뜻의 '반디'라는 필명을 쓰는 저자는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 7편이 실린 이 작품집은 북한 체제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작가의 최초 원고를 최대한 충실하게 살려 문학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역한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한 이 책의 영국판은 지난해 영국 펜(PEN) 번역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는 3월 말 이 책을 번역, 출판한 20개국 출판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린다는군요.


영문판 제목은 The Accusation: Forbidden Stories from Inside North Korea입니다.


내부고발자의 대명사가 된 미국의 에드워드 스노든 이야기를 쉽게 만화로 그린 책입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스노든' 개봉에 맞춰 출간됐습니다.


저자 테드 롤(1963년생)은 미국의 시사만화가 겸 칼럼니스트입니다. 2008-2009년 미국시사만화협회 협회장을 지냈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일하다가 내부 고발자로 바뀌게 된 전후 과정을 플어 소개하는 한편 디지털 시대 '감시 국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대만의 유명 독서가가 책 읽기에 대한 응축된 생각을 풀어놓은 책입니다. 부제가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입니다.


저자 탕누어(唐諾)는 본명이 셰차이쥔(謝材俊, 1956년생)인 대만의 문화평론가이자 작가입니다. 국립타이완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직업 독자’를 자처하면서 독서와 독서 관련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의 <한자의 탄생>도 국내에 번역돼 있습니다.


이 책은 마르케스의 소설 『미로 속의 장군』의 줄거리를 뼈대 삼아, 저자 자신이 반세기에 걸쳐 실천한 책읽기에서 얻은 지혜와 소회, 질의와 한탄, 유머, 그 밖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들려줍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독서와 시간’ ‘독서와 기억’ ‘독서의 방법과 자세’ 같은 것을 이야기하려다가, 지금처럼 형식을 바꿔 쓰게 됐다고 합니다.


각 장마다 마르케스의 작품 한 단락을 내세우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식입니다.


원제는 閱讀的故事. 2005년 3월 출간됐습니다.

인간의 최초의 선의는 불꽃에 불과하기 때문에 차디찬 현실 세계의 공기에 의해 쉽게 꺼져버린다. 불꽃이 계속 타오르기 위해서는 땔감을 넣어야 하지만 메마르고 추운 세상에는 항상 자원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땔감인 독서가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가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지속되는 독서다... 독서는 의미의 바다인 동시에 가능성의 세계인 것이다.
좀더 중요한 것은 진실한 문제들은 거의 항상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질의자 본인만의 독특한 생각과 관점, 미묘한 온도 차가 있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따라 새로운 색깔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독특한 답안은 항상 수십 권 내지 수백 권에 달하는 책 속에 흩어져 있다. 한 가지 생각과 의문을 책 속에 던져넣는다면 책은 곧 하나의 여정이 될 것이다...

의문은 독서 전에 생긴 것이든 독서 과정에서 생긴 것이든 모든 독서를 이끌어주는 동시에 종종 독서의 여정에서 유일한 지도 역할을 한다. 책의 세계에는 이로 인해 독특한 경로가 생겨나고 책 읽는 사람은 그 경로의 부분적인 모습만 펼치게 된다...

책의 세계에서 우리는 프리맨, 자유인이다... 독서는 생명의 활동이다. 따라서 독서가 가는 길도 당연히 이런 생명의 길이다.

아름다운 삶을 위한 철학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 빌헬름 슈미트(1953년생)는 독일 철학자입니다.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철학적 영혼치유사Philosophischer Seelsorger’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해왔습니다.


저자는 고전 철학이 인간의 행복과 충만한 삶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했음을 상기시키고 그 기술을 다시 소환합니다.


삶의 기술로서의 철학이란 삶의 토대와 형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저 철학 이론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 기반 위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삶의 기술을 꾸준히 수련하고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로 습관을 듭니다. 확고하게 정착된 습관들은 어떤 경우에도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원제는 Schönes Leben?: Einführung in die Lebenskunst. 2000년 9월 출간됐습니다.


대중문화를 통해 박정희 시대를 심층조명한 책입니다.


저자 이영미(1961년생)는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대중예술에 대한 책을 꾸준히 내왔습니다. 전작으로는 『대중예술본색』, 『한국대중예술사, 신파성으로 읽다』 같은 책이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대중문화사적으로도 파란만장했던 박 대통령 시절 사람들은 무슨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갔는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저자는 박정희 시대의 대중예술 통제 정책이 그렇게 단순무식하지 않았을 뿐더러 대중예술이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도 단순하지 않았다는 입장에서 접근합니다.


1950년대 최고 화제작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과 영화 〈자유부인〉에서 시작해서 1960년대 이미자의 대중가요 〈동백아가씨〉와 영화 <팔도강산>를 거쳐, 1970년대 가수 김민기의 노래와 대마초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를 통해 앞선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현실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발언해온 사회학자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현대차를 통해 한국의 성장동력 위기에 대해 쓴 책입니다.


제4차 혁명의 도래와 전례 없는 경제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하기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가 연구하고 사색한 결과물입니다.


현대차를 택한 이유는 그 성장 과정이 한국 제조업의 역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창립자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 자체가 한국 산업화의 스토리이고, 현대 재벌의 강점과 허점이 고스란히 한국경제의 내부 구조로 이전됐다는 겁니다.


저자는 포드 조립공장으로 출발한 현대차가 50년도 안 돼 세계 5대 자동차 업체로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경영자의 추진력과 경영 전략, 그리고 노동자의 의기투합 덕분이었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어 이전 모델은 동력을 잃었으며, 이제 기업과 시민 모두 새로운 공생 공존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견 작가 조해진의 세번째 소설집입니다. 2013-2016년 발표한 작품을 묶었습니다.


조 작가는 2004년 문예중안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신동엽문학상(2013), 젊은작가상(2014), 이효석문학상(2016)을 받았습니다. 이번 책에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산책자의 행복」을 비롯해 '절망과 고독을 감싸주는 기억에 대한 9편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한기욱은 조 작가가 오래 천착해온 주제인 “역사적 폭력이 개인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 하는 지점을 한층 섬세하고 차분하게 파고든 점이 돋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나는 식물을 세밀화로 그린 도감입니다.

 

30년 가까이 이 땅의 여러 동식물 세밀화 도감을 펴내온 보리출판사가 식물 세밀화를 가려 묶어냈습니다. 우리 겨레가 오래전부터 가깝게 여기고 살림살이에 써 온 풀과 나무 366종을 실었습니다.


식물은 저 스스로 살아가고, 사람과 동물 들을 먹여 살린다는 관점에서, 생명체를 한갖 구경거리로 보지 않고, 살림살이와 더불어 생각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글을 덧붙였다는군요.


풀과 나무를 통해 얻는 이로움과 함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도록 판면도 크게 디자인해 화집을 겸했습니다. 정보 상자를 따로 묶어 관련 지식도 더했습니다.


우리 살림살이와 깊은 관계를 맺어 이로움이 넘치는 것을 우선해서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쓰고, 식물마다 사람과 맺은 관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짚었다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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