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나도 너만큼은 알아

조회수 2017. 9. 13. 09: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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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 주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주요 신간들을 일별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지난주 주요 신문 서평 면에 소개된 책과 리뷰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리뷰 내용과 관련 정보를 중심으로 일별하는 시간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인터넷 시대 전문가의 위상 추락과 비전문가의 득세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저자 톰 니콜스(Tom Nichols)는 미국의 러시아 전문 국제정치학자입니다. 현재는 미국 해군대학 교수로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 검색으로 누구나 어떤 문제에든 나름대로의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게 된 세태를 비판하면서 이것이 민주주의를 포퓰리즘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도 너만큼 똑똑해”라고 여기는 자기도취적 나르시시즘이 확산되면서 전문가의 자리를 어설픈 지식으로 무장한 채 떠들어대는 사람들이나 유명인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거지요. 


언론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한 인물을 내세워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전문가와 전문지식을 인정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 체제는 포퓰리즘이나 기술관료주의에 빠지게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러시아에 관해 자기를 가르치려 드는 비전문가들에게 화가 나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원제 The Death of Expertise. 2017년 3월 출간.

우리는 지금 전문지식이라는 이상 자체의 죽음을 목도하고 있다. 말하자면 전문가와 일반인, 선생과 제자, 이미 지식을 가진 사람과 궁금증을 가진 사람, 특정 분야에서 업적을 쌓은 사람과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구분이 완전히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로 인해 시작된 이 붕괴는 구글 때문에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으며, 마침내 온라인 전체가 비전문가들의 블로그 글로 도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비이성이 고개드는 세상에서 이성의 의미와 역할을 재조명한 책입니다.


저자 줄리언 바지니(Julian Baggini)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입니다. 계간지 《The Philosophers’ Magazine》를 발행하면서 칼럼도 씁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에게 이성은 무엇이며, 우리는 이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종교, 과학, 철학, 정치에서 신화화된 이성을 비판합니다. 심판자, 삶의 지표, 선행의 동기, 왕으로 군림해온 이성입니다.


저자는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이성을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여러 가지 선택의 문제로 끌고 들어와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류 정치가 점점 더 포퓰리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 어느때보다 이성을 사용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야 모두의 이해관계와 관심을 포함하는 차이, 논쟁, 다양성의 경기장으로서 ‘정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원제 The Edge of Reason: A Rational Skeptic in an Irrational World. 2016년 10월 출간.


재미 학자가 한국 사회의 불합리한 단면들에 대해 고언한 책입니다. 키워드가 '피상성'입니다.


저자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줄곧 미국에서 교편 생활을 한 학자입니다.


이 책은 2015년 가을부터 8개월간 안식년으로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글 모음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잠시 겪어본 한국 사회가 지독한 ‘피상성’ 때문에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사람들은 평균이란 틀에 갇혀 숨막혀한다고 지적합니다.


‘다이내믹 코리아’의 역동성 이면을 들여다보면 피상적인 인맥, 피상적인 제도, 피상적인 과시에 허덕이며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질주하는 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원칙에 대한 존중 없이 얕은 편법이 난무한다든지, 외부인에게는 한없이 차갑고, 끼리끼리의 결속력은 지나치게 끈끈하다든지, 원칙 없는 피상적인 규제가 과다하든지 하는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지만, 좋고 싫음의 문제를 떠나 해결해야 할 조건이기 때문에 결국 한국이 나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죄수의 딜레마처럼 안 해도 되지만 안 할 수 없는 네트워킹을 지속하다보니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돈독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보다는 오히려 이해관계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슈퍼피셜(피상적인) 관계만 늘어가는 것은 아닐까.

슈퍼 네트워크 사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사적 네트워크에 의존할수록 투명성이나 공정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해 상충이 커지며 부정부패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사회에서는 슈퍼 네트워크에 속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며 슈퍼 네트워크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은 더욱 소외되고 사회는 병들어간다.

요즘 도마 위에 오른 '한국 남성성'을 주제로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책입니다.


2015-2017년까지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에서 ‘남성성 콜로키엄’을 진행하면서 오간 이야기를 묶었습니다.


총 13명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한국의 남성성을 진단합니다.


해방기 국가 재건 과정에서 생겨났던 우익 청년단에서부터 2000년대 이후 K-문학, K-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등에서 나타난 다양한 남성성을 살펴봅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남성성’의 위기와 그 변용을 포착하고 이것이 최근에 나타나는 여성 혐오 현상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에 얽힌 심각한 불균등은 다음과 같은 남성 성문화의 이중 규범을 낳게 된다. 첫째, ‘정조’에 얽힌 앞서의 예에서 보듯이 남성과 여성의 성 규범이 서로 다르게 형성된다. 둘째, 남성 안에서도 공식적인 성과 비공식적인 성이 각각 분리된 채 규범이 구성된다.

즉, 공식적으로는 섹슈얼리티를 공공연히 말하는 것이 남사스런 일로 치부되면서, 비공식적으로는 자유롭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실천하는 관행이 은밀히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젠더는 공고한 것으로, 섹슈얼리티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유지되는 중요한 핵심 중의 하나다.

재일 한국인 2세 학자인 강상중 도쿄대 교수의 강연록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일에 대한 자세를 이야기합니다.


일본 NHK 방송이 ‘자이니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룬 내용을 옮긴 책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맞닥뜨렸던 역경을 자이니치 차원을 넘어 힘든 시대를 사는 이들의 보편적인 고민으로 확장해 ‘일’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습니다.


‘미니 자서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재일 한국인 2세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되기까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유년기 가정환경부터 청년기의 혼란과 각성을 거쳐 정치학자이자 사회를 향해 발언하는 지식인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전 과정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인생 철학으로서의 직업론’을 이야기하면서 ‘일’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자 ‘나다움’의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역경의 시대에 일과 마주하는 자세로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라', '다양한 관점을 가져라', '인문학에서 배우라' 세 가지를 꼽습니다.


그중에서도 중심은 인문학이라면서 특히 고전과 역사는 긴 시간을 다루기 때문에 ‘이 사회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말합니다.


원제 逆境からの仕事學. 2016년 11월 출간.

‘때’가 기다려준다는 안심, 그것이 있기에 사람은 ‘지금, 여기’를 열심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서두르지 않으면 늦는다’거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같은 초조함에 휩싸여 행동에 나선다면, 마음이 깃들지 않은 어중간한 상태로 일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모든 일에는 때가 있나니’라는 말은 유유자적한 듯 보여도 최종적으로는 몹시 냉정하고 침착한 예지인 것입니다. 지금은 불우하더라도 반드시 돌아올 시간을 믿고 기다릴 것, 그저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를 열심히 살면서 ‘그때’를 기다릴 것. 바로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탄자니아 상인들의 생활 방식을 통해 현대 경쟁사회의 관성에 질문을 던지는 인류학책입니다.


저자 오가와 사야카(小川 さやか)는 일본의 떠오르는 문화인류학자입니다. 교토대학교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리쓰메이칸대학교 준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저자는 2002-2004년 탄자니아에서 직접 헌옷 행상을 하며 관찰한 연구로 권위 있는 산토리 학예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에서 탄자니아 영세 상인의 삶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내용을 통해 경쟁에 쫓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저자가 15년 이상 탄자니아 북서부 도시에서 살면서 관찰 조사한 현지 상인의 삶은 우리와 사뭇 다릅니다. 이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업을 바꾸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벌이로 먹고살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생계를 꾸려갑니다.


저자는 이처럼 하루 벌어 사는 삶의 가치와 실천, 인간관계, 경제 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미래지향적, 생산주의적, 발전주의적 인간관과 노동관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인류 사회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원제 その日暮らしの人類學. 2016년 7월 출간.


이스라엘이 건국 과정에서 저지른 부당한 행동과 위선을 고발한 역사책입니다.


저자 일란 페페(lan Pappe, 1954년생)는 이스라엘 하이파 출생으로 나치를 피해 독일에서 이스라엘로 건너 온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라 히브리 대학을 졸업한 후 옥스퍼드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주류 역사관에 맞서 비윤리적 건국 과정을 고발하다가 2007년 몸담고 있던 하이파 대학에서 파면당한 후 현재 영국 엑시터 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이 책은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을 <종족 청소>라는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세력인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주로 아랍인인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거 추방했다고 고발합니다.


이스라엘 주류는 건국을 <비어 있던 사막에 꽃을 피운 것>이라 미화하면서 이 과정에서 강제 추방은 없었으며, 아랍의 침략에 맞선 이스라엘의 <독립 전쟁>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스라엘 핵심 인사들의 일기, 군사 기록, 구술사 자료 등을 토대로 학살, 파괴, 겁탈 등 건국 세력의 계획적인 소행을 폭로하고, 종족 청소라는 전쟁 범죄로 규정합니다. 이를 바로잡아야만 이 지역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원제 The Ethnic Cleansing of Palestine. 2006년 11월 출간.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모티프로 한 이색 기획 단편소설집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인 호퍼는 현대 미국인의 삶과 고독, 상실감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가로 유명합니다. 특히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은 작가와 독서가들 사이에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미국 추리작가 로런스 블록이 기획을 주도하면서 함께하고 싶은 작가들의 명단을 작성했고, 이들로부터 오직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만을 요구했다는군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과 조이스 캐럴 오츠, '잭 리처 시리즈'의 리 차일드, <본 콜렉터>의 제프리 디버, '해리 보슈 형사 시리즈'를 쓴 마이클 코널리, 퓰리처상 수상 작가 로버트 올렌 버틀러 등 유명작가들이 각자 호퍼의 작품을 한 점씩 선택한 후 그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그 결과 스릴러,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환상문학 등 작가들의 면면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의 소설 17편이 모였습니다. 해당 그림들도 컬러 도판으로 실었습니다.


원제 In Sunlight or In Shadow: Stories Inspired by the Paintings of Edward Hopper. 2016년 12월 출간.


지난해 작고한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저자 빌 헤이스(Bill Hayes)는 미국 미니애폴리스 태생의 작가입니다.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연인으로 그가 암 투병 끝에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곁을 지키면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작가는 이전 연인 스티브을 심장마비로 떠나보낸 후 76세의 작가 색스와 마지막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색스는 숨지기 6개월 전 출간한 자서전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성정체성과 저자와 관계를 공개했지요.


이 책은 색스의 마지막 6개월을 가까운 거리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암 선고를 받은 후 색스는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글쓰기를 구상했고 남은 힘의 대부분을 글쓰기와 독서에 바쳤습니다.


또한 여행과 친구, 친지들과 만남, 수영과 피아노 연주 등 호기심 탐구와 도전을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저자는 전합니다. 


원제 Insomniac City: New York, Oliver, and Me. 2017년 2월 출간.


스물셋에 등단해 올해로 작가 생활 36년인 이승우 소설가의 열 번째 소설집입니다.


작가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인생의 원리,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오해와 충돌, 나를 쥐고 흔드는 알 수 없는 시선 같은 것들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일종의 무력함과 '자율적이지 않음' 속에서 작가가 그려낸 작품 속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덟 편이 책에 담겼다고 소개합니다.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알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마주한 사실 혹은 비밀은 진실인가, 재구성된 기억과 진술 속에 과연 진실이란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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